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철은 누가 남을 뒤에서 헐뜯는 말을 무척 싫어한다. 그럴 때면 보통 얘기를 다른 쪽으로 돌리거나 하는데, 인터넷 게시판에서(개인 블로그도 아니고 사람 많은 게시판에서) 그 꼴을 보니 김원철 표 까칠 모드가 발동하더라. 더군다나 글쓴이 속마음이 몹시 엉큼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주 모진 말을 퍼부어주었다. -_-y
그러고 나니 이런 쪽으로는 나보다 더 엄격한 친구넘이 생각나 글 퍼와 본다. 이거 불펌인데, 괜찮겠지 친구야? (비굴..;;)
출처: http://www.cyworld.com/mahlerist
제목: 모두에게, 모두에게 방어적인
어찌할 것인가.
나는 남의 험담 듣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이런 상황이 되었을 때 나는
대개 은근슬쩍 '딴청'을 부린다.
그리고 상황이 이를 허용치 않을 경우
(상대가 나의 '빤한' 전략을 눈치채거나,
상황이 애초부터 너무 진지할 경우)
나는 대개 험담의 대상이 된 사람을 옹호한다.
비난하는 사람은 내가 잘 아는, 친한 사람이고
험담의 대상은 내가 전혀 모르는 남일지라도.
그래서 섭섭하단 소리도 많이 들었다.
왜 아니겠는가? 나라도 그럴 것이다.
객관성 혹은 엄밀한 중립성에 대한 집착?
뭐 굳이 말하자면 그런 성향도 있으리라.
그렇게 거창한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하지만 그보다도, 나는
누군가도 나를 이런 방식으로 옹호해주길 바란다.
아니, 실제 누군가가 나를 이렇게 옹호해주는지 아닌지는
사실 별로 상관없다. 어차피 난 모를 테니까.
그렇더라도 나는 나 자신에게 떳떳하고자 한다.
적어도 '누군가 비슷한 상황에서 나를
옹호하고, (잘못된 방식으로라도) 대변해주겠지'라는 생각을
아무 죄책감 없이 할 수 있으려면
우선 나부터가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
그래야 '청구권'(비록 공수표지만)이 생기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
내 천성이 그런 탓인지
그러지 말아야 할 사람과 말싸움을 하는 경우가 있다.
가족이나, 친구나 친척이나 그런 범주의 사람들과.
싫어하는 사람과는? 공적인 석상이 아니라면 별로.
그냥 '그래, 네 맘대로 생각해라'라고 어깨를 으쓱해버린다.
그러나 나와 가까운 사람들이 나를 오해한다는 건
참을 수 없다.
그래서 내 입장을 계속 얘기하게 된다.
물론 상대 입장을 이해할 준비는 되어 있다. 언제나!!
하지만 계속 내 입장을 얘기하다 보면
이런 지나친 방어에 사람들은 짜증을 내게 마련이다.
'왜 계속 변명만 하느냐?'고. 이게 대표적인 반응이다.
A: '왜냐고? 내게 변명할 거리가 있으니까!
당신은 내 변명을 듣고 옳은지 아닌지를 말해주면 되는 거야!
그리고 옳다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마!
그르다면 얼마든지 얘기해. 납득할 만하면 사과할테니!'
이러고 싶지만, 안되지 안돼.
그래서는 얘기가 안된다. 도발로 비칠 게 뻔하다.
모르겠다. 어쨌든 난 계속 '당신 말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적어도 그렇게 노력한다. 그리고 대부분은 이해한다.
그러니 나도 좀 이해해주었음 하는데, 그게 안된다.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흐지부지로 끝난다. 보통은.
서로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말이다.
내가 원한 것은 이게 아닌데.
열심히 떠들어댄 보람이 없지 않은가.
아, 정말이지 '완벽한 상호 이해'는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불가능하단 말인가.
내가 이리도, 이리도 뒤꼬인 인간이었더란 말인가.
이런 때는 만사가 다 싫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