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5일 월요일

2020 클래식 음악계 부고

한산신문에 연재 중인 칼럼입니다.


새해를 맞아 지난 2020년을 돌아보았습니다. 클래식 음악계에 중요한 일은 하나였습니다. 공연장이 문을 닫았고, 음악인이 직장을 잃었고, 공연기획사가 파산했지요. 그리고 세상을 떠난 클래식 음악인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코로나-19로 사망한 유명 음악인은 둘뿐이지만, 예년과 같은 의료 시스템이 작동했다면 몇 명은 더 살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애도하는 마음으로 지난해 타계한 음악인들을 정리해 봅니다.

피아니스트 레온 플라이셔, 향년 92세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였다. 조지 셸 지휘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베토벤 및 브람스 협주곡 음반이 특히 유명했다.

피아니스트 세르게이 도렌스키, 향년 88세
러시아 음악계의 거목이자 차이콥스키 음악원 교수로서 니콜라이 루간스키, 스타니슬라프 부닌, 데니스 마추예프 등 유명 피아니스트를 길러냈다.

피아니스트 푸총, 향년 86세 (코로나-19로 사망)
중국계 영국인 피아니스트였으며 쇼팽 연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재즈 피아니스트 클로드 볼링, 향년 90세
재즈와 클래식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음악으로 유명했다. 2007 통영국제음악제에 출연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이다 헨델, 향년 96세
20세기 초중반을 대표하는 명인 연주자였으며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핀란드 방송교향악단과 협연해 작곡가 본인에게 극찬을 받았다.

바이올리니스트 이브리 기틀리스, 향년 98세
이다 헨델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동시대의 명인이었다.

첼리스트 린 해럴, 향년 76세
지난 2015년과 2017년에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했고 2019년에는 판문점에서 연주하는 등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연주자였다.

작곡가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향년 86세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곡가로 윤이상, 죄르지 리게티 등과 함께 1960년대 현대음악계에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 정부의 위촉으로 교향곡 5번 ‘대한민국’(1992)을 작곡했다.

작곡가 강석희, 향년 85세
윤이상의 제자, 진은숙의 스승이었으며, 윤이상의 조언에 따라 한국 최초의 현대음악제이자 ’범음악제’의 전신이었던 서울국제현대음악제를 조직했고, 국제현대음악협회(ISCM) 부회장, 서울대 작곡과 교수 등을 역임했다.

작곡가 니콜라이 카푸스틴, 향년 82세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즐겨 연주해서 국내에 널리 알려진 작곡가였으며 재즈적인 요소를 현대음악 어법으로 녹여낸 것이 특징적인 작곡가였다.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 향년 91세
시네마 천국, 미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 여러 영화음악을 작곡했다.

작곡가·지휘자 레인버르트 더 레이우, 향년 81세
현대음악 전문 악단으로 유명한 ASKO/쇤베르크 앙상블을 창단했다.

지휘자 알렉산드르 베데르니코프, 향년 56세 (코로나-19로 사망)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음반의 지휘자로 국내에 잘 알려졌고 마르타 아르헤리치, 니콜라이 루간스키, 알렉상드르 타로 등과 음반을 녹음했다.

지휘자 오트마르 마가, 향년 90세
KBS교향악단 지휘자를 역임하여 한국인에게 친숙한 음악인이었다.

소프라노 미렐라 프레니, 향년 84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자주 협연했던 세계 정상급 오페라 가수였으며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소꿉친구로도 널리 알려졌다.

음악학자 이강숙, 향년 84세
한국 1세대 음악학자였다. 서울대학교에서 음악 이론 전공을 개설하여 음악학의 제도적 기초를 마련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초대 총장으로서 1993년부터 2002년까지 재직했으며, 학술지 ’낭만음악’을 창간했다.

음악학자 루트비히 핀셔, 향년 90세
권위 있는 독일어 음악 전문 사전 MGG(Die Musik in Geschichte und Gegenwart)의 책임편집자였고 국제음악학회장을 역임한 음악학자였다.

기타리스트 줄리언 브림, 향년 87세
존 윌리엄스와 함께 녹음한 이중주 음반이 특히 유명했으며 벤저민 브리튼, 한스 베르너 헨체, 다케미쓰 도루 등이 줄리언 브림을 위한 작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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