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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11일 수요일

안데르센 동화 『인어공주』에 대하여

※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웹매거진에 실린 글입니다: http://g-phil.kr/?p=731

인어공주는 왜 사람이 되려고 했을까요? 사랑 때문이라면 마녀를 찾아갔을 때 다른 것을 부탁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안데르센이 쓴 원작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인어공주가 참말로 원했던 것은 영혼이기 때문이랍니다.

구자범 지휘자 선생님은 쳄린스키가 교향시 《인어공주》를 쓰면서 '영혼' 얘기를 음악에 담았다고 생각해요. 쳄린스키는 알마 쉰들러를 짝사랑했지만, 알마는 구스타프 말러와 결혼했죠. 그런데 '알마'(Alma)는 이탈리아어 또는 스페인어로 '영혼'이라는 뜻이래요. 라틴어 '아니마'(anima)에서 온 말이고요.

원작에 나오는 영혼 이야기가 잘 기억나지 않으세요? 이참에 진짜 줄거리를 제대로 알아 볼까요?


인어공주는 바닷속 왕국에서 임금님이신 아버지, 할머니, 다섯 언니와 함께 살았어요. 언니들은 해마다 물밖에 나가서 바깥 세상을 보고 왔지만, 인어공주는 아직 어려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언니들한테 얘기만 들어야 했어요.

마침내 인어공주는 15살이 되어 물 밖으로 나가요. 물위에 배가 떠있고 사람들이 춤추고 불꽃놀이도 해요. 사람들 가운데 왕자님이 가장 멋져요. 그런데 밤이 되면서 폭풍이 몰아치고, 왕자님은 물에 빠져 죽어가고, 인어공주가 왕자님을 구해서 바닷가로 데려가요. 그리고 가까운 신전에서 온 아가씨가 나타날 때까지 왕자님을 지켜 봐요. 정신을 잃은 왕자님은 그때까지 인어공주를 보지 못해요.

인어공주는 할머니를 찾아가, 사람들은 물에 빠지지만 않으면 영원히 살 수 있느냐고 여쭈어요. 할머니는 이렇게 말해요. 300년을 사는 인어와 달리 사람은 훨씬 일찍 죽어요. 그런데 인어는 죽으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지만, 사람은 죽으면 영혼이 하늘나라에 가서 영원히 살아요.

인어는 왕자를 그리워하고 사람의 영혼을 부러워한 나머지 마녀를 찾아가요. 그리고 인어 꼬리를 사람 다리로 만들어 주는 약을 얻는 대신 혀를 잘라 주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잃어요. 마녀는 이렇게 경고해요. 사람이 되면 다시는 바다로 돌아올 수 없어요. 약을 마시면 다리가 생겨서 누구보다도 멋진 춤을 출 수 있지만, 걸을 때마다 칼에 꿰뚫리는 듯한 고통이 뒤따라요. 영혼을 얻으려면 진실한 사랑을 찾아 입맞춤을 하고, 사랑을 얻고, 그 사람과 결혼해야 해요. 그러면 그 사람의 영혼 일부가 인어공주에게 흘러들어가요. 만약 그 사람이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 다음날 아침 해뜰 무렵 인어공주는 죽어서 물거품이 돼요.

인어공주는 약을 마시고 다리를 얻어 왕자를 만나요. 왕자는 인어공주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인어공주는 고통을 참고 왕자와 춤춰요. 그러나 왕자의 아버지는 왕자한테 이웃나라 공주와 결혼하라고 말해요. 왕자는 처음에는 내켜하지 않지만, 물에 빠졌다가 깨어났을 때 만났던 여자가 그 공주라는 사실을 알고 마음을 바꿔요.

왕자와 공주는 결혼해요. 인어공주는 절망에 빠져 동트기를 기다려요. 그때 인어공주의 다섯 언니가 찾아와 이렇게 말해요. 다섯 언니는 마녀를 찾아가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잘라 주고 마법이 깃든 칼을 얻었어요. 인어공주가 그 칼로 왕자를 찔러 죽이고 피를 다리에 적시면 다시 인어가 되어 바다로 돌아갈 수 있어요.

인어공주는 끝내 왕자를 죽이지 못하고 바다에 몸을 던져 물거품이 돼요. 그런데 인어공주는 여전히 밝은 햇살을 볼 수 있었어요. 햇살 사이를 투명한 모양으로 떠다니는 공기의 딸들(Luftens Døttre; daughters of air)이 어리둥절해 하는 인어공주에게 이렇게 말해줘요. 인어공주는 영혼을 얻고자 온 마음을 다 바쳐 노력했기 때문에 공기의 딸이 되었어요. 앞으로 300년 동안 착한 일을 하면 영혼을 얻어 하늘나라에 갈 수 있지요. 그리고 착한 아이를 찾을 때마다 영혼을 얻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한 해씩 줄어들고, 나쁜 아이를 만날 때마다 흘려야 하는 눈물 한 방울에 하루씩 기간이 늘어난답니다.


※ 『인어공주』와 세 가지 결말

안데르센은 처음에 인어공주가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냈어요. 그리고 나중에 '공기의 딸들' 대목을 덧붙였는데, 안데르센은 이것이 본디 의도했던 이야기라고도 했어요.

그런데 '착한 아이, 나쁜 아이' 대목은 안데르센이 나중에 또 한 번 이야기를 고치면서 덧붙인 것이에요. 이 대목은 많은 비판을 받았으며, 이를테면 『메리 포핀스』를 쓴 P. L. 트라버스는 이렇게 말했어요. "착한 아이가 되라고 겁주는 빅토리아 시대 교훈적 이야기에서 유래한 […] 이것은 협박 편지입니다. 아이들은 알아요. 그런데 말은 안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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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 대하여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웹매거진에 실린 글입니다: http://g-phil.kr/?p=727

훔퍼딩크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은 그림(Grimm) 형제가 쓴 원작 『헨젤과 그레텔』에서 끔찍한 대목을 대부분 없앤 이야기입니다. 어느 대목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아보기에 앞서 원작 줄거리를 되새겨 볼까요?


헨젤과 그레텔은 가난한 나무꾼네 아들딸이에요. 그런데 큰 흉년이 들어 헨젤과 그레텔 가족은 굶주림에 시달려요. 견디다 못한 의붓어머니는 굶어 죽지 않으려면 아이들을 숲에다 버려야 한다고 나무꾼에게 말해요(초판에서는 친어머니였다가 나중에 바뀜). 나무꾼은 처음에 반대하다가 끝내 그 말에 따르기로 해요. 옆방에서 그 얘기를 모두 들어버린 헨젤은 밤에 몰래 나가서 하얀 조약돌을 챙겨 둬요.

다음날 나무꾼 가족은 숲 속 깊숙이 들어가요. 그곳에 버려진 헨젤과 그레텔은 달이 뜨기를 기다렸다가 달빛에 빛나는 조약돌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지요. 놀란 의붓어머니는 숲 속 더 깊은 곳으로 아이들을 데려가기로 해요. 헨젤은 이번에는 방이 잠겨 조약돌을 챙기지 못해요.

다음날 헨젤은 숲 속으로 가면서 조약돌 대신 빵 조각을 떨어트려요. 그러나 새들이 빵 조각을 다 먹어 버리고, 헨젤과 그레텔은 마침내 길을 잃고 말아요. 하루 동안 숲을 헤매던 헨젤과 그레텔은 희고 예쁜 새를 따라가다가 생강빵, 케이크, 사탕 등으로 만들어진 집을 발견해요. 헨젤과 그레텔은 집을 뜯어 먹었는데, 마침 집에서 할머니가 나타나 아이들을 꼬드겨 집으로 데려가요.

할머니는 사악한 마녀였어요. 마녀는 헨젤을 우리에 가두고 그레텔을 노예로 부려요. 마녀는 헨젤을 살찌워 잡아먹으려고 하지만, 마녀가 눈이 나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헨젤은 마녀가 손을 내밀어 보라고 할 때마다 우리에서 발견한 뼈를 내밀어 마녀를 속여요.

몇 주가 지나 참을 수 없게 된 마녀는 헨젤을 잡아먹기로 하고, 오븐을 준비하면서는 그레텔까지 한꺼번에 잡아먹으려고 마음먹어요. 마녀는 오븐에 불이 활활 타는지 보라고 그레텔에게 말하지만, 마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린 그레텔은 말뜻을 못 알아듣겠다고 거짓말을 해요. 마녀는 화가 나서 시범을 보이고, 그레텔은 그때를 노려 마녀 등을 떠밀어 오븐에 밀어 넣고 문을 닫아 잠가요. 마녀는 오븐 속에서 타죽어요.

그레텔은 헨젤을 우리에서 구해 내요. 두 사람은 마녀의 집에서 보석 등 값진 것들을 찾아내 주머니에 넣고는 마녀의 집에 불을 질러요. 백조 한 마리가 헨젤과 그레텔을 태우고 물을 건너 집까지 데려다 줘요. 집에 와 보니 아버지 혼자 있어요. 의붓어머니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었다고 하며, 아버지는 아이들을 버린 일을 후회해요. 세 사람은 마녀의 집에서 가져온 보물로 행복하게 잘 살았어요.


훔퍼딩크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

1막 전주곡이 끝나고 나오는 헨젤과 그레텔 가족은 가난하지만 굶어 죽을 만큼은 아닌 듯해요.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산딸기를 따오라며 산으로 보냈는데, 아버지가 돌아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 산에는 아이들을 잡아먹는 마녀가 산다고 말해요. 두 사람은 아이들을 찾으러 가요. 그러니까 훔퍼딩크 오페라에서 헨젤과 그레텔은 부모에게 버림받지 않았어요. 부모는 두 사람 모두 친부모예요.

아이들이 조약돌로 길을 찾는 이야기, 그리고 빵조각을 떨어트렸더니 새가 먹어치워서 길을 잃는다는 얘기도 마찬가지로 나오지 않아요. (이것은 본디 발트 지방 설화로 샤를 페로가 쓴 동화 등에서 다양하게 전해 내려와요.)

2막 전주곡에는 "마녀의 비행"(Hexenritt)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어요. 마녀가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는 모습을 일컫는 듯한데, 그림 동화 원작에는 이런 대목이 없어요.

숲에서 밤을 맞은 헨젤과 그레텔이 두려움에 떨 때 모래 요정이 나타나 아이들을 다독이고 잠가루를 뿌려요. 헨젤과 그레텔은 저녁 기도를 올리고 잠에 빠져들어요. 천사들이 나타나 잠자는 헨젤과 그레텔을 지켜 주며 선물을 놓고 가요. 아침이 되면 이슬 요정이 나타나 아이들을 깨워요.

아침에 깨어나 보니 생강빵으로 만든 집이 눈앞에 있어요. 집 울타리는 생강빵으로 만든 어린이들이에요. 그 집에 살던 마녀는 마법 작대기로 주문을 외워 헨젤을 꼼짝 못하게 만들고 그레텔을 하녀로 부려요. 그레텔은 나중에 이 작대기를 훔치고 마녀 몰래 주문을 외워 헨젤을 풀어 줘요. 마녀를 오븐에 밀어 넣는 일에는 원작과 달리 헨젤과 그레텔이 힘을 합쳐요.

오븐은 큰 소리로 터져요. 이어서 생강빵이 되었던 아이들이 하나씩 사람으로 돌아와요. 헨젤과 그레텔이 아이들을 깨우고 마녀가 쓰던 지팡이로 주문을 외워 움직일 수 있게 해줘요. 멀리서 헨젤과 그레텔을 찾아온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타나 다 함께 기뻐해요.

이처럼 훔퍼딩크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은 원작 동화와 다른 대목이 제법 있어서, 어린이가 감상하기에도 큰 무리는 없어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어린이용 공연을 따로 열 예정이니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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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16일 수요일

[인터뷰] 지휘자 박은성

(글: 김원철 · 사진: 최종혁)

※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웹매거진에 실린 글입니다.
원본 링크: http://g-phil.kr/?p=476

지휘자 박은성. 말이 필요 없는 한국 지휘계의 거목.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인터뷰 기사를 포함해서 수많은 글이 넘쳐 난다. 그러나 딱히 마음에 드는 것은 없다. 그래서 직접 박은성을 만났다. 2011년 11월 6일 오후 정동극장 안에 있는 카페에서 만났다.


김원철: 먼저, 이번 연주회 프로그램을 고르신 의도가 궁금합니다.
박은성: 아니, 특별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러니까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물어보니까 연주를 한 번도 안 했다고 하더라고요. 드보르자크를(교향곡 7번). 어떤 의미에서 보면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앞으로 해야 될 큰 과제 중의 하나가, 레퍼토리 개발이라고.
김원철: 그렇죠. 네.

(박은성 지휘자는 본디 '레퍼토리'가 아닌 레퍼투아(répertoire)라는 낱말을 일관되게 사용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이해를 돕고자 국어사전에 나오는 좀 더 쉬운 말로 바꾸었다.)

▶ 자주 연주되지 않는 명곡을 소개해야

박은성: 어떤… 늘 하는 곡들만 자꾸 하는 것보다도, 이제는, 현대곡이라든지 새로 작곡된 곡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옛날 곡이라도, 그냥 스탠더드(standard) 레퍼토리 중에서도 경기필이 안 한 곡이 좀 많지 않나… 내 생각이 그래서, 이러구 저러구 생각하다 보니까 (드보르자크) '신세계'(교향곡)도 많이 했을 거고, 그 담에 8번 교향곡도 굉장히 많이 했을 거고, 그런데 7번 교향곡을 얼마나 했나… 내가 한 번 (경기필 단원들한테) 물어봤어요… 한 번도 연주해 본 적이 없는데요… 몇 십년 전에 옛날 단원들이 해봤는지 어떤지 모르겠는데, 최근에 연주된 일이 없어가지고, 그걸 한 번 했으면 좋겠다… 나도 옛날부터 차이콥스키나 뭐 이런 거, 잘하는 거 있잖아요? 그거 하면 좋지 나도. 특별히 공부 안 해도 뭐 그냥… 아 그런데, 그거보다는 오케스트라를 위해서라도, 또 내가 힘들더라도 좀 레퍼토리를 하나 개발해야 한다, 이런 뜻이 강했고.

(말솜씨가 대단하다. 인터뷰를 여러 차례 해본 관록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박은성: 그 담에 두 번째, 월튼 비올라 협주곡을 택한 이유는, 아시겠지만 내가 택한 건 아니거든. 솔리스트(협연자)가 택했지. 그럼 솔리스트는 어떻게 택했느냐? 솔리스트가 아주 젊어요.
김원철: 네.
박은성: 아직 25세가 안 됐다고. 24세? 아직 그 정도일 텐데.

비올리스트 박경민

▲ 협연자 박경민. 1990년생, 만 21세.

박은성: 지금 독일에 있거든? 알죠?
김원철: 네.
박은성: 작년에 동아 콩쿠르 1등 하고, 독일에서 무슨 콩쿠르 1등 하고, 또 하나는, 작년인가? 그것도 작년인데, 영국에서 비올라만 하는 콩쿠르 있다고.
김원철: 네, 라이오넬 테르티스(Lionel Tertis) 콩쿠르 2등 했더라고요.

(라이오넬 테르티스는 이번 공연에 연주될 '월튼 비올라 협주곡'을 세계초연할 뻔한 ― 세계초연했다고 잘못 썼다가 나중에 고침. 월튼이 테르티스를 생각하고 이 곡을 썼으나 테르티스가 거절해 파울 힌데미트가 초연했다 ― 영국 출신 비올라 연주자이다. 라이오넬 테르티스 콩쿠르 입상할 때에도 월튼 곡을 연주했는지를 박경민 씨한테 물어 봤더니, 그건 아니란다. 버르토크 비올라 협주곡이 지정곡이었다고.)

박은성: 뭐, 다 조사를 했네. 그런 정도면 유럽에서 그만큼 인정받은 솔리스트인데, 한국에서는 아.무.도. 몰라요. 아무도 몰라.
김원철: 네에.
박은성: 근데 작년에 동아 콩쿠르 1등 했기 때문에 올해 코리안심포니하고 나하고… 여름인가 언젠가 연주를 한 번 했다고. 하니까, 야아! 아, 이런 솔리스트가 왜 이렇게 안 알려지고 있느냐 이거야. 이왕이면 이거 경기필하고 한 번 붙여 보자. 그래서 그걸 했고.

박은성: 《마탄의 사수》는… 뭐, 계속해서 하면 안 되죠. 어려운 곡을. 세 곡을 갖다 내면. 그럼 《마탄의 사수》 서곡 정도는 경기필이 굉장히 쉽게 소화할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해서, 레퍼토리는 그렇게 구성이 됐는데, 나 혼자만의 생각인지는 몰라도 레퍼토리는 대단히 훌륭하다고 생각하는데.

김원철: 그러니까 드보르자크를 특별히 더 좋아하신다거나 그런 건 아니로군요?
박은성: 노(No). 그건 아니고, 내가… 모르겠어요, 지휘 생활이 (앞으로) 얼마나 될지. 지금 나이가 들 만큼 들었지만. 에… 알죠? 내가 금년에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를 떠난 거. 내가 오케스트라를 가지고 있다면 혹시나, 내가 지금 몇 개를 생각하는 작곡가가 있어서, 작품 전곡을 다 연주할 수 있는 거를 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서, 브루크너는 수원(시향)하고 거의 다 했다가 몇 곡만, 두 곡인가 세 곡을 남겨 놓고 아직 못 했는데, 그때 내가 수원시향을 떠나서 코리안심포니로 옮기는 바람에 그렇게 됐거든. 근데 코심은, 일단 지휘자가 오케스트라를 옮기면 거기에 정착하고 소리를 만드는 데 몇 년이 걸린단 말이지. 그래서 그거 하느라고 계속 못 했고. 또 내가 학교도 은퇴하고, 저쪽(코리안심포니)에 또 임기도 끝나고.

(객원 지휘자와 상임 지휘자가 결정적으로 다른 대목. 지휘자가 오케스트라 소리에 자기 색깔을 온전히 담아내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구자범 지휘자도 몇 해 지나서 비슷한 시도를 하면 좋겠다. 말러 교향곡 전곡, 베토벤 교향곡 전곡, 바그너 오페라 전곡, 푸치니 오페라 전곡 등.)

박은성: 혹시 앞으로 기회가 있어가지고 내가 내 오케스트라를 가질(맡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브루크너도 전곡을 했으면 좋겠고, 드보르자크도 마찬가지고. 그건 이유가 뭐냐면, 조금 전에 얘기했듯이 한국 사람들이 아는 건 드보르자크는 '신세계'(교향곡)밖에 몰라요. 그럼 지휘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면, '신세계'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냐? 그렇지 않다고요. '신세계'보다는 오히려 8번을 더 좋아할지도 모르고, 개중에는 7번 교향곡을 더… 금년에도 내가 다른 교향악단이랑 '신세계 교향곡'을 여러 번 했다고.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는, 무엇보다 4악장은 운동 경기장에서도 곧잘 들을 수 있어서 우스갯소리로 '응원 교향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대한민국 386세대는 이 곡을 '전대협 팡파르'라고도 하던데…)

▶ 드보르자크 교향곡 7번에 관한 박은성의 해석은?

김원철: 그러면 드보르자크 교향곡 7번에 대해서 조금 더 여쭙겠습니다. 이 곡에서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시는 대목을 한 군데만 말씀해 주세요.
박은성: 어, 그건 굉장히 얘기하기 어려운데. 어느 악장을 얘기하라면 그건 얘기하기가 좀 쉽게 되겠지. 근데…
김원철: 어느 악장을 가장 좋아하세요?
박은성: 근데 그걸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인제 1악장의 뭐 어떤… 테마(주제선율) 나오는 데가 좋다고 하고, 또 2악장 느린 걸 좋다고 그러는데… 3악장을 경청해 주시기 바란다고 얘기를 해야겠네요. 그것이 굉장히 경쾌한 리듬이 깔렸으면서도 뒤에 흐르는 선율이 아주 아름답거든. 그러면서도 조용할 때 조용하고, 몰아칠 때 아주 대단히 몰아치는… 그리고 4악장, 다 좋고요. 어느 악장 빼놓을 악장이 없어. 연주를 어떻게, 내가 어느 만큼 하느냐가 문제지, 작품이야 뭐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김원철: 그러면 특별히 이 곡 해석과 관련해서 본받고 싶은 지휘자나 레퍼런스(reference)로 삼을 만한 음반이 있다거나, 그런 게 있나요?
박은성: 내가 별로 어… 음반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저건 없는데, 드보르자크에 관한 한 특별히 대가로 치는 몇 사람이 있어요. 에, 그것은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오래전에 상임지휘자로 있던 바츨라프 노이만(Václav Neumann). 그 사람 리코딩이 아주 좋고. 그 담에… 아주 옛날 거예요. 이슈트반 케르테스(István Kertész)가 한 거, 그거 굉장히 좋다고 생각되고. 그 담에 얼마 전에 또 들어보니까 그… 줄리니(Carlo Maria Guilini)! 영국서 라이브 리코딩 한 거. 그 연주 아주 크게 감동했어요. 실제 연주인데도 아주 그냥… 실제 연주이기 때문에 더 생동감 있고, 그까짓 실수 하나 둘 있으면 어때. 아주 굉장히 좋고. 굳이 하나를 꼭, 나보고 추천하라면 줄리니 거를… 줄리니, 그 담에 또 옛날 사람들이 연주 잘하더라고. 조지 셸(George Szell)! 클리블랜드(오케스트라), 그것도 대단히 좋아요. 뭐, 다 좋아요. 근데 어쨌든, 바츨라프 노이만 거는 한 번 들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되고. 그 외에도 리코딩이 굉장히 많거든.

(음악가는 저마다 추구하는 음악적 개성이 있기 때문에 음반 마니아가 되기는 어렵다. 그래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여쭈었는데 웬걸, 이름이 줄줄 나온다. 지휘자 박은성이 음반 마니아일 리는 없고, 이런 것도 연륜과 관록 때문일까.)

김원철: 선생님은 지휘자이시니깐요, 좀 더 구체적으로 프레이징(phrasing)에 관해서 한 군데만 여쭙고 싶은데요, 3악장 말씀하셨으니깐,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더라…

(악보를 깜박하고 집에 두고 오는 바람에 노래를 불러 드렸다.)

▲ 라파엘 쿠벨리크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DG

김원철: …따단딴 딴! ! 이렇게 약박에 포르찬도(forzando)가 있단 말이에요.

※ 포르찬도: 악보에서, 특히 세게 연주하라는 말. 기호는 ‘fz’ 또는 ‘∨, <’. ≒포르차토. (표준국어대사전)

▲ 3악장 마디 4~5. ©Public Domain

▶ 자연스러움과 참신함 사이

김원철: 거기뿐만이 아니라, 포르찬도가 이 작품에 굉장히 많이 쓰였는데, 드보르자크가 포르찬도를 쓸 때에는 어떤 의도로…
박은성: 아니, 어떤 의도가 아니라 그건 그야말로 악센트라고. 근데 그거 지금 굉장히, 음악 내용도 그렇고 굉장히 많이 아시는데, 뭐 나보다 더 잘 아는데 그걸 물어봐서 뭐해?
김원철: 아, 제가 인터뷰를 하려고 악보를 좀 보고 왔습니다. 하하.
박은성: 드보르자크가 거기뿐만이 아니고, 작품을 보면은, 지휘자가 애먹는 경우가 많아요. 드보르자크는. 예를 들어서 베토벤은 오히려 분석이라던가 이런 게 쉽거든. 네 소절 단위로 나간다든가… 악보 얼마만큼 보셨는지 몰라도 이걸 분석을 해보라고.

(이하 원론적인 말씀이 길게 이어짐. 그래서 좀 더 구체적으로 캐물었다.)

김원철: 그러면 그 바로 앞에 나오는 강박보다 더 세게 해야 할까요?
박은성: 당연히야.

김원철: 어, 그러면 아예 마르카토(marcato)… 그렇게 확실하게 (세게) 가야 할까요, 아니면 너무 튀지는 않게 좀… 메사 디 보체(messa di voce) 그런 식으로… 그러니까 스포르찬도(sforzando)가 아니고 그냥 포르찬도거든요. 그게 스포르찬도에 가까운 포르찬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 마르카토: 악보에서, 음 하나하나를 끊어서 똑똑하게 연주하라는 말. (표준국어대사전)
※ 메사 디 보체: 일정한 음을 길게 끌면서 천천히 음량을 크게 하였다가 다시 음량을 줄여 끝내는 창법. 18세기 벨칸토의 중요한 발성 기법으로 발성 연습에 널리 쓰인다. (표준국어대사전)
※ 스포르찬도: 포르찬도와 비슷하나 좀 더 갑작스럽게 연주하라는 뜻. 수비토 포르찬도(subito forzando).

박은성: 사람들이 스포르찬도하고 지금 말씀하신 거하고 뭐가 다르냐고 그러면, 어디 구별할 수 있어요?
김원철: 결국은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애매하죠. 사실은.
박은성: 사실은 같은 건데, 지휘과 학생들한테도 그게 큰 숙제라고. 그게 뭐 어떤 차이가 있느냐. 's' 하나 더 들어간 것뿐이거든. 'fz'라고 쓴 거를 뭐라고 발음했어요?
김원철: 포르찬도.
박은성: 포르찬도. 포르찬도라고 얘기해도 틀린 건 아니에요. 그런데, '포르차토'(forzato)…
김원철: 네. 아, 사실은 그게 맞겠죠.
박은성: 그렇게 발음해야 하는 거예요. (원론적인 말씀 끝에 종이에 음향적 윤곽을 그림으로 그려 가면서 설명.)

('포르차토'와 '포르찬도'는 이탈리아어 문법 얘기인데, 자세한 내용은 글쓴이도 잘 모른다. '포르찬도'가 현재진행형이었던가… 그러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포르찬도'가 대표어로 나오므로 이 글에서는 앞으로도 '포르찬도'라 쓰겠다.)

김원철: 그러면 아까 그 대목에서는 이것, 둥근 게 맞다는 얘기죠?

(종합해 보면 위에 인용한 쿠벨리크 녹음을 좀 더 둥글게 다듬은 정도가 될 듯하다.)

김원철: 음반을 들어보면요, 지휘자에 따라 이 대목을 조금씩 다르게 하는데, 아르농쿠르 같은 사람은 (각지게 그린 음향 윤곽 그림을 가리키며) 아예 이렇게 하더라고요. 모나게. 들어보면 참 특이하다… 어떤 사람은 그냥 강박이랑 약박이랑 비슷한 음량으로 가기도 하는데…

▲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지휘,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Warner

(위 녹음을 들어보면 다섯째 마디에서 '포르찬도' 음을 매우 두드러지게 연주했음을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포르찬도'를 강조하고자 바로 앞선 음을 짧게 끊기까지 했다. 아울러 느리게 시작해서 템포를 조금씩 조이기까지. 악보에 있는 작은 지시까지 매우 꼼꼼하게 살린 쿠벨리크-베를린필 녹음과 견주면 큰 차이가 있다.)

박은성: 그 사람은, 지금 얘기한 그 사람(아르농쿠르)은, 굉장히 독특한 어떤 새로운 걸 갖다가 시도를 많이 하고 그런 사람인데, 음악의 분위기를 그렇게, 잇지 않고 그렇게 처리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자극적으로 듣기 때문에, '아! 역시 대가가 다르구나!' 이렇게 들릴 수 있다고. 그렇게 볼 수 있다고. 물론 그래요, 틀림없이… 자기가 그렇게 한다면 그만이지 그걸 누가 뭐라 그래. 그러나 나는 그렇게 안 해. 음악 전체의 분위기를 보구선 그걸 결정을 해야지.

(참신한 해석이라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자연스러움을 일부 희생한 결과다. 그리고 참신함을 좇을수록 자칫 음악이 천박해질 위험이 커진다. 얼마만큼이 적당한가를 판단하는 일은 지휘자 성향에 달렸다고 할 수 있겠는데, 지휘자 박은성은 과연 얼마만큼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묻고자 이렇게까지 꼬치꼬치 캐물었다. 인용한 대목에서 활놀림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까지도 물어봤으나 내용이 너무 전문적으로 흐른다 싶어 생략.)

김원철: 그러면 이 곡 악보를 보면 메트로놈 지시가 일일이 붙어 있는데, 그걸 의식하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박은성: 참고만 하지 내가 의식을 안 해요.
김원철: 네에.
박은성: 처음에 메트로놈, 써있는 것도 별로 마음에 안 들어요. 2악장도 마음에 안 들고. 2악장도 거기 걸로 하면 내 생각보다 조금 느려. 도중에는 그 템포로 갈 수 있는데, 시작부터 그렇게 가면… 나는 못 끌고 나간다고. 꼭 그대로는… 그건 참고사항이지 그대로 갈 수는 없어요.

▶ 박은성이 어렸을 때

김원철: 그러면 까다로운 질문은 다 지나갔고요. (웃음) 어린 시절 얘기를 좀 해주시죠. 1945년생이시죠? 6·25를 겪으셨을 텐데 그게…
박은성: 아니…
최종혁: 신상정보까지…
일동: 하하하…
박은성: 아니, 그게 아니라… 내가 직업상 인터뷰를 얼마나 많이 했겠어.
김원철: 네.
박은성: 이런 사람 처음 보네.
일동: 크하하하하…
박은성: 말씀하세요.

김원철: 어릴 때 고향이 어떤 이미지로 남아 있나요?
박은성: 어릴 때 고향? 고향에 대한 얘기는 이제 두… 가지로 얘기해야 하는데, 나는… 이북에서 태어난 사람이기 때문에 한국식으로 얘기하면 고향이 지금 없다고. 내 고향이 함경북도 회령인데, 사람들이 내가 나이 들고 그러니까, 거기서 태어난 것이 아니고 부모가 거기서 생활하시고 그래서 부모 고향 따라서 함경북도 회령이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고 나는 출생을 함경북도 회령에서 출생을 해가지고 월남할 사람이라고. 돌 되기 전에. 그러니까 이북에 대한 건 아무것도 모른단 말이지. 그걸 여기 와서 내가 얘기도 안 했거든. 그러니까 아무도, 내가 사투리도 안 쓰니까 함경북도 사람이라는 걸 한국 음악계에서 아무도 몰라요. 재밌는 사실이지.

김원철: 그거 ○○○ 검색하니까 다 나오던데요? (웃음)
박은성: 그걸 누가 그랬는지 알 수가 없는데, 아마 그 이후에 얘기가 됐는지도 몰라요. 평양에 가니까 이북서는 알더라고. 여하튼 함경북도에 대해서는 내가 아는 바가 없으니깐. 그 담에 내가 생활했던 곳은 서울이 아니고 6·25 때 피난을 갔기 때문에 부산서 국민학교(초등학교)를 들어갔단 말이지. 그때 영도에서 살던 그… 대마도. 쓰시마 섬을 바라보면서 꿈을 키우던 그 기억만 있지.

(그러니까 자란 곳은 부산이란다.)

김원철: 그러면 음악은 언제쯤 시작하신 거예요?
박은성: 요즘 학생들 생각하면 (나는) 음악을 엄청 늦게 시작했죠. 그 당시에는 내가 (음악을) 시작한 게 무지하게 빨랐어. 아홉 살 때 시작했으니까. 그 당시에 중학교 들어가서도, 아니면 고등학교 들어가서, 뭐 하다못해 대학 들어가기 직전에 적당히 해서 대학 들어간 사람도 많았던 시절이니까. 아홉 살이면 굉장히… 요즘은 아홉 살에 시작해가지고는 음악가 행세를 못 해요.

(1945년생인데 아홉 살 때부터 음악을 시작했단다. 놀랍다.)

박은성: 그리고 그 당시에 내가 더 (일찍) 할 수도 없었던 것은…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봐요. 바로 그때가 6·25 전쟁 중인데 악기를 어디서 사? 선생을 어디서 구해? 그건 불가능하거든. 그래도 내가 음악 시작할 수 있었던 건 정말 행운이고. 그래서 그런 행운을 가졌던 거는, 그 당시에 교향악단이라는 건 없었고, 해군정훈음악대라는 게 있었거든. 해군정훈음악대가 해군교향악단. 그것이 오늘날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된 거예요. 거기에 악장 선생님이 내 은사님이라고.
김원철: 오오오. 아홉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하신 거군요?
박은성: 아! 좀 창피한 얘긴데, 바이올린 했지. 바이올린 했는데, 아무튼 죽어라고 하기 싫어했으니까.
김원철: 으허허허허…
박은성: 아니, 그것도 (남 연주를) 들어보면 너무 멋있는 거야. 근데 내가 해보면 '끼익 꽤엑~~'
김원철: 으하하하하…
박은성: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은 악기가 바이올린이야. 너무 기가 막혀요. 못하는 사람이 할 경우에는 제일 듣기 싫은 게 또한 바이올린이라고. 그 소리를 어떻게 들어주느냐 이거지. 그래, 난들 그걸 듣고는 참고 (연주)하겠냐고. 애기가. 참 힘들었다고.

(옛날이었으니까 악기가 그리 좋지도 않았겠지. 상상이 간다.)

▶ 지휘자가 된 사연

김원철: 그러면 지휘로 바꾸게 되신 계기는 뭐였을까요?
박은성: 그건 너무 유명한 얘긴데?

(몰라서 물었다기보다는, 모르는 독자가 있을까 봐… 지, 진짜다. 크흠.)

박은성: 대학에 들어가니까, 그 당시는 대학 들어가도 바이올린 잘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던 시절이니까, 내가 들어가 보니까 그냥 학교 내에서는 할 만큼 할 수 있겠더라고. 그래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러니까 뭐 음악대학에서 정기연주회 솔리스트로 나가기도 했고, 음악대학 오케스트라 악장도 했고 그랬는데, 방학 동안에 한 번 선생님한데, 방학 동안에 학교 레슨(개인지도)이 없으니까, 레슨을 가야 되겠다 생각하고 선생님한테 갔는데, 내 앞에 어떤 쪼~끔한 녀석이, 국민학교(초등학교)야. 그 녀석이 선생님한테 레슨을 받는데,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콘체르토(협주곡)를 하는데, 기가 막히게 잘해서 '누구야? 나는 안 되겠구나.' 그때부터 마음을 접었었죠. 그게 누구냐면 강동석이에요.
김원철: 아! 허허허허허…

강동석

▲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김원철: 그리고는 빈 국립음대로 가신 거예요?
박은성: 아니, 그리고 한참 있다가… 음악대학 졸업하고… 그다음에 KBS 교향악단. KBS 교향악단이라는 게, 지금 KBS 교향악단 전신이 국립교향악단이고, 국립교향악단의 '또' 전신 KBS 교향악단. 그 KBS 교향악단에 입단해가지고 악단 생활을 몇 년 하다가, 거기 지휘자가 나를 발탁해서 그쪽 (오스트리아) 오케스트라로 데리고 갔다고. 그러고 있으면서 연주 생활을 하는 동안에 내가 거기서 비엔나 국립음대를 입학을 했지.

김원철: 네에. 거기서 오트마 주이트너(Otmar Suitner)를 사사하셨는데, 주이트너 선생님한테 뭘 배웠나요?
박은성: 그걸, 뭘 배웠는지 나도 몰라요.
김원철: 으허허허허…

박은성: 근데, 처음엔 오트마 주이트너한테 갈 생각을 안 했어. 왜 그리로 가게 됐냐면, 날 데려간 선생님이 오스트리아 사람이기 때문에, 또 비엔나 국립음대를 나오시고 그랬으니까 그랬겠지만, 오트마 주이트너라는 사람이 나는 누군지도 몰랐어. 전혀 몰랐는데… 아바도의 스승, 주빈 메타의 스승, 그러니까 다 잘 알 거야, 한스 스바로프스키(Hans Swarowsky)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한테 한 번 배웠으면 좋겠다 해서 내가 비엔나 간 거거든. 비엔나보다, 우선 오스트리아 간 거거든. 도착하자마자 그분한테 누구 도움을 빌려가지고 편지를 썼다고. 나는 한국에서 온 누구누군데, 오래전부터 당신에 대한 명성이랄까 뭐 이런 걸 익히 알고 있다고. 실력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모르겠고, 그러나 아무튼 선생님한테 배우고 싶어가지고 내가 한국에서부터 여기까지 왔는데, 좀 기회가 있으면 찾아뵙고… 얘기를 좀 듣고 싶고, 그럴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선생님 제자가 되고 싶다고, 이렇게 했는데, 뭐 한 달이 돼도, 두 달이 돼도, 소식이 없어요. 그 편지 보낸 지 한 석 달쯤 되니까, 오스트리아 신문에 났어. "한스 스바로프스키 사망."
김원철: 으허허허허…

박은성: 그러니까 내가 편지를 썼을 때, 그분은 병원에… 그래서 굉장히 실망을 하고, 내가 그 사람한테 배우긴 틀렸다, 그래가지고 여름에 모차르테움(Mozarteum), 잘츠부르크에 있는. 거기 여름학교가 있어요. 인터나치오날 좀머 아카데미(Mozarteum International Sommer Akademie), 거기서 지휘 클래스(과정) 들어가서 공부를 하는데, 거기 지도교수가 오트마 주이트너야.
김원철: 아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제 여름학교가 궁금하신 분은: http://www.moz.ac.at/de/kunst/soak.php)

박은성: 그 선생한테 굉장히 인정을 받았다랄까, 그래가지고… (학교 다니면서) 일을 하고 있었으니까… 3년을 계속해서 그 코스에 다녔는데, 마지막 해에 또 신문에 난 게 뭐냐면 한스 스바로프스키 후임으로 오스트리아 대통령이 오트마 주이트너를 국립음대 지휘과 교수로 임명했다고. 친서를 줘 가면서. 그래서 또… 그 선생은 (나를) 잘 아니까, 선생님 제자가 되고 싶다고. 그래, 내가 일을 하고 있으니까 들어갈 저거는 안 되고. 또 지금 내가 음악 이론이다 뭐 등등 공부해 본지… 너무 오래됐기 때문에 나는 입학할 실력이 안 된다고. 그런데 개인 레슨 좀 받을 수 있겠냐고. 근데 그 선생이 아주 단칼에… 자기는 개인 레슨 해줄 시간이 없다고, 니가 배우고 싶으면 시험을 거쳐서 국립 음대… 국립 음악원. 음악대학이 아니야, 그 당시에는. 그렇지, 음악대학이라고 해야지. 호흐슐레(Hochschule; '대학'에 해당하는 독일어). 그전엔 아카데미(Akademie)라고 했거든. 국립 음악원. 음악대학. 거기 시험을 치는데, 그 스토리는 너무너무 길어요. 그거는 얘기 안 해도 되고.

(옛날에 공부했던 이론 책을 모두 한국에 두고 오는 바람에 독일어 책으로 새로 공부해야 했다며, 박은성 지휘자는 그때 일을 '악몽'이라 회상했다. 결국, 10대 1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고.)

▶ 박은성의 사랑 이야기

박은성: 근데 왜 그렇게 내 라이프 스토리(인생 얘기)를 궁금해해요?
김원철: 그건, 인터뷰에 내러티브(narrative)를 담으려고요. 하하하… 그것 못지않게 궁금한 것은… 선생님 첫사랑 얘깁니다. 으허허허허…
박은성: 나는… 첫사랑… 어떤 게 첫사랑인지 기억을 못 해요. 첫사랑이 누구라고 얘기하면 나, 집에서 내쫓겨난다고.
김원철: 크하하하하…
박은성: 아니, 그게 아니고, 진짜 그걸 기억을 못…

(이하 내용 삭제. 사실은 별 내용 아니지만, 이런 건 삭제해 줘야 더 재미있다.)

김원철: 사모님은 어떻게 만나셨나요?
박은성: 그 사람은 내가… 비엔나에 있는 동안에… 미국서 만났지. 왜 그랬냐면 우리 집이, 아버지도 그 당시에 뉴욕에 계셨고, 뉴욕 한국일보사에 주간, 이랄까… 또 뉴저지에 있는 시튼홀 대학교(Seton Hall University) 교수로 있었기 때문에, 집이 뉴욕에 있었단 말이야. 내가 매년 뉴욕에 방문차 갔었는데, 하루는 서울서부터 잘 알던 어떤 음악가가 나보고, 내가 하도 장가를 못 가고 꿍꿍거리고 앉았으니까, 케네디 공항까지 나와가지고 집에 들어가면서 장가 한 번 안 가보겠냐고. "어유, 왜 안 가봐, 색시가 없어서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못 갔지 내가 왜 안 가. 당연히 가지." 그랬더니, 그럼 왜 없느냐? 그것도 간단해요. 그 당시 비엔나라는 데가 어떤 데냐면, 전체 오스트리아에 한국 사람이 한 300여 명 살았나? 지금은 비엔나만 해도 2000명이 넘어요. 유학생도 많고. 그 당시에는 없어. 그 중에서 또 비엔나 말고 뮌츠, 잘츠부르크, 그라츠, 인스부르크, 이런 데까지 퍼져 있는 이 사람들 빼고 비엔나에만 한 200여 명이 살았나? 200여 명 중에 남자들은 다 빼야지. 할아버지고 애들이고. 여자들 중에… 할머니도 다 빼야지. 애기들 빼야지. 그 담에 처녀들 중에, 몇 사람 안 남더라고, 그중에 못 생긴 여자는 빼야지.
김원철: 으하하하하…

박은성: (웃으며) 뭐 그러니까, 그러니까 없어. 그래서 뭐 그런가 보다, 내 팔자가 이런가 보다 하고, 그냥 이러구 있었는데, 미국서 그 사람이 그런 얘기를 하니까 그게 구세주지 뭐야.

▲ 하느님, 예쁜 애인 하나만… (출처 불명 이미지)

박은성: 근데 내가 뭐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도 아니고… 물론 구라파(유럽) 가기 전에 악단 생활을 임원식 선생님의 배려로 서울예술고등학교 선생도 했었고, 국립교향악단 객원지휘도 했었고, 서울시립교향악단도 지휘했었고… 그야말로 어린 시절에 지휘활동 많이 했지. 했지만, 그것보다도 내가 기본적인 실력이 훌륭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뭘 잘하는 사람을 늘 동경해 왔는데, 미국서 우리 색시를 만나 보니까…

('색시'라는 말에서 사랑이 묻어난다.)

▲ 피아니스트 이귀영의 5·16 민족상 콩쿠르 우승 소식을 전한 1970년 5월 23일 자 대한뉴스.
(사진을 클릭하면 동영상 다시 보기로 이동합니다.)

박은성: …어렸을 때 그 당시 한국에서 최고로 쳐주던 콩쿠르가 5·16 민족상 콩쿠르였단 말이지. 동아콩쿠르보다 훨씬 더 센 콩쿠르야. 박정희 대통령이 만든 콩쿠르. 우리 집사람이 거기 대통령상을… 대상을 받았더라고. 어유, 이건 뭐 난 꿀려서… 엣따 모르겠다, 이왕… 다짜고짜 만나서 나한테 시집오라고 그랬지.
김원철: 으허허… 만나자마자 그러셨어요?

(최, 최고다…)

박은성: 나이도 많지, 나야 아무것도 없지, 그 당시에 아직 학생이니까. 어떤 사람이 자기 딸을 갖다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한테 줘? 아직도 지휘과 다닌다고 그러지, 또 지휘과 졸업했다 치더라도 지휘자로 성공할 수 있을지 없을지 그걸 어떻게 알어? 그건 모험이지. 근데 뭐 딱지 맞고 이러다가 그냥… 그래도 '창~문을 열어다오' 하는 심정으로… 결혼하게 됐어, 그래서. 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겨우 겨우 결혼을 하게 됐고.

(비결이 궁금했다. 캐묻다 보니 나온 비결은 바로…)

박은성: 그러니까 나는 비엔나에 있고… 오스트리아랑 미국이라는 나라가 대서양을 끼고 있는데 그게 될 리가 없잖아? 또 지금이야 뭐 공짜로도 전화 많이 하지만 그때 전화 한 통에 얼만 줄 알아요? 전화 한 통 걸려면… 뭐 이럴 때라고. 그러니까 편지로. 매일같이 편지 하나씩 쓰는 거지. 편지에 넘어갔어.
김원철: 네에. 오오오! 편지의 위력이…
박은성: 그러니까 요즘 젊은이들은 그걸 알아야 돼. 나는 당신을 사랑해, 어쩌고저쩌고 이거보다도, 글로 한 번 남기면 그게 훨씬 더 위력이 있어.
최종혁: 요즘은 이메일로 하니까…
김원철: 아, 근데 연애편지라는 건 어렵기로 소문난…
최종혁: 첫 줄 쓰기가 정말…
김원철: 쓰다가 구겨서 버리고 막… 으허허…

(사랑을 쓰려거든 ○○로 쓰세요.)

박은성: 연애편지라고 생각지도 않고 그냥…
최종혁: 거의 일기처럼 쓰셨나 보네요?
박은성: 그러니까 소식 전하는 거지. 오늘은 브루크너 하우스에 가서 무슨 교향악단의 연주를 들었는데, 그 교향악단 정말 훌륭하다… 아니면, 저 정도 오케스트라는 우리 악단보다 별로 나은 것 같지 않다… 지휘자도 나보단 낫겠지만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 뭐 이런 내용도 쓰고. 피아니스트 누가 왔는데… 그런 음악적인 내용, 그리고 뉴욕서 어떻게 지내느냐, 그럼 그쪽에서도 오늘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이 왔는데 지휘자는 드미트리 키타옌코였다… 한국에 왔던. 키타옌코가 바로 비엔나 아카데미 출신이거든. 그래서 그런 얘기 하고.

(드미트리 키타옌코. 1999년부터 2004년까지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를 맡았던 그 사람이다. 요즘은 베를린필을 객원 지휘하는 등 유럽에서 크게 인정받는 듯하다.)

박은성: 그래서 그런 얘기… 음악적인 뉴스 왔다갔다하고… 그러다가, 우리 심심한데 결혼 한 번 해볼까?
김원철: 으허허허…
최종혁: 편지를 아직 소장하고 계세요?
박은성: 어디 있을 거야. 그거 읽어보면 창피해서…
최종혁: 찢지는 않으셨네요. 으허허…
박은성: 찢지 않았어요.
최종혁: 창피하면 버리거나 그러는데…
박은성: 특히 우리 장모님이… 아직도 그… 나 죽을 때 되면 내놓을 거야.
김원철: 으허허허…
박은성: 부부싸움 할 때, 야 요 녀석아, 니가 요랬잖냐…
일동: 크하하하하~


그 뒤로도 제법 긴 얘기가 오갔지만, 글이 너무 길어지는 듯해서 이만 줄이고자 한다. 그러나 어쨌든 연애 이야기가 이날의 하이라이트. 짧은 지면으로는 다룰 수 없는, 그러나 흥미진진한 얘기를 담아내고자 "이런 사람 처음 보네"라는 말을 들을 만큼 별난 질문을 머리 짜내 생각해 내었다.

지휘자 박은성. 시대 상황을 헤아리면 제법 복 받은 환경에서 자랐고, 오스트리아에서 유학하면서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고생을 마다치 않은 끝에 빈 국립음대에서 오트마 주이트너를 사사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연애사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한국인다운 저돌성이야말로 인간 박은성을 잘 말해준다.

이런 박은성이 지휘하는 드보르자크 교향곡 7번은 어떨까? 기대된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드보르자크 교향곡 7번》 연주회 (지휘: 박은성 · 협연: 박경민)

― 티켓 예매 ―

고양아람누리
http://www.artgy.or.kr/PF/PF0201V.aspx?showid=0000003396

인터파크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MN=Y&GoodsCode=11013625

2011년 9월 22일 목요일

로미오와 쥴리엣 ― 구노 vs. 번스타인

※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웹매거진에 실린 글입니다.

원본 출처: http://g-phil.kr/?p=227

구노 《로미오와 쥴리엣》은 셰익스피어 희곡에서 줄거리를 가져왔으되 노랫말은 새로 쓴 오페라이다. 번스타인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배경이 뉴욕 슬럼가로 바뀌었고, 주인공 이름도 '토니'와 '마리아'이다. 이 두 작품에서 같은 장면이 어떻게 달리 나타날까? 먼저 로미오가 줄리엣을 처음 봤을 때, 줄리엣이 노래하는 장면을 살펴보자.

▶ 청순가련 쥴리엣 vs 공주병 쥴리엣

구노 오페라에서는 19세기 유럽 남자들이 좋아했을 법한 청순가련형 쥴리엣이 나온다.

Ah!
Je veux vivre
Dans ce rêve qui m'enivre;
Ce jour encor,
Douce flamme,
Je te garde dans mon âme
Comme un trésor!


아!
나 살고파라
이 꿈속에 취해서.
난 오늘도
달콤한 불꽃을
내 영혼에 간직하네
소중한 보물처럼!

Cette ivresse
De jeunesse
Ne dure, hélas! qu'un jour!
Puis vient l'heure
Où l'on pleure,
Le cœur cède à l'amour,
Et le bonheur fuit sans retour.


이 몽롱함
이 청춘을
누릴 날은, 아! 하루뿐!
그리고 때가 오면
눈물 흘리리,
사랑에 가슴이 무너지리,
행복은 영원히 떠나가리.

je veux vivre, etc.
Loin de l'hiver morose
Laisse-moi sommeiller
Et respirer la rose
Avant de l'effeuiller.


나 살고파라
우울한 겨울에서 벗어나.
나 잠자리
또 맡으리 장미 내음
꽃잎을 따기 전에.

Ah!
Douce flamme,
Reste dans mon âme
Comme un doux trésor
Longtemps encore!


아!
달콤한 불꽃이여,
머물러라 내 영혼에
소중한 보물처럼
오래오래!

번스타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는 20세기 미국 분위기에 맞는 말괄량이 공주병 쥴리엣이 나온다.

I feel pretty
Oh so pretty
I feel pretty and witty and gay
And I pity
Any girl who isn't me today


난 예쁘지
참 예쁘지
난 예쁘지 똑똑해 깜찍해
난 슬프지
너희는 나만큼 예쁘지 않네

I feel charming
Oh so charming
It's alarming how charming I feel
And so pretty
That I hardly can believe I'm real


난 귀엽지
참 귀엽지
놀라워 내가 이렇게 귀엽다니
참 예쁘지
말도 안 돼 이렇게 예쁘다니

See the pretty girl in that mirror there?
Who can that attractive girl be?
Such a pretty face
Such a pretty dress
Such a pretty smile
Such a pretty me!


보이니 저 거울 속 예쁜 애?
누가 저리도 아름다울까?
예뻐라 그 얼굴
예뻐라 그 드레스
예뻐라 그 웃음
예뻐라 그게 나!

I feel stunning
And entrancing
Feel like running
And dancing for joy
For I'm loved
By a pretty wonderful boy


눈부시지
빠져들지
난 달려가
춤추고 싶지
내게 반한
참 멋진 남자가 있지

I feel pretty
Oh so pretty
That the city should give me its key
A committee
Should be organized to honor me


난 예쁘지
참 예쁘지
온 도시가 날 맞아야지
위원회가 생겨야지
날 받들어야지

I feel dizzy
I feel sunny
I feel fizzy and funny and fine
And so pretty
Miss America can just resign
See the pretty girl in that mirror there
Who can that attractive girl be?
Such a pretty face
Such a pretty dress
Such a pretty smile
Such a pretty me!


어지럽지
눈부시지
톡톡 튀지 신 나지 기쁘지
참 예쁘지
미스 아메리카는 물러나야지.
보라지 저 거울 속 예쁜 애.
누가 저리도 아름다울까?
예뻐라 그 얼굴
예뻐라 그 드레스
예뻐라 그 웃음
예뻐라 그게 나!

I feel stunning
And entrancing
Feel like running and dancing for joy
For I'm loved
By a pretty wonderful boy


눈부시지
빠져들지
난 달려가
춤추고 싶지
내게 반한
참 멋진 남자가 있지

▶ 음유시인 로미오 vs. 네-이름을-부르리 로미오

로미오가 쥴리엣의 방 창가에서 부르는 세레나데를 견주어 보자. 구노 오페라에 나오는 19세기 로미오는 창문 앞에서 쥴리엣을 훔쳐 보는 모습이, 요즘 눈으로 보면 좀 궁상맞다.

L'amour! l'amour!
oui, son ardeur a troublé tout mon être!
Mais quelle soudaine clarté replendit
a cette fenêtre?
C'est là que dans la nuit rayonne sa beauté!


사랑! 사랑!
오, 정열이 나를 뒤흔드네!
그런데 왜 갑자기 밝은 빛이
창문에 비치는가?
여기가 밤이 아름다움을 뿜는 곳인가!

Ah! lève-toi, soleil!
fais palir les étoiles
Qui dans l'azur sans voiles,
Brillent au firmament!
Ah! lève-toi! parais!
Astre pur et charmant!


아! 떠올라라, 태양아!
별빛을 흐려라
푸른 하늘을 뒤덮어라
밝게 빛나라!
아! 떠올라라! 나타나라!
맑고 아름다운 별아!

Elle rêve! Elle denoue une boucle de cheveux,
Qui vient caresser sa joue!
Amour! amour!
porte lui mes vœux!
elle parle! qu'elle est belle! ah! je n'ai rien entendu!
Mais ses yeux parlent pour elle,
et mon cœur a répondu!
Ah! lève-toi, soleil!


그녀가 꿈꾼다! 땋은 머리를 풀었다,
뺨을 간질인다!
사랑! 사랑!
내 바람을 전해다오!
그녀가 말한다! 아름답구나! 아! 들리지 않아!
하지만 그녀 눈이 말하니,
내 가슴이 답했다!
아! 떠올라라, 태양아!

번스타인 뮤지컬에 나오는 20세기 로미오(토니)는 '마리아' 이름만 불러도 좋단다.

The most beautiful sound I ever heard:
Maria, Maria, Maria, Maria…


내가 들어본 가장 아름다운 소리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All the beautiful sounds of the world in a single word…
Maria, Maria, Maria, Maria…


세상 모든 아름다운 소리 한 낱말에 들어 있어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Maria!
I've just met a girl named Maria,
And suddenly that name
Will never be the same
To me.


마리아!
한 아가씨를 만났네 그 이름 마리아,
그 순간 그 이름
전과 같지 않으리
내겐.

Maria!
I've just kissed a girl named Maria,
And suddenly I've found
How wonderful a sound
Can be!


마리아!
한 아가씨와 키스했네 그 이름 마리아,
그 순간 알았네
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

Maria!
Say it loud and there's music playing,
Say it soft and it's almost like praying.


마리아!
소리치면 음악이 들리네,
속삭이면 기도처럼 들리네.

Maria,
I'll never stop saying Maria!


마리아,
나 끝없이 부르리 마리아!

Maria, Maria, Maria, Maria . . .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Maria!
Say it loud and there's music playing,
Say it soft and it's almost like praying.


마리아!
소리치면 음악이 들리네,
속삭이면 기도처럼 들리네.

Maria,
I'll never stop saying Maria!


마리아,
나 끝없이 부르리 마리아!

The most beautiful sound I ever heard.
Maria.


내가 들어본 가장 아름다운 소리.
마리아.

▶ 오 신성한 밤이여 vs. 잘자 내 꿈 꿔

이제 로미오와 쥴리엣이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을 견주어 보자. 구노 오페라에서는 들키면 큰일 난다는 긴장감과 더불어 19세기식 '밀고 당기기' 연애 기술이 나온다.

ROMÉO
O nuit divine! Je t'implore,
Laisse mon coeur à ce rêve enchanté!
Je crains de m'éveiller
Et n'ose croire encore à sa réalité!


〈로미오〉
오 신성한 밤이여! 나 비나이다,
내 가슴 이 황홀한 꿈속에 두소서!
나 깨어나기 두렵나이다
이것이 사실이라 믿기지 않사오니.

JULIETTE
Roméo!


〈쥴리엣〉
로미오!

ROMÉO
Douce amie!


〈로미오〉
상냥한 벗이여!

JULIETTE
Un seul mot...puis adieu!
Quelqu'un ira demain te trouver!


〈쥴리엣〉 (현관에서 멈춰서며)
한마디만...그럼 잘 가세요!
내일 누가 그대를 찾으러 갈 거예요!

Sur ton âme,
Si tu me veux pour femme
Fais-moi dire quel jour,
À quelle heure, en quel lieu,
Sous le regard de Dieu
Notre union sera bénie!
Alors, O mon seigneur,
Soi mon unique loi!
Je te livre ma vie entière.
Je te livre ma vie entière.
Et je renie tout ce qui n'est pas toi!
Mais!...si ta tendresse ne veut de moi
Que de folles amours...
Ah! Je t'en conjure alors,
Par cette heure d'ivresse,
Ne me revois plus!
Ne me revois plus!
Et me laisse à la douleur
Qui remplira mes jours.


그대 영혼이
나를 아내로 맞고자 한다면
말해주어요 그날이 언제인지
어느 때, 어느 곳인지
하느님이 지켜보시어
우리 결혼 축복받으리!
그리고, 오 나의 주인이시여,
하나뿐인 율법이 돼 주어요!
내 모든 삶을 바치리.
내 모든 삶을 바치리.
그대가 아닌 모든 것을 버리리!
하지만!... 그대 내게 다정히 바라는 것이
오로지 사랑의 욕정뿐이라면…
아! 나 그대에게 간청하오니,
이 황홀한 시간을 끝으로,
이제 나를 보지 말아요!
이제 나를 보지 말아요!
그리고 나를 내버려 두어요
나 고통 속에 살아가리.

ROMÉO
Ah! je te l'ai dit,
je t'adore!
Dissipe ma nuit!
Sois l'aurore! Sois l'aurore!
Où va mon coeur, où vont mes yeux!
Dispose en reine,
dispose de ma vie.
Verse à mon âme inassouvie,
Verse à mon âme inassouvie,
Toute la lumière des cieux!


〈로미오〉 (쥴리엣 앞에 무릎을 꿇고)
아, 나 이미 그대에게 말했다오,
그대를 사랑한다고!
지나가라 밤이여!
오라 새벽이여! 오라 새벽이여!
내 가슴 가는 곳, 내 눈 가는 곳!
마음대로 하라, 여왕처럼
마음대로 하라, 내 삶을.
부어라, 채워지지 않는 내 영혼에
부어라, 채워지지 않는 내 영혼에
하늘의 모든 빛을 쏟아 부어라!

GERTRUDE (offstage)
Juliette!


〈제르트뤼드〉 (무대밖에서)
쥴리엣!

JULIETTE
On m'appelle!


〈쥴리엣〉
누가 저를 불러요!

ROMÉO
Ah! déjà!


〈로미오〉 (일어나 쥴리엣의 손을 잡으며)
아! 벌써!

JULIETTE
Ah, je tremble
Que l'on nous vois ensemble!


〈쥴리엣〉
아, 두려워요
우리 들키면 어쩌죠!

GERTRUDE
Juliette!


〈제르트뤼드〉 (말하며)
쥴리엣!

JULIETTE
Je viens...


〈쥴리엣〉
가고 있어요...

ROMÉO
Écoute-moi!


〈로미오〉
내 말 들어요!

JULIETTE
Ah!


〈쥴리엣〉
아!

ROMÉO
Non, non,
on ne t'appelle pas!


〈로미오〉 (그녀를 앞으로 끌어당기며)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대를 부르는 게 아니에요!

JULIETTE
Plus bas! plus bas! parle plus bas!


〈쥴리엣〉
조용히! 조용히! 더 조용히 말해요!

ROMÉO
Ah! ne fuis pas encore!
Ah! ne fuis pas encore!
Laisse, laisse ma main
S'oublier en ta main -


〈로미오〉
아! 아직 가지 말아요!
아! 아직 가지 말아요!
내 손, 내 손이
그대 손안에서 잠들게 해요.

JULIETTE
Ah! l'on peut nous surprendre!
Ah! l'on peut nous surprendre!
Laisse, laisse ma main
S' échapper de ta main! Adieu!


〈쥴리엣〉
아! 누가 보면 어떡해요!
아! 누가 보면 어떡해요!
내 손, 내 손이
그대 손에서 벗어나게 해요! 안녕히!

ROMÉO
Adieu!


〈로미오〉
안녕히!

JULIETTE
Adieu!


〈쥴리엣〉
안녕히!

ROMÉO et JULIETTE
Adieu!
De cet adieu si douce est la tristesse
Que je voudrais te dire adieu
Jusqu'a demain!
De cet adieu, etc.


〈로미오와 쥴리엣〉
안녕히! 이제 헤어지리, 달콤하여라 슬픔마저도
나 그대에게 말하노라, 안녕히
내일이 올 때까지!
이제 헤어지리.

JULIETTE
Adieu mille fois!


〈쥴리엣〉
안녕히, 백만 번!

번스타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는 마리아(쥴리엣)를 아버지가 자꾸만 부른다. "가요! 간다고요!" 하고 말해 놓고서는, 둘이서 사랑을 속삭인다. 들키면 어쩌나 걱정도 안 되는지, 그저 세상에 둘 뿐이란다.

MARIA
Only you, you're the only thing I'll see forever
In my eyes in my words and in everything I do
Nothing else but you
Ever


〈마리아〉
오직 너, 너만을 바라볼게 언제까지나
내 눈에, 내 말에, 내 모든 행동에
너만이 있으리
언제나

TONY
And there's nothing for me but Maria
Every sight that I see is Maria


〈토니〉
나에겐 너뿐이야 마리아
내 눈엔 너만 보여 마리아

MARIA
Tony, Tony


〈마리아〉
토니, 토니

TONY
Always you, every thought I'll ever know
Everywhere I go you'll be


〈토니〉
언제나 너만 생각해
어디든 너와 함께해

TONY & MARIA
All the world is only you and me


〈토니 & 마리아〉
온 세상이 너와 나뿐이야

MARIA
Tonight, tonight
It all began tonight
I saw you and the world went away


〈마리아〉
오늘 밤, 오늘 밤
오늘 밤 모든 일이 시작됐어
너를 본 순간 세상이 사라졌어

Tonight, tonight
There's only you tonight
What you are, what you do, what you say


오늘 밤, 오늘 밤
오늘 밤 너밖에 없어
네 모습, 네 행동, 네 말밖에 없어

TONY
Today, all day I had the feeling
A miracle would happen
I know now I was right


〈토니〉
오늘, 온종일 난 느꼈지
기적이 일어나리란 걸
난 알아 그 느낌이 맞았어

TONY & MARIA
For here you are
And what was just a world is a star
Tonight


〈토니 & 마리아〉
왜냐면 여기 네가 있으니
또 세상은 별이 되었으니
오늘 밤

Tonight, tonight
The world is full of light
With suns and moons all over the place


오늘 밤, 오늘 밤
세상은 빛으로 가득해
해와 달이 모든 곳을 비추네

Tonight, tonight
The world is wild and bright
Going mad
Shooting sparks into space


오늘 밤, 오늘 밤
세상은 밝게 타올라
세차게 휘몰아치는
불꽃을 튀기네

Today, the world was just an address
A place for me to live in
No better than all right


오늘, 세상은 주소였을 뿐
내가 그곳에 살았을 뿐
그저 그뿐이었지

But here you are
And what was just a world is a star
Tonight


하지만 여기 네가 있으니
또 세상은 별이 되었으니
오늘 밤

Good night, good night
Sleep well and when you dream
Dream of me
Tonight


잘자, 잘자
편안히 잠자고
내 꿈 꿔
오늘 밤

※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대본을 쓴 작가 아서 로렌츠(Arthur Laurents)는 지난 5월 5일 향년 93세로 타계했다. 고인께 명복을.

2011년 8월 25일 목요일

지친 여름이 애수에 잠기는 9월, 《가을, 그리고 저녁》 연주회

정원이 탄식하고 있다.
차가운 빗방울이 꽃잎 속으로 떨어진다.
자신의 마지막을 향하여
여름은 조용히 몸서리친다.

황금빛으로 물든 잎 위에 또다른 잎이
높다란 아카시아 나무에서 떨어진다.
여름은 놀라고 지친 표정으로
한때 정원이었던 죽어가는 꿈을 향해 미소짓는다.

오랫동안 장미꽃 옆에 우두커니 머물러선 채로
여름은 휴식을 그리워한다.
여름은 지친 두 눈을
천천히 내려감는다.

― 헤르만 헤세, 「9월」 (장철환 옮김)

여름이 지나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 헤르만 헤세는 죽음을 노래했습니다. 독일의 9월은 한국보다 좀 더 춥고 쓸쓸하다지만, 9월 24일이면 한국에서도 제법 찬바람이 불어오고 낙엽이 지겠지요. 이런 날,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콥스키를 들으며 애수에 잠겨 보면 어떨까요?

이번 《가을, 그리고 저녁》 연주회에서는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을 연주합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이 연주되는 이번 음악회는 가을을 맞아 애수에 잠길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것입니다.

서곡으로 장식될 ‘클라우스 아르프(Klaus Arp) ― 《추억》(Mémoire)’ 역시 멜랑콜리한 가을 저녁의 정서에 어울리는 작품이며 현대곡이면서도 대중들에게 쉽게 어필될 수 있는 아름다운 곡입니다. 작곡자 ‘클라우스 아르프’는 구자범 지휘자의 스승이기도 하며 《추억》(Mémoire)은 국내초연으로서 몽환적인 분위기의 선율 속에서 화려한 플롯 솔로가 돋보이는 곡입니다.

"가을, 그리고 저녁"

  • 2011년 9월 24일 토요일
  •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 만 7세 이상 입장가
  • 입장권: VIP 6만원 / R석 4만원 / S석 3만원 / A석 2만원 / B석 1만원
  • 할인: 장애우, 국가유공자, 학생 50% / Art plus 골드회원 40% / Art plus 일반회원, i-Plus카드 30% / KB, BC, 신한, 현대, 삼성카드, 고양문화재단, 인터파크 유료회원 20% / ‘문화 데이트’ 신청은 경기필 사무실에 문의

프로그램

  • 아르프, »Mémoire (추억)« für Flöte und Orchester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 작품 18 (협연: 박종훈)
  •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b단조 작품 74, 《비창》 »Pathétique«

아르프 ― »Mémoire (추억)« für Flöte und Orchester

클라우스 아르프(Klaus Arp)는 독일 작곡가 · 지휘자이며 구자범 지휘자의 스승이기도 하다. 이번 연주회에서 국내 초연되는 《추억》(Mémoire)은 감성적인 미니멀리즘 기법을 사용한 몽환적인 작품으로, 넘실거리는 오케스트라와 화려한 플루트 독주 선율이 돋보이는 곡이다. 김일지 플루트 수석이 독주 선율을 연주한다.

라흐마니노프 ―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 작품 18

라흐마니노프 작품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이며, 이 가운데 2악장은 에릭 카멘(Eric Carmen)이 부른 〈All by Myself〉에 인용되는 등 대중음악에도 곧잘 쓰였다. 또한 권형진 감독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에서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이 곡을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고, 일본 TV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제6화에서는 주인공 치아키가 이 곡을 연주한다.

라흐마니노프는 교향곡 1번 초연 때 혹평을 받고 나서 우울증과 슬럼프에 시달리다가 완쾌한 뒤인 1900년부터 1901년 사이에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작곡했으며, 치료를 맡은 니콜라이 달(Nikolai Dahl) 박사에게 작품을 헌정했다.

이 곡은 애수 가득한 분위기와는 달리 연주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곡이며, 한 손으로 온음 9개 간격을 눌러야 하는 등 손이 작은 사람은 연주할 수 없는 곡으로 악명 높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피아니스트 박종훈이 협연을 맡는다.

차이콥스키 ― 교향곡 6번 b단조 작품 74, "비창"

차이콥스키가 마지막으로 작곡한 교향곡이며, 그가 사망하기 9일 앞선 1893년 10월 28일 초연되었다. 이 곡은 앞서 발표된 교향곡과 달리 절망과 체념, 죽음의 정서로 가득한 가운데 쓸쓸히 끝난다. 차이콥스키는 이 곡에 표제가 있다고 밝힌 바 있으나 실제로 알려진 것은 없으며, 음악학자 리처드 타루스킨(Richard Taruskin, b1945)은 이것을 "자살 유서와 같은 교향곡"("symphony as suicide note")이라 했다. (차이콥스키 공식 사인은 콜레라이다.)

이 곡에 '숨은 표제'의 의미와 관련해서는 세 가지 설이 있다. 첫째, 차이콥스키는 동성애 의혹이 있었고, 이것이 문제가 되자 명예로운 자살을 강요받았다는 정황증거가 있다. 이 곡은 동성애 의혹과 관련 있는 조카 블라디미르 다비도프에게 헌정되었다.

둘째, 차이콥스키가 죽기 세 해 앞서 여동생이 죽고, 후원자인 폰 메크 부인과 서신 교류와 경제적 지원이 끊겼다. 폰 메크 부인은 장남이 불치병에 걸린데다 부인 자신도 건강이 악화되어 프랑스로 요양을 났는데, 차이콥스키는 그러한 사정을 몰라 큰 상실감을 느꼈다.

셋째, 당시 러시아 사람들이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던 사회상과 관련이 있다는 설이 있다. 차이콥스키는 "오늘날 우리가 겪는 이 비참한 시대에는 오직 예술만이 이 무겁고 숨막히는 현실에서 주의를 돌려줄 수 있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협연자 : 피아니스트 박종훈

이탈리아 산레모 클래식 국제 피아노 콩쿨에서 우승(2000년)하며 세계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한 박종훈은 이후 산레모 심포니와 협연한 갈라 콘서트, 첼리스트 비토리오 체칸티와 함께 한 베토벤 콘서트(로마)가 RAI 이탈리아 국영 방송국에 의해 이탈리아 전국 생방송되기도 하였다. 서울시향, KBS 교향악단을 비롯해서 국내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정기적으로 협연 무대를 가져 왔으며 상 페테르부르그 심포니, 브루노 심포니, 슬로박 필하모닉, 아카데미아 필라르모니치 디 베로나 등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 하였다. 세계 50여 개의 도시에서 독주, 실내악 연주를 해 왔으며 뉴욕 타임즈의 버나드 홀란드는 그의 연주에 대해 "놀라운 개성, 우아한 음악성" 이라고 평한 바 있다.

2010년 10월 현재, 총 5장의 클래식 앨범과 9장의 재즈/크로스오버 앨범을 발표하였으며 많은 음반에 프로듀서로도 참여해왔다. 2008년 클래식&재즈 레이블 <루비스폴카>를 설립, 실력있는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음반과 공연을 기획/제작하고 있다. 2009년 한국인 연주자 최초로‘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 연주회’를 예술의전당에서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2010년에도 예술의전당 크로스오버 페스티벌(1월), 호암아트홀 박종훈의 러브레터(3월), 친절한 금희씨:모차르트에 빠지다(11월) 등 활발히 활동 중이다. 2009년 4월부터 1년간 KBS-1FM의 'FM가정음악'을 진행하였고 올 5월에는 아내인 피아니스트‘치하루 아이자와’와 함께 피아노 듀오 음반을 발표하였고, 12월에는 크리스 바가(드럼), 이순용(베이스)와 함께 크로스오버 음반과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노영심과‘크로스 더 피아노’공연을 열었다. 2011년 9월에는 리스트 앨범과 공연(서울LG아트센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세대 음대에서 이경숙, 줄리어드에서 세이모르 립킨, 이탈리아 이몰라 피아노 아카데미에서 거장 라자르 베르만을 사사하였다.

지휘자 : 구자범

연세대학교 철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 철학과 재학 중 도독
독일 만하임 음대 대학원 지휘과 졸업
독일 하겐 시립 오페라 극장, 다름슈타트 국립 오페라 극장 지휘자
하노버 국립 오페라 극장 수석 지휘자
광주 시립교향악단 지휘자
현,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

― 티켓 예매 ―

고양아람누리
http://www.artgy.or.kr/PF/PF0201V.aspx?showid=0000003323

인터파크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MN=Y&GoodsCode=11010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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