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8일 화요일

피아니스트 언드라시 시프(András Schiff)가 『워싱턴 포스트』에 쓴 사설

피아니스트 언드라시 시프가 오는 23일 내한하네요. 네이버 동호회 〈슈만과 클라라〉에서 단체예매 신청받고 있습니다. (참고로, 헝가리에서는 성을 이름 앞에 쓰므로 본디 '시프 언드라시'가 맞습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그냥 성을 뒤에 썼습니다.)

그런데 시프는 지난 1월 19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 인터뷰에서 헝가리 미디어법을 비판하며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나는 현재 헝가리에서 아예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 기피인물, 입국금지인물)이다. 나는 앞으로 헝가리에서 연주하거나 심지어 헝가리에 가는 일조차 다시는 없으리라 믿는다. […] 지금 헝가리에서 일어나는 일은 몇몇 고약한 독재정권을 떠올리게끔 한다. 정치가들이 가수를 뽑는 일이나 오케스트라에서 클라리넷 수석을 누가 맡을지 정하는 일에까지 간섭한다. (☞ 원문 보기)

그런가 하면 지휘자 아담 피셔(Ádám Fischer)는 지난 10월 정부 간섭에 반발해 헝가리 국립오페라 음악 감독직을 사임하기도 했습니다. 또 아담 피셔 동생이자 지휘자인 이반 피셔(Iván Fischer)는 사임하지는 않겠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고통스러운 상황이다. 그러나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하는 연주회는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중요하며, 부다페스트에 사는 유대인 약 10만 명에게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헝가리에서는 민족주의와 인종주의, 집시 공동체에 대한 증오가 힘을 키우고 있다. 누군가 이러한 흐름에 맞서 일어나야 한다. (☞ 원문 보기)

자세한 배경 설명은 신문 기사를 참고하세요.

'언론 통제 악법' 만든 헝가리, 유럽에서 왕따 (프레시안)

경제 통합 꿈꾸는 EU, 주머니 비자 ‘동서 갈등’ 증폭 (경향신문)

그런데 언드라시 시프는 지난 1월 1일에 『워싱턴포스트』에 직접 글을 쓰기도 했네요. 전문을 우리말로 옮겨 봤습니다. (☞ 원문 보기)

헝가리가 EU에서 맡은 역할 의심스러워

12월 26일 자 사설 ☞"헝가리의 푸틴화(Putinization)"가 반갑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는 유럽 연합 회원국이 아니지만,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헝가리는 회원국입니다. 이 어마어마한 단체는 상업 및 무역 기구일 뿐 아니라 유럽 공공 가치를 대변할 것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후자를 따졌을 때, 헝가리는 토요일에 예정되었듯이 ☞이사회 의장국을 맡을 만하고 그럴 준비가 되었을까요?

최근 소식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관용지수(tolerance level)가 엄청나게 낮습니다. 인종주의, 롬족(집시; '집시'는 정치적으로 올바른(politically correct) 말이 아닙니다. ― 김원철 주) 차별, 반유대주의, 외국인 혐오증, 쇼비니즘, 반동적인 민족주의… 이러한 증상은 몹시 우려스럽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가 먼 옛날에 잊었기를 바랐던 기억을 떠올리게끔 합니다. 많은 사람이 두려워합니다.

최신 미디어법은 줄 잇는 충격적 사건에 대미를 장식합니다. 이 법은 많은 부분 예술과 관련 있습니다. EU 의장국 자리는 영광이자 의무입니다. 유럽 연합과 미합중국은 헝가리를 주시해야 합니다. 유럽 연합은 회원국에 규범을 제시해야 합니다. 우리는 공공 가치를 지키고 존중해야 합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언드라시 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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