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3일 목요일

[펌] Practical English Usage & Basic English Usage

CurrentEnglish.com 사이트가 죽었더군요. 검색엔진에 남아있는 캐시를 뒤져서 퍼옵니다. 그 사이트 주인장님이 비상업적인 용도로는 퍼가도 된다고 하셨으니 저작권 문제는 없습니다.

출처:
http://www.currentenglish.com/cgi-bin/CrazyWWWBoard.cgi?mode=read&num=73&db=theory&backdept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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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ctical English Usage & Basic English Usage

1. 영문법 학습의 문제

영문법을 학습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한두 가지 이상의 책은
접해 본 경험이 이미 있는 터라 영문법 책을 읽으면서 문제점을
어느 정도는 깨닫게 된다. 대략 세 가지 문제점을 생각해 보자.
첫째, 영문법을 과연 '순서대로' 배워야 하는 것인가? 둘째,
자꾸 잊혀지는 문법 지식을 어떻게 머리 속에 붙잡을 것인가?
셋째, 영문법 지식은 어떻게 '생산적으로' 실천할 것인가?
셋째의 문제는 영문법을 알고 있는 것과 그것을 자유롭게 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을 이미 많은 학습자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영문법 책을 보는 사람들의 습관이나 생각을 들여다 보면 가장
많은 유형이 강의를 통해서 습득하려는 이들이 최다수라는
것이다. 물론 중고등학교의 영어 수업도 이 범주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런 각종 시험 영어의 준비를 언어학습의 목적으로 깔고
있는 문법 지식 습득은 결국 빈 껍데기에 불과한 상태로
이어진다. 이러한 결과는 내가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수많은 한국인 영어 학습자들이 익히 아는 문제이다. 이미
한국인만 몇 천만 명이 겪은 엄정한 사실이다. 시험 위주로 배운
언어는 시험의 목적이 달성되는 순간까지만 한시적으로 그리고
극히 제한적으로 유효하고 이후의 영어는 실패하기 때문이다.
학습자 자신이 그러한 목표를 잠재적으로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실패를 향해 자신을 몰아가는 것뿐이다.

2. 기존 질서에의 순응과 정체

중고등 학교의 영문법 학습은 거의 기존 질서의 반복에
불과하다. 가장 큰 문제는 영어 교사들에게 철학이 없다는
것이다. 철학이라는 것은 지식과 통찰력이 결합되어야 하는
것인데 자신들부터 영어를 능숙하게 사용할 수가 없어서
허덕이는 판에 철학은 엿 바꿔먹은지 오래인 것이다. 그러면서
정년 연장이나 챙기고 앉아 있으니 뻔뻔하기도 참 유분수지.
가르치는 사람이 실력이 없어서 헤매면 그 문제는 고스란히
배우는 사람들에게 전염된다. 그리고 그 배움의 '한계'까지도
그대로 유전된다.

영문법에 대한 학습자들의 변하지 않는 지식과 그 실패의 반복은
다분히 지금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들의 유전자가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물론 그 유전자 답습을 거부하는 학습자들에 대한
가르친다는 이들의 통제 행위도 그러한 타락한 질서의 유지에
다분히 기여하고 있다.

3. 수정하지 않는 오류

had better가 강압적인 뉘앙스까지 풍기는 경우가 많은
조심스러운 표현인데 '~ 하는 게 좋겠다'는 좋은 뜻으로만 늘
써먹게 만드는 그 끊이지 않는 오류의 역사. 어떻게 언어를 말을
통해 뉘앙스를 느끼지 못 하는 이들이 글로만 가르치고 있다는
것인가. 이러한 영문법이 국경을 넘을 때 나타나는 불일치는
필연적으로 무능한 가르치는 이들의 문제이지만, 해결책은 권위
있는 문법서를 통해 그리고 grammar와 usage의 결합으로 찾아야
한다.

성문종합영어 같은 일본 문법서 짜깁기 판의 저자가 실제로
영어를 힘이 있게 하는 사람인지 들은 바가 없다. 이러한
지경이니 더 이상 할 말이 뭐가 있겠는가. 이들이 만든
문법용어의 문제도 심각하지만 그것을 수정하려는 움직임도
없다. 그저 눈 먼 쥐들처럼 앞의 쥐의 꼬리만 잡고 강물 속으로
풍덩풍덩 하는 중이다. 관계대명사의 '계속적' 용법이라는 게
도대체 실제의 의미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배우는 사람들이
'계속적'이라는 문법학자의 의미 설정을 자신들의 이해로
이어가지 못 하면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게 정상이
아닌가?

4. 선생들이여, 공부 좀 해라

무엇보다도 이게 과거의 문제라고 한정이나 하려면 지금은
스스로 공부해야 하지 않냐 이것이다. 영어 선생이라고 일 년
가야 영미의 최신 문법서를 들여다 보는 등 공부를 하기를 하나.
이런 사람들이 적당히 학위나 해서 대학으로 진출할 생각이나
하니 지식이나 통찰력이나 영어 능력은 전혀 늘지 않았는데도
겉치레 명예나 숭상하고 그에 따른 '권위' 의식만 늘어서
영어교육을 더욱 더 망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이 지금은 영어교육학계의 커다란 카르텔이 되었다는 것이
캄캄한 현실이다. 영문으로 제대로 된 에세이 하나도 쓰기 힘든
이들이 복사 능력을 발휘해서 책을 내고 강매를 하고 그런다.

물론 이러한 영문법 지체 현상의 문제는 한 가지 이유로
요약된다. 연구하고 책 읽는 것조차도 전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나 가볍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누군들 왜 안
하겠는가? 권력에 붙기 좋아하는 이들이 말이다. 그 지식이
권력을 수반한다면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5. BEU from PEU

내가 오늘 쓰려고 하는 Basic English Usage (BEU) 는
성문종합영어나 그 이전의 정통종합영어의 유산이 그대로 남아
있는 소위 전문가들에게 오히려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전에
간략하게 소개한 바 있는 이 BEU의 모체인 Practical English
Usage
(PEU) 도 밀접하게 관련된 영문법서이니 그에 대해서도
같이 혼합해 쓰겠다.

BEU는 PEU를 줄인 책이다. 이 줄였다는 게 중요하다. '우선
순위' 원칙에 입각해서 지식 정보의 취사 선택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장장 605개에 달하는 항목을 가진 PEU는
그만큼 자세하고 중요한 문법 및 어법 정보가 들어 있지만 그
자체가 또한 '비극'이기도 하다. 658페이지에 달하는 문법 책을
드문드문 본다고 해도 언제 다 볼 것이며, 또 말이 좋지
참조용으로 수시로 들여다 본다고 해도 과연 몇 명이나 그것을
보고 있을 것이냐는 매우 현실적인 판단에서 비롯된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605개의 항목을 하루에 하나씩 본다고 하면
늦어도 2년 안에는 보겠다는 생각을 쉽게 할 수는 있지만 쉽게
실천하지는 못 한다. 이 책을 사 놓고 손도 안 되는 이들이 거의
다수이다.

6. PEU: 찾아 보는 문법책

PEU는 완전한 문법서는 아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EFL/ESL 학습자들이 영문법을 대하면서 궁금해 할
가능성이 높은 것을 605개의 항목으로 묶어서 편집해 놓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문법의 틀을 잡는 학습이 가능하도록
index와 cross reference를 가득 만들어 놓았다. 서로 연결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만약 이 책이 단순하게 '문법 퀴즈' 역할만
한다면 그러한 표식들이 필요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저자는
이 책을 만들어가면서 양이 많아지자 항목간의 연결을 제공하는
게 유익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 점은 학습자가 책을
읽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바로 그 학습의 '유지'의 문제 때문에 BEU가 나온 것이다. PEU는
초판이 1980년에 나왔다. 지금 구할 수 있는 게 1995년에 나온
2판이다. BEU도 1984년에 초판이 나왔다. 이 책들이 한국 시장에
보인 것은 1995년의 PEU 2판이 나오고 한참 후의 일이다. BEU도
1984년에 나온지 이제야 보이는 것을 보면 한국의
영어교육학계가 이러한 좋은 책을 찾아서 소개하는 일은 거의
포기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PEU가 1980년에
나왔는데 한국에서는 책을 수입하기 힘든 것도 아닐 텐데 여전히
성문종합영어 같은 것을 가지고 시간 낭비를 하고 있었으니.

7. BEU는 PEU를 축약

BEU는 PEU의 605개의 항목을 370개로 선택해서 줄여 버렸다.
물론 항목별 문법의 내용 자체도 줄였다. 핵심으로만 정리한
것이다. 예문도 다른 색으로 표시하여 구분이 쉽게 하였다. 이
색깔 한 가지만 바꿔도 읽는 것을 더 쉽게 만들어 준다. PEU에도
예문은 이탤릭체로, 예문 중 문법 항목 관련 부분은 모두 굵은
글씨로 표시했기 때문에 가독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BEU는
예문을 아예 옅은 빨간색으로 처리하고 관련 항목은 굵은 활자를
써서 문법 설명과의 구분이 더욱 두드러진 느낌이다.

PEU는 체계적으로 정리된 전문 문법서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많은
그리고 깊은 문법 내용을 담고 있다. BEU에 실린 내용은
기본적으로 PEU의 것을 적지 않게 담고 있지만 문법 설명은 더
쉽게 고쳐 쓴 경우도 많다. 물론 학습 과정상 당장 시급하지
않은 세세한 PEU의 문법 사항은 BEU에서는 당연히 빠졌다.

8. 영문법책을 보는 방식

영문법 책을 보는 양태는 두 가지가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보려는 순위 방식이 있는가 하면 필요한 부분을 선택해서 읽어
대는 무작위 방식이 있다. 방식 이름의 의미와는 맞지 않게
문법서를 학습하고 실제로 사용하는 능력을 얻는 면에서는 순위
방식이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것은 '통달'을 목표로 하는
문법서 자체가 워낙 두꺼운 것 투성일뿐더러 내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순위 방식은 비범한 사람이 아닌 경우
대다수 '작심삼일파'를 낳는 방식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원서로
문법 개념들을 이해하면서 한 권을 독파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나중에 늘 사용할 수 있는 준비된 지식으로
연결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무작위 방식은 자신이 필요한 부분만을 수시로 읽어대는
경우인데 지루한 문법서의 특징을 피해갈 수 있다. 때로는
무작위로 생각나는 필요한 부분만을 이해하려고 읽는다. 또
때로는 궁금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index를 통해 문법 사항을
능동적으로 찾는 식으로 활용한다. 그렇지만 이 '수시로'
검색하고 읽는 방식도 책을 먼저 손에 안 들면 그걸로 끝이기는
마찬가지이다. 내가 추정하기로는 PEU를 가진 사람들도 많겠지만
이 수시로 읽어대는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다. 그만큼 이런 습관
하나 지키기조차도 힘든 게 요즘의 삶이다.

9. 의미를 상실한 문법의 '순서'

앞에 제기한 세 가지 문법 학습의 문제 중 첫째인 '순서'를
지키는 문제는 결국 이렇게 요약된다. 과거의 문법서 학습
방법에서 비롯된 책의 편집 순서를 그대로 '준수'하려는 순위
방식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학습 용량이나
평균 이해도를 들여다 볼 때 순위 방식으로 문법서의 순서를
그대로 따라 학습했을 때의 결과 또한 의문시된다는 것이다.
책을 그냥 본 것인지 아니면 이해를 해서 생산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인지는 여전히 극과 극의 차이를 낳는다. 결국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책을 한 번이라도 보았냐가 아니라 그
문법책의 내용을 어느 정도나 스스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냐는
것이다.

10. 지식의 유지

둘째에 지적한 문제인 자꾸 잊혀지는 문법 지식을 어떻게 붙들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하자. 이는 첫째의
문제에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이다. 어느 학습자이든 비범한
천재가 아닌 이상 아주 많은 문법 지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반드시 잊혀지는 부분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대부분의
영어 학습자에게 해당하는 당연한 것이다. 또 이런 현상은
영문법의 지식이 기본 틀을 먼저 잡지 않으면 매우 복잡한
문법의 특성상 학습자를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영문법에서는 해당 문법에 해당하는 단어
분류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해를 통한 기억을 돕는 다음 단계로
이러한 분류가 좋은 기능을 한다. 예를 들어, 동명사를 목적어로
취하는 동사를 분류하여 기억하도록 하는 것은 이러한 기본적인
분류법에 속한다.

11. 여기저기 읽기

한 번은 읽었지만 시간의 흐름에 비례해서 잊혀지는 문법 지식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 어쩔 수 없는 기억의 유실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작위 방식이 이롭다. 특히 최초 한 번을 PEU 같은
책을 순위 방식의 정공법으로 독파한 예외적인 업적을 이룬
사람은 그 고된 노력을 헛된 일로 만들지 않으려면 그 뒤로는
원하는 부분을 골라 수시로 읽어 대는 습관을 반드시 들여야
한다.

PEU는 문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읽어댈 수는 없다. PEU를 읽을
수 있는 학습자의 조건은 적어도 PEU의 영문 문법 설명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조건에서 학습자가
불완전하게 또는 불확실하게 알고 있는 문법을 다시 읽어서
확인하고 더욱 단단하게 굳히는 것은 무작위 방식을 통해 수시로
원하는 곳을 읽어 대는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는 것 같으나 문법이 불확실하다는 사람들은 꽤 많다. 이런
수준의 학습자들에게는 부담이 가는 순위 방식보다는 이렇게
무작위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다. 궁금한 부분이 나올 때 그
부분만을 정밀 폭격하는 식이니 효과가 클 수밖에. 물론 이
무작위 방식만 나오는 게 아니다. index를 통해서 해결책을 찾는
방법은 정확하게 따지면 무작위는 아니다. 그러나 관심을
순간적으로 집중시키는 중요한 방법이며 그 들이는 관심도
만큼이나 이해나 학습 효과도 클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12. 문법 --> 생산적 능력

영문법 학습의 셋째 문제는 어떻게 해야 영문법 지식을 말하고
쓰는 생산적 지식으로 '승화'시키는가 하는 것이다. 내가
한국인들의 영어학습의 경과와 결과를 모두 지켜볼 때 알면서도
여전히 불가사의한 게 어떻게 이해와 생산을 그렇게 똑 떨어지게
분리하는 습관을 들였나 하는 점이다.

물론 그 습관은 시험 영어에 대한 강박증에서 비롯된 것이다.
시험까지만 해결하면 된다는 강박증이 머리 속에 가득 쌓인 채로
영문법을 학습하니 목적 상실 후 그 지점에서 바로 심각한
정체로 빠져든다. 이러한 악습은 입시 영어의 해결이나 다른
시험 영어의 해결이 영어학습의 종점일 수 있다는 착각을
끊임없이 넣어 준 긴 과정의 당연한 결과이긴 하지만 그 전
사회적인 단세포적인 시간 낭비는 사람을 여전히 경악케 한다.

13. 말하고 쓰는 순간의 영문법 검색

독서하듯이 익힌 영문법을 말로 글로 쓸 수 있는 영어의 생산적
능력으로 승화시키는 방법은 문법 학습을 쓰고 말하는 습관으로
연결하는 것뿐이다. 특히 자신이 직접 말을 하고 글을 쓰면서
궁금한 점을 찾아 보는 이 작은 습관 하나에서 운명이 갈린다.
토플에 나오는 답을 확인하기 위한 영문법 학습은 그걸로
끝이지만 (이것은 다분히 수동적인 학습이다) 자신의 두뇌로
스스로 말하고 글로 쓰는 과정에 영문법 지식의 검색과 이해,
확인을 대입시킨 것은 그 운명이 다른 방향으로 갈리는 것이다.
내가 다른 글에서 쓴 생산적 영어 능력 (productive skills) 을
향상시키는 방법은 사전이나 영문법서를 대할 때 어느 부분을
중점적으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집중과 우선순위 확인이라는 큰
도움을 준다.

14. PEU, BEU의 역할

PEU와 BEU는 이러한 세 가지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등장한다. 첫째, 영문법 학습의 '순서'의 문제는 이미 '영문법의
관심 분야'라는 개념을 하나의 분류 항목으로 삼은 PEU와 BEU의
편집 방식에 의해 쉽게 넘어선 문제이다. 둘째의 문법 지식
유지의 문제는 PEU/BEU만큼 알맞은 책도 없다. 특히 English
Grammar in Use
(EGIU) 같은 기본 문법서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그 이후의 문법 지식의 유지와 심화, 발전은 PEU로
방향을 트는 게 효과적이다. 셋째, 영문법의 생산 능력으로의
연결의 문제는 글을 쓰거나 말을 하면서 특정 문법 부분에 대한
도움을 찾는 학습자들의 흔한 패턴을 볼 때 PEU/BEU가 그 역할에
매우 적합하다는 것이다.

나도 PEU를 옆에 두고 오래 사용하면서 특정한 문법 정보를 찾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 물론 더 깊은 지식은 Oxford English
Grammar
(OEG) 나 A Comprehensive Grammar of the English
Language
(CGEL) 를 보는 게 좋다. 책의 편집이나 수준, 내용의
차이가 있으니까. 그런 면에서 본다면 Longman Grammar of
Spoken and Written English
(LGSWE) 는 겉으로는 두꺼운
책이지만 상당히 보기에 편한 문법서이다. 이전에는 OEG를 곁에
두고 자주 봤는데 그런 이유 때문인지 PEU가 내 책상에서 가까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PEU가 문법을 전문적으로 아는
이에게도 쓸모없는 책이 전혀 아님을 보여 준다.

15. PEU가 '단점'이 되는 사람들

이 글에서는 나는 BEU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PEU는 아는
이들에게는 알려진 책이므로 그 책의 경험에 비춰서 BEU가 어떤
사람들에게 왜 필요한지를 알리려고 하는 게 이 글을 쓰는 주
목적이기 때문이다. PEU의 단점은 다름 아닌 그 장점에서 불거져
나온다. 내가 찾아도 도움이 될 정도로 부족하지 않은 605개의
문법 항목은 커다란 장점이다. 그런데 그 양이 하중급 이하의
학습자들에게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누누히 말하기를 문법의 힘이 상승하려면 적어도 어느
(확정할 수 없는) 그 순간까지의 뼈대가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PEU는 하중급 이하의 학습자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으로 보인다. 보통 중급 이하의 학습자들이 고급으로 상승하는
게 힘든 것은, 가령 PEU를 본다고 할 때 반드시 먼저 알아야 할
더 중요한 지식이 있는데도 옆에 널린 광대한 문법의 양에 먼저
질려 버린다는 것이다.

16. 선택하고 차단하라

물론 이런 경험이 고급 영문법 학습자에게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어떻게 보면 자신의 생각이나 학습 방법을
정리하는 것에 달린 문제이니까. 중급 학습자이든 고급
학습자이든 영문법서를 선택해서 그것을 자신에게 맞는 '편한
방법'을 찾아서 요리할 수 있다는 것은 개인의 영문법 학습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한 요인이기도 하다. '원하는 것을 먼저
익히고 확인해 나가는 식으로 하나하나 정복하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어 더럽게 많네'
하면서 책의 전체로 자신의 부담을 무차별적으로 확대시키면서
벌써 한계를 그어 버린다. 이런 습관이 있는 사람은 평소에도
자신의 언행에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악습이 도사리고 있지
않은지 살펴 보기 바란다.

많은 학습자들에게 만연한 이러한 '정밀폭격 불가' 신드롬을
격파하기 위해서 BEU가 나왔다. Michael Swan도 PEU로 돈을 엄청
벌었겠지만 BEU를 또 만든 것은 물론 돈을 더 벌려고 하는
욕심도 있겠지만, 이러한 수준 차별화 학습의 필요성을
절대적으로 절감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PEU는 원서인지라
한국인 학습자들의 두뇌를 가로막고 있는 '원서로 영문법을
이해한다구?'라는 강력한 선입견을 생각하면 그 자체가 BEU가
출현해야만 하는 또 다른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것을
즉각 알 수 있지 않은가?

17. BEU의 축약과 핵심

BEU는 PEU에서 거의 절반으로 양을 과감히 줄여 버렸다. 그러나
BEU가 그렇다고 해서 영문법이 아주 딸리는 이들에게만 해당하는
책이 아니다. 내가 파악하기에는 영어를 잘한다고 하는 이들도
모자라는 부분을 보충할 게 있다는 것이다. BEU는 먼저 파악해야
할 영어의 기초적인 핵심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잘 아는
사람도 보면서 가볍게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 NS의 관점에서
영문법의 어떠한 것을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지도 알 수 있다.

물론 하중급자 이하의 학습자들에게 알맞은 문법서이다.
무엇보다 핵심만을 추려 놓았고, 먼저 알아야 할 것을
우선적으로 편집해 놓았기 때문에 양적으로 부담이 없다. 이
점은 초중급 학습자들에게는 매우 유리한 점이다. 문법의 단계적
구축이라는 관점에서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18. BEU 누가 봐야 하나

BEU는 그러므로 두 그룹의 학습자들이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첫째, 당연히 초중급 학습자들이 EGIU 등으로 문법을 일차
학습하고 이후에도 문법 지식을 유지, 보충하려는 노력을 하기
위해 필요하다. 물론 그 책을 보지 않은 사람으로서 다른 경로로
문법을 학습했어도 (영어의 가정법을 잘 이해하지 못 하는)
하중급 학습자 이하의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BEU를 옆에 두고
자주 찾아 보기 바란다. 둘째, 상중급 학습자에서 고급
학습자들까지 포함하는 그룹인데 이들은 문법을 잘 알고 있다면
기본적으로 PEU를 보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에서도 정확하게 지적했지만 PEU를 사 놓고도 수시로 볼
지구력이 없다고 판단하면 반드시 BEU를 먼저 거치고 나중에
PEU로 옮겨가는 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19. 책의 크기가 아니라 학습자 자신

BEU와 PEU 중에서 선택하는 것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책의
가격이나 두께의 문제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학습자 자신이
그 책의 규모에 압도당하지 않고 충실하게 지속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거들떠 보지도 않고 던져 놓을
지구력이라면 책의 가격이나, PEU가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는
등의 다른 요인을 더 크게 감안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단계적으로 BEU를 통해 먼저 알 것을 안 후 PEU로 옮겨 가는
사람이 있을 것이나, PEU부터 사서 읽지도 않을 사람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이 현상은 Longman Language Activator (LLA) 에서도 적잖이
나타났던 현상이다. 책이 좋은 것과 학습자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접근하고 내용을 흡수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별개의 문제이다. 책의 좋고 나쁨이 제 1의 전제라면 학습자가
그 책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느냐를 학습자의 입장에서
판단하는 것은 사실상 제 1의 전제보다 더 중요한 제 2의 전제인
것이다. 결국 LLA고 Longman Essential Activator (LEA) 이고
간에 구석에 던져 놓고 자주 읽지 못 하겠다는 이들에게는 별
수가 없다. 이런 사람들은 먼저 포항의 해병대 boot camp에
입대해서 바닥을 박박 기는 훈련을 먼저 받을 것을 권한다.

수준에 관계 없이 PEU의 두께 때문에 손이 많이 안 갈 것 같다는
학습자들은 BEU로 눈길을 돌리기 바란다. 핵심 우선 방식으로
문법의 기반을 잡는 게 더 나은 선택이다. PEU를 사서 거들떠
보지도 않을 결과보다는 훨씬 더 낫다.

20. 영문법책의 영어 어렵지가 않다

난 사전에서 쉬운 정의용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어휘의 확장 가능성을 차단하는 역기능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문법서나 영문법 학습에 있어서는 다른
방법이 있어야 한다. BEU는 특히 쉬운 영어 문장으로 해설이
쓰여 있고 되도록 간단하게 쓰려고 노력한 게 분명히 보인다.
당연한 일이다. 왜냐 하면 문법서는 문법 지식 자체가 이해해야
할 추상적인 지식이라 그것만으로도 부담이 충분히 걸리기
때문이다. 학습자의 두뇌에 걸리는 이 부담을 덜어 주는 방법은
해설을 간단하고 쉽게 쓰거나 색의 적절한 사용, 레이아웃의
편리성 등을 추구하는 방법밖에 없다. BEU의 문법 설명은 그런
면에서 하중급 학습자 이하의 사용자들이 사용하기에 어려움이
없다고 본다.

21. PEU 검색의 수단

PEU를 무작위 방식으로 사용하는 방법과 더불어 내가 제시한 게
특정한 문법이나 어법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때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경우는 학습자의 관심이 고도로 집중된
시점이라 지식의 습득 및 강화가 매우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
이러한 학습이 성공하려면 index를 통해서 원하는 항목을 찾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한 사람은 금방 찾아내는 원하는 항목을
다른 사람은 찾지 못 한다면 후자의 PEU 이용률이 갈수록 저하될
것은 당연한 추정이다. 책에서 얻는 만족도가 높을수록 자신의
책에 대한 친밀도나 친숙도, 사용률도 올라간다. 즉, 학습자
자신도 책을 잘 사용하는 법을 익히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PEU의 index는 이렇게 문법 사항 검색을 염두에 두고 여러
군데에 중복되는 연결을 짓고 있다. cross reference도 충실하게
되어 있다. 예를 들면, PEU의 513 So (degree adverb;
substitute word) 에서 2 before adjectives etc (p. 537) 의
끝에는 For the difference between such and so, see 544. For
more about so much and so many, see 518. 이라는 cross
reference가 있다. 이 기능을 보면 이 문법책이 browse를 염두에
두기도 하고 특정 문법 정보를 검색할 때 원하는 정보를 따라
여기저기 관련 항목을 따라 이동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22. 문법책의 효용성: index와 cross reference

이게 사실 핵심이다. PEU나 BEU를 사용하는 학습자들은 index와
더불어 이 cross reference를 이용하지 못 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PEU/BEU에 가장 빠르게 적응하는 길은 index와 cross
reference를 보고 감으로 어디 있겠다고 찾을 수 있을 정도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개인의 노력에 달린 것이다. 그리고
이 개인의 노력은 같은 책을 보았는데도 한 사람은 정보를 찾아
내고 다른 한 사람은 그렇지 못 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PEU/BEU는 모든 문법 항목이 알파벳 순서로 배치되어 있다.
index에 비해 검색에 도움이 큰 것은 아니지만 이 또한 browse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여기저기 무작위
방식으로 읽기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알파벳 순서라는 기준은
여전히 하나의 도우미 역할을 한다.

23. 책에 카드 끼우기

사전이나 PEU/BEU 같은 책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한 가지 팁을
알려 주마. 특히 영영 사전을 보면서 모르는 단어 때문에 그
단어 따라가다가 지친다는 사람은 자신 스스로 피로를 부르는
사전 사용 방식부터 고쳐야 한다. PEU 같은 책도 여기저기 내용
따라서 돌아다니는 책이므로 browse를 하는 사람이나 cross
reference를 따라서 검색을 계속하는 사람이나 책 속에 여러
개의 카드를 끼워 놓고 사용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거쳐간 곳은 반드시 그 카드를 끼우라.

찾아 본 항목에 줄 치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된다. 그냥 종이
카드를 끼워라. 이 카드를 서너 개만 끼워 놓아도 바로 앞의
검색으로 다시 (바로) 돌아갈 수 있는 back 기능을 충분히 하기
때문에 사전이나 책 사용에 있어서 멍청한 이동의 낭비가 줄어들
것이다. 이러한 습관은 한 번 참조로는 기억이 안 되는 인간의
기억력을 (기억 보강이 필요한 바로 앞 시점의 정보들에 대한
빠른 재검색을 보장해서) 훌륭히 보충해 준다.

24. 전문 indexer가 있는 이유

책에서 index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책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잘
안다. 외국의 출판사들은 전문서에서 index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professional indexer를 이용할 정도이다. indexer가
하는 일은 저자나 학습자의 입장에서 정보 검색의 필요성을
파악하면서 그 '길'을 만들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인터넷 사이트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러한 분류
작업은 지식 쌓기와 학습 진보의 성공을 가른다. 특히 이러한
문법서 같은 경우는 cross reference가 빈번한 그 특성 때문에
index를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사람들은 모를지 모르나 종종 잘 쓴 책이라도 그 책의 운명을
가르는 것은 이러한 layout이나 index를 넣는 작업이다. 모두
정보에 대한 accessibility를 높이는 것이다. 사전에서도 그러한
접근도를 높이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은 불과 10여년도 안
된 일이다. 그 이전의 사전을 보면 역사를 안다.

25. 질서 --> 접근

PEU가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간단하지 않은 내용을 넣었지만
기존의 영문법 책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배치했다는 것이다.
물론 바로 그런 점에서 OEG나 CGEL, LGSWE에 비교하면 PEU는
전문 문법서는 아니다. 그러나 OEG로 원하는 문법 지식에 대한
궁금함을 쉽게 찾는 것은 전문가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로
PEU의 특징이 빛나는 것이다. EFL 영어 학습자에게 이 특징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단 말인가? 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들은
무엇보다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사실을 PEU의 저자는 간파한 것이다. 그리고 많은 돈을 벌었다.
그가 돈을 많이 벌었지만 나는 당연하다고 여기는 게 그러면서
엉터리 책을 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영문법을 알고 싶은 학습자로서 생활 속에서 수시로 영문법의
특정 항목을 찾아 볼 일이 많을 것 같은 이들은,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는 문법도 더욱 강화하고 확장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PEU나 BEU를 골라서 자신의 옆에 놓고 닳아지게
펴 보라. 여기저기 뒤적거리면서 원하는 문법 지식을 찾아내는
데 있어서 다른 책과 다른 높은 효율성을 주는 것을 역설적으로
기존의 문법책의 '질서'를 깨뜨린 PEU가 하고 있다.

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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