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로망스 F장조
로망스는 낭만적·애상적 감성으로 가득한 악곡을 뜻한다. 본디 성악곡을 일컫는 말로 발라드와 동의어에 가까웠으나 18세기 이후 기악 로망스가 정착되었다. 세도막 형식 또는 론도 형식이 일반적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로망스는 작곡가가 19세 때 쓴 곡으로 본디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이다. 슈트라우스는 F장조 첼로 소나타와 로망스를 나란히 작곡했으나 로망스만 잊혀졌다가 100여 년이 지난 1987년에 뒤늦게 출판되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첼로 소나타 F장조 Op. 6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초기 양식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살로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영웅의 생애› 등 중·후기의 대표작과 달리 고전적 성격이 뚜렷하다. 다만, 때때로 반음계적 화성 진행이 나타나거나 경과구에서 조바꿈이 여러 차례 일어나는 등 이 작품에서도 낭만주의적 특징을 찾을 수는 있다. 무엇보다 독특한 것은 1악장의 박절 구조이다.
1악장 제1주제는 전통적인 박절 규칙성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가 조금씩 4마디 단위로 박절 구조가 재편되고, 제2주제에서 규칙성이 완전히 뿌리를 내린다. 발전부에서는 박절 구조가 특이한 제1주제를 대신해 소종결구 주제가 제2주제와 함께 전면에 나서고, 제1주제의 부점 리듬 패턴이 두 주제에 스며들어 음악을 이끌어 나간다. 발전부 마지막에 푸가토가 등장하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
2악장은 세도막 형식으로, 애상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낭만적 선율이 두드러진다. 소나타 형식으로 된 3악장에서는 1악장과 비슷한 부점 리듬이 이번에는 탱글탱글한 음형으로 나타난다. 제1주제와 같은 F장조로 새로운 선율이 나타나 '가짜 제2주제' 노릇을 하다가 C장조로 된 '진짜 제2주제'가 나오는 짜임새가 특이하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렌트슈 나메의 불만의 책 중 3개의 가곡 Op. 67
괴테는 14세기경 페르시아 시인 하피즈(하페스)의 ‹디반›(ديوان ; Divan; 시집)을 읽고 영감을 받아 ‹서동 시집›(West-östlicher Divan)을 썼다. '불만의 책'(Rendsch Nameh)은 총 12서(書)로 구성된 ‹서동 시집› 중 제5서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이 가운데 시 여섯 수를 골라 곡을 붙이고 ‹렌트슈 나메의 불만의 책›(Aus den Büchern des Unmuts des Rendsch Nameh)이라 했다. '렌트슈 나메'는 다름 아닌 '불만의 책'이라는 뜻으로 괴테가 '렌트슈 나메'(불만의 책)와 같이 표기했던 것과 달리 슈트라우스의 제목은 동어반복이다.
제4곡 '누가 이 세상에서 무엇을 바라겠는가'(Wer wird von der Welt verlangen)는 노력에 제때 보답하지 않는 세상의 허망함을 노래하는 곡이다. 제5곡 '내 일찍이 그대들에게 충고한 적 있던가'(Hab ich euch denn je geraten)는 자신의 작품에 관해 함부로 말하는 사람을 비웃는 내용이다. 제6곡 '방랑자의 편한 마음'(Wanderers Gemütsruhe)은 비열한 자들이 큰 이득을 취하더라도 방랑자의 편한 마음으로 한 걸음 물러나 그들을 내버려 두라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