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첼로 모음곡은 첼리스트 파블로 카살스가 ‘재발견’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 말은 오해와 달리 ’재발견’ 전까지 존재 자체가 완전히 잊혔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이 작품의 가치를 알아본 사람이 거의 없었고, 그래서 그저 ‘연습용’ 작품으로만 여겨졌을 뿐이다. 작품의 진가를 카살스 이전에 알아본 사람으로 이를테면 슈만이 있으며, 그는 이 작품을 피아노곡으로 편곡해 출판하려고 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바흐가 ‘비올론첼로’(Violoncello)라고 했던 악기는 사실 첼로가 아니라, 첼로와 비슷하지만 어깨에 메고 연주하는 다른 악기였다고 한다. 악기 이름에 혼선이 있지만 ‘비올론첼로 다 스팔라’(Violoncello da spalla) 또는 ‘비올라 다 스팔라’(Viola da spalla)로 굳어지는 추세다. 지휘자·바이올리니스트·비올리스트 시히스발트 카위컨이 이런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사람으로, 그는 바흐 첼로 모음곡 전곡을 이 악기로 연주한 음반을 발표한 바 있다. 카위컨의 제자이자 바흐 콜레기움 재팬의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테라카도 료 또한 이 악기로 바흐 첼로 모음곡 음반을 남겼다.
모음곡 1번 G장조는 알르망드 - 쿠랑트 - 사라방드 - 지그 순서를 기본으로 하는 전형적인 바로크 시대 춤곡 모음곡의 악장 구성을 하고 있다. 바흐는 알르망드 앞에 전주곡을 넣고 사라방드와 지그 사이에 다른 춤곡을 넣곤 했는데, 모음곡 1번에는 미뉴에트를 넣었다.
모음곡 1번의 전주곡은 첼로 모음곡 전곡을 통틀어 가장 유명하다. 표면적으로는 단선율 곡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여러 성부가 선율 하나에 녹아 있어 화성적 울림을 만들어 내는 것이 특징적이다. 알르망드는 살짝 느린 4박자 춤곡이다. 못갖춘마디 넷째 박으로 시작해 길게 늘어지는 첫 박으로 이어지고, 물 흐르듯 우아하게 흘러가는 것이 특징이다. 쿠랑트는 빠른 3박자 춤곡으로 3/2박자 곡이 많으며, 못갖춘마디로 시작하며 때때로 2분박과 3분박이 교차하거나 헤미올라 리듬이 나오기도 한다. 여기서는 3/4박자로 되어 있다.
사라방드는 느린 3박자 춤곡으로 마디 둘째 박이 길게 강조됨으로써 정박으로 시작함에도 못갖춘마디 느낌이 살짝 드는 것이 특징이다. 미뉴에트는 보통 빠르기에 사뿐사뿐 우아한 걸음이 특징적인 3박자 춤곡으로, 보통 두 마디씩 짝을 이루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6박자 춤곡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그는 3박자 계통의 빠른 춤곡이다. 못갖춘마디로 시작하며, 때로는 부점 리듬이 두드러지기도 하지만 바흐 첼로 모음곡 1번 지그에서는 8분음이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16분음이 양념처럼 등장한다.
모음곡 6번 D장조는 알르망드 - 쿠랑트 - 사라방드 - 지그 순서를 기본으로 하는 전형적인 바로크 시대 춤곡 모음곡의 악장 구성을 하고 있다. 바흐는 알르망드 앞에 전주곡을 넣고 사라방드와 지그 사이에 다른 춤곡을 넣곤 했는데, 모음곡 6번에는 가보트를 넣었다.
가보트는 4박자 계통의 보통 빠르기 춤곡이다. 못갖춘마디 셋째 박으로 시작해 여린 박 둘이 나오고서야 정박이 나오며, 흔히 가보트와 비슷한 춤곡인 뮈제트와 짝을 이룬다. 뮈제트는 백파이프처럼 윙윙거리는 저음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