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20일 토요일

리차드 스톨먼 강연

리차드 스톨먼 강연
2006.11.16 성공회대 피츠버그홀
프레시안 2006.12.22/25/26

저작권은 인쇄기 시대에 시작된 것입니다. 현재의 저작권 시스템은 영국에서 시작됐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검열의 수단이었습니다. 책을 인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허가를 얻어야 했습니다. 저작권은 특정한 출판사에 부여됐고, 영구히 지속됐습니다. 1500년대에 시작된 이런 시스템은 1700년대에 변화하게 됩니다. 그 후에는 저작권이 저작자에게 주어졌고, 단지 14년 동안 지속된 것으로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저작권은 검열의 시스템이 아니라 저작을 고무하는 시스템이라는 사상이 대두했습니다.
  
   미국 헌법이 제정될 당시에 사람들은 원저작자에게 저작권을 부여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오늘날 출판사들에서 하는 말에 비추면 믿을 수 없겠지만 그 제안은 기각됐습니다. 대신 미국 헌법은 계몽적 입장을 취했습니다. 즉 저작권은 선택적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원하는 저작자에게는 의회가 저작권을 부여할 수 있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작권은 단지 제한된 기간 동안만 지속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작권의 존재목적은 진보를 촉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한 세기 동안 출판업자들은 미국인들이 이것을 잊어버리게 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 저작권법의 영향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법 자체는 똑같아도 그 효과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저작권은 더 이상 산업적 규제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이제 저작권은 더 이상 출판업자들에 대한 규제가 아니며, 저작자를 이롭게 하지도 않습니다. 이제 그것은 반대로 일반 대중에 대한 규제가 됐으며, 저작자의 이름을 내세우고 저작자를 구실로 이용하는 출판업자들을 이롭게 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은 더 이상 산업적 규제가 아니기 때문에 행사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작권은 더 이상 논란이 없는 것이 아니며, 더 이상 이롭지도 않습니다. 저작권은 이제 출판업자들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당신과 나와 같은 일반 대중을 상대로 행사되는 것이 됐기에 행사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제 저작권이 행사된다는 것은 모든 사람의 가정 내 컴퓨터가 침입을 당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저작권법의 한 측면인 저작권의 지속기간에 대해 살펴봅시다. 전 세계적으로 저작권을 점점 더 오래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미국은 1998년에 저작권 유효기간을 연장했습니다. 미래의 저작물뿐만 아니라 과거의 저작물에 대해서도 보호기간이 20년 연장됐습니다. 과거의 저작물에 대해 저작권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전혀 말이 안 되는 조치입니다. 지금 저작권 보호기간을 연장하는 것을 통해 이미 사망한 1920년대의 저작자를 고무해 그 당시에 더 많은 저작물을 창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다음으로 법인저작물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법인저작물에 대한 보호기간은 과거에는 75년이었는데 최근에 95년으로 연장됐습니다. 저작권 보호기간이 이렇게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회사들이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향후 75년간의 대차대조표를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75년 앞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우는 회사는 이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심지어 5년 후의 계획을 세우는 회사도 없을 것입니다. 어떤 자원이든 기업들의 손에 쥐어주는 것보다 그것을 파괴하는 더 확실한 방법은 없습니다. 저작권 보호기간의 연장이 창조성을 더 고취시킬 것이라고 그들이 말한다면, 그것은 모두 속임수입니다. 기업들이 저작권 보호기간을 연장하려고 하는 진짜 이유는 과거의 저작권으로부터 많은 돈을 벌고 있는 기업들이 있는데 그들은 그 저작권의 보호기간이 만료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작권법의 또 다른 측면은 그것이 적용되는 행동의 범위입니다. 출판업자들은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실이지만, 저작권법은 저작물의 모든 이용에 적용되도록 하려던 것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저작권은 규제되지 않는 이용들의 폭넓은 공간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예외입니다. 저작권은 특정한 이용들을 제약합니다. 이것이 저작권이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출판업자들은 완전한 권력을 원합니다. 그래서 1998년에 그들은 미국 의회가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을 통과시키도록 로비했습니다. 이 법은 출판업자들이 그들이 원하는 대로 만든 저작권 규칙을 반영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떠한 권한을 가질 수 있는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그들이 추가로 해야 할 일은 단지 그 규칙들을 소프트웨어와 다른 종류의 기술적 장치에 구현하는 것뿐이었습니다.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30061221154801


FTA는 세계 다른 나라들을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FTA의 목적은 민주주의를 빈껍데기로 만드는 것입니다. 많은 FTA들이 명시적으로 그렇게 합니다. 내가 아는 사례 중 이런 사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미국, 멕시코, 캐나다 사이에 체결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입니다. 이 협정에는 흥미로운 규칙이 들어 있습니다. 어떤 법률 때문에 기업이 돈을 적게 벌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 그 기업은 정부를 제소해서 법이 달랐다면 자사가 벌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금액을 지급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환경이나 대중의 건강, 또는 삶의 일반적인 기준 등 중요한 무엇인가를 보호하기 위한 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할 경우에 그렇게 되도록 하려면 기업에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조약은 기업이 시민보다 더 중요하다고 명확히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잔혹무도한 행위입니다.
  
  민주주의의 목적은 일반 대중이 부자들보다 더 강한 힘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대중은 서로 단합하는 것을 통해서, 다른 모든 사람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부자들을 이길 수 있습니다. FTA는 이런 민주주의에 대한 배반입니다.




나는 저작권 보호기간을 10년으로 줄일 것을 제안합니다. 출판 날짜로부터 10년으로 하자는 겁니다. 저작자가 원고를 하나 갖고 있는데 그 원고를 책으로 내줄 출판사를 찾지 못했다고 합시다. 그걸 복사하지 못한다고 해서 우리가 잃을 것은 없습니다. 저작자가 얼마든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출판사를 물색하도록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책이 한번 출판되고 나면 그 책의 저작권은 10년 동안만 지속돼야 합니다. 그 뒤에는 그 책이 공유정보 영역(퍼블릭 도메인)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10%의 진실과 90%의 거짓
  
   이런 나의 제안이 논란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라고 당연히 생각하실 겁니다. 나는 여러 작가들과의 토론회에서 이 제안을 던지고는 그들의 반응을 듣고자 했고, 실제로 반응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상 경력이 있는 한 판타지 작가가 내 옆에 앉아 있다가 "10년이라니! 끔찍하다! 5년 이상은 허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놀랍지 않습니까? 실은 나도 놀랐습니다. 나는 출판업자들의 선전을 믿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었던 겁니다. 나는 저작자들이 저작권 보호기간을 더 길게 보장받기를 원한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나는 또 한 가지를 알게 됐습니다. 그것은 바로 저작자들이 출판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출판사들은 저작자의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 많은 권력을 행사하고 싶어 합니다. 자기 앞에 저작자들이 무릎을 꿇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어떤 한 작가가 출판사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의 출판계약에 따르면 책이 다 팔리고 나면 저작권은 그에게 반환돼야 합니다. 그 뒤에는 그 책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책이 다 팔려 사실상 절판됐지만 출판사는 저작권을 반환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작가는 자기가 쓴 책이 계속 배포되기를 바랐기 때문에 출판사와 법적 분쟁에 들어갔습니다. 이런 마찰은 흔하게 일어납니다.
  
  출 판업자들은 작가를 핑계 삼아 저작권 보호기간이 연장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90% 거짓말입니다. 여러분은 절반의 거짓말은 완벽한 거짓말보다 더 나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절반의 거짓말에서는 무엇이 정말이고 무엇이 거짓말인지를 알아내기가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기업들은 공정하지 못한 것을, 즉 절반의 거짓말보다 더 나쁜 '10% 진실, 90% 거짓말'인 것을 잘도 만들어냅니다.
  
  그들이 작가들을 위해 저작권 강화를 원한다고 할 때 그건 10% 진실, 90% 거짓입니다. 엄청나게 돈을 많이 버는 성공적인 작가가 일부 있고, 그런 이들은 저작권 강화를 통해 실제로 혜택을 입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작가들도 있고, 그런 이들은 출판업자에 의해 속임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저작권 강화를 통해 혜택을 입지 못 합니다. 혜택을 입는 것은 대부분 출판사이고, 그에 더해 몇 안 되는 유명한 작가들뿐입니다. 법적인 쟁점을 이야기할 때 출판사는 대리인과 함께 누가 들어도 아는 유명작가를 대동합니다. 아무도 대부분의 다른 작가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예술 저작물의 개작이 유용하다는 많은 주장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예술에 기여한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민속문화의 전개과정을 보면 모든 저작물이 한 사람에서 다른 사람으로, 그리고 또 다른 사람으로 전파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내용이 풍부해지고 아름다운 것이 됩니다. 유명한 작가 중에서 셰익스피어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희곡을 쓰기 위해 최근의 다른 저작물에서 스토리를 빌렸습니다. 만일 오늘날의 저작권법이 그때 적용되었다면 셰익스피어는 희곡을 쓰거나 발표할 수 없었을 것이며, 우리는 지금 그의 작품을 볼 수 없었을 겁니다.
  
  셰익스피어가 만약 그렇게 빌려 쓰려고 하는 저작물의 저작권 소유자들에게 저작권 탓을 하며 불만을 제기했다면, 그들은 아마도 "당신은 우리의 작품을 빌려가 싸구려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 그런 쓰레기를 누가 필요로 하겠는가"라고 이야기했을 겁니다. 우리가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볼 수 없었다면 그들의 말을 믿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보았고, 그것은 인류 문학의 걸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셰익스피어가 희곡을 쓰고 발표할 수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의 희곡들 중에는 그가 죽은 뒤에 출판된 것도 많지만,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것들은 어쨌든 출판됐습니다. 오늘날의 저작권법이 적용됐다면 그것들은 출판되지 못했거나 상연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 희곡의 저작권 소유자들은 지극히 엄격합니다. 그들은 어떤 종류의 수정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많은 경우 그들은 내용 상 아주 작은 수정도, 희곡이 상연되는 방식의 수정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술 저작물의 개작은 예술의 발전을 위해 사회에 유용하고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30061221155508


현재 음반회사들은 인터넷 음악 공유가 음악가들에게 재앙이라고 우리가 믿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부분의 음악가들이 어떤 것도 잃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당신이 음반을 사더라도 대부분의 음악가들이 아무것도 얻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음반가게에서 파는 음반의 대부분은 당신이 돈을 내고 그 음반을 사도 음악가에게 돌아가는 것이 없습니다. 나는 앞에서 출판업자들이 저작자와 예술가들을 짓밟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음악가들이 음반회사와 맺는 음반계약은 매우 불공정하고, 매우 가혹하며, 매우 착취적이어서 여러분이 음반에 지불하는 돈에서 음악가들이 가져가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음반회사들의 음모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걸까요? 명목상으로는 음악가에게 지불되는 약간의 돈이 있습니다. 그러나 음악가들은 그것을 결코 받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음반회사들은 제작비용, 홍보비용이 음악가들에게 선불됐다고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음악가들은 선불됐다는 그 돈을 실제로는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당신이 음반을 사면서 지불한 돈 중 일부는 음반회사 회계장부의 한 계정에서 다른 계정으로 옮겨질 뿐입니다. 심지어 음반이 골드 레코드가 되어도 음악가가 음반 판매로부터 돈을 벌기 시작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음악가들이 음반계약에서 얻는 이득이 전혀 없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홍보효과라는 이득을 얻습니다. 그것은 매우 유용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 음악가의 콘서트에 간다는 것,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팬 소품을 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음악가는 콘서트에서 음반을 팔아 얼마간의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음악가에게 홍보효과를 부여하는 이러한 시스템은 건강하지 못한 시스템입니다. 그것은 음반사들의 돈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음반회사의 돈에 의해 통제됩니다. 모두가 인터넷을 통해 음악을 활발하게 공유하도록 함으로써 음악가가 홍보되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건강한 방식입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각자 자기 친구에게 "나 진짜 좋은 음악을 들었어! 자 여기, 이거야!"라고 말하게 함으로써 음악가를 알려지게 하는 것이 훨씬 건강한 시스템입니다. 이는 돈이 아니라 감상한 이들의 평가를 통해 음악가가 알려지는 방식입니다. 이것이 음악을 위해 훨씬 더 건강한 시스템입니다. 음반회사들은 스스로를 음악산업이라고 부릅니다. 공장에서 음악을 생산한다는 뜻입니다. 그들은 돈줄을 끌어들이고 쥐어짜서 음반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것이 음악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쭉정이 같은 것입니다. 나는 우리가 이렇게 하는 음반회사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음악에 해악적입니다. 나는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합니다. 나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는 예술가들이 만든 음악을 듣기를 원합니다.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3006122115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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