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27일 수요일

윤이상: 교향곡 2번 (1984)

윤이상은 동아시아 전통음악의 음 조직 원리를 20세기 서양 아방가르드 음악 어법으로 재구성한 음악으로 1960년대에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이른바 ’동베를린 사건’을 겪고 나서는 자유와 평화 등의 음악 외적인 ’메시지’를 작품에 담거나, 또는 음악으로 도(道)와 해탈을 추구하는 등으로 음악 양식을 꾸준히 변화시켰다.

윤이상이 1984년에 작곡한 교향곡 2번은 갈등과 폭력 → 눈물과 고뇌 → 투쟁과 희망으로 이어지는 음악적 서사구조를 따른다는 점에서 ‘광주여 영원히’(1981), ‘실내교향곡 2번’(1989), ‘화염 속의 천사’(1994) 등과 일견 비슷해 보인다. 금관이 폭력을 주도하고 현이 그에 맞서 저항하며, 목관악기가 둘 사이를 매개하고, 타악기는 사건의 ’배경’으로 기능하는 점은 이 시기의 윤이상 음악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작품이 다른 작품과 다른 점은 음악적 서사의 결말이다. 음악을 이루는 주요음은 C♯으로 시작해 격렬한 투쟁을 거치며 조금씩 상승하는 방향성을 보이는데, 윤이상 작품 세계에서 도(道)의 세계를 상징하는 A(라) 음을 반음 앞두고 희망은 마지막 순간 좌절된다. 트롬본의 폭압적인 5도 하행 음형에 굴복한 현악기가 G♯에서 5도 하행해 처음의 C♯으로 돌아간다. 이에 대해 음악학자 볼프강 슈파러는 작곡가가 세상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변화를 호소했다고 보았다.

글 찾기

글 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