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토요일

클라라 슈만: 세 개의 로망스, Op. 22 /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3번 c단조, Op. 101

클라라 슈만: 세 개의 로망스, Op. 22

로망스는 낭만적·애상적 감성으로 가득한 악곡을 뜻한다. 본디 성악곡을 일컫는 말로 발라드와 동의어에 가까웠으나 18세기 이후 기악 로망스가 정착되었다. 세도막 형식 또는 론도 형식이 일반적이다. 클라라 슈만의 로망스(Op. 22)는 19세기 풍의 짙은 애수가 가득한 작품으로, 발표 당시부터 호평받았으며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가 되었다.

1853년에 작곡된 이 곡은 클라라 슈만의 마지막 작품 중 하나이다. 남편 로베르트 슈만은 이듬해인 1854년부터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자살을 시도하기에 이르렀고, 1856년에 향년 46세로 타계했다. 남편과 사별한 이후 클라라 슈만은 작곡 활동을 중단했다.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3번 c단조, Op. 101

19세기 유럽에서 기악 음악의 역사는 베토벤이 남긴 딜레마를 극복하려는 투쟁의 역사이기도 했다. 베토벤은 낭만주의 시대를 열어젖힌 작곡가였지만, 낭만주의 시대의 ‘로망스적인’ 선율이 베토벤의 주제 발전 기법과 맞지 않았던 까닭이다. 슈베르트, 멘델스존, 슈만, 리스트 등이 저마다 ’아이디어’를 짜내 문제에 도전했고, 바그너는 음악 외적인 요소인 ’드라마’를 음악과 결합해 새로운 방향에서 혁신을 이끌었다.

브람스는 섣부른 ’꼼수’를 쓰는 대신 베토벤의 유산을 극한까지 발전시킴으로써 문제를 정면 돌파했다. 브람스 음악의 낭만적 선율의 이면에는 짧은 음형을 씨앗으로 삼아 ’논리 전개’를 이어 가는 정교한 구조가 있으며, 훗날 쇤베르크는 이것을 ’발전적 변주’라 이름 붙였다. 또한 브람스 파벌이 바그너 파벌과 대립하는 과정에서 교향곡 작곡에 신중했던 브람스를 옹호하는 논리로 ’고급 감상자는 실내악을 듣는다’는 속설이 생겨났고, 적어도 형식 논리 측면에서는 브람스가 베토벤의 진정한 계승자로 인정받게 되었다.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3번 c단조는 발전적 변주 기법이 모범적으로 나타나는 작품이다. 1악장 첫 마디에 제시되는 짤막한 음형이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하며, 이로부터 1악장을 넘어 곡 전체에 걸쳐 나타나는 여러 주제가 파생한다. 주제 발전은 소나타 형식의 발전부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곡의 시작부터 끝까지 꾸준히 나타나고, 그래서 이를테면 소나타 형식의 경과구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마치 새로운 주제가 나타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재현부는 제시부의 단순 반복이 아니라 제시부와 발전부의 음악적 논리가 전개된 결과로써 이음매 없이 등장한다.

세도막 형식으로 된 2악장과 3악장에서도 발전적 변주는 간소화된 형태로 나타난다. 소나타 형식으로 된 4악장에서 발전적 변주는 특히 리듬에 집중된다. 치밀한 음악적 논리가 이 모든 과정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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