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3일 목요일

[펌] 주요 영어 Usage Guide 분석

요 밑에 글 쓰고 보니 CurrentEnglish.com 사이트가 죽었더군요. 검색엔진에 남아있는 캐시를 뒤져서 퍼옵니다. 그 사이트 주인장님이 비상업적인 용도로는 퍼가도 된다고 하셨으니 저작권 문제는 없습니다.

출처:
http://currentenglish.com/cgi-bin/CrazyWWWBoard.cgi?mode=read&num=76&db=theory&backdept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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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영어 Usage Guide 분석
 

1. 영어학습의 진보

영어를 꽤나 잘 사용한다는 사람들의 궁극적 꿈은 어떤 것일까?
혹자는 논리적으로 유창하게 말할 수 있기를 바랄 것이다. 또
다른 이들은 글을 정확하게 논증하며 설득력이 있게 쓸 수 있는
좋은 능력을 희망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능력에
도달하려면 가장 필요한 요소가 있다. 영어에서는 바로 개별
단어의 어법의 문제로 귀결된다.

동사의 문형 (Verb Pattern), WSP (Word-Specific
Preposition), PSP (Phrase-Specific Preposition), U/C
(Uncount Noun / Count Noun) 의 습득과 사용에 익숙해지고
억양도 몸에 붙어서 영어를 제법 잘 말하고 쓸 수 있게 된 영어
사용자들은 '그 다음'을 생각하게 된다. 의미적으로 비슷한
단어를 구분해 쓰는 문제가 눈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특히
동의어를 구분해 쓰는 능력은 교육을 받은 영미인들조차도 쉽게
얻지 못하는 능력이다. 일상적인 언어 생활을 통해서는 그저
시간이 흐른다고 높은 수준으로 자동 향상되지 않는 영역인
것이다.

2. 영어: 동의어와 어법

이러한 문제는 바로 영어의 중요한 특성 때문에 생긴다. 영어는
여러 언어에서 어휘를 가져왔기 때문에 동의어가 매우 많다.
NS용 전문 사전 중에서도 thesaurus나 synonym 사전 같은
동의어 사전의 역할이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그러한 특성을 잘
보여 준다. 역으로 말하면, 영어라는 언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동의어의 세밀한 의미 차이를 잘 구분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요구는 전문적으로 또는 창작의
차원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지워진다.

이러한 동의어의 문제뿐만 아니라 어법의 문제도 역시 만만치가
않다. 한 대표적인 동의어 사전에 분류된 어휘 수가 최소 1천 개
분류에 총 6천 개에 달할 정도로 영어 내의 동의어의 수가 적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는 것이다. 이러한 동의어
분류 집단의 의미를 일부라도 간파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고급영어를 희망하는
학습자들은 usage, 즉 어법의 문제를 먼저 직시해야 한다.
동의어 만큼이나 시간이 걸리는 문제인 데다 영어 단어의 어법은
상대적으로 더 큰 무게가 걸리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3. usage의 존재

usage를 다루는 usage guide는 사전과 문법서 사이에 있는
어중간한 존재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만큼 영어에는
문법만으로 파악하고 정리하기에는 애매한 구석이 많다는
것이다. 구두법, 스타일, 동의어, 형태 유사어, 발음, 단어
선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usage가 NNS (non-native speaker) 뿐만 아니라
NS들에게도 적지 않게 골치아픈 것이라는 사실과 교육을 통해서
이를 극복한 이들만이 전문적인 글쓰기나 말하기를 내세우고
있는 현실도 잘 보여 주는 것이다.

반드시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일상적인 영어회화 정도를
바라는 이들이 다수이겠지만 더 긴요한 점은 영어로 말을 하고
글을 쓰는 데 있어서 프로페셔널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언어적 종속의 문제는 넘어설 수가 없다.
이러한 프로페셔널 영어 사용자가 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남들이 그저 통상적으로 기울이는 정도의 노력을 통해 그러한
사람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가소로운 일이다. 비교
자체가 안 될 정도로 스스로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그러한 노력 중의 하나가 전문 사전을 보는 노력이다. 그리고 그
전문 사전 중에 동의어 사전과 어법 사전이 있다.

동의어 사전에 대해서는 따로 쓸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어법 전문 사전에만 초점을 맞춘다. 여기서 어법 즉,
usage라는 것은 언어학에서 말하는 사전에 표시되는 정도의
slang, formal, technical 같은 용법 표시 (usage label) 정도가
아니다. 사전학에서는 usage 사전은 이미 논리의 문제로까지
넘어간지 오래이다.

4. 'Fowler'

전에 The New Fowler's Modern English Usage (NFMEU) 에
대해서 짧게 언급한 적이 있다. 1996년에 3판이 나온 Henry
Watson Fowler의 이 어법 전문서는 영어권에서는 영어 어법에
관한 권위서로 아주 유명한 책이다. 그리고 The Oxford English
Dictionary
(OED) 의 Supplement의 편집을 책임졌던 대단한
사전 전문가인 Robert Burchfield가 바로 NFMEU 3판의 개정
편집을 했다.

NFMEU 개정은 영국의 영어 어법서의 전통을 잇는 중요한
작업으로 극소수의 영어학의 권위자나 사전 편찬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전통인 만큼 Burchfield의 능력과 지식이 이 방면에
매우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 건너온
그는 특히 OED의 최초 편집자인 James Murray가 시작했던
Reading Programme을 다시 시작해서 1989년에 나온 The
Oxford English Dictionary
, 2nd Edition (OED2) 의 초석을
닦은 사람이다.

이러한 배경 설명을 넣는 이유는 그가 NFMEU의 발간에
있어서도 언어학자로서 그리고 사전 편찬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이 책의 권위를 잇기 위해 최대한 쏟아부었을 것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NFMEU 3판은 수록 항목이 8천 개에 달한다. 이 책을 따라서
Pocket Fowler's Modern English Usage (PFMEU) 도 나왔다.
PFMEU는 NFMEU의 내용을 40%로 줄였다. 항목을 4천 개
정도만 수록한 것이다. 핵심 위주로 수록했음은 물론이다.
NFMEU가 양이 방대해서 읽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이제
PFMEU를 선택하면 영어의 성가신 부분을 명쾌하게 해설하는
더 간단한 내용을 즐길 수 있다.

내가 보기에 NFMEU는 한국인들이 읽기에는 딱딱한 책이다.
그렇지만 정확한 영어를 (비록 prescriptivism의 경향을
보이지만) 바라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막강한 권위에 빛나는
영어 어법 책이다.

5. A Dictionary of Modern American Usage (DMAU)

내가 이 글을 통해 알리고 싶었던 좋은 책 중의 하나가 A
Dictionary of Modern American Usage
(DMAU) 이다. Bryan
A. Garner는 원래 법률가인데 이러한 usage에 대한 책을 썼다.
법률 분야에 종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글을 쓰고 말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어, 특히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Garner는 법률 영어 어법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쓰는데
DMAU도 영어의 어법 안내서로 매우 호평을 받은 책이다.

예를 들어, acronym / initialism의 차이를 알고 싶다면 DMAU를
보면 된다. epidemic / endemic의 의미 차이를 알고 싶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DMAU는 이러한 동의어나 유어의 차이를
설명하고, 단어의 쓰임새를 설명한다. 구두법도 설명하고 문법,
스타일, 논리도 설명한다.

6. DMAU의 오용 드러내기

NFMEU와 비교할 때 이 책의 특징은 '틀린 영어'를 담고 있는
인용문이 있다는 것이다. 이 차이는 내게도 무척 크게 다가온다.
DMAU의 저자 Garner는 미국의 온갖 간행물에서 5천 개 이상의
잘못된 어법을 담고 있는 실제 인용문을 골라 냈다. 그리고 그게
'틀리다'는 것을 예문으로 보여 주면서 독자들이 그 예문을
통해서 어법 설명을 대조하고 이해하도록 한 것이다. 글깨나
쓴다는 기자나 문필가들이 쓴 글이기에 그러한 인용문들이 주는
느낌은 약하지 않다.

DMAU와 내용이 비슷한 The Oxford Dictionary of American
Usage and Style
(ODAUS) 는 일부 수정 외에도 이러한
'부적합한' 영어를 드러내는 인용문의 소스가 없다. 내용만 보는
독자들 입장에서는 정확한 소스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지만,
다른 제목으로 만든 책이라 일부가 수정 된 책이다. 그러나
이러한 책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인용이 된 사람들에게 지적
충격을 주는 의미에서도 OED와 마찬가지로 정확한 소스를 보여
주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NFMEU에도, 약 2백5십만 개가 넘는 OED의 권위 있고 철저한
인용문 편집 원칙을 따라서, 항목의 설명을 돕는 인용문이 자주
나온다. 그러나 DMAU의 인용문은 잘못 쓰고 있는 내용을 보여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usage guide로서 더 어울리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DMAU가 NFMEU에
비해서 일반인들에게는 읽기에 더 쉽게 다가올 것이다. 한국인
영어 학습자들에게도 당연히 그럴 것이다.

7. 'Fowler'의 철저함, DMAU의 평이한 글

NFMEU는 철저하게 느껴지는 그 체제, 권위, 정확한 영어
때문에 사명감 같은 게 여전히 느껴진다. 텍스트의 구성이나
내용은 Fowler가 추구했던 완벽함을 따지는 영어의 흔적을
그대로 전승하려는 자세도 보인다. 이 점에 있어서 DMAU도
소스의 정확성을 가미하면서 그러한 시각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DMAU는 내용면에서도 평이한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다.
원래 Garner가 변호사 출신이지만 대중을 위한 영어 어법
글쓰기를 지향하기 때문에 DMAU의 텍스트를 읽는 데 있어서 큰
어려움은 보이지 않는다.

오류가 있는 인용문을 내용을 섭렵하는 과정에서 같이 읽으면서
저자가 전달하려는 어법 설명의 이해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특히 문장에서 단어를 잘못 사용하는 오류는 표제어의 앞
부분에서 설명한 내용과 대비되어 그 오용의 위험을 강조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장은 영어권에서도 글깨나
쓴다는 작가나 언론인들이 쓴 텍스트에서 골라 낸 것들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주는 의미도 깊다. 언어를 정확하게
논리적으로 잘 사용하는 것은 결코 그냥 쉽게 얻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DMAU는 어렵게 읽는 책이 아니다. 기존의 알고 있던 것, 모르고
있던 것, 애매하게 느끼던 것, 불안하게 알고 있던 영어 용법의
여러 가지 사실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자신감을 키워 나가는 데
기둥의 역할을 하는 책이다. NFMEU는 그러한 역할이 훨씬
크다. 영미권에서 'According to Fowler'라는 정확한 영어의
근거로 쓰이는 권위가 있었듯이 DMAU도 그러한 역할을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좀 더 실용적으로 보이는 그 내용의 구성
때문에 대중에 의해 환영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나는
정확한 권위 있는 해석을 원할 때는 머리가 좀 더 아프더라도
NFMEU나 다른 어법 전문서를 보지만, 보통 브라우징을 할 때는
DMAU를 손에 든다. usage에 관한 한 내가 가진 책 중에서
가장 읽기 쉽게 느껴지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읽기에 쉽다는 정도는 뒤에 나올 The American Heritage Book
of English Usage
(AHBEU) 에 비견할 만하다.

8. The Oxford Guide to English Usage (OGEU)

이러한 usage guide는 전통 영문법 책처럼 딱딱한 형식으로
내용 구분이 되어 쓰여진 책이 있는가 하면, DMAU처럼 쉽게
여기 저기 읽을 수 있게 된 책이 있다. The Oxford Guide to
English Usage
(OGEU) 도 항목으로 보면 NFMEU에 가깝다.
NFMEU는 기본적으로 설명이 간결하고 핵심을 찌른다. 그게 이
책의 명성을 설명할 것이다. 영어권의 수많은 사람들이 읽고 긴
세월 동안 인용하고 크게 좋아했으니 그 다듬어진 내용이
알찼다는 것이다.

OGEU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usage라는 한 권의 책에서 작지
않은 문제점이던 잡다한 내용의 혼합을 하위 단계의 분류를
넣어서 정리를 시도한 점이다. OGEU는 Word Formation,
Pronunciation, Vocabulary, Grammar
라는 네 가지 분류로
내용을 나누어 정리했다. usage guide에는 보통 전체 한 권의
내용이 알파벳 순으로 나열되어 있지만, 이렇게 하위 분류로
세분화하는 것은 데이터의 집중과 분류를 통해 기억, 이해에
도움을 준다. 1993년에 2판이 나온 OGEU의 저자는 OED2의
공동 편집자였던 Edmund Weiner다.

9. The American Heritage Book of English Usage (AHBEU)

미국쪽에서는 The American Heritage Dictionary (AHD) 의
유명세 때문에 꽤 알려진 The American Heritage Book of
English Usage
(AHBEU) 도 OGEU의 분류 형식의 레이아웃에
동참했다. AHBEU는 최근 시대와 언어 경향의 흐름을 더 잘
반영하고 있는데 편집 방식에서도 이러한 점이 잘 드러나 있다.
AHBEU는 내용을 Grammar, Style, Word Choice, Science
Terms, Gender, Names and Labels, Pronunciation
Challenges, Word Formation, E-Mail
이라는 하위 분류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이렇게 분류가 늘어남으로써 usage
guide에는 이러한 내용들이 포함된다는 적극적인 알리기도
강화된 것이다.

10. usage panel의 길잡이 역할

AHBEU의 특징은 usage panel의 존재이다. 1964년부터 계속
운영한 American Heritage Usage Panel은 지금도 158명의
영어를 전문적으로 쓰고 말하는 이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렇게
usage panel이 있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영어에는 usage를
투표로 결정해야 할 정도로 여전히 애매모호한 점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게 바로 언어라는 것이다.

하여튼 이러한 usage panel의 존재는 AHBEU의 usage
guide로서의 prescriptivism에 대해서 제한된 수의 전문가들을
통한 어느 정도의 descriptivism을 달성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만큼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물론이다.

이러한 시도는 OED1의 편찬 당시에 초대 편집자인 James
Murray가 많은 이들에게 사전에 들어갈 인용문을 요청해서
OED2에는 2백5십만 개 이상의 인용문이 정확하게 들어가 있는
역사를 따라가는 흐름으로 보인다. 바록 똑같은 성격의 작업은
아니지만 다수가 참여해서 자신의 시각을 어느 정도 반영시키는
노력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OED1의
노력은 후에 Robert Burchfield에 의해 Reading Programme이
다시 살아나는 이유가 된 것이다.

11. usage의 계량화

이러한 특징을 발판으로 삼아서 AHBEU는 항목 설명에 있어서도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hopefully의 문장 부사로서의 어법과
관련해서 1968년의 usage panel 조사에서는 44%가
수긍했으나, 1986년 조사에서는 그 수긍도가 27%로 떨어졌다는
데이터가 나온다. 이러한 usage panel 통계를 통한 어법의
적합성에 대한 검증은 독자로 하여금 신빙성을 느끼게 만든다.
물론 usage panel의 구성원들이 전문가들이라는 점도 큰
역할을 한다. 동시에, 여러 시점의 어법 조사의 비교 자료는
어법의 시대적 변천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12. Webster's Dictionary of English Usage (WDEU)

미국에서 나온 usage에 대한 좋은 사전으로 Webster's
Dictionary of English Usage
(WDEU) 도 있다. 1989년에 처음
나온 이 사전은 후에 Merriam-Webster's Dictionary of
English Usage
(MWDEU) 로 이름이 바뀌어 나왔다. WDEU의
특기할 만한 장점 한 가지는 무척 돋보인다. usage guide로서
설명을 제시하는 방식이 남다르다. WDEU의 의견을 내놓는
'결론'에 이르기 전에 여러 시대에 걸쳐 여러 usage 권위자들이
밝힌 해석을 간접 또는 직접 인용함으로써 그 역사적 준거를
단단히 확인한 것이다. WDEU는 여기에 다시 예문의 기능을
하는 정확한 인용문을 나열함으로써 독자들이 그 어법 사용의
실례를 직접 확인하도록 돕고 있다.

13. usage 전문서의 역사적 비교

개인적으로 WDEU를 무척 좋아한다. 의미론, 어의론, 또는 영어
어법에 전문적인 관심이 있는 이들은 반드시 WDEU를 한 권씩
가져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존재 가치가 커지는 표시로
Concise판이 곧 출간될 것으로 보인다. WDEU를 읽으면 여러
usage guide의 권위 있는 설명에 대한 비교 분석을 짧은
아카데믹 에세이 형식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상 즐거운
게 없다. 이러한 여러 가지의 usage guide를 조사하면서 연구,
분석하고 엮어서 글을 쓰는 게 쉽지 않은 깐깐한 작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책의 가치가 더 빛난다. OGEU나 AHBEU처럼
하위 분류가 되어 있지 않지만 그러한 것에 비할 약점이
아니라는 것은 금방 알 수 있다. 의미론이나 영어 동의어에 대한
관심과 함께 어법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려는 이들은 반드시 이
사전이 있어야 할 것이다.

14. Collins Cobuild English Usage (CCEU)

다시 영국쪽으로 가면 특별한 어법 사전이 하나 보인다. Collins
Cobuild English Usage
(CCEU) 가 문제의 책이다. 이 책은,
책임 편집자인 John Sinclair의 설명대로, Collins Cobuild
English Dictionaries와 Collins Cobuild English Grammar 
(CCEG) 사이에 넣기 위해 만든 것이다. '사이에 넣는다'는 말은
usage라는 것이 영어에서 그러한 성격을 가지기 때문이다.
Sinclair는 usage란 영어에서 일종의 '언어의 예절'과 같은
것이라고 칭한다. 거기에 개별 단어에 대한 해설이 덧붙은 게
보통의 usage guide의 실체이다. 사전도 아니고 문법서도 아닌
중간자적인 존재가 바로 어법 전문서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CCEU는 그러나 EFL 학습자들을 염두에 두고 만든 usage
guide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동류의 전문서에 비해서 문법의
흔적이 훨씬 더 많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책과 CCEG를 같이
사용하면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코빌드 사전까지 같이
사용하면 '삼부작'으로 잘 어울릴 것이다.

15. '상자'에 모으기

CCEG에서 보듯이 CCEU에도 비슷한 용례를 보이는 단어를 한
상자에 모아 놓는 방식을 취했다. 물론 연상을 통한 이해나
기억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이다. 아직 usage라는 것에
이해가 부족한 학습자들은 이 책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영어의 특정 단어의 쓰임새를 아는 게 usage의 근본
목적이라면 CCEU는 그 목적을 상자 내 유사 분류를 통해 실제
학습의 효과로 연결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능은 코빌드의 특별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당연히
CCEU는 예문을 The Bank of English라는 코퍼스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CCEU는 EFL 학습자를 많이 고려한 까닭에 깊이 있는 분석적
어법의 상술에서는 위에 서술한 다른 어법서를 따라가지는
못한다. 특히 WDEU 같은 경우와는 큰 차이가 난다. 또
AHBEU와 비교한다면 어법 조사 인용 데이터만 해도 차이가
난다. CCEU는 모든 인용 예문의 코퍼스 추출이라는 점을
자랑한다면, AHBEU의 페이지를 장식하는 usage panel의
계량화된 조사 통계는 그 또한 독보적이다. 또 WDEU의 에세이
스타일의 전문 어법 분석서 내용의 비교는 그 비교 대상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결국 각자의 지향점과 특색이 너무나
다른 것이다.

16. Usage and Abusage (UA)

많은 usage 책이 있지만 이 글에서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소개한다. 20세기 사전 편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중에 Eric
Partridge라는 인물이 있다. 원래 뉴질랜드 사람이었는데 특히 A
Dictionary of Slang and Unconventional English
(DSUE) 와
A Dictionary of the Underworld (DU) 로 유명한 철저한
자신만의 언어철학을 지녔던 사전 편찬자이다. 그야말로 사회
바닥의 영어를 사전에 저장한 독창성으로 알려진 사람인데,
Partridge가 쓴 Usage and Abusage (UA) 가 있다. UA는 Eric
Partridge의 능력에 그 내용이 필적하는 영어 어법서이다. UA도
1942년에 초판이 나왔기 때문에 NFMEU 만큼이나 역사를 지닌
어법 사전이다. 내용이나 형식도 NFMEU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NFMEU와 서로 비교해서 볼 만한 좋은 어법서이다.

17. 동의어 사전과 함께

이러한 usage 책을 보다 보면 동의어의 의미 구분 문제도 많이
다루어지는 것을 보고 그 필요성을 절감할 것이다. 그래서
동의어 전문 사전을 필요로 하게 되는 것이다. Merriam
Webster's Dictionary of Synonyms
(MWDS) 는 1984년에
나온 이래로 동의어 사전으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MWDS는 다른 thesaurus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바로 중요한
동의어의 각 의미 차이에 대한 설명이다. 의미론에 속하는 이
영역은 매우 중요하다. 언어를 철학과 논리학의 틀에서 생각하게
만드는 의미론은 동의어 사전을 만드는 편찬자의 기본이다.
동의어 사전의 중요성은 후에 다른 글에서 다루게 될 것이다.

18. usage, 그 이후

이렇게 여러 가지 어법 전문서를 분석 소개했는데, 이러한
어법서들을 보면 학습자들은 두 가지 생각을 할 것이다. 첫째,
영어를 함부로 쓰면 안 되겠구나. 둘째, usage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면 영어가 막강해지겠구나. 물론 몰랐던 것에 대해서 알게
되면 귀찮은 점도 생긴다. 마구잡이로 아무렇게나 쓰다가 그
부족함과 결함이 다 보이니 인생이 복잡해질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느낌은 일시적인 것이고 어법이 한 개인의 습관이 되면
일상적인 영어 사용자와는 다른 차원의 절도와 능력을 가지게
된다. 무엇보다도 영어로 글을 쓰는 능력에 큰 도움을 받게 되는
것이다. diction, 즉 단어를 선택하는 것은 결국 동의어의 난관을
뚫어야 하지만 그 선택된 단어의 쓰임새를 좌우하는 것은
어법이다. 모르고 사용하던 영어 단어를 이제는 '알고' 사용하는
엄격한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특히 내가 바라는 것은, 영어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려는 이들이
이러한 어법에 대한 관심과 동의어를 포괄하는 의미론에 대한
관심을 고차원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이제
이 책들을 접하고 열어 보았다면 겨우 시작일 뿐이라는 말이다.
독자성을 갖추기 이전에 엄청 읽어야 한다는 게 바로 이런
이유이다. 읽고 이해하는 게 전체이므로 과정은 쉽지 않지만
그것을 소화해 낸 사람의 영어의 수준은 무척 다르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수준과는 너무나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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