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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6일 수요일

일본 클래식 음악계 잇따른 악재

※ 지난 11일 대지진이 일본을 강타한 당일 소식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일본 지진, 음악회는 그래도 열리더라」

11일부터 연주회를 취소했던 BBC 필하모닉은 일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영국으로 돌아갔습니다. (☞ 『가디언』 기사 보기)

도쿄 신 국립극장(New National Theatre Tokyo)은 오페라 《마농 레스코》 등 예정된 공연을 취소했습니다. (☞ 극장 공식 홈페이지 공지문 보기(영어) ☞일본어 공지)

최근 식도암 수술과 허리 수술을 받은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는 오는 8월 무대에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내년 1월로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 AFP 기사 보기)

11일 베르디 《운명의 힘》을 공연했던 피렌체 마지오 무지칼레(Maggio Musicale Fiorentino)는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가수 두 명이 계약을 취소하고 도망가 버린 상태에서도 오페라단 측은 공연을 강행하려 노력했으나, 끝내 피렌체 시장이 복귀 명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 참고)

체코 필하모닉은 13일까지 직접적인 지진 피해가 없는 곳에서 공연했으나 도쿄 공연 등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복귀했습니다. 체코 정부가 직접 복귀 명령을 내렸고, 이 과정에서 군용기까지 동원된 소개작전이 펼쳐졌다고 합니다. 지휘자는 정명훈이었는데 한국에 돌아왔다는 소식은 아직 없는 듯합니다. (☞ 『연합뉴스』 기사 ☞ 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 블로그)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13일 도쿄 공연을 끝내고 이튿날 하마마쓰 아카데미에 참석했습니다. 귀국 예정일은 22일입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앤 아키코 마이어스(Anne Akiko Meyers)도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마이어스는 3월 24~25일에 KBS 교향악단과 협연할 예정입니다.

11일 신 일본 필하모닉을 지휘해 말러 교향곡 5번 등을 공연한 대니얼 하딩은 그 뒤로 리허설이 잇따라 취소되어 끝내 일본을 떠나야 했습니다.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공연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지휘자 앙드레 프레빈은 공연 기간 중 인터뷰 등 일본에 도움이 될 만한 정치적 행보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대해 음악 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지휘자가 하는 일은 이끄는 일이다. 그가 대재앙 속에서 이끄는 일을 할 수 없다면 지휘자 노릇도 하지 말아야 한다. 부끄러운 줄 알라."라며 모질게 비판했습니다. (☞ 원문 보기)

베를린필은 일본 일정을 강행한다고 현지 시각으로 지난 14일 밝혔습니다. (☞ 『베를리너 차이퉁』 기사 보기)

뒤셀도르프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3월 26일 톤할레(Tonhalle Düsseldorf)에서 연대(solidarity) 공연을 연다고 밝혔습니다. 사도 유타카 지휘로 베토벤 교향곡 9번을 연주할 예정입니다. 뒤셀도르프는 독일에서 일본인이 가장 많은 도시라고 합니다. (☞ 원문 보기)

나중에 붙임: 뒤셀도르프 공연에 한국인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윤태현)이 솔로를 맡는다고 합니다. 바그너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들 아시는 분이죠? ^^

▲ 베를린필과 사이먼 래틀이 일본에 보내는 메시지

2011년 3월 12일 토요일

일본 지진, 음악회는 그래도 열리더라

Japan earthquake

▲ 지진 발생 지점. 출처는 위키피디아 (☞ 링크)

▶ BBC 필하모닉은 취소

요코하마에서 사도 유타카 지휘, 츠지이 노부유키 피아노 협연으로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회 일정이 잡혀 있었으나 11·12·13일 공연 모두 취소됐다고 합니다.

지진이 일어날 동안 BBC 필하모닉 단원들은 도쿄에서 요코하마로 가던 중이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합니다. 식겁한 단원들의 생생한 증언은 『BBC 뉴스』 기사 참고:

http://www.bbc.co.uk/news/uk-england-manchester-12710979

▶ 대니얼 하딩, 신 일본 필하모닉

도쿄에 있는 스미다 트리포니 홀에서 예정대로 연주회가 열렸습니다. 프로그램은 바그너 《파르지팔》 1막 전주곡과 말러 교향곡 5번이었습니다.

관객은 50여 명이었고, 어떤 69세 노인은 연주회장까지 4시간 동안 걸어왔다고도 합니다.

연주회가 끝나고 나서 단원들은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연주회장에서 난민 신세가 되었고, 하딩은 호텔까지 5킬로미터 거리를 자동차로 두 시간 만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호텔 로비에도 난민이 가득하더라고.

지하철이 정상 운행하면 오늘 밤에도 연주회 한다는군요.

harding's shot

▲ 대니얼 하딩이 호텔에서 찍은 도쿄 시내 사진. 5킬로미터 가는 데 두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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