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9일 일요일

이자이: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G장조, Op. 27/5

외젠 이자이는 니콜로 파가니니와 더불어 연주법 측면에서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일종의 ‘통과의례’로 통하는 작곡가다. 바이올리니스트 출신 음악평론가 최은규는 그를 이렇게 평가한다. “그는 스승 비에니아프스키에게서 배운 강렬한 비브라토 주법을 더욱 발전시켜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독자적인 톤을 개발해 냈고 세 개의 손가락만으로 활을 잡는 변칙적인 운궁법으로 대담한 바이올린 연주를 선보였다.”

이자이가 남긴 바이올린 소나타 여섯 곡은 그의 연주법이 집약된 대표작으로, 형식보다 자유로운 상상력을 중시하는 환상곡 전통을 따른다. 그 가운데 ‹소나타 제5번 G장조›는 드뷔시의 영향을 뚜렷이 보여준다. 음색을 구조적 요소로 활용해 음악적 서사를 구축하고, G음을 지속음(페달 포인트)으로 삼아 5도 음정 중심의 음 소재를 변형하는 기법 등이 다름 아닌 드뷔시에게서 가져온 것이다.

음악학자 제시카 리트슈티크는 이 곡에서 이자이가 베토벤식의 논리적이고 유기적인 변주 기법을 쓰지 않는다고 분석한다. 대신 음악적 맥락에 따라 느슨하게 응집된 소재를 모자이크처럼 확장한다. 실을 뽑아내듯 선율을 잇는다는 의미에서 ‘포르트슈피눙’(Fortspinnung)이라 부르는 이 기법은 바로크 음악 전통에 뿌리를 둔다. 이 곡은 바로크 양식이 어떻게 드뷔시를 거쳐 이자이에게 이어졌는지를 보여준다.

제1악장 L’Aurore(새벽)는 어스름한 새벽녘에서 시작해 일출 후 밝은 태양으로 향하는 과정을 묘사한다. 해 뜨는 과정의 빛의 변화를 음색 변화로 표현한 점은 드뷔시 ‹바다› 제1악장과 닮았다. 바이올린 하나로 오케스트라처럼 풍성한 색채를 내기 위해 다양한 연주 기법을 동원한다.

제2악장 Danse rustique(시골풍 춤곡)는 빠르고 생동감 있는 리듬으로 제1악장의 몽환적인 분위기와 대조를 이룬다. 제1악장에서 유래한 음 소재를 이어받아 한낮의 마을 풍경을 묘사하듯 서사적 연결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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