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언드라시 시프가 오는 23일 내한하네요. 네이버 동호회 〈슈만과 클라라〉에서 단체예매 신청받고 있습니다. (참고로, 헝가리에서는 성을 이름 앞에 쓰므로 본디 '시프 언드라시'가 맞습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그냥 성을 뒤에 썼습니다.)
그런데 시프는 지난 1월 19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 인터뷰에서 헝가리 미디어법을 비판하며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나는 현재 헝가리에서 아예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 기피인물, 입국금지인물)이다. 나는 앞으로 헝가리에서 연주하거나 심지어 헝가리에 가는 일조차 다시는 없으리라 믿는다. […] 지금 헝가리에서 일어나는 일은 몇몇 고약한 독재정권을 떠올리게끔 한다. 정치가들이 가수를 뽑는 일이나 오케스트라에서 클라리넷 수석을 누가 맡을지 정하는 일에까지 간섭한다. (☞ 원문 보기)
그런가 하면 지휘자 아담 피셔(Ádám Fischer)는 지난 10월 정부 간섭에 반발해 헝가리 국립오페라 음악 감독직을 사임하기도 했습니다. 또 아담 피셔 동생이자 지휘자인 이반 피셔(Iván Fischer)는 사임하지는 않겠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고통스러운 상황이다. 그러나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하는 연주회는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중요하며, 부다페스트에 사는 유대인 약 10만 명에게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헝가리에서는 민족주의와 인종주의, 집시 공동체에 대한 증오가 힘을 키우고 있다. 누군가 이러한 흐름에 맞서 일어나야 한다. (☞ 원문 보기)
자세한 배경 설명은 신문 기사를 참고하세요.
☞ '언론 통제 악법' 만든 헝가리, 유럽에서 왕따 (프레시안)
☞ 경제 통합 꿈꾸는 EU, 주머니 비자 ‘동서 갈등’ 증폭 (경향신문)
그런데 언드라시 시프는 지난 1월 1일에 『워싱턴포스트』에 직접 글을 쓰기도 했네요. 전문을 우리말로 옮겨 봤습니다. (☞ 원문 보기)
헝가리가 EU에서 맡은 역할 의심스러워
12월 26일 자 사설 ☞"헝가리의 푸틴화(Putinization)"가 반갑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는 유럽 연합 회원국이 아니지만,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헝가리는 회원국입니다. 이 어마어마한 단체는 상업 및 무역 기구일 뿐 아니라 유럽 공공 가치를 대변할 것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후자를 따졌을 때, 헝가리는 토요일에 예정되었듯이 ☞이사회 의장국을 맡을 만하고 그럴 준비가 되었을까요?
최근 소식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관용지수(tolerance level)가 엄청나게 낮습니다. 인종주의, 롬족(집시; '집시'는 정치적으로 올바른(politically correct) 말이 아닙니다. ― 김원철 주) 차별, 반유대주의, 외국인 혐오증, 쇼비니즘, 반동적인 민족주의… 이러한 증상은 몹시 우려스럽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가 먼 옛날에 잊었기를 바랐던 기억을 떠올리게끔 합니다. 많은 사람이 두려워합니다.
최신 미디어법은 줄 잇는 충격적 사건에 대미를 장식합니다. 이 법은 많은 부분 예술과 관련 있습니다. EU 의장국 자리는 영광이자 의무입니다. 유럽 연합과 미합중국은 헝가리를 주시해야 합니다. 유럽 연합은 회원국에 규범을 제시해야 합니다. 우리는 공공 가치를 지키고 존중해야 합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언드라시 시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