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일 월요일

2011년 4월 클래식 음악계 주요 뉴스

▶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파산보호 신청

미국 메이저 오케스트라가 파산보호 신청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올 시즌까지는 연주 일정을 정상적으로 추진한다네요. 자세한 언론 기사: http://goo.gl/l0UVC

참고로 파산보호는 파산과는 다릅니다. 모르시는 분은: http://goo.gl/sYXTA

그런데 뒤이어 파산보호 신청이 불필요한 일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부채보다 자산이 3배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http://bit.ly/hl5mOb

이에 대해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자산이 대부분 기부받은 것이라 마음대로 운용할 수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원문 보기)

그러나 미국 음악가 연합(American Federation of Musicians)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음악가 퇴직 연금을 부담하지 않겠다는 것이 진짜 노림수이고, 따라서 파산보호 신청은 음악가들을 착취해 부실 경영을 메우려는 허튼수작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원문 보기)

이와 관련해 작곡가·피아니스트 매슈 게리에리(Matthew Guerrieri)는 1996년 파업 때 경영진이 보인 고압적인 태도 등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원문 보기)

며칠 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수석 리카르도 모랄레스(Ricardo Morales)는 뉴욕필 수석을 겸하기로 했습니다. 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의도가 수상한 파산보호 신청으로 신뢰를 잃고 있는 필라델피아가 한 방 먹었다고 논평했습니다. (☞원문 보기)

▶ 공짜 악보 사이트 IMSLP 도메인 테러 사건

imslp.org는 하버드 법대생이 만든 웹 사이트로 저작권이 소멸한 악보를 온라인으로 받을 수 있게끔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작권법이 나라마다 달라서 악보 출판사 〈유니버설 에디션〉과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2007년 10월부터 2008년 7월까지 사이트 운영이 중지되었고, 오늘날에는 접속자 아이피(IP) 주소가 속한 국가에 따라 다운로드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알고리듬을 채택해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뉴욕 타임스』 기사 참고: http://goo.gl/CUo14

그런데 지난 4월 21일, imslp.org가 예고 없이 접속 차단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처음에는 또 다른 법적 분쟁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드러난 진실은 사실상 테러에 가까웠습니다. 범인은 영국 악보 출판사 협회(Music Publishers Association)였습니다.

문제는 이 테러가 합법적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imslp.org라는 도메인은 미국 업체에 위탁해 등록한 것이었고, 미국 디지털 저작권법(Digital Millennium Copyright Act)에 따르면 저작권 침해 신고만 있으면 확인 절차 없이 최장 10일간 해당 도메인 및 사이트를 차단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바로 그 일이 사이트 관리자도 모르게 일어났습니다. (서버는 캐나다에 있다고 합니다.)

문제가 된 악보는 라흐마니노프 《종》 (The Bells, Op.35)이었습니다. 이 곡은 1913년 작품으로 유럽 저작권법상 2014년에 저작권이 소멸합니다. IMSLP에서도 유럽 등 저작권이 살아 있는 국가에서는 다운로드할 수 없도록 차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국 악보 출판사 협회에서는 악의적인 거짓말로 권리 침해 신고를 했습니다.

IMSLP 관리자는 imslpforums.org 게시판으로 사건을 알리고 2차 도메인인 petruccilibrary.org로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음을 알렸습니다. 참고: http://goo.gl/EHO5Y

그리고 사건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타고 전 세계에 알려졌습니다.

영국 악보 출판사 협회에서는 뒤늦게 이 일을 대중관계(PR) 위기상황으로 받아들인 듯합니다. IMSLP 게시판에는 협회 담당자가 보낸 이메일이 공개되어 있었는데, 담당자는 그것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고, IMSLP에서는 거절했습니다. 도메인은 하루 만에 살아났고, 협회 담당자는 때마침 5월 3일까지 '휴가'를 갔다고 합니다.

음악 평론가 팀 러더포드-존슨은 이번 사건을 2007~8년 분쟁을 포함한 맥락을 설명하며 거대자본이 저작권법을 악용하여 횡포를 부린 사건이라 논평했습니다. (☞원문 보기)

그러나 제가 보기에 이 사건은 그보다 훨씬 큰 사건을 예고하는 징후입니다. 유니버설 에디션을 포함한 영국 출판사들이 디지털 시대 외부 충격에 대처할 의지도 능력도 없음이 이번에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유니버설 에디션은 영국 악보 출판사 협회 회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음반 산업과 언론 산업 등이 디지털 혁명을 맞아 어떤 위기에 몰렸는지를 지켜봐 왔습니다. 최근에는 출판 산업이 전자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아마존이 절대 강자로 등장하고 미국 업계 2위 서점 '보더스'(Borders)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났습니다. 비슷한 일이 악보 출판계에 일어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이들이 몰락하는 시점은 아마도 구글, 애플, 아마존이 결정할 듯합니다. 그리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중요한 변수가 되겠지요.

▶ 콘진 산업동향 보고: 국가별 디지털 음원 시장 규모 및 유럽 음반 시장 클래식 음악 비중

http://wagnerianwk.blogspot.com/2011/04/blog-post_15.html

▶ 서울시향, DG와 계약

『연합뉴스』 기사

음악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 보도

▶ 김인혜 전(前) 서울대 음대 교수,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파면 취소 소청

http://goo.gl/hHHcf

▶ 브라질 심포니 오케스트라 노사분규 점입가경 ②

지난달 소식에 이어집니다:

2011년 3월 클래식 음악계 주요 뉴스

그 뒤로 이런 '막장'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브라질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회가 말썽 끝에 취소된 사연

그리고 브라질 심포니가 최초 약속과 달리 단원 44명을 해고하면서 명분을 잃는 바람에 사건은 사측-지휘자측에 불리해지고 있습니다.

기획사 해리슨패로트 사장 아내이자 피아니스트인 크리스티나 오리츠가 연주회를 '보이콧'했습니다. http://goo.gl/A9wHq

브라질 출신 일류 피아니스트 넬슨 프레이리도 협연을 취소했습니다. http://goo.gl/OLV8a

브라질 작곡가 마를로스 노브리(Marlos Nobre)는 브라질 심포니 음악감독 로베르토 밍크주키(Roberto Minczuk)에게 공개서한으로 자신의 작품을 연주하지 말라며, 최근 노사분규와 관련해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판했습니다. 노브리는 밍크주키가 꼬마 때부터 알던 '멘토'였다네요. (☞원문 보기)

밍크주키는 브라질 심포니 위기 대처로 바쁘다는 핑계로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지휘를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음악 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외국에서 망신당할까 봐 겁먹은 게 아니냐며 영국 데뷔도 취소할지 궁금하다고 논평했습니다. (☞원문 보기)

밍크주키는 5월에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을 지휘할 예정입니다. 노먼 레브레히트는 "보이콧하라는 뜻은 아니고, 그저 여러분 생각을 밍크주키한테 알려주시라"라고 논평한 바 있습니다. (☞원문 보기)

▶ 디트로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 약 6개월간 초장기 파업 끝에 협상 타결

http://goo.gl/OiElt

자세한 맥락은 다음 링크를 참고하세요:

2011년 2월 클래식 음악계 주요 뉴스


▶ 피아니스트 폴리니, 미국 일정 취소에 이어 영국 로열 페스티벌 홀 공연도 취소

폴리니는 지난 1월 1일 『가디언』 인터뷰에서는 줄담배를 피더니(☞참고) 14일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는 담배를 끊고 금단증상을 보인 바 있습니다(☞참고). 그리고 약 두 달 만에 '건강 문제'로 미국 리사이틀 일정을 모두 취소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영국 일정도 취소했습니다. 공식적인 이유는 '감기가 낫지 않아서'라고 합니다(☞참고). 그러나 맥락을 더 살피면 건강 문제가 심각하지 않은지 우려됩니다.

▶ 김민진 씨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훔친 3인조 도둑 재판 결과

http://bit.ly/eKNWrY

주범 4년 6개월 징역, 16살 공범 10개월 보호감호, 15살 공범은 미결이라고 합니다. 바이올린은 못 찾았다네요.

3인조 도둑은 김민진 씨가 영국서 샌드위치 사 먹으며 아이폰을 들여다보는 사이에 바이올린을 훔쳤으며, 처음에는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고 100 파운드(약 18만 원)에 팔려다 거절당하기도 했습니다. (☞참고)

▶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2015년까지 계약 연장

http://goo.gl/kaYE7

▶ 피아니스트 엘렌 그뤼모, 해리슨패로트에서 IMG로 이적

http://goo.gl/iYhop

요즘 IMG 상태가 안 좋아서 인재를 해리슨패로트로 뺏기기도 했죠. 그런데 되로 주고 말로 받았네요. 자세한 배경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IMG 성악 부문 부회장 셜리 톰슨, 안네-소피 폰 오터 등을 데리고 해리슨패로트로 이적


▶ 미녀 트럼페터 앨리슨 발솜, 잉글리시 내셔널 오페라 음악감독 에드 가드너와 결별

http://goo.gl/70a5U

법적 부부는 아닌데 한 살짜리 아들이 있다네요

▶ 슈토크하우젠 연작 오페라 《빛》 (Licht) 가운데 《일요일》 (Sonntag) 세계 초연

독일어 리뷰 보기

▶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 턱 수술하고 나서 아직도 부드러운 음식이 아니면 못 먹는다

http://goo.gl/UeS1I

무티 '떡실신' 사건을 모르시는 분은 다음을 참고하세요:

2011년 2월 클래식 음악계 주요 뉴스

2011년 3월 클래식 음악계 주요 뉴스


▶ 영화감독 빔 벤더스, 2013년 바이로이트 《니벨룽의 반지》 연출을 맡기로 했던 계획 취소

http://goo.gl/nbX0K

3D 촬영에 예산 좀 팍팍 쓰라고 우기다가 카타리나 바그너랑 사이가 틀어진 모양이네요.

▶ 오가 노리오 소니 전 사장 타계, 향년 81세

『한국경제』는 'CD의 아버지'를 기사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원문 보기)

음악 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오가 노리오 소니 전 사장은 'CD의 아버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CD 개발은 필립스에서 했고 오가는 필립스를 압박해서 용량을 60분 → 90분으로 바꿨을 뿐이라고 합니다. (☞원문 보기)

노먼 레브레히트는 오가 사장이 카라얀과 친했다는 얘기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했습니다. (☞원문 보기)

▶ 일본음악재단, 스트라디바리우스 및 과르네리 현악기 무더기 매각

http://goo.gl/dzoUn

지진구호기금 마련 목적이라고 합니다. 주로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이 많네요.

▶ 지휘자 수산나 맬키, 여성 최초로 라스칼라 지휘

http://goo.gl/KFAOQ

지휘자 수산나 맬키(Susanna Mälkki)는 핀란드 출신 현대음악 전문 지휘자입니다. 지난 26일 라스칼라에서 루카 프란체스코니(Luca Francesconi) 오페라 《사중주》(Quartett)를 세계 초연했습니다. 여성이 라스칼라에서 지휘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1995년 클레르 지보(Claire Gibault)가 최초일지도 모른다는 반론이 제기되었습니다. 기록이 명확하지 않아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아빠 되다

http://bit.ly/eW1ESI

아기 이름은 마틴이라네요.

▶ 테너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 아빠 되다

http://goo.gl/tMDNi

아기 이름은 레안드루(Leandro). 최초 소식은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가 트위터로 전했다네요.

▶ 푸치니 미완성 오페라 《La Condannata》(사형수들) 자필 악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발견

http://bit.ly/eVuWev

《마농 레스코》와 《라 보엠》 사이에 작곡되었으리라 추정된다네요.

▶ 지휘자 크리스티안 예르비, 라이프치히 MDR 상임지휘자 된다

http://goo.gl/9seYx

전임 지휘자는 준 메르클. 크리스티안 예르비는 파보 예르비 동생입니다.

▶ 중국 출신 '문혁 세대' 작곡가 주롱(Zhou Long), 퓰리처 음악상 수상

http://bit.ly/gVbCsf

수상작은 오페라 《백사 부인》(Madame White Snake)입니다. 그런데 작품 제목이…;; 비얌 부인 술 담글 기세.

▶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크라이네프 지병으로 타계, 향년 67세

http://t.co/qXW7Q17

크라이네프 고클래식 디스코그래피

▶ EMI 음반 리마스터링 전문 엔지니어 로저 비어슬리 타계

http://bit.ly/hQHpDZ

▶ 루체른 오페라 하우스 후원 기금 분쟁

http://bit.ly/iWV5yA

독일 갑부가 루체른 오페라 하우스 신축 기금 후원 약속 → 사망 → 재산신탁자, "돈 안 줘." → 루체른, "님 고소."

▶ 한화, 교향악 축제 사건

요즘 국내 기업들이 문화 마케팅에 관심을 높이는 추세인 듯합니다. 그런데 이번 교향악 축제 사건은 돈 쓰고 기업 이미지 망친 실패 사례로 기억될 듯하네요.

「참담한 교향악 축제」

디씨인사이드 클래식 갤러리에는 더 적나라한 표현이 나왔으나, 차마 여기에 링크하지는 않겠습니다.

▶ 지휘자 이영칠 동양인 최초로 모스크바 필하모닉 지휘

http://goo.gl/xW1C9

▶ 지휘자 크리스티안 루트비히 광주시향 취임 연주회

http://goo.gl/4DK5m

구자범 전임 지휘자도 객석에 있었다네요.

▶ 포항시, 성희롱 발언 지휘자 견책

민주노총, 지휘자 채용 관련 의혹 제기하며 시에 감사 청구 → 포항시 미온적 대응 → 민주노총 노동부 진정 및 성희롱 발언 관련 여성 단체와 연대 투쟁하겠다 → 유종 지휘자는 기자회견으로 혐의 모두 부인

여기까지 진행된 사건이었다가 지난달 노동부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으며, 노동부는 포항시에 시정 조치를 통보했습니다. (☞참고)

포항시는 징계위 회부 결과 견책 처분했습니다. (☞참고)

※ 표준국어대사전 '견책' 항목: "공무원 등의 잘못을 꾸짖고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주의를 주는, 가장 가벼운 징계 처분"

▶ 신간: 최은아, 『한슬리크 음악 미학의 철학적 배경』 (예솔)

http://to.goclassic.co.kr/free/6440

재미난 책이 나왔네요. 이름 표기를 학계 관행인 '한슬릭'으로 하지 않고 표준 외래어표기법을 따른 대목이 반갑습니다.

▶ 신간: 『James Levine: 40 Years At the Metropolitan Opera』

월스트리트 저널 리뷰 (노먼 레브레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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