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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13일 화요일

리카르도 샤이, 루체른 페스티벌의 말러 교향곡 8번

『한산신문』에 연재 중인 칼럼입니다.


"마에스트로 샤이, 당신이 클라우디오 아바도를 되살려냈어요!"

지난 8월 12일, 루체른 페스티벌 개막공연 커튼콜 때 한 관객이 이탈리아어로 이렇게 외쳤습니다. 이날 출연했던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 선생이 무대에서 똑똑히 들었다고 해요. 밀라노에서 공연할 때 봤던 사람이라는데 스위스 루체른까지 왔던 모양입니다. 1938년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루체른 페스티벌을 만들었고,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오늘날과 같은 '올스타' 오케스트라로 만들었지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바로 이 사례를 참고해 만든 악단입니다.

리카르도 샤이는 아바도가 밀라노 라스칼라 오페라 극장 음악감독으로 있을 때 20살 나이로 보조지휘자가 되었고, 지금은 그곳 음악감독입니다. 아바도와 샤이는 모두 밀라노 출생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클라우디오 아바도 타계 이후 루체른 페스티벌이 예전 같지 않다는 목소리가 크던 차에 샤이가 루체른 페스티벌 음악감독이 되었습니다. 올해가 그 첫 번째 페스티벌이고, 개막공연은 샤이가 지휘한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말러 교향곡 8번이었습니다.

저는 지난해부터 이 공연에 꼭 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샤이는 살아있는 지휘자 가운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인데다 샤이 음반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것이 말러 교향곡 8번이거든요. 마침내 도착한 루체른 시내 곳곳에 "환영합니다, 리카르도 샤이!"라는 광고가 걸린 모습이 얼마나 멋지던지요!

말러 교향곡 8번은 규모 면에서나 기술적으로나 연주하기 까다롭기로 악명 높습니다. 연주 기법이 어려운 곳도 많지만, 상설 악단이 아닌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대규모 합창단, 솔리스트 8명 등이 함께 연습하기에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을 겁니다. 사무엘 윤 선생 말로는 개막 공연이 총연습(게네랄프로베) 같은 느낌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실수가 제법 있었지만, 그래도 이날 연주는 대단했습니다. 이렇게까지 탁월한 말러 교향곡 8번 연주를 공연장에서 다시 들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지요.

『LA 타임스』 소속 음악평론가 마크 스웨드는 이날 공연을 극찬하는 동시에 '어째서 미국은 리카르도 샤이를 뉴욕, 시카고, 또는 보스턴으로 데려오지 못했을까'라며 한탄했습니다. 음악평론가 페터 하그만은 샤이를 아바도의 "참된 후계자"(eigentlicher Nachfolger), "마땅한 후계자"(Der logische Nachfolger)라 평했습니다. 루체른 페스티벌 예술감독 미하엘 헤플리거는 개막 축하연에서 샤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Veni, vidi, vici!(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미스터 샤이, 당신이 이겼어요!"

샤이는 예술적인 문제를 적당히 넘어가는 법이 없는 지휘자라고 하지요. 그래서 샤이를 싫어하는 음악가도 많고, 몇몇 연주자는 그 때문에 루체른을 떠났다고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말러도 성격이 비슷한 작곡가이자 지휘자였지요. 소프라노 리카르다 메르베스는 이른바 '하이 C'를 '매우 여리게' 부르기가 너무 힘들어서 리허설 중에 울음을 터트렸다고도 합니다. 강력한 성량이 돋보이던 이 가수가 이 대목을 끝내 그럴싸하게 해내는 것을 보고 저는 깜짝 놀랐지요.

명상하는 신부(Pater Profundus) 역을 맡은 사무엘 윤은 제가 어떤 음반으로도 들어보지 못한 기적적인 명연을 들려주었습니다. 지휘자가 까다로운 요구를 해서 힘들었다고 웃으며 불평하면서도 샤이가 강경한 태도를 보일 때는 악보에 분명한 지시가 있을 때라고도 하더군요.

페터 마테이, 율리아네 반제, 후지무라 미호코, 사라 민가르도, 안나 루치아 리히터 등 다른 가수들도 모두 훌륭했지만, 저는 테너 안드레아스 샤거를 보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엄청난 성량과 강력한 고음을 자랑하면서도 카랑카랑한 소리가 아닌 맑고 고운 목소리를 가진 테너였지요. 리듬감에 문제가 있는 것만 빼면 전설적인 바그너 테너로 성장할 만한 가수였습니다. 말러 《대지의 노래》를 부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쓰다 보니 하고 싶은 말을 다 담기에는 지면이 모자라는군요. 하이팅크, 바렌보임, 아르헤리치, 폴리니, 그라지니테틸라 등의 공연에 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나중에 다른 기회가 있을 때 말씀드릴게요.

2010년 3월 17일 수요일

사무엘 윤 의혹?

사무엘 윤

▲ 사무엘 윤. 출처는 사무엘 윤 페이스북.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 오페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고, ☞바그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사람이다. 그래도 모르겠는 사람은 김원철이 옛날에 썼던 연주회 리뷰를 보시라:

합창단과 독창진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훌륭했으며, 그 가운데 바리톤 사무엘 윤이 누구보다도 뛰어났다. 바그너 전문 가수답게 풍부한 성량, 깊고 안정된 음색, 나무랄 데 없는 딕션과 독일인보다 더 독일인다운 '그르릉' 소리, 독일어 무성음을 타악기처럼 활용하는 솜씨, 유럽 오페라 극장에서 잔뼈가 굵은 경험에 힘입은 배우 본능, 연주회장을 압도하는 제왕의 카리스마! 무엇보다 그는 관현악을 멋대로 끌고 가는 대신 음악의 흐름에 맞게 어우러질 줄 알았다. 이것은 오페라 아리아 한 가락 멋지게 부르는 데에만 익숙한 한국 가수들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값진 능력이다. 이런 가수가 더 많이 나와서 베토벤 교향곡 9번을 연주한다면 그 얼마나 멋지겠는가! 재작년 성남 아트센터에서 있었던 구노의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펠레로 나와 신들린 연기와 노래를 들려준 가수를 기억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가 이날 또 한 번 관객을 사로잡은 그 가수다. 사무엘 윤. 장담하건대 열 몇 해 안에 거물이 될 사람이니 그 이름을 꼭 기억해두기 바란다.

☞ 브람스 《독일 레퀴엠》 연주회 리뷰. 정명훈―서울시향 연주, 2007년 11월 28일. http://wagnerian.textcube.com/538

▲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 가운데 〈La Calunnia 험담은 미풍처럼〉. 제 228회 하우스 콘서트, 2009년 8월 7일. 출처: http://freepiano.net/bbs/zboard.php?id=HC_review&no=247

▶ 발단

그런데 언젠가 이 블로그에 사무엘 윤한테 무슨 의혹이 있다는 댓글이 달린 일이 있었다. 김원철은 남 뒤에서 헐뜯는 말을 싫어해서 그냥 잊어버리고 말았는데, 그것을 읽은 어떤 사람이 사무엘 윤한테 얘기해 주었나 보다. 그런데 그 '의혹'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지 사무엘 윤이 궁금했는지 나한테 이메일로 연락해 왔더라. 김원철은 댓글을 쓴 ㄱ 씨와 사무엘 윤 모두와 조금씩 친분이 있어서 두 사람이 얼굴 붉히는 일이 없도록 나서게 되었다.

▶ 의혹을 알려주마

그 의혹은 뜻밖에 정치적으로 민감할지도 모르는 일과 얽혀 있었다. 글타… 자세히 알려고 하면 다친다.

… 아, 이게 아니고. (" )( ")

짧게 쓰자면 ㄱ 씨 직장이 특정 기업에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을 받았고, 지난해 4월 국정감사 때 모 국회의원이 다른 많은 의혹과 함께 그것을 들추었다. 결론이 어떻게 났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ㄱ 씨는 아마도 그 의혹이 어느 정도 사실이라 믿으며, 이에 대해 비판적인 듯하다.

그런데 그 특정 기업이 사무엘 윤이 소속한 매니지먼트(Management) 회사더라. 이건 숨길 것도 없다. MCM이라는 유럽 회사이고, 유럽에서 잘나가는 한국인 오페라 가수 가운데 다수가 이곳 소속이라 보면 된다. 그리고 정황을 보면 MCM 잘못이라기보다는 특혜를 주었다고 의혹을 받은 곳 책임자 잘못이다.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사무엘 윤이 MCM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덤터기 쓸 까닭은 없어 보인다.

ㄱ 씨는 그 '의혹'이라는 말이 "지금에서는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단다. ㄱ 씨 처지에서 문제가 된 댓글을 다시 읽어보면, 사실은 사무엘 윤이 그 의혹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볼 근거는 없다. 다만, 맥락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오해할 만하므로 ㄱ 씨한테 어느 정도 잘못이 있다고 판단된다.

김원철이 알아낸 사건 요지는 이렇다.

사무엘 윤 2004 Bayreuth

▲ 《파르지팔》에서 성배 기사로 분한 사무엘 윤. 2004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크리스토프 슐링엔지프 연출. © Bayreuther Festspiele GmbH. http://www.bayreuther-festspiele.de/fsdb_en/personen/13818/index.htm

따, 딱히 웃기려고 이 사진을 고른 건 아니다. 진짜라능. (" )( ")

사무엘 윤 facebook

▲ 이거슨 멀쩡한 사진. 출처는 사무엘 윤 페이스북.

2009년 8월 27일 목요일

2007.11.28. 브람스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 / 독일 레퀴엠 - 정명훈 / 서울시향

2007년 11월 28일(수)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지휘자 : 정명훈
협연자 : 김영미(소프라노), 사무엘 윤(바리톤), 서울시합창단, 서울모테트합창단

Brahms, Variations on a Theme of Joseph Haydn, op. 56a (17')
Brahms, Ein deutsches Requiem (68')



브람스가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작곡한 것은 교향곡 1번을 완성하기 3년 전인 1873년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작곡가 브람스가 완숙기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분수령이라 할 수 있으며, 동시에 청년 시절부터 써오던 변주곡 시리즈를 끝맺는 '마지막 습작' 같은 곡이기도 하다. 이 둘 가운데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해석 방향이 갈릴 수 있겠는데, 정명훈은 드물게 '습작'에 적지 않은 무게를 둔 것 같다. 그러한 의도는 첫 번째 변주부터 매우 뚜렷하게 나타났다. 템포를 ♩= 105 정도로 잡아 관습적인 템포(대략 ♩= 88)에 비해 빨라도 너무 빨랐던 것이다. 이에 따라 두텁고 어두운 화음을 강조하기보다는 비교적 가볍고 생기있는 '젊은 브람스'를 내세워 브람스에 대한 굳은 생각을 깨트리도록 관객을 도발하는 듯했다.

두 번째 변주부터는 점점 낯설지 않은 템포가 되었다가 나중에는 오히려 점점 느려져서 거대한 리타르단도(점점 느리게) 효과가 나타났다. 마지막 아홉 번째 변주에서는 다시 살짝 아첼레란도(점점 빠르게)를 사용하여 대칭을 이루도록 했는데, 이것은 마지막 변주가 저음 반복(ostinato)을 바탕으로 또 다른 변주곡 형태인 파사칼리아(passacaglia)를 이룬다는 점에서 설득력 있는 해석이다. 다만, 이러한 특징이 관객에게 얼마나 잘 전해졌는지는 의문이다. 비정상적으로 거대한 연주회장 탓에 소리가 뭉개지기 일쑤였는 데다가 변화무쌍한 템포에 단원들이 미처 충분히 자신감을 느끼지 못한 듯 리듬과 다이내믹이 그다지 또렷하지 못한 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휴식 시간 없이 이어진 <독일 레퀴엠>. 이 작품은 예배용 음악이 아니다. 원어 제목인 "Ein deutsches Requiem"에서도 드러나듯 라틴어가 아닌 독일어를 가사로 했을 뿐 아니라 경외서(The Apocryphia)에 나오는 글귀도 일부 가사로 썼으며, 무엇보다 내용 구성이 미사 전례를 따르지도 않고 예수의 속죄나 심판의 날을 준비하는 종말 신앙을 앞세워 드러내지도 않는다. 또 가사를 성서에서 따왔을 뿐 사실은 특정 종교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부분도 없다. 요컨대 이 작품은 삶과 죽음에 대한 보편적인 고뇌를 담고 있으며, 죽은 사람보다는 산 사람을 달래는 곡이다. 이날 연주는 대규모 합창단을 앞세워 고통과 환희와 위안을 생생히 그려낸 한 편의 드라마였다. 2악장에서 팀파니가 이끌어내는 땅울림과 저 깊은 곳에서 북받쳐 오르는 합창의 흥분을 지나 6악장의 '죽음(Tod)'과 '지옥(Hölle)' 가사에 맺힌 절규와 사이 사이를 잇는 푸가토가 특히 좋았다. 마지막 7악장을 들으면서는 문득 김종철의 시구(詩句)를 떠올렸다. 느릿한 템포로 이완된 분위기가 '설레이는 神의 겨울, 그 길고 긴 먼 복도를 지내나와' '어머니 나라에 누운 듯' 편안했다.

합창단과 독창진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훌륭했으며, 그 가운데 바리톤 사무엘 윤이 누구보다도 뛰어났다. 바그너 전문 가수답게 풍부한 성량, 깊고 안정된 음색, 나무랄 데 없는 딕션과 독일인보다 더 독일인다운 '그르릉' 소리, 독일어 무성음을 타악기처럼 활용하는 솜씨, 유럽 오페라 극장에서 잔뼈가 굵은 경험에 힘입은 배우 본능, 연주회장을 압도하는 제왕의 카리스마! 무엇보다 그는 관현악을 멋대로 끌고 가는 대신 음악의 흐름에 맞게 어우러질 줄 알았다. 이것은 오페라 아리아 한 가락 멋지게 부르는 데에만 익숙한 한국 가수들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값진 능력이다. 이런 가수가 더 많이 나와서 베토벤 교향곡 9번을 연주한다면 그 얼마나 멋지겠는가! 재작년 성남 아트센터에서 있었던 구노의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펠레로 나와 신들린 연기와 노래를 들려준 가수를 기억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가 이날 또 한 번 관객을 사로잡은 그 가수다. 사무엘 윤. 장담하건대 열 몇 해 안에 거물이 될 사람이니 그 이름을 꼭 기억해두기 바란다.

소프라노 김영미는 사무엘 윤에게 가려 빛이 바래버렸지만 사실은 나름대로 꽤 훌륭했다. 5악장 독창부는 고음으로 갈수록 음정과 리듬이 잘 맞지 않으면 듣기 싫은 소리가 되기 쉽지만, 김영미는 위험한 부분을 대부분 잘 처리했다. 사무엘 윤과 마찬가지로 '독창'이 아닌 '협연'을 할 줄 아는 가수였다는 점도 반가웠다. 다만, 초반에 고음에서 음정이 살짝 흔들린 것이나 5옥타브 B♭이 나오는 마디 56에서 잠시 템포를 떨어트린 것 등은 옥에 티였다. 목소리가 소녀처럼 맑고 가녀려서 마치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노래하는 듯했으나 성량이 좀 작은 듯해서 아쉽기도 했다. 말러의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Des Knaben Wunderhorn> 중 "천상의 삶 Das himmlische Leben"(교향곡 4번 4악장이기도 함)에 무척 잘 어울릴 듯싶다.

합창단에게는 솔직히 말해 별로 기대하지 않았으나 웬걸, 생각보다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다. 1악장 여린 음부터 감탄을 자아냈는데, 흔히 대규모 합창단이 메조포르테보다 여린 소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을 보아 왔기 때문이다. 이날 연주에서는 피아노까지는 꽤 안정적이었고 피아니시모도 나쁘지 않게 소화했다. 푸가에서도 성부 균형이 잘 맞았고, 지휘자의 지시에 반응하는 것도 재빨랐다. 물론 흠 잡으려면 얼마든지 잡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 합창단 사정이 어려운 것은 안 봐도 뻔한데 이렇게까지 해내다니 그저 기운을 북돋워주는 말만 해주고 싶다. 그리고 바라건대 합창단도 서울시향처럼 재단의 든든한 지원을 업고 선진화된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상식 하나. 레퀴엠을 연주할 때에는 박수를 치지 않는 게 관례다. 장례식장에서 웃고 떠들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독일 레퀴엠>은 정식 미사 레퀴엠도 아닌데다 연주회장에서 연주가 끝났을 때 박수를 치지 않고 멀뚱멀뚱 있는 것도 이상하지만, 적어도 연주가 끝나자마자 요란한 박수가 터져 나오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이날 정명훈은 마지막 잔향이 완전히 사라지고도 10초 이상 지휘봉을 내리지 않고 침묵을 '연주'했다. 이른바 '안다 박수'가 막판에 분위기를 깨는 일이 잦은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광경이었다. 연주자에게도 관객에게도 축복을, Selig s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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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철. 2007. 이 글은 '정보공유라이선스: 영리·개작불허'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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