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보르자크: 피아노 트리오 4번 Op. 90 '둠키'
둠키(Dumky)는 둠카(Dumka)의 복수형입니다. 둠카는 폴란드 · 우크라이나 · 체코 등 동유럽에서 나타난 노래로, 탄식하거나 우울하게 사색하는 내용이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박자는 2박자 계통이 흔하고, 많은 경우 유절 형식이지요. 19세기 이후에는 기악 둠카도 많이 나타났고, 쇼팽, 리스트, 야나체크, 그리고 차이콥스키와 무소륵스키 등 동유럽 및 일부 러시아 작곡가가 둠카 양식으로 된 곡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둠카 기악곡을 가장 많이 쓴 작곡가는 드보르자크라 할 수 있어요.
드보르자크의 둠카는 느리고 우울한 대목과 빠르고 활기찬 대목을 엇갈리게 하는 점이 독특합니다. '둠키 트리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악장이 겹세도막 형식 또는 겹두도막 형식으로 되어있고, 느림과 빠름이 엇갈리는 짜임새가 어떤 면에서는 론도 형식과도 통합니다. 이런 특징이 너무나 뚜렷해서 악장 사이 변화가 고만고만하게 느껴질 정도이지요. 그래서 느리고 슬픈 음악과 빠르고 강렬한 음악이 어떻게 엇갈려 이어지고 또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헤아리는 것이 이 곡의 감상 포인트입니다.
베토벤: 피아노 트리오 Op. 97 '대공'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의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된 작품입니다. 루돌프 대공은 베토벤의 가장 큰 후원자이자 베토벤에게 음악을 배운 제자였고, 베토벤은 피아노 협주곡 5번, 함머클라비어 소나타, 장엄미사, 대푸가 등 여러 작품을 그에게 헌정했지요.
귀족적인 분위기가 특징적인 '대공 트리오'는 형식적으로 명쾌하면서도 베토벤다운 예술적 탁월함이 있는 걸작입니다. 1악장은 소나타 형식, 2악장은 스케르초와 트리오 꼴 세도막 형식, 3악장은 변주곡 형식, 4악장은 론도 형식으로, 그나마 형식적으로 독특한 곳이 있다면 스케르초를 3악장이 아닌 2악장에서 사용한 점, 1악장 제1 주제에서 제2 주제로 넘어갈 때 제법 긴 경과구를 거쳐 딸림조가 아닌 6도 관계조로 과감한 조바꿈을 사용했다는 것 정도이지요.
3악장에서는 가슴 뭉클한 선율과 화음이 뒤에 가서 제법 다양하게 변주되므로 조금 주의가 필요합니다. 주제 선율과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은 첫 번째 변주까지이고, 두 번째 변주부터는 화음 등에서 원래 주제가 남아 있기는 해도 선율과 리듬은 느낌이 많이 달라지거든요. 살짝 변형된 원래 주제로 돌아와 여운을 남기면서 끝나는 3악장은, 갑자기 바뀐 템포와 함께 곧바로 4악장으로 이어집니다. 4악장은 A-B-A-C-A-B-A 꼴에 마지막에 빠르고 힘찬 종결구가 있는 짜임새입니다.
반말체로 고친 텍스트:
베토벤은 피아노 협주곡 5번, 함머클라비어 소나타, 장엄미사, 대푸가 등 여러 작품을 오스트리아의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했으며 ‘대공 트리오’ 또한 마찬가지다. 루돌프 대공은 베토벤의 가장 큰 후원자이자 베토벤에게 음악을 배운 제자이기도 했다.
귀족적인 분위기가 특징적인 '대공 트리오'는 형식적으로 명쾌하면서도 베토벤다운 예술적 탁월함이 있는 걸작이다. 1악장은 소나타 형식, 2악장은 스케르초와 트리오 꼴 세도막 형식, 3악장은 변주곡 형식, 4악장은 론도 형식으로 되어 있다. 스케르초를 3악장이 아닌 2악장에 배치한 점, 그리고 1악장 제1주제에서 제2주제로 넘어갈 때 제법 긴 경과구를 거쳐 딸림조가 아닌 버금가온조(6도 관계조)로 과감한 조바꿈을 사용한 것이 특이하다. 그러나 그 이상의 형식적 파격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3악장에서는 가슴 뭉클한 선율과 화음이 변주된다. 주제 선율과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은 첫 번째 변주까지이며, 두 번째 변주부터는 화음 등에서 원래 주제가 남아 있으나 선율과 리듬은 느낌이 많이 달라져서 음악에 다채로움을 더한다. 살짝 변형된 원래 주제로 돌아와 여운을 남기면서 끝나는 3악장은, 갑자기 바뀐 템포와 함께 곧바로 4악장으로 이어진다. 4악장은 A-B-A-C-A-B-A 꼴에 마지막에 빠르고 힘찬 종결구가 있는 짜임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