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runfar.egloos.com/1596685
딴에는 그럴듯한 학술자료까지 들이미는데, 사람의 지각능력을 측정하는 실험을 했는데 발표한 매체가 지각심리학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저널이다. 이것만 봐도 실험 디자인 엉망진창일 거 안 봐도 비디오라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실용론자들이 좋아하는 곡학아세로 보입니다. 사람의 청각능력을 가지고 실험을 하려면 지각심리학자가 나서야 하고, 발표되는 학술지도 심리학 관련 저널이어야 합니다. 사람이 실험 대상이 될 때 생기는 수많은 변수들을 통제하는 훈련이 되지 않은 사람이 실험해 봐야 결과를 믿을 수가 없어요. 사기꾼 마술사인 유리겔라는 물리학자의 실험에 참여하기를 좋아했지요. 그 물리학자들 다 속아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심리학자가 하는 실험은 한사코 피해갔습니다. 애초에 그런 사기꾼에게 관심 두는 심리학자도 잘 없었지만요. 결국 유리겔라가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은 전직 마술사 출신 코미디언이었습니다.
Psychological Review 같은 권위 있는 심리학 저널에 있는 논문 하나만 인용해주시면 저는 조용히 찌그러지겠습니다. 그리고 저 논문 원문을 입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시면 제가 읽어보고 조목조목 반박해드리겠습니다. 저는 지금은 음대 다니지만 한때 실험심리학 전공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구글 검색하면 그 논문 나온단다. 검색해보니 Ashihara 등이 쓴 논문과 Dunn이 쓴 둘째 논문이 나온다. Dunn이 했다는 역치곡선부터 수상한데 그건 첫 번째 논문이고 다운로드하려니 돈 내란다. 그래서 Ashihara 등이 쓴 논문만 읽었다. 사실 그것만 읽어도 Benjamin 같은 사람이 쓴 논문들 다 막장인 거 잘 알겠더라.
Ahihara K, Kiryu S, Koizumi N. et al. Detection threshold for distortions due to jitter on digital audio. Acoustical Science and Technology Vol. 26 (2005) , No. 1 pp.50-54
아참, 저 블로그에서 저자 이름 틀렸다. 이히하라가 아니라 이시하라다. '이시하라 팔레트'라는 게 있는데, 다른 사람이지만 색맹 검사할 때 쓰는 알록달록 숫자책 만든 사람이 이시하라다.
... 다 읽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엉망진창이라는 사실에 분노하면서 블로그 링크 확인하러 다시 갔다가 이런 댓글을 발견했다.
찌름찌름
죄송합니다만... 2000년도들어 이미 깨질대로 깨진 이론입니다...
논하는것 자체가 무의미한...그런 이론입니다..
혹시 어줍잖은곳에서 반론이 있었던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실 분이 계신데요.. AES/EBU에서 철저히 검증된 반박자료입니다.
이미 화석화된.. 그런 내용인데 이게 왜 아직까지 이슈화 되는지(그것도 한국에서만 말이죠..;;), 그 이유를 아직도 알 수가 없습니다..;;;;
... 아 쓰바 괜히 애써서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귀찮아진다. 실험심리학 전공한 사람이 보기에 치명적인 결함이 대여섯가지는 되는 막장 논문이라는 것만 말하고 싶다. Acoustical Science and Technology라는 저널도 웃긴다. 아무리 실험심리학에 무지해도 그렇지 엉터리 실험 디자인이라는 게 그렇게 눈에 안 들어오나?
이 실험에 비하면 실용오디오에서 소개한 앰프 비교 블라인드테스트는 상대적으로,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매우 잘된 실험이다. 물론 이 실험도 치명적인 결함이 몇 가지 되는 엉터리다. 전에 반박 글 쓴 적 있으니 참고하시라:
http://wagnerian.textcube.com/85
... 글 쓰다가 생각이 좀 바뀌었다. 치명적인 결함만 몇 가지 간단하게만 써놓겠다.
1. 피험자가 자칭 오디오 전문가였던 모양인데, 이런 인간들 수준이 어떤지는 아래 링크만 읽어보라. 차라리 일류 레코딩 엔지니어 한 50명 모아놓고 실험했으면 반은 믿어주겠다.
http://aprilmusic.co.kr/freeboard/view.asp?part=freeboard&idx=5181&gopage=1
2. 그 자칭 오디오 전문가가 고작 23명이다. 결과가 정규분포를 따를 거라고 어떻게 확신하고 30명도 안 되는 샘플을 갖다 쓰나? 이따위 엉터리 디자인으로는 230명이라도 믿어줄까 말까다.
3. 지터를 소프트웨어로 통제했는데, 하드웨어가 중구난방이라 여기서 끼어들 수 있는 변수가 수십가지는 되겠다. 샘플이 230이라도 믿어줄까 말까한 이유 가운데 하나.
4. 안 봐도 비디오였지만, 단기 테스트 했더라. 한 시간 이상씩 한 달 이상 해야 된다.
5. 내가 꼼꼼히 안 읽어봐서 그런지 몰라도 통계적 가설검정에 대한 부분은 전혀 안 보인다. 저자가 통계학에 대해 일자무식이라는 정황증거. 샘플 수 23이랄 때부터 알아봤지.
6. 찌름찌름님은 single frequency 가지고 실험했다는 걸 지적하셨는데, 내가 대충 읽어봐서 그런지 몰라도 다른 논문이랑 착각하신 게 아닐까 싶다. 설마 여기서부터 막장이려고. 이건 음향학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만 있어도 안 할 실수잖아. 음향학 비전공자인 나도 아는 걸.
대략 생각나는 치.명.적.인. 결함만 이 정도. 더 쓰려니 귀찮다.
마지막으로, 실용오디오 탈레반들이 이따위 엉터리 자료 들이밀면서 곡학아세할 때에는 그냥 빙긋 웃어주지는 말고, 이뭐병... 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