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3일 목요일

[펌] 영어 Collocation 전문사전 분석

요 밑에 글 쓰고 보니 CurrentEnglish.com 사이트가 죽었더군요. 검색엔진에 남아있는 캐시를 뒤져서 퍼옵니다. 그 사이트 주인장님이 비상업적인 용도로는 퍼가도 된다고 하셨으니 저작권 문제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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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llocation이란 무엇인가?

영어 관련 전문사전 중에서 최근에 그 중요성이 부쩍 강조되는 종류는 연어(連語) 전문사전이다. 영어의 자연스러운 표현력을 키우고 확장하는 데 연어(collocation)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collocation이라는 용어는 collocare라는 라틴어에서 온 말이다. com (together) + locare (to place)의 결합으로 생긴 말이다. 결국 collocation의 동사인 collocate는 'to place together'의 의미를 지닌다. 이웃으로 자주 붙어서 같이 쓰이는 단어를 collocation이라고 부른다.

2. 어휘 중심 학습

영 어에는 자주 또는 고정적으로 결합하여 쓰이는 이러한 연어가 많다. 연어 즉, 상용 단어 조합은 영어를 익혀서 사용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연어에 대한 연구는 어휘론 (The Lexical Approach)을 통해 체계적인 이론으로 뒷받침 되었다. 어휘론은 언어가 기본적으로 '문법으로 규칙화된 어휘 (grammaticalized lexis)'라는 것이다. 언어는 의미를 전달하는 어휘 중심이라는 것이다. 어휘론에서는 어휘 자체의 특성이 규칙을 낳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휘와 문법을 별도로 나누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어휘론은 ELT에서도 매우 중요한 관점이다. 인간의 언어가 말소리를 통해 의미가 먼저 발달하고 그 의미를 중심으로 규칙이 생성된 것이니 인간의 언어 발달과 습득 과정에 들어맞기 때문이다. 어구론(The Phrase Approach)과 의도는 유사하지만 어휘론은 어휘를 통한 문법 익히기를 중시한다.

3. EFL과 연어 학습

특 히 한국인의 EFL 학습에 연어가 큰 역할을 해야 한다. 많은 한국인 EFL 학습자들은 어휘나 문법이 상당한 수준에 있어도 연어의 원리나 중요성을 모르기 때문에 말과 글로 영어를 풍부하게 생산하지 못한다. 단어가 문법적으로 어떤 구조를 이루는지에 대한 지식이 있으며 문장 구조도 생성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개별 단어가 어떤 성격의 단어와 의미적으로 그리고 문법적으로 결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은 부족하다.

연어 개념이 EFL 학습자의 정신세계에 들어가면 개별 단어 위주로 의미를 익히고 사용하던 습관이 결합 의미단위 위주로 바뀌게 된다. 예를 들어, happen + by chance, suddenly, unexpectedly처럼 특정 동사가 특정 부사와 결합하여 자주 쓰이는 식의 개념을 익히게 되는 것이다. bomb + exploded, went off처럼 특정 명사가 특정 동사와 빈번하게 결합하는 형태도 받아들이게 된다. 단어 하나만 익혀서는 언어의 생성이 안 되는 어휘학습에서 확장 의미단위를 익히면 바로 말과 글이 생산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시 EFL 학습자를 살펴보자. L1이든 L2이든 영어라는 언어환경이 제한적으로라도 보장된 ESL 학습자들은 EFL 학습자들보다 이러한 결합 의미단위에 대한 기회가 많다. 그러한 취약점을 보강할 수 있는 게 바로 연어 전문사전의 역할이 될 것이다. EFL 학습자는 연어 즉, 결합 의미단위로 어휘를 익히면 풍부하고 자연스러운 영어를 생산하는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4. PV, 이디엄도 연어

필 자는 이미 연어 개념의 기초단계를 소개한 적이 있다. WSP가 바로 그 존재이다. WSP(Word-Specific Preposition)는 문법적 연어(grammatical collocation)에 속한다. advantageous to sb에서 전치사 to는 문법적인 결합이다. to처럼 특정 전치사와의 결합은 특정 동사나 형용사에는 필수적이다. PV (phrasal verb)나 이디엄의 존재도 넓게는 연어의 범위에 들어가는 것이다. 하나의 단어가 특정 단어와 결합하는 빈도가 높아지거나 고정적인 결합 현상을 보이면 넓게는 연어의 성격을 띠는 것이다.

5. Oxford Collocations Dictionary

최근에 연어 전문사전 시장에 나온 게 Oxford Collocations Dictionary for Students of English (OCDSE) 이다. OCDSE의 출현은 주목을 끌지 못했던 연어 전문사전 분야에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미 1970년대 말에 시작되어 1980년대에 나온 몇몇 연어 전문사전이 일반 학습자의 관심을 거의 끌지 못한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 당시에는 연어의 개념도 알려지지 않았고 이를 알리려고 노력한 한국인도 별로 없었다. 연어의 가치를 인식하게 된 현실을 정확하게 판단하여 OCDSE는 미리 준비되었고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OCDSE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컴퓨터와 코퍼스의 힘 때문이기도 하다. OCDSE는 기존의 연어 전문사전과 비교하여 몇 가지 창의적인 사전 편집 형식을 선보였다.

6. 명사 중심의 사고

흔 히 연어 전문사전은 내용어를 표제어로 담는다. 내용어 (content word, lexical word)는 그 성격이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므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들이다. 그 중에서도 명사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OCDSE의 서문에서도 피력하고 연어와 어휘론 전문가인 Michael Lewis가 다른 연어 전문사전에서도 밝혔듯이 사람이 말을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흔히 명사라는 것이다. 이것은 영어라는 언어의 사고방식을 엿보게 한다. 영어에 타동사가 절대적으로 많은 것도 의미론적으로 명사의 존재와 관계가 있다.

타동사는 영어로 transitive verb라고 하는데, transitive라는 말의 어원은 라틴어 transire에서 온 것이다. 이 말의 원 뜻은 trans (over, across) + ire (go, pass) 로 pass over, go across를 뜻한다. 즉, '넘기다, 넘어가다'라는 뜻이다.

무엇을 건네주거나 넘긴다는 뜻일까? 이렇게 라틴어 어원을 추적해 보는 것은 영어의 의미론적 원리를 규명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영어에 타동사가 많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이들에게는 목적의식이 압도적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 목적의식은 목적어 즉 명사의 존재를 필요로 하며 수많은 명사를 생산했다. 그리고 그 명사를 목적어로 결합하여 명사에 자신의 행위를 '전달하는' 수많은 타동사를 낳은 것이다.

명사를 떠올리면 그 명사의 성격을 규정하는 형용사를 결합시키며, 다시 그 명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밝히기 위해 동사를 필요로 하며, 명사와 다른 명사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전치사를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구문이 확장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OCDSE는 표제어로 명사, 동사, 형용사만을 담고 있다. 그렇게 담을 수밖에 없다.

7. 연어가 많은 OCDSE

OCDSE 의 규모를 먼저 살펴보면, 9천여 개의 표제어에 15만 여개의 관련 연어를 담고 있다. 연어의 문맥 쓰임새를 밝힌 예문도 5만여 개 이상을 제공한다. 이 예문들은 연어가 실제로 어떤 구문으로 결합하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OCDSE의 편집 방식을 보자. expose라는 표제어의 내용을 인용한다.

expose verb

1 uncover sth
· ADV. completely, fully | briefly | suddenly | deliberately She lifted her chin in a gesture that deliberately exposed the line of her throat.
· PREP. to These drawings must not be exposed to the air.

2 show the truth
· ADV. fully | clearly a report which clearly exposes the weakness of the economic policy | publicly He was publicly exposed as a liar and a cheat. | cruelly He was outclassed by an Aston Villa side that cruelly exposed his lack of pace.
· VERB + EXPOSE threaten to | seek to, try to

3 to sth harmful
· ADV. directly | constantly The general public is constantly exposed to radiation. | regularly
· PREP. to

8. 의미 소분류

이 표제어의 내용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 숫자로 표시된 의미 소분류이다.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 of Current English (OALD 6) 등에서 보이는 의미 소분류가 여기에도 적용된 것이다. 좋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연어 전문사전에서도 명사, 동사, 형용사 등의 표제어가 다의어(polysemous word)인 경우 이렇게 분류해 놓지 않으면 사전 이용 자체가 복잡할 것이다. OCDSE는 레이아웃의 면에서 이 구성이 가장 두드러져 보인다. 의미 소분류마다 구획을 따로 정하여 expose라는 동사와 자주 결합하는 어휘를 품사별로 다시 구분해 놓았다. 이러한 품사 구분은 어휘의 문법적 구분이라는 성격을 동시에 구현한 것이다.

9. 의미 그룹 분류

부 사 항목의 연어로 나열된 completely, fully처럼 같은 계통의 의미를 지닌 어휘는 같은 그룹으로 묶었다. 이러한 구분은 선택과 구분이라는 원칙에 어울리며 학습자가 의미를 주변 연결 방식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정 연어에 대해서는 문맥의 쓰임새를 파악할 수 있도록 바로 뒤에 예문을 제공하고 있다.

예문 속의 해당 연어와 표제어를 다른 색으로 인쇄한다면 연어의 위치를 알아보기에 편리할 것이다. OCDSE가 표제어만 9천 개가 넘고 그에 딸린 연어만 15만 개 이상이라는 사실은 이러한 작은 편집상의 배려도 EFL 학습자에게는 큰 도움으로 다가오게 된다. 의미 소분류로 하위 분류를 시도한 연어 전문사전답게 OCDSE는 보기에 편한 사전이다. 그만큼 편집의 공력이 많이 들어간 것이다.

10. 문법적 결합

OCDSE의 내용 중 아래에 예를 든 explosion이라는 표제어에서 나타난 품사별 연어 항목에서 다음과 같은 표시는 유의해서 이해해야 한다. 연어의 문법적 연결 정보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생략 인용)

VERB + EXPLOSION cause, set off, trigger ... | carry out ... | hear | prevent
EXPLOSION + VERB come, happen, occur, take place ... | shake sth ... | destroy sth, rip through sth, wreck sth ... | injure sb, kill sb | echo

VERB + EXPLOSION은 explosion이라는 명사의 앞에 타동사가 결합한다는 구문 정보를 표시 자체가 나타내고 있다.
마찬가지로, EXPLOSION + VERB는 explosion의 뒤에 결합하는 동사들을 연어로 나열한 것이다.

11. 연어의 종류

OCDSE 가 수록한 연어의 결합 형식은 다양하다. 대부분의 연어를 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다른 연어 전문사전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셀 수 없이 많은 결합을 만들 수 있는 자유 결합형이나 이디엄은 제외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결합을 싣고 있다.

1 형용사 + 명사, 수량사 + 명사, 동사 + 명사, 명사 + 동사, 명사 + 명사, 전치사 + 명사, 명사 + 전치사
2 부사 + 동사, 동사 + 동사, 동사 + 전치사, 동사 + 형용사, 부사 + 형용사, 형용사 + 전치사

이 외에도 표제어와 관련된 짧은 상용 어구를 포함하고 있으며 PV (phrasal verb) 항목은 별도로 제공하고 있다. PV가 중요한 연어 역할을 지님을 명시한 것이다.

OCDSE는 양이 방대하고 두껍기 때문에 학습과 참고 목적을 모두 충족시키는 연어 전문사전이다. 9천여 표제어는 영어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내용어는 거의 다 포괄하는 셈이라 검색과 참고용으로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12. 연어 아래의 문법

OCDSE 같은 연어사전을 이용하는 방법은 어떻게 보면 매우 단순하다. 표제어와 결합하는 연어를 수시로 읽어대는 것이다.
읽으면서 그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다. 현재 그 활용이 정착되어 사전에 수록된 연어는 어휘의 의미에 있어서 수많은 결합 시도의 최종 결과이기 때문에 그만큼 의미적으로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그렇지만 이러한 의미론적 뉘앙스를 내재화하려면 단어 결합의 바탕인 문법이 아래에 깔려 있음을 알아야 한다. 연어라는 어휘 중심의 언어학습은 기본적으로 그 결합형을 이해하는 데 필수인 기본 문법지식을 아래에 내포하기 때문이다.

13. 연어의 의미적 예측 가능성

OCDSE 의 양은 많으나 그렇다고 해서 15만여개의 연어가 예상보다는 압도적이지 않을 이유도 있다. 연어는 그 특성상 예측 가능한 결합이 상당수이다. 그리고 어휘론의 특성상 어휘 결합 자체가 그 의미가 타당한 결합이므로 연어를 이해하고 익히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이해에 바탕한 반복이 연어 습득도를 높일 것은 당연하다.

OCDSE는 시디롬으로도 만들어져 있다.
Oxford Phrasebuilder Genie (OPG)인데 이름 그대로 연어를 이용해서 영작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OALD와 OCDSE를 같이 넣어서 영작에 도움이 되도록 만들었다.

14. BBI 연어사전의 이름

The BBI Dictionary of English Word Combinations (BDEWC) 는 연어사전으로는 꽤 오래 전에 선을 보인 것이다. 초판이 1986년에 나왔다. 초판의 이름은 The BBI Combinatory
Dictionary of English
(BCDE)였다. 'Combinatory Dictionary'라는 사전명은 필자가 아무리 생각해도 친숙하게 다가오지 않는, 그야말로 collocation이 아닌 이름이었다.
수정판에서 English Word Combinations라는 이름으로 수정한 것은 그러한 고민의 반영이리라.

BCDE가 'collocation'이라는 용어를 피하고 'combinatory'를 선택한 것은 당연히 시대의 반영이었다. 1996년 이래의 필자의 분석과 이 분야에 대한 소개로 많이 나아졌지만 지금도 'collocation'이라는 용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으니 1986년이라면 능히 이해할 만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BCDE는 홍콩에서
Longman Dictionary of English Collocations (LDEC)라는 2개국어 사전으로 나온 적이 있다.

BDEWC는 1만8천여개의 표제어를 담고 있으며, 9만여개의 연어를 붙여 수록하고 있다. 연어의 수량만으로는 OCDSE가 15만여개이니 더 풍부한 것은 사실이다.

15. 독특한 깊이와 권위

BDEWC 의 가장 큰 특징은 명확하고 철저한 연어 구분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연어를 문법적 연어(Grammatical Collocation)와 어휘적 연어(Lexical Collocation)로 구분한 것이다. GC는 명사, 동사, 형용사에 전치사, to 부정사, 절 등의 문법적 성분이 결합한 연어 형태를 말한다. 반면, LC는 '형용사 + 명사'의 결합처럼 말 그대로 내용어만이 결합한 것을 말한다.

BDEWC는 type을 통해서 다른 연어사전에서는 볼 수 없는 연어에 대한 깊은 분석을 제공하고 있다. 가능한 연어의 type을 GC와 LC로 나누어서 코드로 규정하고 있다. GC는 문법적 결합 형태에 따라 G1부터 G8까지 분류하였고, LC도 결합하는 품사의 성격에 따라 L1부터 L7까지 분류하였다. 분류를 보면 G8 아래에는 A부터 S까지 19개의 영어 문형이 제시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복잡한 연어 타입 코드를 본문에 넣진 않았다.
연어 타입의 분석용으로 참고하라는 것이다. 연어의 타입은 예문으로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본문에 들어가 있는 것은 G8에서 다시 분류된 19개의 문형 코드이다. v, vn, vnn 같이 OALD에서 쓰인 직관적인 문형 코드로 되어 있으면 좋지만 연어 사전은 기본적으로 의미를 지향하는 사전이라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본문에 표시된 19개의 문형 코드는 페이지마다 아래에 작게라도 표시하는 게 문형의 즉각적인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16. 높은 수준으로

혹 자는 BDEWC가 EFL이나 ESL 학습자용으로 만든 것이라면 왜 이렇게 단순화 하지 않았을까 의아해 할 수도 있지만 이 사전의 뒷표지에 박힌 'Perfect English'라는 문구를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기본적으로 어휘 결합 중심의 학습을 보장하되 필연적으로 생기게 될 궁금증인 연어의 문법적 결합 구조에 대한 정보를 빼지 않고 넣은 것이다. GC와 LC로 연어의 종류를 구분한 것도 범상한 시도가 아니다. 영어의 연어에 대해 깊이 있는 학습 욕구를 지닌 이들에겐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사전이다.

17. 패턴과 의미 분류

특 히 타입 L1에서 주로 결합하는 동사형인 CA (creation/activation) collocation을 분석한 것과, 타입 L2에서 주로 쓰이는 결합형인 EN (eradication/nullification) collocation을 적시한 것은 The Lexical Approach의 '규칙화된 어휘'라는 개념에 딱 들어맞는 시도이다. 특정 문법 결합 구조와 규칙을 만든 것은 어휘의 의미라는 것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이것은
Longman Grammar of Spoken and Written English (LGSWE)에서 보여준 descriptive grammar와도 연관성을 보인다. 또 Collins COBUILD Verbs: Patterns and Practice (CCVPP) 에서 EFL 학습자들을 위해 보여준 동사 문형(VP; verb pattern)의 의미 중심 분류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루어진 시도이다. CCVPP는 원래 Collins COBUILD Grammar Patterns 시리즈라는 영문법 연구서에서 이용한 코퍼스 자료를 가지고 학습자용으로 만든 것이다. The Bank of English라는 코퍼스의 언어 데이터를 가지고 통계에 기반을 둔 문법 패턴을 만든 것이다. BDEWC에서 특정 문형으로 결합하는 동사가 특정 의미의 공약수를 보인다는 분석을 하는 것은 이러한 문법 패턴 연구와 연결된 것이다.

의미 중심의 분류는
Longman Language Activator (LLA)와 어휘론적 연관성을 가진다. 다른 점은 연어사전은 단어 중심이고 LLA는 철저히 의미 중심이라는 것이다.

18. 의미 중심 편집

BDEWC 는 한 표제어에 딸린 연어의 항목을 품사로 구분하지 않았다. 표제어 charge I 에서 보면 ["accusation"]이라는 의미 소분류가 있다. 이것이 좋은 점이라는 것은 이미 OCDSE에서도 지적한 바가 있다. 이 의미 소분류를 중심으로 연어의 결합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의미 중심으로만 묶여 있다. 의미 중심으로 연어를 합치는 것은 단점이 아니다. 원래 연어 사전은 그래야 한다. 연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생성되는 원리가 어휘의 의미가 우선이다. 그러한 점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런데 의미 소분류를 다르게 표시했으면 더 좋겠다. 성격상 볼 게 많은 사전은 복잡하게 보이면 곤란하니 ["accusation"] 처럼 코드를 과용하지 말고 그냥 굵은 폰트만 쓰거나 다른 색을 사용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사전에서 폰트 스타일만 다르게 골라도 효과는 즉각적이다.

19. 영미어 모두 수록

BDEWC 에는 CE (common English), BE (British English), AE (American English)라는 약호가 들어 있다. 즉 영국영어와 미국영어를 모두 표시하고 표준영어로 가장 많이 쓰이는 CE도 표시하고 있다. OCDSE가 영국영어를 기준으로 한 것과는 다른 점이다. 예문이 짧게 표시되어 있으며, 이디엄이 포함된 경우에 그 의미 설명을 바로 뒤에 붙이고 있다. BDEWC의 연어 항목은 lexical collocation (LC)을 먼저 배치하고 grammatical collocation (GC)은 뒷부분에 나열하고 있다. 어휘의 의미 중심으로 만들려는 목적에 충실한 것이다.

BDEWC를 보고 연어를 학습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하나의
표제어의 연어 항목을 의미 소분류에 유의하면서 읽어내려가면 되는 것이다. 좀 더 깊은 연어 분류를 알고 싶으면 사전의 앞
부분을 별도로 시간을 내서 읽으면 된다. 적어도 '연어가 이렇게 분석이 되는구나'라는 결과를 얻게 된다. BDEWC의 분석을 마치면서 아쉬운 점은 grammatical collocation이라는 구분을 내세웠듯이 지면만 허락한다면 품사 구분도 이뤄졌으면 학습자들에게는 사전을 읽기에 더 편했으리라는 점이다.
연어사전은 그야말로 읽어야 하는 것이니까.

20. LTP: 연어의 의미 확장

마지막으로 소개할 주요 연어 전문사전으로는 LTP Dictionary of Selected Collocations (LDSC)가 있다. LDSC는 초기의 연어 연구자인 바르샤바 대학 교수의 저작을 확대 통합한 사전이다. 특히 연어 전문가인 Michael Lewis가 개편을 맡아서 독특하고 효과적인 연어사전을 구성했다.

LDSC에서 지향하는 연어 학습법을 보자. Michael Lewis는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명사를 떠올린다고 설명한다. language를 가장 먼저 떠올리고 이 명사에 foreign이라는 형용사를 더한다. 이 '형용사 + 명사'에 동사인 learn을 더한다. 이 '동사 + 형용사 + 명사'에 naturally라는 부사를 더한다. 결합이 이루어지는 개념도를 그리면 순서가 다음과 같다.

language (명사) --> + foreign (형용사) --> + learn (동사) --> + naturally (부사)

이렇게 결합이 이루어진 의미에 문법을 더하면, If you want to learn a foreign language naturally ... 라는 문장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연어가 의미 연결과 확장에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잘 설명한다. 즉 명사가 개념 형성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LDSC를 두 개의 섹션으로 나누었다.
The Noun Section The Adverb Section이다. 왜 부사가 들어가 있는지 궁금하겠지만 그 이유는 명쾌하다. 의미 확장에 활용하기가 가장 쉽기 때문이다. 필자도 공감하는 바이다. 먼저 본문을 인용한다.

WEIGHT
V: carry (a lot of), gain, lose, put on, take off ~
V: ~ dropped off, fell off
A: average, excess, ideal, normal ~
P: ~ problem

21. 체제가 단순하다

LDSC 의 장점은 약호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위의 인용에 나온 게 다이다. 동사(Verb), 형용사(Adjective), 어구(Phrase)가 LDSC에 쓰인 모든 약호이다. 그러니 얼마나 단순한가! 첫째 V 항목과 둘째 V 항목에서 쓰인 연어에 달린 '~' 표시는 표제어의 문법적 결합 위치를 나타낸다. 이것을 보면 OCDSE에서 EXPLOSION + VERB처럼 중복 기재하느니 '+ VERB' 식으로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22. 기본 영어가 필요

LDSC 의 연어 배열 방식은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별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이다. 다만 이렇게 어휘의 의미 결합만을 습득하려고 할 때는 조건이 있다. 기본 어휘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이미 있어야 하고 기본 문법 지식도 있어야 take off + weight의 의미적, 문법적 결합구조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문법 설명이 없어도 주어진 언어환경의 문맥 속에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ESL 또는 NS와는 다른 조건에서 EFL 학습자들은 연어를 학습한다. 기본적인 어휘와 문법 지식이 없으면 이해도와 습득도가 떨어질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학습자들은 가령 50% 정도의 어휘를 알고 그에 바탕해서 연어를 학습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 연어 전문사전은 바로 그렇게 기본적인 영어를 알고 있는 이들에게 상용 결합구를 습득하게 해서 빠른 속도로 표현력 증대를 안겨준다.

BDEWC를 보다 보면 문법이 바탕에 깔려야 함을 인식하는데 LDSC를 보다 보면 그저 어휘만으로 의미 확장이 가능할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책의 구성이 너무 간단해서 그럴 것이다.
그 렇지만 이러한 착각도 수록 어휘를 상당수 알고 있는 이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일 것이고, 어휘부터 모르는 이들은 어휘의 의미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야말로 단어 결합을 통한 생산 능력 증대를 노리는 이들에게는 매우 간편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읽기만 하면 살이 붙을테니 말이다.

23. 의미 확장이 가장 쉬운 부사(구)

LDSC에서 The Noun Section이 명사의 중심 역할을 강조하여 표제어로 정하고 그에 결합하는 동사, 형용사 등을 연어로 나열했다면, The Adverb Section은 동사와 형용사를 표제어로 내세워서 그에 결합하는 부사나 부사구를 연어로 나열하고 있다.
The Adverb Section의 한 표제어의 본문을 인용한다.

LIFT
lift sth carefully, effortlessly, gently, with care/difficultybarely, hardly lift sth

동사 lift가 이탤릭체로 표시가 된 것에 유의하면 된다. 연어로 나열된 부사(구)가 동사의 앞에 오거나 뒤에 오는 결합 위치를 표시한다. LDSC의 뒷편에는 문장간 의미 연결 역할을 하는 sentence adverb의 목록도 만들어 놓았다. LDSC는 연어를 통해 영어 생산능력을 확장하는 데 있어서 그 단순한 사전 구조와 명쾌한 논리 때문에 큰 장점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24. 중급 EFL 학습자에 유리

세 가지 연어 전문사전은 모든 수록 어휘를 다 알아야 보는 사전은 아니다. 그렇다고 어휘력이 바닥인데 볼 수 있는 성격의 사전도 아니다. 연어사전의 특성상 수록된 연어의 어휘 설명이 거의 없기 때문에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다른 ELT 영영사전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어휘력이 중급 이상인 학습자가 최대의 수혜자가 될 것임은 당연한 이치이다.

Collins COBUILD에서도 연어 사전이 나온 지 꽤 되었다.
COBUILD English Collocations (CEC)는 시디롬으로 1995년에 이미 나왔다. The Bank of English에서 많은 연어 데이터를 검색이 가능하게 정리해 놓았다. 또 Collins COBUILD English Words in Use: A Dictionary of Collocations (CCEWU)도 1999년에 나온 적이 있다. 그렇게 널리 알려지지 않고 사라진 것은 결국 연어 학습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Collins COBUILD는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풍부하니 다시 새로운 연어 전문사전을 내놓을 때가 되었다.

25. 일본의 연어사전

이웃나라 일본의 연어 연구의 역사는 매우 오래이고 그 수준도 깊다. 이미 1939년에 Kenkyusha's New Dictionary of English Collocations (KNDEC)의 초판이 만들어졌다. 최근 1995년에 나온 The Kenkyusha Dictionary of English Collocations (KDEC)는 그 편집 방식도 독창적이며 수록 연어 수도 38만을 자랑한다. 이러한 방대한 사전을 만들어내려면 의미론과 어의론 연구가 깊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도 전문사전 연구 개발에 분발해야 한다.

연어 전문사전의 편집에 있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계속 나오고, 제작 기법이 발전하고, 동시에 영어학습에서 연어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지면 출판사들이 연어 전문사전을 연이어 내놓을 것이다. 연어사전의 발전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예측이다. 한국에서도 영한 형식으로 연어 전문사전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원전 번역을 넘어서 일본의 경우처럼 독창적인 대형 연어 전문사전을 만들어내려면 인적 물적 투자가 커야 하겠지만.

26. 연어에 소리를

여 러 가지 영어 연어 전문사전을 분석했지만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 대부분의 연어사전들이 주로 작문을 위한 연어의 생산적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지만 LDSC에서 지향하듯 기본적으로 말도 생산하려면 소리에 대한 습득 조절과 자극의 메커니즘도 필요하다. 연어사전에는 시디롬이 없으면 소리가 안 들리는 약점이 여전한 것이다. 연어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음성 정보를 같이 넣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면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을 통한 발화까지 자극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한국인 EFL 학습자들에게 기존의 ELT 사전이나 교재에 더해서 영어 생산능력을 가장 빠른 속도로 보장해 줄 수 있는 수단은 바로 연어이다. 연어를 활용할 줄 아는 지식과 이해를 얻는다면 수많은 단어 조합으로 영어의 생산성을 빠르게 향상시키게 된다.
한국인 EFL 학습자는 고립된 단어가 아닌 연결된 어휘를 통한 영어의 확장 가능성에 근본적으로, 능동적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접근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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