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www.currentenglish.com/cgi-bin/CrazyWWWBoard.cgi?mode=read&num=70&db=theory&backdept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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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man Grammar of Spoken and Written English 분석
1. 한국에서 영문법의 딜레마
영어를 공부하고 익혀서 사용하는 사람들 중에 상당한 실력을
갖추게 된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일반의 예상과 다르게
영어를 더 많이 사용할수록 그리고 더 많이 알게 될수록
영문법에 대한 갈증이 커진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영어를 잘 모를 때는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도 없고 세밀한
문제를 신경 쓸 겨를도 없었지만, 이제 실력이 나아지면서 영어
사용자로서의 눈에 들어오는 반경이 넓어지고 그 관찰과 생각의
세밀함이 향상되면서 없는 줄 알았던 문제가 갈수록 잘 보이는
것이리라. 물론 이러한 갈증은 그런 기존의 문제를 파악하고
여전히 더 나은 영어 실력으로 변화시키려는 학습자의 긍정적인
의지의 표출이기도 하다.
한국인 영어 학습자들이 대하는 영문법은 그 동안 그
천편일률적인 틀이 거의 바뀌지 않았다. 내가 보기에도 세상은
바뀌는데 일본을 통해 흡수한 영어 문법의 지식도 어쩜 그렇게
정체적이고 한심할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전혀 개혁이나
진보하려는 움직임이 없었다. 물론 이 문제의 한 가운데에는
일본산 영문법 책 한 권 베껴서 독해용이자 시험용으로
베스트셀러라고 내 놓고는 돈 적당히 벌어서 기득권 수호에
열심이었던 한국의 소위 영어 문법학자들과 그 대열에 반드시
동참했던 대학의 영어학 교수들이 있었다.
2. 전문가의 사명감 포기
영문법의 문제는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다. 그러한 책이나 영문법
이론의 소개를 통한 학습자의 능률적인 학습을 보장하는가라는
문제가 있다. 또 과연 그러한 영문법을 베낀 그 저자들 자신들은
영어를 능숙하게 할 줄 아는가 하는 점이다. 요즘은 어떤 책에
보면 자신은 영어를 정확하고 강력하게 할 줄 모르는데 다른
사람을 위한 영어 학습 방법론은 만들 줄 안다는 정신 나간
소리를 쓰는 사람도 있더라만.
첫 번째 문제인 영문법의 생산적인 영어 능력으로 연결 가능성은
일단 한국에서는 광범위한 실패로 귀결된 상태라는 것을
상기시키고 싶다. 기본적으로 그러한 영문법으로는 독해나
가능하지 생산성이라는 것은 기대할 수가 없다. 두 번째 문제로
지적된 저자들의 문제는 이러한 문제를 내가 자꾸 이야기해야
하는 게 새삼스럽게 웃길 정도로 정말 심각한 문제이다.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영어를 못 하는데 영어 문법책을 쓴다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다. 이렇게 보면 인간이 상당히 귀여운
둥물이다만. 도대체 말이 안 되는 행동을 눈 딱 감고 거침 없이
하지 않는가. 스스로 영어를 말하고 쓸 수 없는 이들이 도대체
무엇을 믿고 누구 인생을 망치려고 영문법을 함부로 건드는
것인가? 한 마디로 말하면 자신도 익혀서 말하고 쓰지 못 하는
영문법을 다른 사람에게는 할 수 있다고 팔아먹는 것은 제
정신으로는 할 수 없는 행동이다.
내가 이런 말을 다시 하는 것은 근자에 들어서 한국에서
영어교육을 망친 주범으로 '문법'을 꼽는 게 무슨 습관이나
유행이 되다시피 한 풍조 때문이다. 영문법이 무슨 죄라고. 되도
않는, 스스로도 잘 모르는 영문법을 가지고 영문법 학자라고
미친 짓을 하고, 그에 편승해서 엉터리 책 팔아먹기에 열중한
그런 작자들이나 출판사가 문제이지 이게 무슨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문법' 고발이란 말인가. 그러고는 이제는 문법을
너무 많이 아니 (사실은 전혀 모르는데!) 문법은 그만 하고 다른
것 하라고 학습자들을 선동한다. 문법을 제대로 가르치려면
영어학 전반에 도통해야 한다고 본다. 문법을 어렵게 가르치는
것은 할 말도 없고 배경도 모르고 역사도 모르기 때문에
어줍잖은 소리로 학습자들을 협박해대는 사기꾼 군상들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문법이든 음성학이든 어원학이든 교수법이 훌륭하고 전문적인
지식이 뛰어난 사람은 깊이 가르치면서도 날줄과 씨줄을 폭 넓게
엮을 줄 아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배우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매우 쉽다. 무엇보다도 가르치는 사람이 자신감에서 비롯된
편안함과 전문성의 깊이가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오락가락
하면서 학습자까지 강도 8의 강진으로 흔들어대는 그런 일이
없다. 역시 가르치는 사람은 깊게 알고 봐야 한다는 소리다. 뭘
모르면 은폐를 위해 이상한 짓을 꼭 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3. 전통 영문법의 흐름
내가 Theory & Practice에 영문법 책자에 대한 여러 가지 글을
남기고 분석을 하기도 했지만 한국에 알려진 '현대' 영문법의
흐름은 정말 '전통적인' 그것이었다. 내가 지금도 보는 그리고
한국의 영어 교사들이나 교수들이 여전히 감싸고 도는 영문법의
원류를 일본을 통해 들어온 구닥다리 지식이다. 특히 1972년에
처음 나온 A Grammar
of Contemporary English (GCE)
에는
한국에 널리 퍼진 전통 영문법의 '기둥'이 보이고 A
Practical
English Grammar (PEG) 에서도 그 흔적이 진하게
보인다.
1985년에 나온 A
Comprehensive Grammar of the English
Language (CGEL) 는 여기에 소개하려는 Longman Grammar
of
Spoken and Written English (LGSWE) 가 그
틀의 토대로 삼았다.
특히 PEG는 지난 한 세대 동안 한국에서 나온 영문법이 따른
prescriptive grammar의 원초적인 틀로 여겨진다. GCE도 그러한
역할을 한 게 틀림없다. 물론 일본어 번역서 등을 통해서
한국으로 들어왔을 것이다.
4. Longman Grammar of
Spoken and Written English
LGSWE는 한국의 영어 학습자나 학자들에게 익숙한 전통적인
prescriptive grammar와는 전혀 다른 문법서이다.
prescriptivism의 주요 흐름은 문법을 학자들이 규정해서
학습자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이렇게 문법을 배우는 것은 정치
문화적 강압 시대에 어울리는 일이었다. 학습자들은 문법을
배우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 즉 '왜 이런 규칙이 정해졌는가?'
하는 점이다. 가르치니 그대로 따라서 배우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따져 보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The Oxford English
Grammar (OEG) 에서 Sidney
Greenbaum이
코퍼스의 예문을 통해 반은 prescriptive이지만 반은
descriptive한 성격을 지닌 문법 해설을 제공하고 있다면,
LGSWE는 이제 예문뿐만 아니라 그 문법 해설의 근간을 아예 CL과
CA의 산출 결과에 의존하는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어떤
어휘, 문법, 구문이 왜 이렇게 쓰여야 하는가가 아닌 '이렇게
사람들이 쓰고 있다'는 객관적인 통계를 만들어내서 그에 바탕을
둔 정밀 언어 분석을 제공하는 형태를 취한 것이다.
5. 무엇을 위한 영문법인가
한국의 영어교육에서 가장 큰 실패는 시험 영어를 준비하기 위한
독해력 증진 위주의 문법 제공이 오랫동안 당연시되면서 어떤
문법이 중요한지, 실제로 그러한 문법이 중요하게 쓰이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떤 어휘나 어법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도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모든 문법이 가르치는 사람의
머리에서 정해지고, 책을 쓰는 사람의 머리 속에 전통적으로
전해져 내려온 문법은 그대로 아무런 의심없이 학습자들에게
계속 전수되는 식이었다. 물론 가장 큰 편차는 역시 어떤 문법이
중요한가, 어떤 어휘가 중요한가, 어떤 어법이 중요한가 등에
대한 일체의 연구 분석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한국의
영어 학습자들이 배운 영어의 문법과 현실에서 통용되는 문법
사이의 거리감이 손을 대기 힘들 정도로 커진 것이다. 이 결과는
결국 대다수 영어 학습자들의 영어에 '핵폭탄'이 투하된 상태로
귀결된 것이 현실이다.
6. LGSWE: Descriptive
Grammar
이러한 문제를 염두에 두고 LGSWE는 5년 간의 엄청난 연구
노력을 통해 만들어졌다. LGSWE는 한 마디로 descriptive
grammar를 이루려는 시도의 결과이다. 과거의 prescriptivism의
영향을 벗어나서 컴퓨터 기술의 도움을 받아서 영어가 실제로는
어떻게 쓰이고 있으며 영어 사용자들은 영어의 어떠한 모습을
실제로 그려가고 있는지를 처음으로 만들어낸 문법서이다.
LGSWE를 처음 보는 사람은 기존의 문법서와는 다른 내용과 서술,
정보에 일견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당연한 반응이다. 문법서의
세계에 개벽을 한 것이니 말이다. LGSWE는 지금은 ELT 사전
만들기의 기본이 되어 버린 언어 데이터베이스인 코퍼스가
있어서 가능한 역작이기도 하다. LGSWE는 4천만 단어 크기의
Longman Spoken and
Written English (LSWE) Corpus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7. Corpus Analysis
LGSWE는 연구 분석을 위해 사용한 LSWE 코퍼스의 여섯 가지의
register 중에서 CONVersation, FICTion,
NEWS, ACADemic이라는
네 가지의 register에 속하는 텍스트 정보를 선정해서 정밀하게
상호 비교 분석함으로써 각 문법 정보, 패턴, 구조 등이 각
register마다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그 결과를 정밀하게
추적해냈다.
예를 들어, 학습자나 연구자는 LGSWE를 보면 FELS
(Function-Embedded Listening Skills) 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lexical (content) words와 function words가 CONV, NEWS에서
각각 차지하는 비율을 알 수 있다. (Table 2.4, p. 61) 또 a,
an, the 같은 관사가 4 종류의 register에서 각각 어느 정도의
비율로 나타나는지 볼 수 있다. (Figure 4.2, p. 267) 또 that
절을 이끄는 동사 중에 그 빈도가 가장 높은 것을 의미 영역
(Semantic Domain: SD) 과 네 개의 register에 걸쳐 비교 분석된
데이터를 내 놓았다. 여기에서 mental/cognition이라는 SD에서는
know, think 동사가 CONV, FICT에서 가장 사용 빈도가 높고,
speech act라는 SD에서는 say가 CONV, FICT, NEWS에서 그 빈도가
비슷하게 높다는 것을 알려 준다. (Table 9.2, p. 669)
LGSWE에는 각 장 내에 문법의 내용에 대한 서술이 나오고 그에
연관된 코퍼스 정보가 들어간다. 물론 6천여 개의 예문도 모두
LSWE 코퍼스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 예문에도 각각의 텍스트가
속했던 register가 빠짐없이 표시되어 있다. 이러한 예문 등에
사용되는 약호는 반드시 책 앞 부분을 찾아 읽기 바란다.
8. Corpus Findings의 증언
LGSWE에는 각 장에 해당 문법 사항에 대한 CORPUS FINDINGS
(CF)
를 붙여 놓고 있다. 350개 이상의 그래프와 표를 이용해서
코퍼스를 이용한 어휘, 문법 구문의 register별 상호 분석
자료를 넣고 있는데, 이 놀라운 데이터는 LGSWE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다. CF 아래에는 그 새로운 코퍼스 분석 결과를
설명하는 DISCUSSION OF FINDINGS (DF) 가 제공되고 있다.
특히
다른 부분에서도 나왔던 CF에 대한 분석인 DF와 수평으로
연결해서 정밀하게 해석하고 있는 것은 매우 뛰어난 부분이다.
영어학도나 학자, 교사 등은 이러한 부분을 눈여겨서 읽어야 할
것이다.
LGSWE에 나타나는 CF와 DF 그리고 350개 이상의 그래프와 표는
그동안 암흑이었던 영어의 모습에 대해서 수긍이 가는 모습을
비추어 준다. 어떤 것은 기존의 prescriptive grammar에 거의
일치하지만 어떠한 것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 기존의 추측을
뒤짚는 데이터도 내 놓는다.
9. LGSWE는 영어의 다른 '어원'과 만나기
이러한 데이터를 포함하는 LGSWE의 출현은 그러므로 일종의
어원학의 경험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어를 학습하다가
어원학을 깊이 들어가 어휘의 근원을 추적해 들어가다 보면 그
역사적인 배경을 알아내면서 매우 강하고 새로운 느낌을 가지게
된다. 최종 종착지에 불과한 현대 영어의 모습 속에서만 그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우물안 개구리가 아닌 '철부지'에
불과한 것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전통적인 prescriptive grammar가 여전히 넘쳐나는 한국의
영어학의 공간에 LGSWE의 출현은 'descriptivism이 영문법에서는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최초의 대답을 한
문법서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다. 이전에는 descriptive
grammar라는 게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가진 비전공자도 LGSWE를
찬찬히 살펴 보면 그 의미를 스스로 알게 되는 것이다.
10. 감에서 통계로
예로 든 데이터 외에도 개별 어휘 그룹에 대한 빈도까지
포함하는 상세한 수많은 비교 분석 데이터는 현대 EFL/ESL
영어교육에 있어서 매우 시급한 문제이자 관심사인 어떤 어휘와
문법을 먼저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전에는 가르치는 이의 감으로 어떤 동사와 구문의
중요성을 강조하려고 했다면 이제는 왜 그래야 하는지 통계로
나타내는 것이다.
LGSWE가 사용한 분석 방법은 물론 계량화다. 영어 선생의
일방적이고 규정적인 지식과 감각에 의존하던 영어의 모습과
중요도에 대한 기준을 코퍼스 정보를 이용한 통계화로 계량적
비교 분석을 하는 게 가능하게 된 것이다. 학문에 있어서
계량화는 애매모호한 관찰과 분석에 구체성을 부여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이 책의 지식과 정보는 바로 그 중요한 구체성으로
가는 길을 코퍼스 언어학과 컴퓨터의 힘을 빌려 확보한 것이다.
11. Douglas Biber의 힘
LGSWE의 책임 저자인 Douglas Biber는 LGSWE의 저작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다. 그는 이론적인 corpus
linguist만이 아니고 직접 코퍼스 분석을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이것은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대개
corpus linguistics (CL) 를 하는 사람은 겉으로 대단하게
보이지만 거의 이론학자들이다. CL은 한 마디로 컴퓨터에
능통하지 않으면 도대체 corpus analysis (CA) 라는 일 자체가
안 되는 것을 생각하면 그의 컴퓨터 활용 능력과 머리가 LGSWE의
생성에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CL 분야에서 미국은 상대적으로 열세였다. 영국이 이미 70년대
말에 코퍼스의 구성을 시작한 것에 비하면 미국은 ELT
사전에서도 '어린이' 취급을 받는 정도인데 CL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사정이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네 명의
공동 저자도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LGSWE의 핵심은 바로 Douglas
Biber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CA에서의 독보적인 능력이
드러나 있다. 그가 LGSWE의 저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LGSWE의 '영어' 문제에서 드러난다. 롱맨이 영국계
출판사라는 것을 감안하면 다른 롱맨의 사전 등과 마찬가지로
영국 영어로 통일하지 않고 각 장마다 각 집필자의 출신지
영어로 쓰게 결론을 내린 것은 재미 있는 사실이다. 롱맨이
문법책을 영국 영어와 미국 영어로 각 장마다 뒤섞게 방치할
리가 없는데 그러한 결정을 내린 이면에는 바로 Douglas
Biber라는 사람이 있다고 본다. 그의 결정적인 기여가 없었다면
CA도 없었고 그리고 LGSWE도 없었다는 것이다.
12. 언어학의 각성
CL이나 LGSWE를 들여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한 사람의
통찰력과 머리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 하는 점이다.
LGSWE의 수많은 데이터에 대한 통계와 분석을 들여다 보면서
언어학자 중에서 정말 머리 좋은 사람은 따로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머리 좋은 것도 언어학자끼리도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언어학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추상적인
것을 가지고 논쟁하고 추론하기 때문에 매우 복잡하다. 내가
아는 영국의 언어학자들도 CL의 출현을 위협으로 보는 것을
보았다. applied linguistics (AL) 는 기본적으로 연구 성과가
ELT를 위한 것이다. 그런데 ELT 사전이나 문법서 그 외의 수많은
영어학습 교재를 만드는 데 있어서 CL의 역할이 커지면 CA를 못
하는 언어학자들은 '밥그릇'이 위협받는다는 소리이다.
13. LGSWE와 영문법의 우선 순위
LGSWE를 읽는 이들은 이 책에서 어떠한 것을 얻어야 할까? 또
그냥 읽는 것 외에 특정 용도로 사용하는 이들은 어떠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LGSWE를 만든 롱맨의 Longman
Dictionary of
Contemporary English (LDCE) 는 기본적으로 구어
영어에 중점을
둔 사전이다. 또 최근 분석이 제공된 Longman
Language
Activator (LLA)와 Longman Essential Activator
(LEA) 의
경우에서 명확하게 보듯이 롱맨의 사전 제작 방침이 구어 영어의
습득에 맞추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한 영향을 바로
받아서 LGSWE도 구어 영어와 문어 영어의 구분이 명확하게
그리고 통계에 바탕해서 정밀하게 제공되어 있다.
이러한 통계 자료는 가르치는 사람에게는 어떠한 문법 구문부터
가르쳐야 하는지, 구어 영어와 문어 영어의 구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충실하고 단단한 이해를 제공한다. 또 각
register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어휘나 문법 그리고 문법
구문의 빈도와 선호도 정보를 통해 가르치는 이들은 학습자에게
제공하는 학습 내용의 우선도를 확신을 가지고 정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14. 영어 학습을 구성하는 자료
영어 학습 자료를 만드는 사람에게는 더욱 중요한 데이터이고
문법서이다. LGSWE는 학습 자료를 구성할 때 어느 것에 우선도를
부여해야 하는지, 또 어떤 어휘, 구문, 문법 구성을 해야 하는지
실체를 잡게 해 준다.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빈도 정보가 이제는
문법과 어휘가 결합된 형태의 분석으로 가능해져 그 데이터를
학습 자료 구성에 바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5. ELT 전문가들의 노력
ELT 전문가들이나 영어 교사, 영어학도들은 LGSWE에서 원하는
부분의 정보를 Lexical Index (LI) 와 Conceptual
Index (CI) 를
통해 직접 찾아 읽으면서 descriptive grammar의 세계로
진입하고 그 이해를 더욱 넓혀갈 수 있다. 전문가라면 이런 책을
읽으면 어떻게 우리도 이런 책을 만들 수 있을까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나 싶다. 나는 이 책을 본 지가 오래 됐지만
이번에 이 분석 때문에 책의 전체를 다시 살펴 보면서 다시 한
번 영미 언어학자들의 저력을 실감했다.
특히 현장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중고등학교 영어 교사들은
영문법을 다루고 생각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 현장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데
있어서도, LGSWE를 수시로 참고하는 자체만으로도, 큰 영향과
긍정적인 도움을 줄 것이고 영어교육에 대해서 생각하는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16. 영어의 바탕을 일깨우는 LGSWE
비전공자라 할지라도 영문법이나 영어 학습 전반에 관심이 큰
사람에게도 LGSWE는 영어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준다는 차원에서
사서 읽어 볼 만한 문법서이다. 영어를 어떻게 바라 보고, 그
영어가 실제로 어떻게 쓰이고 있으며, 자신이 앞으로 효율적이고
강력한 영어 학습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답이
들어 있다. LGSWE는 옆에 두고 심심하면 읽어 본다고 하더라도
그 가치가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될 문법서이다.
17. LGSWE와 Corpus
Linguistics
LGSWE의 출현으로 인해 계량화 분석의 경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고 언어학자들 사이의 경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게 될
것이다. ELT 사전에서 이미 일반화된 CA의 활용과 그 중요한
역할은 어느새 문법이라는 언뜻 불가능해 보였던 분야의 코퍼스
기반의 통계 분석까지 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CL이 AL의 통계적
데이터 구성과 통계 추출에 기여하는 그 중심적 역할을 넓혀가면
언어학자들이 할 일은 기존의 영어의 전통적인 receptive
skills와 productive skills에 CL과 CA의 결과를 어떻게 접목해
나가냐 하는 것에 맞추어질 것이다. 방대한 코퍼스 자료의
수집과 정리, 통계 처리는 컴퓨터가 다 하게 되니 언어학자들이
할 일은 그 자료의 분석과 이론적 발전으로 연결짓는 일이 된다.
Douglas Biber를 위시한 LGSWE 제작팀은 대서양의 양안에서
작업을 했다. 이들의 이러한 원격작업에는 인터넷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LGSWE는 컴퓨터와 인터넷 그리고
뛰어나게 명석한 일부 인간의 언어와 두뇌의 산물인 것이다.
한국의 문법학자들과 영어 교사들, 그리고 앞으로 영문법을
전문적으로 그러나 매우 '쉽게' 살펴 보고 싶은 이들은 이 책을
사서 보면서 이런 책 만드느라 얼마나 고생했을지, 5인의 저자
외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의 5년간의 땀방울을 깊이 느끼는
기회로 삼기 바란다.
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