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미쓰: For away
처음에는 오타인 줄 알았습니다. 'Far away'를 잘못 썼나 했지요. 알고 보니 말장난으로 제목을 이상하게 붙였나 봐요. 작곡가는 이 작품이 '생명의 은하'(Galaxy of Life)를 향한 찬양과 봉헌의 표현이라 했습니다. 은하는 인류만의 것이 아니라면서요. ‹인터스텔라›, ‹콘택트›, ‹이티› 같은 영화가 생각나고,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음악적 SF'인 동시에 '음악적 설법'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우주 저편의 생명체에게도 불성(佛性)이 있을 거라고 말하면서 우주 삼라만상을 찬양하는 듯해요.
9월 18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피아니스트 지유경 씨가 연주할 곡입니다. 우리말 제목을 뭐라고 할까 고민했는데, 지금 생각은 이렇습니다:
‹먼 곳을›
현대음악 좋아하시는 분들께 9월 18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리는 '위너스 & 마스터스 시리즈 I' 공연을 추천합니다.
진은숙 샘이 개인적으로 위촉한 작품 2곡이 세계초연될 예정이고, 메시앙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 중 제6곡도 아주 멋진 곡이지요. 연주하기가 그렇게나 어렵다는 진은숙 피아노 에튀드를 연주할 앤드루 저우는 진은숙 이중협주곡을 오스트리아 초연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메시앙 등을 연주할 지유경 샘도 현대음악 좀 하시는 분이죠.
그나저나 프로그램 하드코어한 거 좀 보세요. 여러 가지 의미로 덜덜덜…;
진은숙 샘이 개인적으로 위촉한 작품 2곡이 세계초연될 예정이고, 메시앙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 중 제6곡도 아주 멋진 곡이지요. 연주하기가 그렇게나 어렵다는 진은숙 피아노 에튀드를 연주할 앤드루 저우는 진은숙 이중협주곡을 오스트리아 초연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메시앙 등을 연주할 지유경 샘도 현대음악 좀 하시는 분이죠.
그나저나 프로그램 하드코어한 거 좀 보세요. 여러 가지 의미로 덜덜덜…;
Toru Takemitsu: For away
Isang Yun: Five Pieces for Piano
György Ligeti: Étude pour piano No. 13 L’escalier du diable
Song Hyang-sook: SOLOS (Premiere)
Olivier Messiaen: Par Lui tout a été fait from Vingt regards sur l’Enfant-Jésus
Isang Yun: Five Pieces for Piano
György Ligeti: Étude pour piano No. 13 L’escalier du diable
Song Hyang-sook: SOLOS (Premiere)
Olivier Messiaen: Par Lui tout a été fait from Vingt regards sur l’Enfant-Jésus
Doyoon Kim: Stocking Frame (Premiere)
Louis Chiappetta: This is no less curious
Pascal Dusapin: Etude No. 6
Isang Yun: Interludium A
Unsuk Chin: Etudes No. 1, No. 6, No. 5
Louis Chiappetta: This is no less curious
Pascal Dusapin: Etude No. 6
Isang Yun: Interludium A
Unsuk Chin: Etudes No. 1, No. 6, No. 5
제가 필진으로 참여한 책 『오페라 속의 미학』이 주문 가능한 상태로 떴네요. 제가 쓴 챕터에서 흥미 유발 목적으로 쓴 첫 두 단락을 살짝 인용하자면:
일본 대중문화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에서는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1788~1860)의 ‘고슴도치 딜레마’1)를 인용하는 등 쇼펜하우어 사상을 노골적으로 차용하고 있다. 그리고 작품에 나오는 이른바 ‘인류보완계획’은 결국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의지 부정’에 의한 열반을 인위적으로 달성하려는 계획이며, 그 실체는 인류를 강제로 진화(?)시켜 LCL(Link Connect Liquid)이라는 ‘액체’ 상태로 바꾸는 것이다.
또 미국의 ‘국민 드라마’라 할 수 있는 <스타트렉> 시리즈에서는 몸이 액체인 지적생명체가 등장하는데, 이들은 (일시적으로 육신을 고체 상태로 만들 수도 있지만) 종족 전체가 액체 상태로 뒤섞여 육체와 정신이 통합된 이른바 ‘그레이트 링크’(Great Link)를 선호한다.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종족과 떨어져 지내다가 ‘그레이트 링크’를 처음 경험한 극중 인물 ‘오도’가 정신의 대통합 상태에서 경험한 황홀경은 바그너식 열반인 ‘열광적인 기쁨과 황홀’, 나아가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의지 부정에 의한 열반과 유사하다.
4장 물결치는 사랑과 바그너식 열반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 김원철
1. 물의 메타포와 물결치는 사랑
2. 죽음과 사랑
3. ‘화성의 바다’로 표현된 사랑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 김원철
1. 물의 메타포와 물결치는 사랑
2. 죽음과 사랑
3. ‘화성의 바다’로 표현된 사랑
첫째 부분: 〈트리스탄과 이졸데〉 1막을 중심으로 처음에 투척한 떡밥을 푸는 동시에 둘째 부분을 위한 철학적 내용 워밍업
둘째 부분: 쇼펜하우어 사상을 바탕으로 2막을 설명… 이렇게 써놓으니까 내용이 따분할 것 같은데 아닙니다; 결국 1막 떡밥을 심화 확장하는 내용
셋째 부분: 3막을 중심으로 떡밥을 최종 회수. 『트리스탄 코드』를 쓴 브라이언 매기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음악이 총체예술의 다른 요소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이유를 쇼펜하우어 사상에서 찾았지요. 그 분석을 지지하면서 리처드 타루스킨의 '화성의 바다'(Sea of Harmony) 개념으로 음악적인 논거를 보충하는 내용.
책 전체 컨셉이 비유하자면 '수식 없는 물리학 논문집' 같은 겁니다. 필진들이 그래서 엄청 괴로워했다는 후문. 말하자면 악보 분석을 구체적으로 한다거나 하지 않아요. 비전공자도 함 뎀벼볼 수 있는 수준.
여기까지 읽고 입질이 오셨으면, 지르세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리게티: 론타노(Lontano) / 윤이상: 무악(舞樂)
호소카와 도시오: 탄식 Klage (2013)
독일어 시 번역하다가 떠오르는 게 있어서. 호소카와 도시오 《탄식》에 쓰인 노랫말이기도 합니다. 호소카와는 3.11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희생자를 생각하면서 곡을 썼다고 하네요.
탄식
잠 그리고 죽음, 시커먼 독수리가
밤새도록 머리 위를 날아다닌다
사람의 금빛 형상이
억겁의 차가운 파도에 휩쓸린다
날카로운 암초에
보랏빛 신체가 부서진다
그리고 음울한 소리 울린다
바다 위에.
슬픔이 휘몰아치는 누이야
보라 황망한 조각배 침몰한다
별빛 아래,
침묵하는 밤의 얼굴에.
밤새도록 머리 위를 날아다닌다
사람의 금빛 형상이
억겁의 차가운 파도에 휩쓸린다
날카로운 암초에
보랏빛 신체가 부서진다
그리고 음울한 소리 울린다
바다 위에.
슬픔이 휘몰아치는 누이야
보라 황망한 조각배 침몰한다
별빛 아래,
침묵하는 밤의 얼굴에.
- 게오르크 트라클
Klage
Schlaf und Tod, die düstern Adler
Umrauschen nachtlang dieses Haupt:
Des Menschen goldnes Bildnis
Verschlänge die eisige Woge
Der Ewigkeit. An schaurigen Riffen
Zerschellt der purpurne Leib
Und es klagt die dunkle Stimme
Über dem Meer.
Schwester stürmischer Schwermut
Sieh ein ängstlicher Kahn versinkt
Unter Sternen,
Dem schweigenden Antlitz der Nacht.
Umrauschen nachtlang dieses Haupt:
Des Menschen goldnes Bildnis
Verschlänge die eisige Woge
Der Ewigkeit. An schaurigen Riffen
Zerschellt der purpurne Leib
Und es klagt die dunkle Stimme
Über dem Meer.
Schwester stürmischer Schwermut
Sieh ein ängstlicher Kahn versinkt
Unter Sternen,
Dem schweigenden Antlitz der Nacht.
- Georg Trakl
"아직도 윤이상 선생을 빨갱이로 보는 시선들이 분명히 있는데 김 여사는 독일 순방 길에 그의 묘를 찾았다. 그를 빨갱이로 보는 이들은 군사정권마저 그를 초청하려 했던 사실을 알까. 그를 납치한 박정희 정권마저, 윤이상 선생이 뮌헨올림픽 개막을 위해 만든 오페라 〈심청〉을 국립극장 개관 기념으로 공연하고 싶어 했다. 전두환 정권은 1982년 대한민국 국제음악제 때, 노태우 정권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맞아 그를 초청하려 했다. 윤이상 선생은 군사정권의 초청을 거부했다."
– 시사IN 제513호 (2017년 7월 10일), 편집국장의 편지 중
안 읽고 쌓아둔 시사인을 비행기 안에서 몰아서 읽었습니다. 읽다가 이런 게 있어서 갈무리.
Sam Lee
이번 주에 발매된 노부스 콰르텟의 두번째 음반 <차이코프스키>
올해는 전량 인터내셔널판으로 수입되어서 한국과 유럽발매분의 차이 없이 같은 컨디션으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올해는 전량 인터내셔널판으로 수입되어서 한국과 유럽발매분의 차이 없이 같은 컨디션으로 만나실 수 있습니다.
다음주초, 노부스 콰르텟 입국후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으니 연주자들이 생생이 들려줄 음반소개에도 많은 기대해주세요.
이번음반은 노부스 콰르텟의 시그니처 피스와도 같은 차이코프스키 현악사중주 1번녹음. 그리고 첼로 여제 오펠리 가야르와 역시 프랑스를 대표하는 비올리스트 리즈 베르토와 함께 연주한 '플로렌스의 추억'까지 정말 강렬한 노부스, 노부스 다운 노부스를 느끼실 수 있는 앨범입니다.
이번 노부스의 전량 수입반은 현재 전국 온오프라인 음반매장에서 구매하실 수 있으며 노부스의 전국투어시 모든 공연장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공연 종료후 사인회 진행됩니다.)
(공연 종료후 사인회 진행됩니다.)
*8월 29일 서울 예술의전당공연예매 링크: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
이탈리아 작곡가-바이올리니스트 커플이 바이로이트에서 《니벨룽의 반지》를 보고 연출가 프랑크 카스토르프를 뒷북 맹비난.
3년 전 제가 이 프로덕션 처음 봤을 때에는 무대 소음이 음악을 심각하게 방해해서 화가 났었는데, 요번에 다시 보니까 디테일이 환골탈태해서 무대 소음이 몇몇 장면만 빼면 참아줄 정도. 저는 뭐 이거면 됐습니다. 관객 반응도 호의적으로 변했더군요. (올 여름 휴가를 바이로이트에서 보내고 좀 전에 집에 왔어요. ^^)
참고로 제가 3년 전에 분노에 차서 쓴 글:
「알아두면 쓸데없는(?) 윤이상의 헤테로포니」
제 페친 가운데 이범석 씨 아시는 분 제법 있을 텐데요. 국민일보에 유망주로 소개됐네요. 장지영 기자님. ^^
해외 오페라 무대에 등장한 한국 출신 신인 의상 디자이너와 지휘자
- 한국 성악가들이 세계 오페라계에서 맹활약한다. 하지만 종합예술인 오페라에서 성악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즉 연출 지휘 무대 의상 등에서 활약하는 아티스트를 찾기란 쉽지 않다. 7월 대만과 오스트리아에서 한국 출신 신인...
See More- 한국 성악가들이 세계 오페라계에서 맹활약한다. 하지만 종합예술인 오페라에서 성악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즉 연출 지휘 무대 의상 등에서 활약하는 아티스트를 찾기란 쉽지 않다. 7월 대만과 오스트리아에서 한국 출신 신인...
'팟빵'이 최근 팟캐스트 플랫폼이기를 포기하고 팟캐스트인 척하는 헬조선형 짝퉁 플랫폼으로 변신을 하는 바람에, 즐겨 쓰는 팟캐스트 앱에서 즐겨 듣는 채널이 업데이트가 안 되는 불편함이 생겼지요. 제가 그 앱을 써왔던 결정적인 이유는 '슬립 타이머' 기능이었는데요.
검색 끝에 대안을 찾아냈습니다. 팟캐스트 앱은 아이폰 기본 앱을 쓰고, 아이폰 기본 시계 앱의 타이머 기능을 응용하면 됩니다. 타이머 설정하는 곳에 보면 알람 소리를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그 메뉴 맨 밑에 보면 알람 소리 대신 재생중인 오디오를 중지하는 선택지가 있어요. 오늘의 팁.
그리고 이참에 재방송하는 칼럼:
[기고] 통영시는 ‘윤이상 지우기’를 시도한 적이 없다 (한국일보)
…이렇다고 합니다. 본문에 자세히 나와있지 않은 내용이지만, 통영국제음악제가 '윤이상음악제'였다가 이름이 바뀌었다는 주장도 가끔 나오는데 이것도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통영국제음악제는 단 한 번도 이름이 '윤이상음악제'였던 적이 없어요. 처음에는 통영현대음악제였고, 바뀐 이름이 통영국제음악제.
그리고 또 본문 중,
"보조금지원제외사업에 통영국제음악제를 제외해 달라는 건의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올리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해왔다."
이거, 올해 콩쿠르를 여네 못 여네 했던 일과도 관련 있는 그것이죠. 제작년인가, 국비 지원 제외 대상에 통영국제음악제가 명시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단체로 멘붕했던 기억이 나네요. 국비와 도비가 차례로 사라지고 있을 때에도 통영시는 마지막까지 기댈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알쓸신잡'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요즘 인기라지요. 거기서 유희열 작곡가가 윤이상을 언급했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는데, 이론적인 내용을 자세히 설명했는데도 유희열 선생이 방송에서 '바보' 컨셉이라(?) 그 설명이 대부분 잘려 나갔다는 안습 후문.
그런데 방송 클립을 잠깐 봤더니 2015 통영국제음악제 폐막공연 실황이 방송에 나갔더군요. MBC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클래식 콤플렉스'에서 따다가 썼던 모양. 그래도 우리한테 말이라도 좀 해주시지는. ^^
하여간 이번에도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의미에서, 그때 제가 썼던 윤이상 '예악'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