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의 마지막 현악사중주곡인 이 작품은 교향곡에 버금가는 짜임새로 된 대곡이다. 슈베르트가 이 시기에 쓴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점으로, 앞서 나왔던 음형이 마치 기억을 곱씹듯 되풀이되며 그때마다 다른 빛깔로 변화하고 감정은 증폭된다. 그리고 비음악적 요소인 '기억'이 조바꿈과 화성 진행을 매개하면서 전통적인 음악 어법과 궤를 달리하는 파격이 나타난다.
1악장은 음악평론가 김문경이 말러 교향곡 6번에 비견했을 만큼 당시로써는 충격적인 장단조 병치가 특징적이다. 여리게 시작한 G장조 화음이 급격하게 에너지를 모아 G단조 화음으로 폭발하고, 격렬한 부점 리듬이 튀어나온다. 반음 하행 음형이 한숨처럼 새어 나온다. D장단조 화음이 다시 한번 요동치고 폭발한다. 불안한 트레몰로 음형이 깔리고, 부점 리듬이 두드러지는 주제 선율이 노래처럼 나타난다. 첼로가 노래를 이어받는다.
제2 주제에서는 변주되는 '기억'이 격렬한 감정의 증폭을 동반한다. 발전부에서 '기억'은 거룩한 음악에서 흔히 쓰이는 조성인 E♭장조로 마치 기도처럼 나타나 E♭단조로 요동치며, 불안한 트레몰로 음형과 더불어 긴장을 더해 간다. 재현부에서는 G단조에서 G장조로 화음의 변화가 거꾸로 나타나고 부점 리듬은 8분음표 위주로 바뀌는 등 긴장이 해소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눈앞에 닥친 위기만을 대충 수습하는 어정쩡한 모양새로 1악장이 끝난다.
2악장은 리트 한 곡을 현악사중주로 옮겨놓은 듯한 짜임새이다. 음악평론가 김문경은 이것을 "다시 돌아올 기약이 없는 여행의 한가운데에서 부르는 고독한 환멸의 발라드"라 보고 겨울 나그네 중 '거리의 악사'와 견주기도 했다. 3악장은 반복적이고 속도감 있는 리듬을 타고 '악마의 쾌(快)'가 펼쳐지는 스케르초와 잠시 긴장을 풀고 가는 트리오로 되어 있다.
4악장은 타란텔라(tarantella) 리듬이 악곡을 지배하는 '죽음의 춤'이며, 이 점에서 현악사중주 14번 d단조 '죽음과 소녀' 4악장과 닮은꼴이다. 론도 형식과 소나타 형식의 경계가 흐려진 짜임새이고, 1악장과 마찬가지로 같은 으뜸음 장단조가 요동치며 악마적인 긴장감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