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8일 일요일

쿠르타그: ‹기호 II›, ‹필린스키 야노시: 제라르 드 네르발›, ‹믿음›, ‹그림자›

1989년부터 1997년 사이에 쿠르타그는 예전에 쓴 소품들을 모으고 고쳐서 ‹기호, 유희 그리고 메시지›(Jelek, játékok és üzenetek)라는 작품집을 발표했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베이스, 그리고 네 악기를 다양하게 조합한 소품으로 된 이 작품집 가운데 오늘 연주될 다섯 곡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작곡되었다.

쿠르타그는 버르토크와 베베른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기호›는 특히 고도로 압축된 표현이 베베른과 닮은꼴이며, 리듬과 세세한 표현은 버르토크를 닮았다.
‹필린스키 야노시: 제라르 드 네르발›은 20세기 헝가리 시인 필린스키 야노시의 ‹제라르 드 네르발›을 바탕으로 한 곡이다(헝가리에서는 동아시아처럼 성을 이름 앞에 쓴다). 제라르 드 네르발은 19세기 프랑스 시인으로 불행한 삶을 자살로 마감했다.

강변이 아닌 강변.
해돋이가 되지 못한 기억,
해자(垓字)의 어떤 것
머릿속 뾰족한 바늘.

‹믿음›은 소프라노와 피아노를 위한 ‹보르네미서 페테르의 말씀›을 첼로 독주곡으로 편곡하여 읆조리듯 노래하는 첼로 소리로 가사를 대신한 작품이다. 보르네미서 페테르는 16세기 헝가리 루터파 주교였고, 쿠르타그의 원곡은 보르네미서의 설교 중 믿음에 관한 내용을 가사로 한다.

‹그림자›는 하행하는 음형을 중심으로 하는 흐릿한 텍스처가 특징적인 작품으로, 첼리스트 스티븐 이설리스는 이 곡에서 셰익스피어 «햄릿»에서 유령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대목을 떠올리기도 했다. "여기다!—여기다!—사라졌어!"(’Tis here!—’Tis here!—’Tis g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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