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8일 화요일

카를 바인: 피아노 트리오를 위한 '동네'(The Village)

우리가 150명 이하로 구성된 집단에서 사회적으로 가장 잘 기능하도록 진화했음을 시사하는 최근 연구가 있다. 이러한 '동네'에서 우리는 단지 몇몇 사람과만 주기적으로 연락하고, 규모가 더 큰 집단과는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 내가 자주 연락하는 몇 안 되는 사람을 떠올리고, 그들과 연락을 주고받을 때마다 내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관습적인 이정표 없이 음악을 만들 방법을 고민하다가 내가 떠올린 것이 이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악장'의 인지 가능한 경계 없이, 주요 주제로 된 핵심 분량 없이, 제시부 · 발전부 · 재현부의 형식론적 원칙 없이 음악이 응집력을 가질 수 있을까?

내가 떠올린 것은 아이디어로 된 '동네'였다. 이것은 12가지 독립된 에피소드로 되어 있으며, 작은 음악적 요소를 특정한 방식으로 조합해 에피소드를 이루고, 그 조합들은 서로 관련되지만 동일하지 않으며, 각 에피소드 안에서 유기적으로 진화하고, 한 에피소드에서 다른 에피소드로 그것이 전파되기도 한다. 음악적 상호연결로 된 네트워크가 발전해 전체 악곡으로 확장되고, 이로써 우리 삶의 '동네'를 구성하는 관계망과 맞아떨어진다. 탄력적인 악곡 구조의 중간 부분에 이르면 에너지와 템포가 이완되었다가 끝을 향해 가면서 다시 강렬해진다.

(카를 바인 글 · 김원철 옮김)

Recent studies suggest that we have evolved to function best socially in groups of no more than 150 people. We tend to stay in regular contact with just a few individuals within these 'villages', and cope poorly with much larger crowds. This put me in mind of the limited number of people I stay in touch with regularly, and how my life experience transforms with each contact.

This notion first arose as I considered how to design music without any of the usual landmarks. How could it remain coherent without the recognisable boundaries of 'movements', without a central stockpile of major themes, and without the formative principle of exposition, development and recapitulation?

What emerged is a village of ideas, cast as twelve independent episodes that combine unique combinations of small musical elements that are related but not identical, and which evolve organically within each episode, and across episodes as they bounce off each other. A network of musical interconnections develops, spanning the whole work, that parallels the webs of relationships that make up the 'villages' of our lives. Episodes relax in energy and tempo near the middle of this flexible architecture, and intensify towards the end.

Carl Vine, March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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