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자들이, 특히 한국 연주자들이 테크닉은 나무랄 데 없으면서 영감도 감동도 없는 연주를 하는 경우를 너무나 흔히 볼 수 있다. 음악 이론가들은 연주 전공자들이 실기에 치중하느라 이론에 무지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본다. 이와 관련해 한국 이론계의 태두라 할 어떤 선생님께서 가장 많은 고민을 하시는 듯하다.
연주에 좋은 해석을 담으려면 스스로 작곡가가 되어보는 것만큼 좋은 게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연주 전공자들이 본격적인 작곡 수업을 받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몹시 소모적인 일이겠지. 그런데 어쩌면 즉흥연주가 좋은 대안이 되지 않을까.
얼마 전에 내한한 로버트 레빈은 즉흥연주를 잘하려면 철저한 음악 이론 교육이 선행되어야 함을 주장한 바 있다. 강연장에서 이 말을 듣고 속으로 무릎을 탁 쳤다. 그러니까 이 말은 반대로 음악 이론 교육에 즉흥연주가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런 게 가능해지려면 레빈 같은 사람이 많이 나와서 교육계에 투신을...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