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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좋아하는 페친도 많아서 며칠 뒤 내한할 폴란드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치메르만(Krystian Zimerman)의 성씨가 어떤 발음인지 살짝 갑론을박도 벌어진다. 독일어 성씨라서 폴란드어 발음도 철자에 따른 [z]가 아닌 어원대로 [ts]이므로 원칙적으로는 '치메르만'이 알맞다. 다만 국어원에서 정한 표기 용례는 실제 발음을 놓쳐 '지메르만'이다. 발음 [ts]에 맞는 '치메르만'과 국어원 용례 '지메르만' 중 맘에 드는 걸 고르면 된다.
통용되는 또 다른 표기인 짐머만, 지머만, 침머만, 치머만, 찜머만 등은 독일어 [ˈtsɪmɐman 치머만]이 바탕이다. 독일어든 폴란드어든 '짐'이나 '침'일 필요가 없으나 어원인 Zimmermann이 잘 알려져, 겹친 철자 m 탓에 '짐머만'도 통용된다. 독일어 Sommer[ˈzɔmɐ 조머]를 '좀머'로도, 영어 summer[ˈsʌmə 서머]를 '섬머/썸머'로도 적는 것과도 비슷하나, 표준 독일어와 영어의 어중 mm, nn은 앞 모음이 짧은 소리임을 나타낼 뿐이다.
독일계 성씨 Zimmermann에서 철자 m과 n이 빠져 Zimerman으로 폴란드어화됐으나 Z는 남았다. 철자를 모두 폴란드화한 성씨 Cymerman[tsɨmerman]도 있다. 독일 성씨 Schmidt, Schmitt[슈미트]가 어원인 폴란드어 성씨도 Szmyd/Szmyt, Szmid/Szmit가 있듯 독일어 단모음 i[ɪ]는 폴란드어 i[i]와 y[ɨ] 중간쯤이라 철자가 둘 사이를 오간다. 폴란드어 낱말 강세는 끝에서 둘째 음절이지만, 몇몇 외래어 및 고유명사는 예외적인데 Zimerman은 발음 [ts]뿐 아니라 강세도 독일어처럼 첫 음절 i에 온다.
Zimerman의 z 발음이 [z]라는 설은 영어권의 음악인 성명 발음 가이드를 비롯해 일부 발음 사전에 나온다. 철자와 발음의 일치가 매우 큰 폴란드어라 그리 추정했겠지만 완전히 폴란드어화됐다면 [zi]가 아니고 zima[ˈʑi.ma 겨울]처럼 [ʑi]다. 한국어 '시[ɕi]'의 유성음에 해당하는 [ʑi]라서 [zi]와는 또 다르다. 영어 she[ʃi] 및 이의 유성음 [ʒi]와도 비슷하고 [si]의 유성음 [zi]와는 꽤 다르다. 폴란드어 유튜브, 팟캐스트, 방송의 진행자들 발음을 들어보면 [z]나 [ʑ]와는 확연히 다른 [ts]가 하나같이 잘 드러난다. 일본어, 러시아어, 히브리어 역시 [ts]에 따른 표기를 한다.
치메르만 본인이 폴란드어 발음으로 불러달라 요청했다는 한국 언론 기사도 보이는데 딴 언어 출처는 찾기가 어렵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겠다. 영어로 인터뷰하는 외국인은 본인 이름이 Michael[미하엘], David[다비드]라도 '마이클', '데이비드'처럼 영어식 발음을 할 때도 있는데 영어 어두에 [ts]가 없어서 [z]로 발음해 줬거나, 그게 좀 부풀려져 전해졌을지도 모른다. 또한 그런 기사를 봐도 발음인지 표기인지 명확히 밝히지 못하듯 발음과 한글 표기와의 관계도 잘 모르거나 폴란드어 자음들의 발음을 세밀히 구별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폴란드어는 자음이 매우 복잡해 한글 표기 ㅊ에 해당하는 음소는 c[ts], ć[tɕ], cz[tʂ] 세 개, ㅈ 음소는 z[z], ź[ʑ], ż/rz[ʐ], dz[dz], dź[dʑ], dż[dʐ] 등 무려 여섯 개나 된다. 한국어는 어두 ㅈ/ㅊ[tɕ]와 어중 ㅈ[감자 dʑ]처럼 폴란드어와 같은 소리도 있으나, [z]나 [ts]는 없고 이 둘을 각각 ㅈ과 ㅊ으로 표기만 할 뿐이다. 설령 폴란드어 발음 [ts]를 들었어도 헷갈렸거나 그게 ㅊ보다 ㅈ에 가깝다 여겼을 수 있다.
[ts]는 표기법상 주로 'ㅊ'이지만 중국어 병음 zi[tsɹ]]는 '쯔'이고(毛澤東 Mao Zedong 마오쩌둥) 일본어 つ[tsu]는 '쓰'다. 일반명사 '쓰나미'는 표기법 '쓰'가 통해도 고유명사는 '마쓰코'보다 '마츠코'가 잘 통용되고, '모차르트' 이전은 '모짜르트'였듯 [ts]는 표기가 까다롭다. [츠]와 [쓰]를 섞은 [쯔]로 통일하는 것도 나을지 모른다. 한국 사람들은 [치]를 영어 cheese 발음과 비슷하다 느낄 테니, [찌메르만]이 오히려 [ts]에 가깝게 들리기도 한다.
독일어 Deutsch[dɔʏ̯tʃ 도이치], Zeit[tsaɪ̯t 차이트/짜이트], 이탈리아어 Luciano(루치아노)[luˈtʃano 루차노], pizza(피자)[ˈpittsa 피차/피짜]처럼 파찰음 [tʃ]와 [ts]가 음소로 있는 언어는 후자의 표기에 'ㅉ' 도입을 해도 좋겠다. 다만 표기법이 세분화될수록 복잡해진다는 단점도 명백하므로 꼭 강력히 밀겠다는 건 아니다. Zimerman의 국어원 표기 용례는 [z]에 따른 '지메르만'이니 그걸 써도 되겠으나, 실은 원래 발음 [ts]에도 맞고 피아노 치는 사람이니 '치메르만'이 더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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