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카와 도시오 선생의 'Landscape I' 우리말 제목을 뭘로 할까 생각하다가 일본어 제목이 있지 싶어서 검색해 봤더니…
'란도스케에푸 I'
아놔 ㅋㅋㅋ
저는 예전에 석사학위논문을 요렇게 끝맺었습니다. 제가 정부 드립까지 쳤던 건 필자들의 원고료를 올려야 한다는 뜻에서였습니다:
"하버마스(Jürgen Habermas, 1929-)는 언론이 공공재이며 민주주의 필수조건이므로 올바른 언론 공급 및 소비가 사회적 과제라 했다.97) 그렇다면 음악 평론 또한 특수한 형태의 언론이라 할 수 있으므로 음악계에 반드시 필요한 공공재로 보아야 하며, 따라서 음악 평론이 자생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이것 말고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딱히 없으니 비슷한 문제제기는 계속 나와야 하겠습니다.
아웃사이드 인
+ 새해 첫번째 칼럼부터 꽤나 골치아픈 주제로 고르는 바람에 쓰는 내내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해 공연예술비평활성화지원기금(문예진흥기금)을 신청한 매체 지원서 중 하나에서 문제의 표절 사건에 연루된 필자 이름이 객원기자 명단에 떡하니 올라 있는 것을 봐버렸네요. 없었던 일로 보내버리면 이 바닥은 또 제자리가 될 거란 생각에 일단 지르고 봤습니다.
+ 그럼에도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소송의 위험은 남아 있어 이 사건을 모르는 분들께는 지난 해 일들을 페북에서도 밝히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대신 기금 심의 당시 해당 사건을 포함해 표절을 포함한 필자의 윤리성 문제 및 원고료 문제에 대한 토론이 활발이 오갔다는 사실을 알려드리며 이에 근거한 총평을 아래에 붙이겠습니다.
+제 글을 읽고 모 독자께서 기타소득 세율이 새해(2019)부터 4.4%에서 8.8%로 더 악화되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해주셨습니다 OTL.
+ 시끄럽고 지저분한 얘기는 가급적 거론하지 않고 덮고 가는 것이 이 업계 문화고 예의인 것은 잘 압니다. 저도 이 글을 쓰며 고까운 시선 속에서 누군가처럼 엄청 외로워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또다른 누군가는 마음으로 지지해주시리라 믿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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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 공연예술비평·연구활성화지원 심의 총평
2019년도 공연예술비평·연구활성화지원 심의 총평
*사업 유형 및 심의분과 : 2019년도 공연예술비평·연구활성화지원 사업
*회의일시 : 2018년 12월 6일(금) 10:00~14:00
* 회의장소 : 예술가의집 위원회의실
심의위원(가나다순) : 권태룡, 김민정, 김성주, 김예림, 김재희, 김지원, 김혜정, 노승림, 배귀영, 윤보미, 이송, 이유정, 이형근, 한송이, 홍선영
* 본 공연예술비평·연구활성화지원 심의에서는 매체 운영의 효율성과 윤리적인 문제, 비평의 핵심인 필진의 역량 및 인력 활용 여건에 대해 많은 의견이 오갔다. 전반적으로 내용이 부실하거나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사업계획 없이 안이한 신청서를 작성한 경우 많은 감점 사례로 작용했다. 또한 지원 예산의 세부 내역에 대한 허위작성 및 부풀리기, 원고료 등과 같은 기본적 인건비의 배제 등이 이슈화 되었다.
* 무용비평분야의 경우 다년간의 실적이 인정된 부분이 많지만, 원고료 등 인건비 개선 문제를 매체에 시급하게 요했다. 연극비평 또한 다년간의 실적이 인정된 것은 무용분야와 유사했으나, 각 매체가 그동안 쌓아올린 전문성 및 공정성이 인정되었다. 다만 원고료 문제는 마찬가지로 개선되어야 할 문제다. 음악분야는 학술적 성격을 띤 매체가 전문성과 공정성을 인정받은 반면, 오랜 역사를 가진 매체들은 필자들의 윤리 문제, 연륜이나 권위에 의존한 안이함이 문제점으로 부각되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전통예술분야는 전반적으로 지원건수도 축소되었으며, 각 사업의 적합성도 부족하다는 중평이다.
*향후 지원받은 단체들도 원고료, 자격미달의 필진 등과 같은 윤리적 문제를 의무적으로 개선하길 권고하며, 유명 단체의 권위에 의존한 안이한 신청서 대신 구체적인 비전과 정확한 자료를 명시하는 단체들에게 합당하게 지원금이 배분되길 희망한다.
*올바른 비평문화를 위해서는 비평 매체 윤리적 기준이 보다 강조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심의위원들의 의견이다.
공연예술비평·연구활성화지원 심의위원 일동
공연예술비평·연구활성화지원 심의위원 일동
Harriet Krijgh = 해리엇 크레이흐(크레이크? 크레이그?)
김수연과 함께 아르테미스 콰르텟 새 단원이 되었다는 첼리스트. 1991년생으로 떠오르는 젊은 스타. 이제 이 연주단체의 막내 되시겠다.
이름 보자마자 네덜란드 사람이겠다 싶었는데, 퍼스트 네임 Harriet는 아마도 영어 이름인 것 같다. 본인이 자기 이름 발음하는 것을 인터넷에서 들을 수 있는데, '해리엇'으로 발음한다. (동영상 재생이 잘 안 되면 240p로 바꾸면 좀 낫다.)
한편, 네덜란드어에서 ij는 '에이'로 발음한다. 또는 '아이'처럼 들릴 수도 있을 텐데, 국립국어원 네덜란드어 표기법은 '에이'로 쓰도록 하고 있다. 아무튼 매우 특이한 철자 조합이다. 참고로 이 철자를 흔히 y 위에 우믈라우트를 붙여서 ÿ로 쓰기도 하는데, 우믈라우트까지 생략하여 간단하게 y로 쓰기도 한다. 예를 들어 첼리스트 이름 Bylsma의 철자는 본래 Bijlsma였다. 그래서 네덜란드어 발음은 정확히는 '베일스마'란다. 실제로 Anner Bijlsma라는 표기를 가끔씩 볼 수 있다. 그러나 철자를 y로 쓰면서 모호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y 철자는 '이'로 발음되기도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과정에 의해 ij가 변형된 철자일 수도 있어서 '에이'로 발음되기도 한다. Bylsma의 경우에 본래는 '베일스마'이지만 '빌스마'로 발음해도 큰일날 일은 아니겠다. 아무튼 ij 그대로 썼다면 '에이'라고 할 수 있다. Harriet Krijgh 본인도 역시 '에이'로 발음하고 있다.
약간 어려운 점은 gh인데, 이게 틀림없이 네덜란드어의 그 어려운 g와 같은 놈일 텐데, 그렇다면 'ㄱ'과 'ㅎ'이 섞인 유성음일 것이다. 한국어에서도 소리가 나는 위치로 따지면 'ㄱ'과 'ㅎ'은 꽤 가까운 발음이다(인터넷 어딘가에 유지원 선생님이 써 주신 좋은 글이 있었던 것 같은데, 찾기 귀찮으니 생략...). 그런 점에서 g로 쓰는 경우도 있고 gh로 쓰는 경우도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네덜란드어는 이게 또 유성음이라서 더 어려운 것 같다. 국립국어원 네덜란드어 표기법으로는 모두 통일해서 'ㅎ'으로 쓰지만 실제로는 무지하게 어려운 발음이다. 예전에 내가 콜레기움 보칼레 헨트(아, 그래. 이것도 Gent인데, 역시나 같은 계열)의 수석 플루트 주자 파트리크 뵈컬스 씨에게 네덜란드어 발음을 살짝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 Herreweghe를 한 글자씩 또박또박 발음해 달라고 했더니 -ghe의 발음을 듣고는 따라하는 거 곧바로 포기했다. 글쎄다. Harriet Krijgh 본인의 발음을 들어보면 맨 마지막 발음이라서 '크'(또는 '그'?)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아마도 '흐'와 '크'의 중간쯤 아닐까 싶다. 원래 gh가 'ㄱ'와 'ㅎ'의 중간쯤 되기 때문에 대충 비스무레한 듯하다.
마지막 발음은 좀 자신이 없긴 하지만 일단 잠정적으로는 '크레이흐' 또는 '크레이크' 정도로 추정해 보고, 좀 더 알아본 후에 보충하는 것으로 해야겠다.
요즘 피아니스트 지유경의 음반을 왕뒷북으로 듣고 있어요. 연주와 음질 모두 대단합니다. CD가 있지만 주로 애플뮤직으로 듣게 되는데, 라벨 '거울' 중 제3곡이 중간에 끊기고 없네요. CD와 비교해 보니 잘려나간 뒷부분이 시간상으로 3분 조금 넘고, 악보상으로 50마디 정도네요. 이거 나만 그런지? Yukyeong 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