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5일 목요일

교향곡(Symphony)

『경인일보』에 연재중인 글입니다.
원문: http://www.kyeongin.com/news/articleView.html?idxno=687231

음악 용어는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양한 뜻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말글이 본디 그렇기도 하지만, 자연과학에서 용어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일에 익숙한 현대인이라면 자칫 이 사실을 잊어버리기 쉽지요. 오늘 설명할 '교향곡' 또한 뭐라고 분명히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교향곡. 영어로는 심포니(Symphony). 함께/조화롭게(syn) 소리난다(phōnē)라는 그리스어가 라틴어 '심포니아'(Symphonia)를 거쳐 유래한 말입니다. 교향곡의 전형적 특징으로는 한 악장 이상(주로 1악장)을 소나타 형식으로 하는 다악장 기악곡 정도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외가 워낙 많아서 이것도 큰 의미는 없어요. 성악이 있는 교향곡, 한 악장으로 된 교향곡 등도 얼마든지 있거든요.

바로크 시대에는 오페라나 칸타타 등의 서곡(Overture)을 '심포니'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때는 '신포니아'(Sinfonia)라고 부를 때가 더 잦았죠. 그 이전에는 또 다른 뜻으로 쓰였지만, 얘기가 복잡하니 설명을 생략할게요. 우리가 흔히 아는 '교향곡'이 나타난 것은 18세기 중반 이후, 고전주의 양식이 나타나면서부터입니다. 하이든이 교향곡이라는 장르를 만들다시피 했죠. '파파(Papa) 하이든'이라는 말이 그래서 생겨났습니다.

교향곡이라는 장르가 뿌리내리면서 그 틀을 깨려는 움직임도 나타났습니다. 베토벤은 당시로써는 파격적이게도 교향곡에 합창을 넣었고, 말러는 교향곡의 전형(prototype)에서 크게 벗어났습니다. 작품에 세계를 담아 그것을 '교향곡'이라 불렀죠. 메시앙은 무려 10악장짜리 《투랑갈릴라 교향곡》을 썼죠. 20세기 이후에 나온 별별 해괴한(?) 교향곡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을게요.

그러면 도대체 교향곡이란 뭐냐고요? 작곡가가 '교향곡'이라고 부르면 그것이 교향곡입니다. 좀 이상해도 이게 정답이에요.

이제 '심포니'를 알았으니 '심포니 오케스트라'라는 말뜻도 대충 헤아릴 수 있지요? 다음 시간에는 오케스트라에 관해 알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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