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요일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예전에 썼던 글의 문체를 바꿔서 새로 쓰고 영문 번역을 추가함.


“[…] 오케스트라 전체를 감싸는 촘촘한 그물을 형성하며 매 순간 그 구조를 결정한다. […] 이러한 그물은 베토벤이 주제를 다루는 방식과 한 가지 근본적인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즉 균형 잡힌 선율적 악절보다는 모티프의 논리에 의해 음악 형식이 이루어진다.”

음악학자 카를 달하우스가 바그너의 라이트모티프(Leitmotiv)를 설명한 말이다. 특정한 음악으로 인물·사건·감정 등을 떠올리게 하는 기법은 요즘에는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도 곧잘 쓰인다. 이것을 흔히 ’라이트모티프’라고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연상작용만으로 라이트모티프라 할 수는 없다. 달하우스가 설명한 것은 주제를 발전시키는 방법이고, 결국 베토벤 음악 어법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엮여 있다.

라이트모티프에서 ’드라마’를 빼고 나면 세자르 프랑크가 사용한 주제 발전 기법이 된다. 주제 선율의 원형을 중심에 놓고 주변 요소를 그물망처럼 엮어 바꿔나가면, 듣는 사람이 인지할 수 있을 만큼 적당히 달라진 선율과 리듬이 자꾸만 되풀이되면서 음악의 뼈대가 형성된다. 바그너는 사실 리스트가 사용한 기법을 받아들였고, 프랑크는 리스트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기법을 개발했다. 소수 의견이지만 리스트보다 프랑크가 먼저라는 주장도 있다.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는 이런 음악 어법이 원숙한 형태로 나타나는 작품으로, 1악장에 나오는 주제 선율이 다른 악장에서 달라진 모습으로 되풀이된다. 서늘하고 쓸쓸한 바이올린 소리와 두텁게 쌓인 화음으로 신비롭게 들리는 피아노 소리, 그리고 무엇보다 마지막 악장의 즐거운 돌림노래가 백미다.

C. Franck: Violin Sonata in A major

“[…] form a dense web spread over the whole of the orchestral setting, determining its structure at any given moment. […] this web has one fundamental feature in common with thematic manipulation as practiced by Beethoven: both establish a type of musical form that emerges from motivic logic rather than residing in a balance of melodic periods.”

These words describe Wagner’s use of leitmotif, a technique of associating specific musical motifs with characters, events, or emotions, as explained by musicologist Carl Dahlhaus. This technique is widely used in modern media, such as television shows, to create thematic continuity and recall. However, leitmotif is more than just a mnemonic device; it is also a method of developing themes, which relates to the question of how to inherit Beethoven’s musical legacy.

When we strip away the dramatic elements of leitmotif, we uncover César Franck’s technique of theme development. Franck places the original theme’s melody at the core, weaving surrounding elements around it like a web. Gradual alterations to the melody and rhythm, while still retaining familiarity, create a backbone for the music. Interestingly, Wagner borrowed the technique from Liszt, around the same time Franck was also exploring similar methods. There is a minority view that Franck preceded Liszt in this regard.

Franck’s Violin Sonata serves as a testament to these musical techniques, showcasing a matured style where the thematic melody introduced in the first movement undergoes alterations in subsequent movements. The chilly and melancholic sound of the violin, the mysterious resonance of the piano, and the exuberant canon in the final movement collectively contribute to its all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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