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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20일 토요일

번스타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 심포닉 댄스

번스타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 심포닉 댄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하고 스티븐 손드하임이 가사를, 아서 로렌츠가 대본을 쓴 뮤지컬로 1957년에 작곡 및 초연되었다. 번스타인은 이 작품의 주요 장면을 발췌해 1960년에 관현악 모음곡으로 발표했으며 ‹심포닉 댄스›라고 이름 붙였다. 1961년에는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영상으로 제작되어 전 세계에 상영되었고, 2021년에는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영화로 재창작한 작품이 발표되었다. 스필버그 영화가 상영되기 직전인 2021년 11월에 스티븐 손드하임이 타계했고, 손드하임 타계 3일 뒤에 스필버그가 연출한 ‘무대용’ 프로덕션이 뉴욕에서 초연되었다.

관현악 모음곡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 심포닉 댄스›는 9개 악장으로 되어 있다. 두 가지 판본의 영화와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등으로도 널리 알려진 뮤지컬 선율들이 관현악 모음곡의 주요 음소재가 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유명한 발코니 장면(투나잇)이 6악장에, 댄스파티 장면의 ’맘보’가 4악장에 배치되었다. ’맘보’는 스타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 앙코르곡으로 자주 지휘해 유행을 일으켰던 곡이며, 두다멜은 스필버그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음악을 지휘하기도 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57년 뉴욕 빈민가의 푸에르토리코 출신 이민자들과 기존 주민 사이의 갈등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으로, 셰익스피어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원형으로 하고 있다.

L. Bernstein: West Side Story - Symphonic Dances (1960)

‹West Side Story› is a musical with music by Leonard Bernstein, lyrics by Stephen Sondheim, and a book by Arthur Laurents, and is composed and premiered in 1957. Bernstein later extracted the major scenes of the musical and published them as an orchestral suite in 1960, calling it ‹Symphonic Dances›. In 1961, the musical was adapted into a film and released worldwide. In 2021, filmmaker Steven Spielberg released a new film adaptation of the musical. Sondheim passed away in November 2021, just before Spielberg’s film was released on the next month. Three days after Sondheim’s passing, a stage production directed by Spielberg premiered in New York.

The orchestral suite ‹West Side Story - Symphonic Dances› consists of nine movements, using melodies from the musical which is well known also by the two film versions. In particular, the famous balcony scene (Tonight) is featured in the sixth movement, while the “Mambo” dance party scene is placed in the fourth movement. Mambo is a popular tune often conducted as an encore by star conductor Gustavo Dudamel, who also conducted the music for Spielberg’s ‹West Side Story› film.

‹West Side Story› is set against the backdrop of conflict between Puerto Rican immigrants and existing residents in a New York City slum in 1957, and is based on Shakespeare’s classic play ‹Romeo and Juliet›.

2022년 5월 24일 화요일

스티븐 스필버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한산신문에 연재 중인 칼럼입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하고 스티븐 손드하임이 가사를, 아서 로렌츠가 대본을 쓴 뮤지컬이지요.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걸 영화로 만들어 지난해 12월에 공개했습니다. 한국에는 올해 1월에 나왔고, 3월에는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에 공개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사실 2019년에 촬영이 끝났지만, 편집까지 끝나고도 코로나-19 때문에 1년 동안 개봉하지 못했었다네요. 그러다가 스티븐 손드하임이 지난해 11월에 타계했고, 사흘 뒤에는 스필버그가 연출한 ‘무대용’ 프로덕션이 뉴욕에서 초연되었고, 한 달 뒤에는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되었다고 합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하면 많은 사람이 1961년 영화를 기억하실 듯합니다. 1961년 영화가 사실은 ’녹화된 연극’인 것과 달리 스필버그 영화는 본격 영화로 재창작한 작품이라는 점이 다르고, 거장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이름값만큼이나 멋진 연출이 2021년 영화에 담겨 있습니다. 또 두 영화 사이에 무려 60여 년의 기술 격차가 있는 만큼 화질과 음질에 비교 불가능한 차이가 있기도 합니다.

주요 출연진이 1961년의 출연진보다 대체로 노래를 더 잘하는 것도 마음에 들어요. 특히 마리아 역 레이철 제글러와 아니타 역 아리아나 드보즈는 골든 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문을 비롯한 여러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여우조연상, 신인상 등을 휩쓸었더군요. 남자 주연인 앤설 엘고트에 대한 평은 썩 좋지는 않던데, 저는 그마저도 좋게 봤습니다. 영화 평론가 ‘듀나’ 님은 앤설 엘고트가 레이철 제글러, 아리아나 드보즈 등 신인들의 에너지에 눌렸다고도 하네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57년 뉴욕 빈민가의 푸에르토리코 출신 이민자들과 기존 주민 사이의 갈등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지요. 1961년 영화에서 푸에르토리코 이민자들 역할을 그냥 백인이 맡았던 것과 달리, 스필버그 영화에서는 정말로 라틴계 배우들이 나와서 에스파냐어와 영어를 마구 섞어서 대화합니다. 특히 마리아 역 레이철 제글러가 에스파냐어 발음 섞인 영어로 노래하는 게 참 매력적이에요. 레이철 제글러는 콜롬비아계 미국인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유색인종 역을 백인이 맡는 이른바 ’화이트 워싱’이 없는 것 말고도 오늘날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들이 꽤 많습니다. 이를테면 영화평론가 듀나 님이 쓰신 글을 인용할게요.

“몇몇 장면들은 20세기 사람들은 주저하며 못 쓰거나 건성으로 넘겼던 것들을 직설적으로 들이대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뜨이는 건 이전 작품들에선 50년대 풍의 톰보이였던 애니바디스를 트랜스 남성으로 설정한 것입니다. 그리고 전 후반에서 아니타가 제트 일당들과 마주친 장면의 변경이 좋았습니다. 이전 작품에서 이는 발레화된 강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모든 양식적인 장식들을 지워내고 이게 말 그대로 현실세계의 강간임을 명확하게 하지요. 그리고 같은 자리에 있던 제트 일당들의 여자들이 필사적으로 이에 맞서고 항의하게 합니다. 이 장면은 리나 모레노의 발렌티나가 등장해 아니타를 구하고 남자들이 강간범이라고 선언하면서 완성됩니다.”

스필버그 영화에 담긴 음악은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일부는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두다멜과 뉴욕필이 만들어내는 음악에 가장 먼저 빠져들게 되더군요. 연주도 훌륭하고, 음질도 탁월합니다. 또 이른바 ‘돌비 애트모스’ 기술로 녹음되어서 음악에 현장감이 훌륭합니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재생기기로 감상해야 그 대단함을 제대로 알 수 있어요.) 이 영화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은 음반 또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엘 시스테마’가 낳은 베네수엘라 출신 스타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중 ’맘보’를 공연 앙코르로 자주 연주했던 사람이고, 그래서 ’맘보’가 두다멜의 대표곡이나 마찬가지라 할 수 있지요. 그래서 이 영화의 음악을 지휘한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구스타보 두다멜이라는 사실이 그 자체로 강력한 설득력을 가집니다. 두다멜이 남아메리카 출신 스타 지휘자라는 점이 이 작품의 배경과 어울리기도 합니다.

’맘보’가 두다멜 덕분에 더욱 유명해졌다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예전부터 가장 유명한 대목은 ’발코니 장면’이지요. 뮤지컬을 본 적이 없는 사람도 이 대목을 들어보면 익숙하실 거예요. “투나잇~ 투나잇~!”

2018년 3월 6일 화요일

번스타인: 세레나데

"플라톤의 매혹적인 대화 ‹향연›(The Symposium)을 읽고 쓴 작품이지만, 이 세레나데에는 표제적 프로그램이 없다. 이 곡은 원작의 대화처럼 사랑을 찬양하는 연설들로 되어 있고, 연회에 참가한 연사들이 차례로 말하는 플라톤의 대화 형식을 따른다. 악장들 사이의 관련성은 공통적인 주제선율에 의한 것이 아니라, 앞선 악장의 요소들이 이어지는 악장에서 진화하는 식으로 되어 있다." (레너드 번스타인)

번스타인 ‹세레나데›는 조성이 있는 것을 빼면 20세기 양식으로 되어 있고, 때로는 재즈 리듬 등 미국적인 요소가 나타나기도 한다. 독주 바이올린이 '연사' 역할을 하는 동안 관현악이 마치 합창과 비슷한 역할을 하며, 흥겨운 리듬이 나오는 대목은 번스타인의 뮤지컬을 떠올리게끔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결국 표제음악이 아니다. 원작 ‹향연›을 읽어본 사람은 연사들의 사랑(에로스)에 대한 관점과 악장의 성격을 연결지으며 음악을 들을 수도 있겠으나 그것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1악장 파이드로스 — 파우사니아스, 2악장 아리스토파네스, 3악장 에릭시마코스, 4악장 아가톤, 5악장 소크라테스 — 알키비아데스 구성으로 번스타인이 표현한 '사랑'은 악장에 따라 현대인이 생각하는 사랑과 비슷할 수도 다를 수도 있다. 이것은 그리스 시대 연애론에 20세기 미국 작곡가의 해석이 더해진 결과라 하겠다.

2011년 9월 22일 목요일

로미오와 쥴리엣 ― 구노 vs. 번스타인

※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웹매거진에 실린 글입니다.

원본 출처: http://g-phil.kr/?p=227

구노 《로미오와 쥴리엣》은 셰익스피어 희곡에서 줄거리를 가져왔으되 노랫말은 새로 쓴 오페라이다. 번스타인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배경이 뉴욕 슬럼가로 바뀌었고, 주인공 이름도 '토니'와 '마리아'이다. 이 두 작품에서 같은 장면이 어떻게 달리 나타날까? 먼저 로미오가 줄리엣을 처음 봤을 때, 줄리엣이 노래하는 장면을 살펴보자.

▶ 청순가련 쥴리엣 vs 공주병 쥴리엣

구노 오페라에서는 19세기 유럽 남자들이 좋아했을 법한 청순가련형 쥴리엣이 나온다.

Ah!
Je veux vivre
Dans ce rêve qui m'enivre;
Ce jour encor,
Douce flamme,
Je te garde dans mon âme
Comme un trésor!


아!
나 살고파라
이 꿈속에 취해서.
난 오늘도
달콤한 불꽃을
내 영혼에 간직하네
소중한 보물처럼!

Cette ivresse
De jeunesse
Ne dure, hélas! qu'un jour!
Puis vient l'heure
Où l'on pleure,
Le cœur cède à l'amour,
Et le bonheur fuit sans retour.


이 몽롱함
이 청춘을
누릴 날은, 아! 하루뿐!
그리고 때가 오면
눈물 흘리리,
사랑에 가슴이 무너지리,
행복은 영원히 떠나가리.

je veux vivre, etc.
Loin de l'hiver morose
Laisse-moi sommeiller
Et respirer la rose
Avant de l'effeuiller.


나 살고파라
우울한 겨울에서 벗어나.
나 잠자리
또 맡으리 장미 내음
꽃잎을 따기 전에.

Ah!
Douce flamme,
Reste dans mon âme
Comme un doux trésor
Longtemps encore!


아!
달콤한 불꽃이여,
머물러라 내 영혼에
소중한 보물처럼
오래오래!

번스타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는 20세기 미국 분위기에 맞는 말괄량이 공주병 쥴리엣이 나온다.

I feel pretty
Oh so pretty
I feel pretty and witty and gay
And I pity
Any girl who isn't me today


난 예쁘지
참 예쁘지
난 예쁘지 똑똑해 깜찍해
난 슬프지
너희는 나만큼 예쁘지 않네

I feel charming
Oh so charming
It's alarming how charming I feel
And so pretty
That I hardly can believe I'm real


난 귀엽지
참 귀엽지
놀라워 내가 이렇게 귀엽다니
참 예쁘지
말도 안 돼 이렇게 예쁘다니

See the pretty girl in that mirror there?
Who can that attractive girl be?
Such a pretty face
Such a pretty dress
Such a pretty smile
Such a pretty me!


보이니 저 거울 속 예쁜 애?
누가 저리도 아름다울까?
예뻐라 그 얼굴
예뻐라 그 드레스
예뻐라 그 웃음
예뻐라 그게 나!

I feel stunning
And entrancing
Feel like running
And dancing for joy
For I'm loved
By a pretty wonderful boy


눈부시지
빠져들지
난 달려가
춤추고 싶지
내게 반한
참 멋진 남자가 있지

I feel pretty
Oh so pretty
That the city should give me its key
A committee
Should be organized to honor me


난 예쁘지
참 예쁘지
온 도시가 날 맞아야지
위원회가 생겨야지
날 받들어야지

I feel dizzy
I feel sunny
I feel fizzy and funny and fine
And so pretty
Miss America can just resign
See the pretty girl in that mirror there
Who can that attractive girl be?
Such a pretty face
Such a pretty dress
Such a pretty smile
Such a pretty me!


어지럽지
눈부시지
톡톡 튀지 신 나지 기쁘지
참 예쁘지
미스 아메리카는 물러나야지.
보라지 저 거울 속 예쁜 애.
누가 저리도 아름다울까?
예뻐라 그 얼굴
예뻐라 그 드레스
예뻐라 그 웃음
예뻐라 그게 나!

I feel stunning
And entrancing
Feel like running and dancing for joy
For I'm loved
By a pretty wonderful boy


눈부시지
빠져들지
난 달려가
춤추고 싶지
내게 반한
참 멋진 남자가 있지

▶ 음유시인 로미오 vs. 네-이름을-부르리 로미오

로미오가 쥴리엣의 방 창가에서 부르는 세레나데를 견주어 보자. 구노 오페라에 나오는 19세기 로미오는 창문 앞에서 쥴리엣을 훔쳐 보는 모습이, 요즘 눈으로 보면 좀 궁상맞다.

L'amour! l'amour!
oui, son ardeur a troublé tout mon être!
Mais quelle soudaine clarté replendit
a cette fenêtre?
C'est là que dans la nuit rayonne sa beauté!


사랑! 사랑!
오, 정열이 나를 뒤흔드네!
그런데 왜 갑자기 밝은 빛이
창문에 비치는가?
여기가 밤이 아름다움을 뿜는 곳인가!

Ah! lève-toi, soleil!
fais palir les étoiles
Qui dans l'azur sans voiles,
Brillent au firmament!
Ah! lève-toi! parais!
Astre pur et charmant!


아! 떠올라라, 태양아!
별빛을 흐려라
푸른 하늘을 뒤덮어라
밝게 빛나라!
아! 떠올라라! 나타나라!
맑고 아름다운 별아!

Elle rêve! Elle denoue une boucle de cheveux,
Qui vient caresser sa joue!
Amour! amour!
porte lui mes vœux!
elle parle! qu'elle est belle! ah! je n'ai rien entendu!
Mais ses yeux parlent pour elle,
et mon cœur a répondu!
Ah! lève-toi, soleil!


그녀가 꿈꾼다! 땋은 머리를 풀었다,
뺨을 간질인다!
사랑! 사랑!
내 바람을 전해다오!
그녀가 말한다! 아름답구나! 아! 들리지 않아!
하지만 그녀 눈이 말하니,
내 가슴이 답했다!
아! 떠올라라, 태양아!

번스타인 뮤지컬에 나오는 20세기 로미오(토니)는 '마리아' 이름만 불러도 좋단다.

The most beautiful sound I ever heard:
Maria, Maria, Maria, Maria…


내가 들어본 가장 아름다운 소리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All the beautiful sounds of the world in a single word…
Maria, Maria, Maria, Maria…


세상 모든 아름다운 소리 한 낱말에 들어 있어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Maria!
I've just met a girl named Maria,
And suddenly that name
Will never be the same
To me.


마리아!
한 아가씨를 만났네 그 이름 마리아,
그 순간 그 이름
전과 같지 않으리
내겐.

Maria!
I've just kissed a girl named Maria,
And suddenly I've found
How wonderful a sound
Can be!


마리아!
한 아가씨와 키스했네 그 이름 마리아,
그 순간 알았네
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

Maria!
Say it loud and there's music playing,
Say it soft and it's almost like praying.


마리아!
소리치면 음악이 들리네,
속삭이면 기도처럼 들리네.

Maria,
I'll never stop saying Maria!


마리아,
나 끝없이 부르리 마리아!

Maria, Maria, Maria, Maria . . .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Maria!
Say it loud and there's music playing,
Say it soft and it's almost like praying.


마리아!
소리치면 음악이 들리네,
속삭이면 기도처럼 들리네.

Maria,
I'll never stop saying Maria!


마리아,
나 끝없이 부르리 마리아!

The most beautiful sound I ever heard.
Maria.


내가 들어본 가장 아름다운 소리.
마리아.

▶ 오 신성한 밤이여 vs. 잘자 내 꿈 꿔

이제 로미오와 쥴리엣이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을 견주어 보자. 구노 오페라에서는 들키면 큰일 난다는 긴장감과 더불어 19세기식 '밀고 당기기' 연애 기술이 나온다.

ROMÉO
O nuit divine! Je t'implore,
Laisse mon coeur à ce rêve enchanté!
Je crains de m'éveiller
Et n'ose croire encore à sa réalité!


〈로미오〉
오 신성한 밤이여! 나 비나이다,
내 가슴 이 황홀한 꿈속에 두소서!
나 깨어나기 두렵나이다
이것이 사실이라 믿기지 않사오니.

JULIETTE
Roméo!


〈쥴리엣〉
로미오!

ROMÉO
Douce amie!


〈로미오〉
상냥한 벗이여!

JULIETTE
Un seul mot...puis adieu!
Quelqu'un ira demain te trouver!


〈쥴리엣〉 (현관에서 멈춰서며)
한마디만...그럼 잘 가세요!
내일 누가 그대를 찾으러 갈 거예요!

Sur ton âme,
Si tu me veux pour femme
Fais-moi dire quel jour,
À quelle heure, en quel lieu,
Sous le regard de Dieu
Notre union sera bénie!
Alors, O mon seigneur,
Soi mon unique loi!
Je te livre ma vie entière.
Je te livre ma vie entière.
Et je renie tout ce qui n'est pas toi!
Mais!...si ta tendresse ne veut de moi
Que de folles amours...
Ah! Je t'en conjure alors,
Par cette heure d'ivresse,
Ne me revois plus!
Ne me revois plus!
Et me laisse à la douleur
Qui remplira mes jours.


그대 영혼이
나를 아내로 맞고자 한다면
말해주어요 그날이 언제인지
어느 때, 어느 곳인지
하느님이 지켜보시어
우리 결혼 축복받으리!
그리고, 오 나의 주인이시여,
하나뿐인 율법이 돼 주어요!
내 모든 삶을 바치리.
내 모든 삶을 바치리.
그대가 아닌 모든 것을 버리리!
하지만!... 그대 내게 다정히 바라는 것이
오로지 사랑의 욕정뿐이라면…
아! 나 그대에게 간청하오니,
이 황홀한 시간을 끝으로,
이제 나를 보지 말아요!
이제 나를 보지 말아요!
그리고 나를 내버려 두어요
나 고통 속에 살아가리.

ROMÉO
Ah! je te l'ai dit,
je t'adore!
Dissipe ma nuit!
Sois l'aurore! Sois l'aurore!
Où va mon coeur, où vont mes yeux!
Dispose en reine,
dispose de ma vie.
Verse à mon âme inassouvie,
Verse à mon âme inassouvie,
Toute la lumière des cieux!


〈로미오〉 (쥴리엣 앞에 무릎을 꿇고)
아, 나 이미 그대에게 말했다오,
그대를 사랑한다고!
지나가라 밤이여!
오라 새벽이여! 오라 새벽이여!
내 가슴 가는 곳, 내 눈 가는 곳!
마음대로 하라, 여왕처럼
마음대로 하라, 내 삶을.
부어라, 채워지지 않는 내 영혼에
부어라, 채워지지 않는 내 영혼에
하늘의 모든 빛을 쏟아 부어라!

GERTRUDE (offstage)
Juliette!


〈제르트뤼드〉 (무대밖에서)
쥴리엣!

JULIETTE
On m'appelle!


〈쥴리엣〉
누가 저를 불러요!

ROMÉO
Ah! déjà!


〈로미오〉 (일어나 쥴리엣의 손을 잡으며)
아! 벌써!

JULIETTE
Ah, je tremble
Que l'on nous vois ensemble!


〈쥴리엣〉
아, 두려워요
우리 들키면 어쩌죠!

GERTRUDE
Juliette!


〈제르트뤼드〉 (말하며)
쥴리엣!

JULIETTE
Je viens...


〈쥴리엣〉
가고 있어요...

ROMÉO
Écoute-moi!


〈로미오〉
내 말 들어요!

JULIETTE
Ah!


〈쥴리엣〉
아!

ROMÉO
Non, non,
on ne t'appelle pas!


〈로미오〉 (그녀를 앞으로 끌어당기며)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대를 부르는 게 아니에요!

JULIETTE
Plus bas! plus bas! parle plus bas!


〈쥴리엣〉
조용히! 조용히! 더 조용히 말해요!

ROMÉO
Ah! ne fuis pas encore!
Ah! ne fuis pas encore!
Laisse, laisse ma main
S'oublier en ta main -


〈로미오〉
아! 아직 가지 말아요!
아! 아직 가지 말아요!
내 손, 내 손이
그대 손안에서 잠들게 해요.

JULIETTE
Ah! l'on peut nous surprendre!
Ah! l'on peut nous surprendre!
Laisse, laisse ma main
S' échapper de ta main! Adieu!


〈쥴리엣〉
아! 누가 보면 어떡해요!
아! 누가 보면 어떡해요!
내 손, 내 손이
그대 손에서 벗어나게 해요! 안녕히!

ROMÉO
Adieu!


〈로미오〉
안녕히!

JULIETTE
Adieu!


〈쥴리엣〉
안녕히!

ROMÉO et JULIETTE
Adieu!
De cet adieu si douce est la tristesse
Que je voudrais te dire adieu
Jusqu'a demain!
De cet adieu, etc.


〈로미오와 쥴리엣〉
안녕히! 이제 헤어지리, 달콤하여라 슬픔마저도
나 그대에게 말하노라, 안녕히
내일이 올 때까지!
이제 헤어지리.

JULIETTE
Adieu mille fois!


〈쥴리엣〉
안녕히, 백만 번!

번스타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는 마리아(쥴리엣)를 아버지가 자꾸만 부른다. "가요! 간다고요!" 하고 말해 놓고서는, 둘이서 사랑을 속삭인다. 들키면 어쩌나 걱정도 안 되는지, 그저 세상에 둘 뿐이란다.

MARIA
Only you, you're the only thing I'll see forever
In my eyes in my words and in everything I do
Nothing else but you
Ever


〈마리아〉
오직 너, 너만을 바라볼게 언제까지나
내 눈에, 내 말에, 내 모든 행동에
너만이 있으리
언제나

TONY
And there's nothing for me but Maria
Every sight that I see is Maria


〈토니〉
나에겐 너뿐이야 마리아
내 눈엔 너만 보여 마리아

MARIA
Tony, Tony


〈마리아〉
토니, 토니

TONY
Always you, every thought I'll ever know
Everywhere I go you'll be


〈토니〉
언제나 너만 생각해
어디든 너와 함께해

TONY & MARIA
All the world is only you and me


〈토니 & 마리아〉
온 세상이 너와 나뿐이야

MARIA
Tonight, tonight
It all began tonight
I saw you and the world went away


〈마리아〉
오늘 밤, 오늘 밤
오늘 밤 모든 일이 시작됐어
너를 본 순간 세상이 사라졌어

Tonight, tonight
There's only you tonight
What you are, what you do, what you say


오늘 밤, 오늘 밤
오늘 밤 너밖에 없어
네 모습, 네 행동, 네 말밖에 없어

TONY
Today, all day I had the feeling
A miracle would happen
I know now I was right


〈토니〉
오늘, 온종일 난 느꼈지
기적이 일어나리란 걸
난 알아 그 느낌이 맞았어

TONY & MARIA
For here you are
And what was just a world is a star
Tonight


〈토니 & 마리아〉
왜냐면 여기 네가 있으니
또 세상은 별이 되었으니
오늘 밤

Tonight, tonight
The world is full of light
With suns and moons all over the place


오늘 밤, 오늘 밤
세상은 빛으로 가득해
해와 달이 모든 곳을 비추네

Tonight, tonight
The world is wild and bright
Going mad
Shooting sparks into space


오늘 밤, 오늘 밤
세상은 밝게 타올라
세차게 휘몰아치는
불꽃을 튀기네

Today, the world was just an address
A place for me to live in
No better than all right


오늘, 세상은 주소였을 뿐
내가 그곳에 살았을 뿐
그저 그뿐이었지

But here you are
And what was just a world is a star
Tonight


하지만 여기 네가 있으니
또 세상은 별이 되었으니
오늘 밤

Good night, good night
Sleep well and when you dream
Dream of me
Tonight


잘자, 잘자
편안히 잠자고
내 꿈 꿔
오늘 밤

※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대본을 쓴 작가 아서 로렌츠(Arthur Laurents)는 지난 5월 5일 향년 93세로 타계했다. 고인께 명복을.

2011년 3월 18일 금요일

『BBC 뮤직 매거진』이 지휘자 100명을 대상으로 지휘자 인기 투표했더니

영국 지휘자뿐 아니라 두다멜, 게르기예프, 얀손스 등 이름 있는 지휘자에게 두루 물었다네요.

굵은 글씨는 살아 있는 지휘자입니다.

  1. Carlos Kleiber (1930-2004) Austrian
  2. Leonard Bernstein (1918-1990) American
  3. Claudio Abbado (b1933) Italian
  4. Herbert von Karajan (1908-1989) Austrian
  5. Nikolaus Harnoncourt (b1929) Austrian
  6. Sir Simon Rattle (b 1955) British
  7. Wilhelm Furtwängler (1896-1954)
  8. Arturo Toscanini (1867-1957) Italian
  9. Pierre Boulez (b1925) French
  10. Carlo Maria Giulini (1914-2005) Italian
  11. Sir John Eliot Gardiner (b1943) British
  12. Sir John Barbirolli (1899-1970) British
  13. Ferenc Fricsay (1914-1963) Hungarian
  14. George Szell (1897-1970) Hungarian
  15. Bernard Haitink (b1929) Dutch
  16. Pierre Monteux (1875-1964) French
  17. Yevgeny Mravinsky (1903-1988) Russian
  18. Sir Colin Davis (b1927) British
  19. Sir Thomas Beecham (1879-1961) British
  20. Sir Charles Mackerras (1925-2010) Australian

그런데 뵘도 빠졌고, 샤이도 빠졌고, 바렌보임도 빠졌고, 틸레만도 빠졌고, 정명훈도 빠졌고, 아오…

2011년 2월 7일 월요일

뉴욕필, 디지털 박물관 열어… 번스타인이 메모 남긴 말러 악보 등 인터넷으로 열람 가능

뉴욕필이 디지털 박물관(Digital Archives)을 열었습니다. 번스타인이 지휘자로 있던 1943~1970년 시절 자료를 일차로 공개했고 앞으로 더 많이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번스타인이 뉴욕필 데뷔한 때가 1943년이며, 음악감독으로 있던 기간은 1958~1969년입니다.)

번스타인이 메모를 남긴 말러 악보가 현재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저는 바그너 악보에 무슨 메모를 남겼는지가 더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바그너 《신들의 황혼》 3막 마디 950-4.
© 2001 - 2011 New York Philharmonic. All rights reserved.

악보는 이른바 '지크프리트 장송 행진곡'에서 트럼펫 폭발하는 대목이지요. 번스타인은 바이올린 바로 위에 "poco a poco in 4 ~~→ T"라고 써놨습니다. "T{" 뒤에 나오는 성부가 트럼펫이고요. 한 마디에 4박자로 비팅(beating)해서 트럼펫 나올 때까지 크레셴도 하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저는 이 대목을 연주할 때 이른바 '바이로이트 양식' 또는 '돌파(Durchbruch)' 양식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지휘자에 따라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고 쓴 일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바그네리안 김원철의 바이로이트 여행기 (5)

저는 위 메모를 보고 번스타인이 '바이로이트 양식'을 따르지 않았나 추측했습니다. 마침 유튜브를 찾아보니 음원이 있네요.

4분 3초쯤부터가 위 악보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음질이 그다지 좋지는 않으나 트럼펫을 그다지 극적으로 부풀리지 않고 앞서 나오는 현 크레셴도를 살립니다. 더군다나 악보 다음 쪽에 나오는 마디 956 트럼펫 온음표는 악보에 지시한 길이대로만 연주할 뿐 아니라 갑자기 음량을 줄이기까지 합니다. 숄티가 이 트럼펫 온음표를 절정으로 잡고 두 배로 늘여 연주하며 음 길이만큼 크레셴도로 다스린 대목과는 많이 다르지요.

뉴욕필 디지털 박물관에 더 재미난 내용이 많으니 찾아보세요:
http://archives.nyphil.org

『뉴욕 타임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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