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르지 리게티: 첼로 독주를 위한 소나타
부다페스트 음악원 학생이었던 1948년의 리게티는 남몰래 짝사랑하던 첼로 전공 여학생을 위해 첼로 독주를 위한 ‹대화›(Dialogo)를 작곡했다. 이것은 음악으로 쓴 연애편지였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작품에 담긴 리게티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했으며 이 곡이 공개 연주된 일도 없다고 전해진다. 1953년이 되어 첼리스트 베러 데네시(Vera Dénes)로부터 작품 위촉을 받았을 때, 리게티는 ‹대화›와 쌍을 이루는 ‹카프리치오›를 작곡했다. 그리고 이 둘을 묶어 ‹첼로 독주를 위한 소나타›라 이름 붙였다. 그러나 공산주의 국가였던 당시의 헝가리에서는 작품 발표에 앞서 ’작곡가 연맹’의 검열을 받아야 했는데, 이 작품은 2악장 ‹카프리치오›가 너무 현대적이라는 이유로 검열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 작품은 1983년 파리에서 초연되었고, 악보가 출판된 것은 1990년이다.
헝가리에서 활동하던 시기의 리게티는 코다이와 버르토크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고 있었다. 이 작품의 1악장 ‹대화›에서는 코다이의 영향이, 2악장 ‹카프리치오›에서는 버르토크의 영향이 두드러진다. 1악장은 제목처럼 ‘대화하는’ 남녀의 말소리가 음악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코다이 첼로 소나타가 그렇듯 ’목소리’에 담긴 감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2악장 ‹카프리치오›는 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매우 빠르게 쏟아지는 음들과 그 속에 담긴 불꽃 테크닉이 특징이다. 공산주의 헝가리가 용납하지 못했던 것과 달리, 오늘날의 눈높이로는 ‹카프리치오›가 본격 현대음악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György Ligeti: Sonata for Solo Cello (1948/53)
In 1948, while a student at the Budapest Conservatory, Ligeti composed ‹Dialogo› for Solo Cello as a secret love letter to a cello student. But unfortunately, it is said that she did not notice Ligeti’s heart in this piece, and it was never performed in public. In 1953, when cellist Vera Dénes commissioned him a new work, Ligeti composed the ‹Capriccio› paired with the ‹Dialogo› to form the ‹Sonata for Solo Cello›. However, in Hungary, a communist country at the time, the music had to be censored by the Composers’ Union prior to its release. It was not approved by the censorship board due to its modern nature of the second movement, ‹Capriccio›. The premiere of the Sonata did not take place until 1983 in Paris and the score was not published until 1990.
Ligeti’s music during his time in Hungary was heavily influenced by Kodaly and Bartók, with Kodaly’s influence being evident in the first movement, ‹Dialogo›, and Bartók’s influence being prominent in the second movement, ‹Capriccio›. The first movement expresses the voices of a man and woman in conversation, and as in the case of Kodály’s Cello Sonata, the role of emotions in the ‘voice’ is important. The second movement features fast, pouring notes and sparkling techniques typical of a capriccio. In contrast to the communist Hungary, the ‹Capriccio› is not considered as too modern today.
코다이: 첼로 독주를 위한 소나타
“다른 어떤 작곡가도 이 작품과 비슷한 곡을 쓴 일이 없다. […] 목소리를 닮은 놀라운 효과로 독창적이고 독특한 양식을 창조[…] 그런 효과가 아니더라도 이 작품의 가치는 눈부실 만큼 명백하다.” (벨러 버르토크)
오페라의 레치타티보를 기악에 응용한 사례는 드물지 않다. 파를란도(parlando), 즉 말하듯이 연주하라는 나타냄말 또한 기악 음악에 때때로 나온다. 그러나 코다이의 첼로 독주를 위한 소나타에서는 ’말소리’가 음악에 극적 효과를 더하는 ’양념’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말소리’가 그 자체로 음악을 지배한다. 3악장을 빼고 나면 이 곡에서 리듬의 규칙성은 없다시피 하고, 첼로는 마치 배우가 독백하듯 말한다. 말하자면 이 작품은 첼로라는 배우가 출연하는 일인극이다.
첼로가 하는 말을 사람이 알아들을 수는 없다. 이때 관객에게 필요한 것은 ’목소리’에 실린 감정에 귀 기울이는 일이다. 1악장에서 때때로 음산한 음형이 마치 효과음향처럼 반복되는 가운데 첼로는 분노하고 절규하며 통곡한다. 2악장에서는 탄식하고 흐느낀다. 3악장에서는 뜬금없이 헝가리 민속 음악을 닮은 음형이 나온다. 반복되는 신나는 리듬과 함께 관객은 처음으로 ’말소리’가 아닌 ’음악’을 듣게 된다. 그러나 처음 나온 음형이 변형되면서 음악에 다시금 말소리가 끼어든다. 웃음을 잃지 않는 저항을 말하는 것일까?
Z. Kodály: Sonata for Solo Cello
“No other composer has written music that is at all similar to this type of work […] creating an original and unusual style, with its surprising effects of vocal type; though quite apart from these effects the musical value of the work is brilliantly apparent.” (Béla Bartók)
The use of opera recitatives in instrumental music is not uncommon, and the term “parlando,” meaning to play as if speaking, also appears occasionally in instrumental music. However, in Kodaly’s ‹Sonata for Solo Cello›, the “speaking sound” dominates the music, rather than being used as a dramatic effect. With the exception of the third movement, there is almost no regularity of rhythm in this piece, and the cello speaks as if it were a stage actor reciting a monologue. In other words, this work is a monodrama featuring an actor named Cello.
While a human cannot understand what the cello is saying, what the audience needs is to listen to the emotions in the ‘voice.’ In the first movement, the cello becomes angry, screams, and weeps, while the occasional gloomy motif repeats like shadows. In the second movement, it sighs and weeps. In the third movement, a sound pattern resembling Hungarian folk music appears out of nowhere. With the recurrent exciting rhythm, the audience for the first time hears ‘music,’ not ‘voice.’ However, as the first motif is transformed, the sound of speech intervenes again in the music. Did Kodály want to express a sense of resistance that nevertheless always maintains laugh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