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 오페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고, ☞바그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사람이다. 그래도 모르겠는 사람은 김원철이 옛날에 썼던 연주회 리뷰를 보시라:
합창단과 독창진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훌륭했으며, 그 가운데 바리톤 사무엘 윤이 누구보다도 뛰어났다. 바그너 전문 가수답게 풍부한 성량, 깊고 안정된 음색, 나무랄 데 없는 딕션과 독일인보다 더 독일인다운 '그르릉' 소리, 독일어 무성음을 타악기처럼 활용하는 솜씨, 유럽 오페라 극장에서 잔뼈가 굵은 경험에 힘입은 배우 본능, 연주회장을 압도하는 제왕의 카리스마! 무엇보다 그는 관현악을 멋대로 끌고 가는 대신 음악의 흐름에 맞게 어우러질 줄 알았다. 이것은 오페라 아리아 한 가락 멋지게 부르는 데에만 익숙한 한국 가수들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값진 능력이다. 이런 가수가 더 많이 나와서 베토벤 교향곡 9번을 연주한다면 그 얼마나 멋지겠는가! 재작년 성남 아트센터에서 있었던 구노의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펠레로 나와 신들린 연기와 노래를 들려준 가수를 기억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가 이날 또 한 번 관객을 사로잡은 그 가수다. 사무엘 윤. 장담하건대 열 몇 해 안에 거물이 될 사람이니 그 이름을 꼭 기억해두기 바란다.
☞ 브람스 《독일 레퀴엠》 연주회 리뷰. 정명훈―서울시향 연주, 2007년 11월 28일. http://wagnerian.textcube.com/538
▲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 가운데 〈La Calunnia 험담은 미풍처럼〉. 제 228회 하우스 콘서트, 2009년 8월 7일. 출처: http://freepiano.net/bbs/zboard.php?id=HC_review&no=247
▶ 발단
그런데 언젠가 이 블로그에 사무엘 윤한테 무슨 의혹이 있다는 댓글이 달린 일이 있었다. 김원철은 남 뒤에서 헐뜯는 말을 싫어해서 그냥 잊어버리고 말았는데, 그것을 읽은 어떤 사람이 사무엘 윤한테 얘기해 주었나 보다. 그런데 그 '의혹'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지 사무엘 윤이 궁금했는지 나한테 이메일로 연락해 왔더라. 김원철은 댓글을 쓴 ㄱ 씨와 사무엘 윤 모두와 조금씩 친분이 있어서 두 사람이 얼굴 붉히는 일이 없도록 나서게 되었다.
▶ 의혹을 알려주마
그 의혹은 뜻밖에 정치적으로 민감할지도 모르는 일과 얽혀 있었다. 글타… 자세히 알려고 하면 다친다.
… 아, 이게 아니고. (" )( ")
짧게 쓰자면 ㄱ 씨 직장이 특정 기업에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을 받았고, 지난해 4월 국정감사 때 모 국회의원이 다른 많은 의혹과 함께 그것을 들추었다. 결론이 어떻게 났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ㄱ 씨는 아마도 그 의혹이 어느 정도 사실이라 믿으며, 이에 대해 비판적인 듯하다.
그런데 그 특정 기업이 사무엘 윤이 소속한 매니지먼트(Management) 회사더라. 이건 숨길 것도 없다. MCM이라는 유럽 회사이고, 유럽에서 잘나가는 한국인 오페라 가수 가운데 다수가 이곳 소속이라 보면 된다. 그리고 정황을 보면 MCM 잘못이라기보다는 특혜를 주었다고 의혹을 받은 곳 책임자 잘못이다.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사무엘 윤이 MCM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덤터기 쓸 까닭은 없어 보인다.
ㄱ 씨는 그 '의혹'이라는 말이 "지금에서는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단다. ㄱ 씨 처지에서 문제가 된 댓글을 다시 읽어보면, 사실은 사무엘 윤이 그 의혹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볼 근거는 없다. 다만, 맥락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오해할 만하므로 ㄱ 씨한테 어느 정도 잘못이 있다고 판단된다.
김원철이 알아낸 사건 요지는 이렇다.
▲ 《파르지팔》에서 성배 기사로 분한 사무엘 윤. 2004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크리스토프 슐링엔지프 연출. © Bayreuther Festspiele GmbH. http://www.bayreuther-festspiele.de/fsdb_en/personen/13818/index.htm
따, 딱히 웃기려고 이 사진을 고른 건 아니다. 진짜라능. (" )( ")
▲ 이거슨 멀쩡한 사진. 출처는 사무엘 윤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