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새로 나온 임윤찬 & 광주시향의 베토벤 협주곡 5번 통영 공연 실황 음반을 애플뮤직으로 좋다꾸나 들었는데, 자세한 내용은 칼럼으로 따로 쓸 생각이고, 그보다 윤이상 '광주여 영원히' 얘기를 먼저 조금만.
'광주여 영원히'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음반이 아마 김병화 선생 지휘 조선국립교향악단(북한국향) 정도일 텐데요. 1987년 녹음인데도 북한 녹음 기술이 얼마나 조악한지 음질은 엉망이지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음반까지 몇 가지 말하자면 김홍재 지휘 도쿄 심포니 오케스트라 1989년 녹음(신나라; 이것도 생각보다 음질 별로), 임원식 지휘 서울시향 녹음(아마도 1994년, 월간객석) 등이 있고, 정식으로 발매된 적이 없는 것까지 치면 구자범 지휘 광주시향 2010년 공연 실황과 스티븐 슬론 지휘 보훔 심포니 오케스트라 2018 통영국제음악제 실황 등 몇몇 단체들이 내부 자료로 갖고 있는 것들이 있을 겁니다.
결론: 음질과 연주의 완성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현재까지 나온 '광주여 영원히' 음반 중에서 홍석원 지휘 광주시향 녹음이 가장 훌륭하다고 단언합니다.
요즘 유행인 ChatGPT 봇한테 물어 봤더니,
* 임윤찬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우승한 게 언제야? : 모름
* 임윤찬이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한 게 언제야? : 모름
* (영어로) 조성진이 쇼팽 콩쿠르 우승한 게 언제야? : 모름
: 조성진이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적은 없습니다. 쇼팽 콩쿠르는 피아노 콩쿠르로, 조성진이 참가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조성진은 다른 콩쿠르에서 우승한 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영어로) 모차르트가 현악사중주 몇 곡이나 작곡했어? 23곡인데 어쩌고 저쩌고.
* (한국어로) 모차르트가 현악사중주 몇 곡이나 작곡했어?
: 모차르트는 현악사중주 작품을 적극적으로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몇 개의 현악사중주 작품을 작곡했습니다. 예를 들어, 모차르트는 현악 사중주 소나타 K. 364, 그리고 몇 개의 현악 사중주 레이블리온을 작곡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모차르트의 현악 사중주 작품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 사이먼 래틀이 베를린필 지휘자로 얼마나 있었어? : 모름
* (영어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베를린필 지휘자로 얼마나 있었어?
: 1955년부터 1989년까지 35년인데 어쩌고 저쩌고.
* (한국어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베를린필 지휘자로 얼마나 있었어?
: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베를린필 지휘자로 있었습니다. 그는 1882년부터 1884년까지 베를린필 지휘자로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베를린필의 일부 공연에 참가했지만, 1884년 이후에는 베를린필 지휘자로 재임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베를린필 지휘자로 있었던 시간은 약 2년 밖에 되지 않습니다.
*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베를린필 지휘자로 얼마나 있었어?
: 1989년부터 2002년까지 19년인데 어쩌고 저쩌고.
*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오래 단원으로 있었던 사람은 누구야? : 모름
*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오래 단원으로 있었던 사람은 누구야? : 모름
결론: ChatGPT는 대체로 클알못 & 한국어로 물으면 헛소리 함.
뒷북: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미국 투어 중인데, 짐가방이 항공사에 묶여 있어서 버클리 공연 때 맞지도 않는 옷을 빌려 입고 운동화 신고 공연했다네요; 비행기 타고 다니다 보면 이런 사고가 가끔 나지요.
SLIPPEDISC.COM
거대 기획사 아스코나스 홀트 지분 100%가 샌프란시스코 음악원에 매각됐다네요. 샌프란시스코 음악원은 이미 기획사 오푸스3와 음반사 펜타톤을 인수한 바 있음.
아스코나스 홀트 소속 유명 아티스트로 정명훈, 김선욱, 사이먼 래틀, 다니엘 바렌보임, 예브게니 키신, 언드라스 시프, 이안 보스트리지 등이 있음.
라스칼라 오페라 극장 입구가 페인트 테러를 당했는데, 범인들이 환경단체; 환경단체가 환경파괴에 일조했던 이유는 라스칼라에서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를 공연했기 때문인 듯. 라스칼라는 보리스 고두노프가 권력남용을 비판하는 작품이므로 현 정세에 유효하다는 입장이며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공연 반대.
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 코, 케네디 센터 포타스 실내악 콘서트 시리즈의 예술감독으로 선임. 전임자가 타계해서 임기는 바로 시작.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웹사이트와 티켓 관리 시스템이 사이버 공격으로 30시간 이상 먹통, 공격 주체는 불명. 뉴욕타임스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그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비판적인 입장이었다며 용의자 암시.
"특히 7일 진행된 통영국제음악재단 업무보고에서는 의원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통영국제음악재단의 예산이 10억여 원 감액된 사실을 보고받았기 때문."
…우리 내년에 돈 없어요… ㅠ.ㅠ
선 공유 후 감상
오늘 임윤찬 리사이틀 연주 듣다가 살짝 충격 받은 순간:
바흐 신포니아 11번 g단조 왼손 음형의 아고긱이 어딘가 살짝 비틀려 있어서, 처음에는 실수인가 했다가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걸 보고 일부러 그랬구나 했는데, 오른손 음형과 나란히 연주하니까 마치 오페라 이중창 같은 느낌. 그런데 연주를 이렇게 하니까 남녀 캐릭터의 '인격'이 다른 게 너무 잘 느껴짐. 왼손과 오른손이 이렇게까지 따로 놀 수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고, 전설의 양의심공 같은 걸 익혔나 하는 엉뚱한 생각을 잠깐 했음.
살짝 마음에 안 들었던 순간:
바흐 신포니아 6번 E장조. 지그(Gigue) 리듬은 그냥 인템포로 신나게 달리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러지 않았음. 루바토를 사용한 프레이징이 조금 특이하기는 했고, 뭔가 사연 있는 인간의 모습이 느껴지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었는데 암튼 내 취향은 아님.
빈 슈타츠오퍼, 음악감독 필리프 조르당의 임기가 끝나는 2025년 9월부터 음악감독 직위를 없애겠다… 예술감독 보그단 로슈치츠는 상임지휘자가 없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정체성을 근거로 거론, 어떤 유명 지휘자가 한 말이라며 "너네 오케스트라가 원하는 건 문란함(promiscuity; 원어 표현을 찾아보니 Promiskuität)이야."
이걸 보자마자 들었던 생각 = 노먼 레브레히트 할배도 지적한 문제: 현재 빈 슈타츠오퍼에는 카펠마이스터도 없으므로 앞으로는 중요한 음악적 의사결정을 음악가가 아닌 연출가가 내리게 될 것이며, 오페라 공연을 위해 연출가 말을 들어야 하는 입장이 되면 빈필이 콘서트 오케스트라로 활동할 때와는 다를 것임. 내가 만약 유명 지휘자라서 빈 슈타츠오퍼에 초청받는다면, 출연료에 리스크 프리미엄을 포함해 베를린 슈타츠오퍼 출연료의 1.5배 정도를 요구하겠음.
뉴욕타임스, 임윤찬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경연을 2022 올해의 클래식 음악 공연 중 하나로 선정. 실연이 아닌 유튜브로만 봤는데도 대단하더라고. 뉴욕타임스 소속 평론가 재커리 울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