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베르티멘토는 향락을 위한 기악 음악을 뜻한다. 유흥, 기분 전환 등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디베르티레(divertire)’에서 유래했고, 16세기 말과 17세기에 걸쳐 형성되어 18세기에 정착했다. 아마추어 수준의 연주법을 지향하고 형식과 내용 면에서 소나타나 교향곡보다 간결하다. 비슷한 용어로 ‘세레나데’가 있으나, 악기 편성과 악장 구성 측면에서 대개 디베르티멘토가 더 가볍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 D장조, K. 136›은 작곡가가 16살이던 1772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이 곡은 실내악의 투명한 질감과 교향곡적 활력을 동시에 보여준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음악학자 볼프강 루프는 모차르트가 ‘디베르티멘토’ 용어를 가볍고 사교적인 기악이라는 의미에 가깝게 사용하기 시작한 사례로 이 작품을 꼽는다. 그는 모차르트가 앞서 작곡한 K. 113과 K. 131 등의 디베르티멘토가 관현악 편성인 데 비해, K. 136은 현악기만으로 구성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또한 이 곡이 “솔로악기적 구성(Solistisch konzipiert)”을 보이며, 공연보다는 연주를 통한 즐거움과 사교를 위한 곡이라고 분석한다.
여기서 솔로악기적 구성이라는 말은 반드시 한 파트에 한 악기씩이라는 뜻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다. 모차르트는 악보에 저음 파트를 “Basso”로 표기해 더블베이스가 첼로를 더블링할 것을 암시했고, 비올라 역시 복수형인 “Viole”라 적었다. 중요한 점은 작곡가가 가볍고 청량한 텍스처를 지향했다는 사실이며, 따라서 연주자가 많아질수록 이러한 음색을 유지하려면 더욱 정교한 앙상블 능력이 필요하다.
제1악장은 관객 다수에게 친숙할 법한 화려한 선율로 시작한다. 깔끔한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 있고, 제2주제는 제1주제의 ‘에피소드’처럼 지나쳐 사라진다. 결과적으로 제1주제가 곡 전체를 지배하는 짜임새다. 모차르트는 이 곡을 작곡하기에 앞서 이탈리아를 여행했다. 그런 점에서 강렬한 햇살을 닮은 제1주제는 멘델스존 ‹교향곡 제4번 A장조 ‘이탈리아’›와 비교할 만하다. 밝은 정서는 발전부에서 잠시 ‘궂은 날씨’에 가려졌다가, 재현부에서 다시 화창한 날씨로 돌아온다.
제2악장은 노래하듯 이어지는 우아한 선율이 제1악장과 대비된다. 그러나 선율을 이루는 음 소재는 제1악장과 연속성을 유지한다. 특히 제1악장의 딸림음(도미넌트)인 A 음이 반복적으로 강조되면서 두 악장 사이의 연결감을 형성한다. 발전부를 생략한 소나타 형식이며, 제시부와 재현부 사이에 아주 짧은 에피소드가 발전부를 대신한다. 내용적으로는 오페라 아리아와 비슷한 문답식 구성이다.
제3악장에서는 제1악장의 ‘햇살 주제’를 변형해 재활용했다. 에피소드에 해당하는 부분에서는 가벼운 푸가토 기법으로 주제를 한 차례 더 변형한다. A-B-A-B-A 꼴의 론도-소나타 형식이며, 교향곡에 전형적인 론도-피날레 성격을 지닌다.
실내악 편성임에도 악장 구성과 형식 등에서 교향곡적 면모를 지닌 이 작품은 흔히 ‹잘츠부르크 교향곡 제1번›이라는 별칭으로도 알려졌다. ‹디베르티멘토 B♭장조, K. 137›, ‹디베르티멘토 F장조, K. 138›과 함께 ‘잘츠부르크 교향곡’ 3부작으로 묶여 모차르트 초기 현악 디베르티멘토의 정점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