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27일 금요일

컴퓨터를 하이파이 오디오 트랜스포트로 만들기

어떤 분이 고클에서 다운로드한 파일을 하드디스크에 저장한 그대로 오디오로 들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물어오셨습니다. 제가 고수는 절대 아니지만 몇 자 적어봅니다. 사실은 이곳저곳을 검색하면 대부분 나오는 내용이지만 그래도 정리를 해놓으면 더 좋겠죠. 예산의 제한이 없다는 전제하에서 글 씁니다. 그러니까 아래 글대로 하면 돈이 엄청나게 많이 듭니다. 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가격 대 성능 비가 높은 다른 제품을 구입해서 저렴하게 해결할 수도 있겠지요.

먼저 좋은 DAC가 필요합니다. DAC는 "Digital-to-Analogue Converter"입니다. 다운로드한 파일이나 CD에 기록된 신호는 모두 디지털 신호죠. 이것을 아날로그 신호로 바꾸어 앰프로 보내야 스피커로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당연히 CDP에는 DAC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원한다면 외장 DAC를 쓸 수도 있겠죠. 말하자면 프리앰프와 파워앰프를 분리하는 이유와도 통합니다. 듣자 하니 풍월당에서는 마크레빈슨 360SL DAC를 쓴다더군요. 말로만 듣던 하이엔드 메이커 마크레빈슨... 가격은 겁나서 안 알아봤습니다. 궁금하시면 직접 알아보세요. ^^;

PC와 DAC를 디지털 케이블로 연결합니다. 디지털 케이블은 보통 광케이블과 동축(coaxial) 케이블을 쓰는데, 동축 케이블도 인터커넥터 케이블과 마찬가지로 RCA 케이블과 밸런스 케이블이 있는 모양입니다. 다만, 인터커넥터 케이블과 디지털 케이블은 엄연히 용도가 다르니 주의하세요.

문제는 PC에 달린 사운드카드에 광 단자나 동축 단자가 있어야겠죠. 사운드카드는 근본이 게임용이라 디지털 출력이 되지 않는 제품이 많습니다. 오디오카드라고 해서 게임용이 아니라 레코딩 엔지니어 등을 위한 음악용 제품도 있습니다. 사운드카드로는 흔히 프로디지 계열 제품을 추천하고, 오디오카드는 Egosys 제품이 인기가 많더군요. Egosys 제품은 하이엔드는 아니고 가격 대 성능 비가 높다는 것 같습니다. 하이엔드로 가시려면 아래 링크에 소개한 OffRamp I2S를 쓰세요. 하이엔드 오디오 값 생각하면 쌉니다.

나중에 붙임: 요즘에는 오디오카드를 따로 쓰지 않고 USB 케이블 연결해서 쓸 수 있는 DAC도 있고, USB 단자가 없는 DAC에 물릴 수 있는 컨버터도 있습니다.

여기서 또 문제가 되는 것은 음악 파일의 디지털 신호를 왜곡 없이 100% 그대로 디지털 출력하는 것인데, 이게 간단치가 않더군요. 아래 링크에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http://www.goclassic.co.kr/club/board/viewbody1.html?go=&code=cdr&number=179

http://wagnerian.textcube.com/335

http://wagnerian.textcube.com/343

http://wagnerian.textcube.com/345


남은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PC의 소음입니다. 매우 험난한 해결 과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PC 소음을 줄이는 기본 원리는 최대한 모터를 사용하지 않고 PC의 발열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입니다. PC에서 냉각이 필요한 것은 CPU, 비디오카드의 칩셋, 메인보드의 노스브릿지(North Bridge), 파워서플라이 정도입니다. 드물게는 사우스브릿지(South Bridge)도 냉각이 필요할 수 있으며, 매우 드물게는 램(RAM)도 냉각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드디스크도 냉각이 필요하지만 여기서는 하드디스크 대신에 플래시 메모리 종류를 쓰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PC에 사용하는 냉각 방식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팬(fan)을 사용한 공랭식, 냉각수를 이용한 수랭식, 그리고 유체 파이프(히트싱크 파이프)를 사용한 냉각방식이 있습니다.

팬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며, 나름대로 저소음 팬이 판매되고 있기도 합니다.

무소음 PC를 구현하려면 유체 파이프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유체 파이프 방식의 장점은 완벽한 무소음이며 사후 관리가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것이죠. 현재 국내 기업인 잘만(Zalman) 사의 제품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합니다. 잘만 홈페이지를 검색해보니 2007년 7월 기준으로 가장 싼 TNN 300이 63만 원, 가장 비싼 TNN 500AF가 1,364,000원이네요. 덜덜덜...

http://www.zalman.co.kr/mall/view.asp?idx=175&code=020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효과가 확실한 것은 수랭식입니다. 냉각수를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갈아주어야 하며, 파이프에서 냉각수가 새면 PC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수랭식 쿨러 쓰기를 망설이고 있기도 하죠. 제가 써보니 파이프 연결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인다면 생각보다 매우 안전하다고 판단됩니다. 주의하실 점은 수랭식 쿨러는 완전한 무소음이 아니며, 제품에 따라 팬을 사용한 것과 차이가 없을 정도의 소음을 내기도 합니다. 잘만(Zalman) 사의 수랭식 쿨러가 평이 좋습니다. 제가 쓰는 제품은 잘만 RESERATOR 2인데 창밖에서 들리는 길거리 소음에 가려서 그냥 무소음이라 해도 좋을 정도더군요. 쿨러에 귀를 가까이 대면 미세한 소리가 들리는 정도였습니다.

수랭식으로 냉각할 수 있는 것은 CPU, 비디오 카드 칩셋, 노스브릿지 등입니다. 파워서플라이에는 해당사항이 없죠. 유체파이프 방식은 파워서플라이까지 냉각된다고 합니다. 수랭식을 쓰려면 파워서플라이는 보통 내장된 팬을 사용해 냉각합니다. 대신 팬이 최대한 크고 조용한 제품이 좋습니다. 팬이 없는 파워서플라이가 있기는 하다는데 저는 구할 수가 없더군요.

(나중에 붙임: FSP ZEN400라는 넘이 팬 없이 내부 유체파이프와 방열판만으로 되어있다고 합니다.)

사실은 팬 소음보다 거슬리는 것은 파워서플라이 자체에서 나는 고주파 음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어느 제품이나 일정 수준의 고주파 음은 내는 것 같습니다. 어지간한 싸구려나 제품 불량이 아니라면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의 작은 소리이기는 한데, 신경 쓰고 있자니 거슬리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처음에 제품 불량인 줄 알고 교환하러 갔다가 매장 직원 중 그 소리를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난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 제품을 테스트한 끝에 고주파 음 없는 파워서플라이는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중 소음이 적은 시소닉 제품을 사왔습니다.


(나중에 붙임: 파워서플라이에서 나는 고주파 음은 DC 노이즈 때문에 생기는 트랜스 험입니다. DC 필터를 쓰면 해결됩니다. 요놈을 PC에 물리면 음악 들을 때 음질이 좋아진다고도 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하드디스크 소음입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하드디스크를 쓰지 않는 것이죠. SSD라고 해서 하드디스크처럼 생긴 플래시 메모리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용량이 보통 50기가바이트 안팎이고 제가 검색한 바로는 128기가바이트 제품도 있네요. 참고로 요즘 하드디스크 용량은 보통 3~400기가바이트 정도입니다. 아직 양산되지 않아서인지 가격은 미공개인 경우가 많던데, 흔히 쓰이는 1~2기가바이트 USB 메모리 스틱 가격이 얼마인지 따져보면 대충 답 나옵니다. 하이엔드 오디오 값이라 생각하면 마음 편할 지도요. ^^;

SSD에 자주 따라다니는 루머가 있습니다. 플래시 메모리는 100만 번인가 이상 반복 기록할 수 없어서 윈도우즈를 설치해 쓰거나 하면 수명이 매우 짧아질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요즘 제품들은 모두 같은 섹터(sector)에 반복적으로 기록하지 않게 하는 조절장치가 달렸기 때문에 그런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실제 수명은 하드디스크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제가 꽤 오래전부터 CF 메모리를 별도의 변환장치를 거쳐서 노트북 하드디스크 대용으로 쓰고 있는데 아직 멀쩡합니다.

Gigabyte사의 i-RAM이라는 제품도 있습니다. 램을 꽂아서 하드디스크처럼 쓸 수 있게 하는 제품인데, 배터리가 있어서 휘발성이 아닌 저장장치로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2기가바이트짜리 램 4개를 꽂아 8기가바이트 하드디스크처럼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1기가바이트짜리 4개를 꽂아 쓰는데, 윈도우즈 XP를 다이어트해 설치하고 간단한 프로그램 몇 가지를 설치할 수 있는 정도는 됩니다. 음악 데이터는 이동식 하드디스크에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만 연결해서 파일을 소용량 플래시 메모리에 복사하는 식으로 궁핍한 메모리 살림을 하고 있습니다. 몇 년 기다리면 SSD 값이 싸지겠죠.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clien.career.co.kr/zboard/view.php?id=lecture&no=2233
http://clien.career.co.kr/zboard/view.php?id=news&no=14347
http://cafe.naver.com/ArticleList.nhn?search.clubid=15101573&search.menuid=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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