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웹매거진에 실린 글입니다.
원본 출처: http://g-phil.kr/?p=342
글: 에마뉘엘 제라르 (김원철 옮김)
이 작품은 클라우스 아르프가 플루트 연주자 장클로드 제라르(Jean-Claude Jérard)를 위해 작곡한 네 번째 곡이다. 앞서 작곡한 곡으로는 플루트 독주와 녹음기 두 대를 위한 《토마토 샐러드》(Tomatensalat), 플루트, 하프, 타악기와 무용수를 위한 《사중주》(Quartett), 플루트 여섯 대를 위한 《현미경》(Mikroskopie)이 있다.
음악은 세 음짜리 세포가 플루트로 나타난 뒤에 악기를 옮겨 가며 진화한다. 이 모티프는 《토마토 샐러드》에서 되풀이되던 가락을 따온 것이며, 이것은 마치 기억이 떠오르고, 재빨리 잡아채이고, 넘겨져 회상되는 듯하다. 이러한 에코 현상, 다시 말해 자꾸만 서두르는 듯한 리듬은 조금씩 소리의 겉면을 이루어 악기군을 옮겨 다닌다.
두 번째 모티프인 짤막한 16분음 상행 음형이 현악기로 나타나고, 뒤이어 바순과 호른이 응답한다. 플루트가 앙상블 위로 솟아오르고, 모티프 사이를 옮겨 다니고, 압도하고, 앞을 예고한다. 절정에 이르면 새로운 모티프가 나타난다. 점8분음표―16분음표 하행 음형이 호른으로 나오고, 현악기 리듬은 그동안 조금씩 늘어나고 느려진다. 목관악기가 천천히 죽어가고, 플루트는 이러한 변형이 일어날 동안 조용하다. 플루트 가락이 되살아나자마자 리듬은 다시 느슨해진다.
플루트를 반주하는 현악기군과 클라리넷 두 대 소리가 시적인 긴 악구가 끝날 때까지 들린다. 이 소리마저 사그라지면 오보에 둘과 클라리넷 하나가 해결되지 못한 a단조 화음으로 남는다. 플루트 독주는 처음 두 마디를 뒤집은 음형과 함께 끝난다. 마치 기억이 작업하고, 유지되고, 저장되고, 진화하고, 쇠퇴했다가 때때로 다시 깨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곡은 갑자기 멈춘다. 죽음이 어루만지는 순간 생각의 끈이 끊어지는 것처럼.
작곡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작품 속 기억은 개인적인 회상이 아닙니다. 이것은 추억을 일깨우도록 의도한 자극이며, 이 자극은 플루트가 일으키고 다른 악기로 옮겨가며 더욱 발전합니다." 클라우스 아르프는 함부르크 주립 오페라단에서 있었던 (장클로드 제라르와 아르프 자신의) 공통된 옛일을 암시하며 윙크와 함께 덧붙였다. "알려진 주제선율들이 가리키는 것이 있다면 모두 일부러 그렇게 한 것입니다." 잘 들어보고, 기억해 보자…
※ 옮긴이 주: 이 글은 음반 속지에 있는 글을 우리말로 옮긴 것입니다. 본디 문단 구분이 없는 글이었으나 옮긴이가 멋대로 문단을 나누었음을 밝힙니다.
☞ 미니멀리즘 음악에 대하여 (글: 서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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