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30일 목요일

성악 레슨

학교 수업 중에 '부전공악기수업'이라는 게 있다. 실제 부전공 여부와 상관 없이 강사 선생님들의 레슨을 받을 수 있어서 피아노나 바이올린 등 인기 악기는 수강신청 경쟁이 대단하다. 한 번은 9시부터 수강신청인줄 알았더니 사실은 7시부터라, 내가 로그인했을 때 원하는 과목이 벌써 정원이 다 차버린 적도 있다. 대학원 첫 학기에는 몰라서 못했고, 그 다음부터는 피아노, 비올라, 이번 학기에는 성악을 했다. 오늘이 마지막 수업.

그동안 마스케라(maschera)를 집중적으로 익혀서 발성의 기본 원리를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잘 알겠다. 발성하기 편한 특정 모음으로 내 목소리를 들어가면서 좋은 발성으로 최적화(?)시기는 것까지도 된다.

그런데... 노래를 했다 하면,

- (마스케라! 마스케라!) 으윽, 걍 니 껄로 불러!
- 알아써! -_-;;

이렇게 된다. 게다가 오늘은,

- 어엇, 이봐요 반주녀, 조가 바뀌었잖아요!
- 헉! 갑자기 나까지 헷갈리는구나. OTL

이랬다. ㅡ,ㅡ;;
오늘은 웬만하면 좀 잘해서 녹음한 것을 홈피에 올려보려고 했지만,
결과는... 헉! 이렇게 엉터리일수가! ㅠㅠㅠㅠㅠ
선생님은 그래도 아마추어치고는 좋은 목소리라고 칭찬해주셨지만,
내가 듣기에는 에토 교수의 부채신공이 필요하다.
"그 따위로 하려면 관둬~~!"
가만, 이런 선생님 예전에 우리 과에 한 분 계셨지? ㅋㅋㅋ

그밖에 몇 가지 기억나는 것들을 적어보면,

1.
좁아터진 연습실 음향 즐. 집에서 연습하려면 학교에서 배울 때랑 환경이 달라서 당황한다.

2.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음역을 보면 바리톤인데, 음색이 영락없이 테너다. 대략 난감. 하루는 음역에 맞게 돈 조반니 중에서 "Deh, veni alla finestra"를 가지고 갔다.

"이게 만만해 보이더라고요."
"그게... 만만하기는 한데, 그건 베이스 바리톤이나 베이스가 하는 거야."

크윽, 아픈 곳을 찌르시다닛!

3.
성악은 단계를 건너뛰는 게 안 된다고 해서 이탈리아 곡을 했지만, 방학 하면 그래도 바그너를 도전해볼 거다. 로엔그린 중에서 "In fernen Land"

로엔그린이 "본좌는 로엔그린이삼!" 하는 장면이다. 테너 곡이면서 고음 처리도 부담이 안 된다는 장점이 있다. 독일어라 발성하기 편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지만, 성배의 인도하심을 받아~

der Graaaaaaaal~

헉, 갑자기 유튜브 말러 환자가 생각나는구나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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