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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8일 월요일

작품 설명: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 서곡,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 책자에 실릴 글입니다.

▶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 서곡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는 성서에 나오는 느부갓네살(네부카드네자르) 왕과 바빌로니아로 끌려간 히브리 백성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나부코'라는 이름은 '느부갓네살'을 이탈리아식으로 축약한 것입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대목은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지요. 이번에 경기필이 연주할 서곡에도 그 선율이 담겨 있습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히브리가 전쟁에서 바빌로니아에 패합니다. 예루살렘 왕의 조카인 이스마엘레는 예루살렘에 인질로 잡혀 온 바빌로니아의 페네나 공주와 사랑하는 사이로, 페네나를 탈출시키고 싶어합니다. 페네나의 언니인 아비가일레는 히브리 포로를 모두 풀어줄 테니 자신을 사랑해 달라고 말하지만, 이스마엘레는 거절합니다. 자카리아는 솔로몬 성전을 파괴하려는 나부코 군대에 맞서 페네나 목에 칼을 들이대며 인질극을 벌이고, 이스마엘레가 페네나를 구합니다.

아비가일레는 자신이 노예의 몸에서 태어났으며, 나부코 왕이 페네나에게 왕위를 물려줄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포로로 잡혀 온 자카리아는 페네나에게 유대교 율법을 가르치고, 페네나를 구한 이스마엘레를 히브리 사람들 앞에서 변호합니다. 한편, 나부코는 자신이 신이라고 선언했다가 벼락을 맞고 쓰러집니다. 아비가일레가 스스로 왕이 되었음을 선언하고, 페네나가 포함된 히브리 포로를 처형하고자 제정신이 아닌 나부코에게 승인 서명을 받아냅니다. 뒤늦게 사실을 깨달은 나부코가 아비가일레의 출생의 비밀을 밝히겠다고 협박하지만, 아비가일레는 증거를 없애고 나부코를 감금합니다. 노예가 된 히브리 포로들이 조국을 그리워하며 노래합니다.

페네나가 형장으로 끌려갈 때, 나부코가 제정신을 차리고 히브리 신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충신 압달로가 부하를 거느리고 나타납니다. 나부코가 앞장서며 페네나와 히브리 사람들을 구하고, 바빌로니아 신상이 저절로 부서집니다. 나부코는 히브리 사람들을 풀어 주고, 바빌로니아 백성으로 하여금 히브리 신을 찬양하게 합니다. 아비가일레는 독약을 마시고, 페네나와 이스마엘레에게 용서를 구하며, 히브리 신에게 자비를 구한 뒤 죽습니다.

▶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은 작곡가가 최초 구상 후 개정하는 과정에서 교향곡이 될 뻔했던 작품으로, 일반적인 협주곡과 달리 교향곡처럼 몰아치는 관현악에 피아노가 홀로 맞서야 하는 까닭에 협연자에게 엄청난 도전이 되는 작품입니다. 특히 1악장은 짜임새도 매우 길고 복잡해요.

1악장은 확장된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시부―발전부―재현부'를 기본 형태로 하는 소나타 형식에 관해 대충 아시는 분이라면, 강렬한 오케스트라 총주에 이어 여리게 흐르는 대목을 제시부 제2 주제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소나타 형식의 짜임새를 분석하려면 음 소재, 텍스처, 조성 구조 등을 복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여기서는 여러 주제로 된 '제1 주제군(thematic group)'이 한참 더 이어지고, 피아노가 처음 나올 때에도 제1 주제군을 이어가지요. 마침내 피아노 독주로 나오는 제2 주제는 느리고 달콤합니다.

▲ 1악장 제2주제

2악장은 그냥 편하게 들으면 됩니다. 음악이 흐르는 동안 애틋한 추억 한 자락,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그리운 사람의 얼굴을 떠올려 보세요. "잘있나요? 저는 잘있어요!"

브람스는 자필 악보에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받으소서(Benedictus qui venit in nomine Dominus)"라고도 썼습니다. 시편에 나오는 말씀으로 레퀴엠 가사로도 곧잘 쓰이는 구절이지요. 이 곡을 쓰는 동안 브람스가 존경해 마지않았던 슈만이 죽음을 맞기도 했습니다.

3악장은 들뜬 분위기로 마구 달리는 즐거운 악장입니다. 론도 형식으로 A―B―A'―B'―푸가―A"―B"―카덴차―종결구 꼴 짜임새이고, 론도 주제(A)와 에피소드 주제(B)는 잘 들어보면 음악적 뿌리가 같지요. 사실은 1악장 제2 주제와도 뿌리가 같습니다. 푸가에서는 론도 주제와 에피소드 주제가 뒤섞이면서 마치 소나타 형식의 발전부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가만 보면, 3악장 짜임새가 론도 형식이면서도 소나타 형식과 닮은꼴이기도 하지요! 종결구에서는 에피소드 주제(B)와 론도 주제(A)가 느리게 나온 다음, 곧바로 결승점으로 마구 달려갑니다. 마지막에 짧은 카덴차가 또 나옵니다.

▶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5번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전곡을 통틀어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곡이지요. 구소련에서는 스탈린상을 받은 이 작품을 공산당을 찬양하는 걸작으로 선전해 왔지만, 오히려 이 곡은 스탈린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읽을 수 있는 양면적인 작품입니다.

이 작품과 관련해 기막힌 사연이 있어요. 쇼스타코비치는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부인》을 발표했다가 스탈린 정권에 단단히 밉보입니다. 스탈린이 그 공연을 관람하고는, 소련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에서 쇼스타코비치를 직접 비판했거든요. 작품 속에 부패한 소련 경찰이 등장하는 등 스탈린의 심기를 거스르는 내용이 있기도 합니다. 서슬 퍼렇던 스탈린 정권 때 그런 일이 있었으니, 작곡가가 얼마나 큰 위협을 느꼈을지 짐작할 수 있겠죠?

그래서 쇼스타코비치는 교향곡 4번 발표를 미루고 5번 교향곡을 작곡해 먼저 발표합니다. 베토벤 교향곡 5번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어둠에서 광명으로’ 짜임새를 사용하고, 어마어마한 승리의 팡파르로 곡을 끝맺었지요. 스탈린 정권은 이것을 '공산당의 위대한 승리'로 받아들였나 봅니다. 그러나 훗날 밝혀진 여러 증거는 예술가를 탄압하는 독재정권에 대한 비판이 작품에 담겼음을 시사합니다.

1악장은 현악기의 돌림노래로 시작합니다. 목놓아 울부짖는 듯한 이 대목은 소나타 형식의 도입부, 그리고 바로 이어 나오는 바이올린의 느린 선율이 제1 주제라 할 수 있겠는데, 이곳에 나온 음형이 곡 전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제2 주제에 해당하는 음형은 도입부 음형과 뿌리가 같아요. 그러니까 첫 열두 마디쯤이 조각조각 나뉘어 1악장이 끝날 때까지 변형, 발전하는 짜임새입니다. 사실은 곡이 끝날 때까지 이 음형이 계속 변형되어 나오지요.

골치 아픈 얘기를 더 늘어놓지는 않을게요. 스탈린 시대 러시아를 상상하면서 들어 보세요.

▲ 1악장 바이올린 악보 1~14마디. 연필로 써놓은 흔적은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의 해석이며, 출처는 뉴욕필 디지털 도서관(http://archives.nyphil.org).

2악장에서는 무시무시한 냉소가 음악을 지배합니다. 작곡가가 일부러 듣기 싫게 잔뜩 꼬아놓은 음표로 가득해요. 정상적으로(?) 흘러가는 대목이 없다시피 하므로, 집중해서 '시퍼렇게 날을 세워' 연주해야 제맛이 나는 악장입니다. 세상이 어딘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생각에 공감하고 분노해야만 이 악장을 이해할 수 있을 듯합니다.

3악장은 현을 중심으로 서럽게 울어대는 악장입니다. 금관악기는 아예 나오지 않고, 가끔 목관악기와 하프가 거드는 정도이지요. 울다가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게 아니라, 그냥 목놓아 울고 나서 허무하고 쓸쓸하게 끝납니다.

4악장은 '혁명이다!' 이 한 마디로 설명이 됩니다. 문제는 이 혁명이 어떻게 끝나느냐인데요, 앞서 이 작품이 스탈린 정권을 찬양하거나 비판하거나, 어느 쪽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양면적인 작품이라 했지요. '혁명'의 끝 또한 어느 쪽인지 애매합니다. 빛나는 승리일 수도 있겠지만, 또 어찌 들으면 그저 뜬금없고 과장되기만 한 정신승리 같기도 하거든요.

4악장 종결구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끝없이 찬란하게 쏟아지는 D 장조 으뜸화음입니다. 으뜸화음이 무려 74마디 가까이 음악을 지배하지요. 물론 중간에 화음이 조금씩 바뀌기는 하지만, 금관악기가 연주하는 주선율이 다른 화음을 불러올 때에도 현악기와 목관악기가 거의 같은 음을 고집스럽게 연주하면서 으뜸화음의 '중력권'을 벗어나지 않게끔 합니다. 말러 교향곡 1번이 비슷하게 끝나는데, 아마도 쇼스타코비치가 말러를 흉내 냈을 거예요.

2013년 5월 23일 목요일

작품 설명: 베르디 《운명의 힘》 서곡,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림스키-코르사코프 《세헤라자데》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 팸플릿과 웹매거진에 실은 글입니다.

☞ 원문 링크 : http://g-phil.kr/?p=1507

▶ 베르디 《운명의 힘》 서곡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은 서곡이 가장 유명하지요. 이 글에서는 음악에 관해 자세히 얘기하기보다 줄거리를 알려드릴 테니 상상하면서 들어 보세요.

레오노라는 잉카 제국 왕족인 돈 알바로와 사랑하는 사이이지만, 레오노라의 아버지인 칼라트라바 후작이 그것을 반대합니다. 레오노라는 망설인 끝에 알바로를 따라 몰래 도망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칼라트라바 후작이 칼을 들고 막아서고, 알바로는 총기 오발로 후작을 죽이게 됩니다. 두 사람은 따로 갈라져 도망칩니다.

레오노라의 오빠인 돈 카를로가 두 사람을 추적합니다. 레오노라는 알바로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먼 친척인 수도원장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고 수도원 근처에 있는 작은 동굴에서 홀로 기도하며 살아갑니다. 알바로는 레오노라가 죽었으리라 생각하고 전쟁터에서 싸우다 죽기를 바랍니다. 카를로가 전쟁터에서 알바로를 만나고, 두 사람은 서로 알아보지 못한 채 영원한 우정을 맹세합니다.

알바로는 부상을 당해 후송됩니다. 알바로는 카를로에게 비밀 상자를 건네며 열지 말고 태워 달라 부탁하지만, 카를로는 상자를 열어 알바로의 정체를 알고 복수를 다짐합니다. 알바로가 완쾌된 뒤 카를로가 결투를 신청했다가 무산되는 과정에서 알바로는 레오노라가 살아 있음을 알게 됩니다.

알바로는 불행한 운명을 한탄하고 수도사가 되어 '라파엘'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갑니다. 카를로는 알바로를 찾아내고 결투를 벌인 끝에 중상을 입습니다. 카를로는 죽기 전 종부성사를 간청하고, 알바로는 가까운 동굴에 사는 수녀를 찾아갔다가 그곳에서 레오노라를 만납니다. 카를로는 레오노라를 칼로 찌른 뒤 죽고, 레오노라는 카를로를 용서한 뒤 죽습니다. 수도원장이 달려와 세 사람을 위해 기도합니다. (판본에 따라 알바로가 자살하기도 합니다.)

▶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은 딱히 표제가 없는 작품이므로, 음악 외적인 설명을 늘어놓는 대신에 조금 딱딱하더라도 악곡의 짜임새를 설명하겠습니다. 이른바 '소나타 형식'에 관해서는 많이들 아시겠지만, 모르시는 분을 위해 간략하게나마 설명할게요.

소나타 형식은 크게 보아 제시부―발전부―재현부 세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시부는 제1 주제, 그와 대비되는 제2 주제, 그리고 경과구 따위로 이루어져 있고, 발전부는 제시부 주제가 자유롭게 '발전'하는 곳입니다. 재현부는 제시부를 그대로 또는 비슷하게 되새기는 곳이고요. 때로는 앞뒤로 서주(intro)와 종결부(Coda)가 덧붙을 수도 있습니다. 소나타 형식을 제대로 설명하려면 책 한 권으로도 모자라지만, 여기서 복잡한 얘기는 더 하지 않겠습니다.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은 변형된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 있지요. 제1 주제는 길고 어둡고 화려하지만 으스스한 바이올린 독주가 이끌고, 오케스트라는 때로 거드는 식입니다. 목가적인 제2 주제는 첼로와 바순으로 시작하고 클라리넷, 오보에, 플루트와 바이올린이 선율을 받아 뒤따릅니다. 그리고 독주 바이올린이 제2 주제를 애달프게 울부짖는 느낌으로 고쳐 연주합니다. 오케스트라가 다시금 선율을 이끄는 대목은 '작은 종결부'(codetta), 또는 관점에 따라 제3 주제라 할 수 있습니다.

▲ 1악장 제2주제

▲ 1악장 제2주제의 변형(독주 바이올린)

협주곡에서 악장이 끝나기 직전에 협연자가 홀로 화려하게 연주하는 대목을 카덴차(cadenza)라고 하지요.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에서는 제1 주제에서 제2 주제로 넘어가기 직전에 카덴차를 닮은 빠르고 화려한 음형이 나오고, 1악장 발전부가 통째로 카덴차를 대신합니다.

발전부가 끝나면, 제시부가 변형된 재현부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짧은 종결구(Coda)와 함께 1악장이 끝납니다.

짜임새가 복잡한 것은 1악장까지입니다. 2악장은 A-B-C 세 도막으로 되어 있지만, 이런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음악을 들으면서 저마다 슬픈 기억을 하나씩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서럽게 울부짖는 바이올린 소리와 함께 쓰라린 마음을 그러모았다가 쓸쓸한 선율 속에 떠내려 보내세요.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3악장은 A-B-A'-B'-종결구 꼴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빠른 음형으로 쉼 없이 달리는 짜임새입니다. 듣기 좋은 선율과 다채로운 음색, 북유럽의 자연을 연상시키는 서늘한 공기, 그 공기를 뚫고 쏟아지는 밝은 햇빛처럼 화려한 독주 바이올린이 멋진 악장입니다. 협연자가 기교를 마음껏 뽐내는 모습이 더욱 멋지지요.

▶ 세헤라자데, 셰에라자드, 샤흐르자드

《세헤라자데》는 『천일야화』에 나오는 왕비 칭호를 가리키는 제목입니다. 원작 『천일야화』는 페르시아어이고, 프랑스 작가 앙투안 갈랑이 프랑스어로 옮겨서 유럽에 알려졌으며, 영국 작가 리처드 프랜시스 버튼이 옮긴 영어판이 가장 유명합니다. 판본이 복잡한 만큼 표기법도 복잡해요.

『천일야화』에 나오는, 페르시아 왕비를 부르는 이름은 본디 샤흐르자드(شهرزاد‎)입니다. 그런데 국립국어원에서는 페르시아어 한글 표기법을 아직 정하지 않았고, 『천일야화』 관련 표기는 프랑스어를 기준으로 할 것을 권장합니다. 그래서 셰에라자드(Shéhérazade)가 되지요. 림스키-코르사코프가 러시아 작곡가이므로 러시아어 표기까지 참고하자면 셰헤레자다(Шехерезада)가 됩니다.

그러나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세헤라자데'라 쓰기로 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표기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다른 이름은 페르시아어를 기준으로 쓸게요. 이를테면 왕은 '샤흐르야르'입니다. 또 《세헤라자데》 악장마다 붙은 표제에도 페르시아어를 바탕으로 '신드바드'와 '칼란다르' 등으로 썼습니다.

▶ 림스키-코르사코프 《세헤라자데》

림스키-코르사코프의 교향적 모음곡 《세헤라자데》는 각 악장이 『천일야화』의 특정 에피소드를 묘사한 곡은 아닙니다. 다만, 작곡가가 나중에 다음과 같은 표제를 덧붙였다고 하지요.

1. 바다와 신드바드의 배

2. 칼란다르 왕자

3. 왕자님과 공주님

4. 바그다드의 축제. 바다. 청동 기병으로 둘러싸인 절벽에서 배가 난파함

작곡가가 자서전에 쓴 설명에 따르면, 《세헤라자데》 1악장 처음에 나오는 짧고 묵직한 음형은 샤흐르야르, 그러니까 왕을 뜻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나오는 바이올린 독주가 '세헤라자데'를 뜻하지요. '세헤라자데' 음형은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에 조금씩 달라진 모습으로 계속 나오니까 잘 기억해 두세요.

뒤이어서 첼로가 같은 음형을 고집스럽게 되풀이하기 시작합니다. 비올라가 때때로 거듭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느낌이 '파도'를 닮았지요. 바이올린이 그 위에서 '샤흐르야르' 음형을 살짝 고친 '바다' 음형을 연주합니다. 그러니까 이 작품에서 샤흐르야르의 사나운 성격은 거친 바다의 이미지와 겹치지요. 바다는 때로 거칠고, 때로 잔잔합니다.

2악장 '칼란다르 왕자' 이야기를 들려주는 세헤라자데는 더 화려하고, 어찌 들으면 요염합니다. '칼란다르'는 종교지도자에게 붙이는 칭호인데, 2악장에 어떤 이야기를 담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칼란다르도 신드바드처럼 배를 타고 있는 듯해요. 햇볕 따사로운 나른한 오후에 갑판에서 무언가 흥미진진한 '사건'이 일어나는 모습이 떠오르거든요.

3악장 '왕자님과 공주님'은 달콤한 사랑 노래입니다. 그런데 이제까지와 달리 음악이 한참 흐르고 나서야 '세헤라자데' 바이올린 독주가 나옵니다. 펼침화음으로 마치 협주곡의 카덴차처럼 화려한 음형을 연주하더니 오케스트라의 사랑 노래를 이끌어 버리지요. 마치 '왕자님과 공주님'은 다름 아닌 '샤흐르야르와 세헤라자데'라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세헤라자데'를 달리 쓰면 '샤흐르자드'라 했지요. '샤흐르야르와 샤흐르자드'는 '아사달과 아사녀' 또는 '갑돌이와 갑순이'처럼 사랑 노래가 어울리는 한 쌍입니다.

4악장에서는 살타렐로(Saltarello), 타란텔라(tarantella) 등 빠른 춤곡 리듬으로 마구 달리는 가운데 앞선 악장에서 나온 음형들이 이 리듬과 엇갈리고 뒤섞입니다. 살타렐로와 타란텔라는 거의 비슷하므로 이 글에서 머리 아프게 차이를 설명하지는 않을게요. 둘 다 이탈리아 춤곡 양식이라는 대목이 얄궂은데요, 생각해 보면 아라비아 사람들이 춤추고 놀 때 무슨 음악을 듣는지 머릿속에 얼른 떠오르나요? 설마 '뚫흙 뚫흙 뚫 따다다?'

신 나는 축제 분위기는 '바다' 음형을 만나고 배가 난파하면서 파국을 맞습니다. 바다가 잔잔해지면 '세헤라자데'(바이올린)와 '서툴게 다정해진 샤흐르야르'(첼로 및 더블베이스)가 여운을 주는 대화를 나누면서 음악이 끝납니다.

세헤라자데는 어떤 사람일까요? 무서운 임금님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여장부? 임금님을 유혹하는 요녀? 마음 깊은 곳 상처를 달래는 어머니? 경기필 정하나 악장님이 바이올린으로 들려주는 세헤라자데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하세요!

※ 티켓 예매 바로가기 :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oodsCode=13004033

2013년 4월 7일 일요일

새로운 작품이 있는 공연을 위하여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웹매거진에 실은 글입니다.

원문 링크 : http://g-phil.kr/?p=1479

"국내 어느 교향악단도 한국 작곡가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작곡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길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나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거나 동인들의 주머니를 털어 관현악단을 사는(!) 방법, 젊은 작곡가라면 콩쿠르에 응모하는 방법 등이 있을 뿐이다. 지원을 받기도, 관현악단을 사기도, 콩쿠르에 응모하기도 어려운 입장에 있는 작곡가들은 당연히 그나마 연주가 용이한 실내악에 치중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양적인 감소뿐만 아니라 필연적으로 그에 뒤따르는 질적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

작곡가 전상직 선생께서 10년 전에 쓰신 글입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당시 명칭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발간하는 『문예연감』 서양음악 분야에서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로 쓰신 글이었지요. 이 글에서 지적하신 우리나라 작곡계 형편은 10년이 지난 2013년 현재 조금은 나아졌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인 듯합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그곳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곳에는 작곡가가 활동하기 훨씬 좋은 든든한 인프라가 있어요. 오케스트라 또는 오페라 극장 등에서 작곡가에게 새 작품을 위촉하고, 그 작품이 초연되면 애호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어 다른 악단이 그 작품을 또 연주하는 선순환이 일어나곤 합니다.

요즘은 방송 인터넷 중계가 흔해서, 조금만 찾아 보면 외국 유명 악단의 공연 실황을 들을 수 있지요. 공연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발표된지 몇 해 지나지 않은 작품들이 한 곡쯤 들어 있곤 합니다. 아예 현대 작품만 연주하는 공연도 제법 있고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음악 공연은 '그들만의 잔치'가 되기 일쑤이지요.

조금 자극적인 통계 수치 하나만 말씀드릴게요. 2012년판 『문예연감』에 나타난 2011년 전체 공연 건수는 8,274건입니다. 그 가운데 작곡발표회로 분류된 공연은 1.1%이고, 경기 지역만 따지면 단 한 건입니다. 한 건도 공연되지 못한 해도 있고요. 다른 범주로 분류된 공연에서 신작이 초연된 사례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평소 공연장에서 창작곡을 얼마나 들을 수 있는지를 경험적으로 생각해 보면, 사실은 이 수치도 생각보다 많다고 느껴집니다.

"한해의 작곡계를 돌아볼 때마다 항상 느끼는 가장 큰 아쉬움은 자발적 청중의 부재와 그로 인한 창작곡의 고립현상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여전히 작곡가 단체(동인)들의 발표회 및 몇몇 현대음악제라는 인적(人的), 공간적으로 폐쇄된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답답함을 더해온다." (전상직)

음악 애호가라면 윤이상이나 진은숙 같은 세계적인 작곡가의 이름을 떠올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분들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라 할 수 있어요. '피겨 여왕'이라 불리는 김연아 선수를 생각해 보세요. 우리나라에 피겨 스케이트 선수를 기르는 인프라가 훌륭해서 김연아 선수가 성공했다고 하기는 어렵잖아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예술 창작을 지원하는 공공기관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예술단체가 신작을 초연하면, 작곡가와 예술단체가 각각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지요. 그러나 국민이 낸 세금으로 어느 예술가와 예술단체를 지원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간단하지 않습니다. 어느 작품이 얼마만큼 훌륭한지 어떻게 평가할까요?

"그외 공연장이나 연주단체들의 기획프로그램과 연주자 개개인의 연주회에서 창작품을 연주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그 또한 행사용이거나 문예진흥기금 수령을 위한 방편으로 짜맞춤형 연주회에 창작품이 이용되는 경우가 많아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작곡가 이만방 선생이 2006년 『문예연감』에 쓰신 글입니다. 공공기관답게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객관적인 기준으로 작품을 평가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문제들이 생기곤 하지요. 정부가 나서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그 지원금이 넉넉한 것도 아니어서, 이를테면 문화예술위원회 지원을 확정 받아놓고도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신작 오페라 공연이 취소된 사례도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초연이 종연(終演)이 되곤 한다는 것입니다. 작곡가가 자비를 들이거나 지원금을 받아 신작을 발표하면, 대개 초연을 끝으로 그 작품이 다시 연주되기 어렵다는 뜻이지요. 다시 연주되더라도 '그들만의 잔치'라 할 만한 공연이 되기 일쑤이고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번 공연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한국의 악단들이 동시대 한국 작곡가의 곡을 프로그램에 삽입해 소개하는 공연은 종종 있었지만, 이번 공연처럼 대규모 공립 오케스트라가 동시대 현역 작곡가 한 사람의 곡들로만 정기연주회 전체 프로그램을 구성해 연주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되는 곡들은 어쩌면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고전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예술작품은 어떤 면에서 공공재(公共財)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작품을 청중에게 소개하는 일에 경기필이 나서고자 합니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류재준의 밤》 공연을 준비하면서 티켓 판매 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공공 예술단체로서 수익률보다는 국내 최초로 한국 작곡가를 집중 조명한다는 취지에 뜻을 두고 이번 공연에 예산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경기필이 작곡가에게 저작권료를 지급함은 물론 협연자와 합창단 등 모든 비용을 지원하는 이번 공연이, 현 시대의 작곡가들에게 진정한 예술 창작 의욕을 고양하고 음악애호가들에겐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넓히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작품 설명: 류재준 《장미의 이름》 서곡, 바이올린 협주곡 1번, 교향곡 1번 '레퀴엠' (Sinfonia da Requiem)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웹매거진에 실은 글입니다.

원문 링크 : http://g-phil.kr/?p=1475

▶ 장미의 이름 서곡

움베르토 에코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장미의 이름》은 해외에서 위촉받아 작곡 중인 미완성 오페라로, 그 중 서곡이 먼저 발표되어 지난 2012년에 초연되었다.

소설 『장미의 이름』은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추리소설인 동시에 중세 도그마와 근대정신이 대립하는 신학 논쟁, 중세인의 생활상과 세계관 묘사, 고전 문헌에 대한 패러디 등이 내용의 중심이 되는 작품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327년 겨울, 프란체스코회 수도회의 수도사 윌리엄과 멜크 수도원의 젊은 수련사 아드소는 황제와 교황의 회담 준비차 회담이 열릴 어느 수도원에 도착한다. 수도원장은 장서관에서 일하던 수도사가 시체로 발견된 사건을 윌리엄 수도사에게 알리며 교황 측 조사관이 오기 전에 사건을 조사해 달라고 부탁한다.

사건 수사 중 수도사와 장서관 사서, 보조사서 등이 잇달아 시체로 발견된다. 윌리엄은 추론 끝에 사건의 경위를 알아내고 장서관에서 밀실을 찾아낸다. 그곳에는 금지된 책을 수도사들이 읽지 못하도록 막아온 늙은 수도사 호르헤가 있었다. 윌리엄과 호르헤는 한 치 물러섬 없는 신학 논쟁을 펼친다.

사건의 발단이 된 금지된 책은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제2권의 유일한 필사본이었다. 작품 속에서 설정으로만 존재하는 이 책은 희극과 웃음의 가치를 논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실존하는 책이자 비극에 관해 논한 『시학』(제1권)과 대비된다.

호르헤 수도사는 신념을 지키고자 장서관에 불을 지르고 그곳에서 죽는다. 중세 최대 장서관이었던 그곳은 사흘 동안 타오르며 결국 폐허가 된다.

▶ 바이올린 협주곡 1번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폴란드 라보라토리움 현대음악제 위촉으로 작곡되었으며, 2006년 피오트르 보르코프스키가 지휘하는 포들라시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초연한 뒤로 유럽에서 10회 이상 공연되었고, 미국에서는 막심 벤게로프 협연으로 마이클 틸슨 토머스가 지휘하는 디트로이트 심포니 등이 공연한 명곡이다.

바르샤바 쇼팽 음악원의 마리안 보르코프스키 교수는 이 작품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작곡가가 현대적인 표현 기법을 사용했음에도 사실은 낭만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류재준은 저명한 스승과 조언자들의 음악에서 영감을 얻은 듯하며, 아울러 유럽 음악 전통, 특히 19세기 초반 유산에서 가장 훌륭한 특징을 가져다 창의적인 방식으로 다루었다.

이 작품은 류재준의 비범한 재능, 관현악의 색채감과 질감에 대한 감수성, 극적인 진행에 관한 관심과 건축적 능수능란함을 증명한다. 말러(Mahler)처럼 절묘한 클라이맥스, 느리고 명상적인 도입부와 심오한 표현, 아름답고 서정적인 바이올린 독주를 주목할 만하며 […] 또한 독주자와 오케스트라가 기발하게 상호작용하면서 독주자가 기교를 (전형적인 '불꽃 테크닉'은 없을지라도) 뽐내는 가운데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음향적 장관을 펼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적이다.

▶ 교향곡 1번 - 레퀴엠

작곡가 류재준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준 이 작품은 2008년 5월 폴란드 루드비히 판 베토벤 음악제에서 우카시 보로비치(Łukasz Borowicz)가 지휘하는 폴란드 방송교향악단이 초연하였고, 당시 폴란드 관객 전원이 10여 분간 기립박수를 보냈을 만큼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 곡이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추모식에 쓰이면서 ‘정주영 레퀴엠’이라고 알려지기도 했으나, 류재준 작곡가는 이것이 작품의 순수성과 배치된다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 작품 진혼교향곡 'Sinfonia da Requiem'은 순수음악으로써 어떠한 기타 표제적인 성격이나 내용을 담지 아니한다.

이 작품은 지금의 한국을 만든 모든 이들에게 드리는 헌정일 뿐 일개인에게 헌정된 작품이 아니다.

이 작품을 ‘정주영 레퀴엠’이라고 하는 것은 고 정주영 회장의 아들인 정몽일 씨가 이 작품을 쓰게 될 단초를 제공하였고 작품이 만들어진 후 고 정주영 회장의 추모식에 쓰면서 일방적으로 붙인 작품명일 뿐이며 이는 이 작품의 순수성과는 배치된다.

이 작품은 작곡가 류재준의 1번 교향곡으로 명명될 것이며 정식 이름은 진혼교향곡‘Sinfonia da Requiem'이고 헌정은 한국의 현재를 만든 우리의 전세대(前世代)에게 하는 것으로 더 이상의 논란의 여지가 없음을 분명히 한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그리고 소프라노가 삶과 죽음, 슬픔과 희망을 노래하는 이 작품의 가사는 라틴어 미사통상문에서 따왔으며, 우리말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1악장 : 영원한 안식을 (Requiem aeternam)

주님, 영원한 안식을 그들에게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시온에서 찬미함이 마땅하오니
예루살렘에서 내 서원 바쳐 지리이다.
나의 기도 들어주소서
모든 사람들이 당신께 오리이다
주님, 영원한 안식을 그들에게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2악장 : 진노의 날 (Dies irae)

진노의 날 (Dies irae)

진노와 심판의 날이 임하면
다윗과 시빌의 예언 따라
하늘과 땅이 모두 재가 되리라.
모든 선과 악을 기리시려
천상에서 심판관이 내려오실 때
인간들의 가슴은 공포로 찢어지리!

나팔소리 (Tuba mirum)

놀라운 나팔소리가
세상의 모든 무덤 위에 올리며
모든 이를 보좌 앞에 모으리라
심판관 주께 답변하러
모든 피조물이 깨어날 때
죽음이 엄습하고 만물은 진동하리

기록된 책 (Liber scriptus)

보라! 모든 행위 기록들이
엄밀하게 책에 적혔으니
그 장부 따라 심판하시리
심판관 주께서 좌정하실 때
모든 숨겨진 행위가 드러나리니
죄지은 자 벌받지 않는 일없으리라

가엾은 나 (Quid sum miser)

가엾은 나는 무엇을 탄원하며
누가 나를 위해 중재할까?
자비가 필요한 그때는 언제일까?

위엄과 공포의 왕 (Rex tremendae majestatis)

위엄과 공포의 왕,
값없이 우리를 구하시니 긍휼의 근원이시여,
그때에 우리를 도우소서

눈물의 날 (Lacrimosa)

눈물의 날, 그날이 오면!
땅의 먼지로부터 일어난
심판 받을 자들이 주 앞에 나아오리
천주여 자비로써 그들을 사하소서
긍휼의 주 예수여 축복하사
그들에게 당신의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아멘.

3악장 : 봉헌송 (Offertorio)

봉헌 (Offertorio)

영광의 왕, 주 예수, 그리스도.
죽은 모든 신자들의 영혼을
지옥의 형벌과 깊은 구렁에서 구하소서
사자의 입으로부터 그들을 구하소서
지옥이 그들을 삼키지 않게 하시고
그들이 어둠 속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그리고 성 미카엘의 인도에 따라
일찍이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약속하신
거룩한 빛의 세계로 그들을 이끄소서

산 제물을 (Hostias)

주여, 찬양과 기도의 산 제물을 드리니
오늘 우리가 추도하는 영혼들을 위해 받아주소서
주여, 일찍이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약속하신 것처럼
그들을 사망을 지나 생명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지옥의 형벌로부터 신자들의 영혼을 구하시어
그들을 사망을 지나 생명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4악장 : 거룩하시도다 (Sanctus)

너, 시온의 비탄에서 일어나라

거룩하시도다 (Sanctus)

거룩, 거룩, 거룩
만군의 주
하늘과 땅이 그분의 영광으로 가득하도다

찬미 받으소서 (Benedictus)

높은 곳에서 호산나!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 받으소서
높은 곳에서 호산나!

영원한 안식을 (Requiem aeternam)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주님, 영원한 안식을 그들에게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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