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7일 토요일

악보 출판사 부지 앤드 호크스(Boosey & Hawkes), 온라인 악보 서비스 시행

지난달에 영국 악보 출판사 협회가 공짜 악보 사이트 IMSLP 도메인을 합법적으로 테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 일에 대해 "영국 출판사들이 디지털 시대 외부 충격에 대처할 의지도 능력도 없음이 이번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이들은 구글, 애플, 아마존 등이 악보 출판에 관심을 둘 때 몰락하리라 논평한 바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2011년 4월 클래식 음악계 주요 뉴스

그런데 그나마 생각이 좀 있는 출판사도 있었네요. 클래식 음악계에서 손꼽아 주는 영국계 악보 출판사인 부지 앤드 호크스(Boosey & Hawkes)는 현대음악을 포함하는 악보 상당수를 홈페이지에 공짜로 공개했습니다. 회원 가입하고 로그인해야 악보를 볼 수 있습니다. 주민등록번호는 안 알려줘도 됩니다. ^^

http://www.boosey.com/cr/perusals/default.asp

© Boosey & Hawkes

위 그림은 페이지 초기 화면 가운데 일부를 갈무리한 것입니다. 얼핏 보면 저 10개 악보가 전부라고 착각하기 딱 좋습니다. 왼쪽 패널 등으로 작곡가 항목을 찾았을 때 온라인 악보 메뉴를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명백한 디자인 오류입니다.

© Boosey & Hawkes

진은숙 항목을 찾았습니다. "View Scores" 버튼에 마우스를 갖다 대면 위 그림처럼 메뉴가 펼쳐집니다.

© Boosey & Hawkes

진은숙 악보는 일부분이라도 복제하면 불법이라는 경고가 찜찜해서 존 애덤스 《시티 누아르》 악보 첫 장을 갈무리했습니다. (제가 알기로 인용 목적이 분명한 부분 복제는 공정 이용(Fair Use) 원칙에 따라 합법입니다. 검색해 보니 국내법상으로는 '자유이용'(free use)이 더 적합한 말이라네요.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저작권 설명 참고)

© Boosey & Hawkes

부분 확대해 봤습니다. 악보가 깨끗하게 잘 나오네요.

그런데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1. 플래시 기반이라서 아이패드 등으로는 안 될 듯합니다. (아이패드가 없어서 확인해 보지 않았습니다.)
  2. 온라인으로만 볼 수 있어서 악보 넘길 때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음악을 들으며 악보를 보기에는 곤란할 듯합니다.
  3. 한쪽씩 보기가 안 됩니다. 모니터 피벗(pivot) 기능으로 화면을 돌려서 한쪽씩 보면 한 화면에 보기 좋을 텐데 말이죠.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공짜니까요. 보다가 불편하다 싶으면 돈 주고 사면 됩니다.

그런데 공짜 악보 페이지와 구매 페이지가 동떨어져 있습니다. 공짜로 보다가 불편해서 사서 보려는데, '구매' 버튼이 안 보여요. 치명적입니다.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도 있으나 상품이 다양하지 않습니다. 무료로 불편하게 볼 수는 있는데 유료로 다운로드할 수는 없다니, 이상하지 않습니까? 인터넷 기반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낮다는 증거입니다.

아마존에서는 어떻게 해놨는지 아십니까?

아마존(Amazon) 유저 인터페이스 분석 (조성문 오라클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Senior Product Manager))

이제 시작 단계이니 개선할 여유는 있습니다.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먼저 깨달아야 하겠지만요. 아마존 등에게 잡아먹히기 전에 혁신에 성공할는지 두고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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