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15일 금요일

코다이: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주, Op. 7

 코다이는 버르토크와 함께 헝가리 민요를 수집함으로써 중요한 학술적 자료를 남긴 작곡가로, 두 사람 모두 헝가리 민요에서 받은 영향이 뚜렷한 작품을 남겼다. 버르토크가 민요적 요소를 분석하고 해체해서 현대적인 음악 어법에 녹여 내는 식으로 음악 양식을 발전시켜 나갔다면, 코다이는 후기 낭만주의 음악 어법 위에 민요풍 선율과 리듬, 선법체계 등을 입히는 식으로 민족주의 음악 전통을 이어갔다.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주'는 헝가리 민요에 대한 작곡가의 관심이 매우 높았던 1914년에 작곡되었다.

코다이 (및 버르토크) 음악의 또 다른 특징은 헝가리 말소리를 닮은 선율과 리듬이 음악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음악 어법은 특히 1915년 작품인 '첼로 독주를 위한 소나타'에 잘 나타나 있는데, 음악적 모노드라마라 할 수 있는 '소나타'와 비교한다면 '이중주'에서는 바이올린과 첼로의 '대화' 또는 '상호작용하는 독백'이 음악을 추동한다.

1악장이 마치 웅변처럼 들리는 '말소리'로 시작해 소나타 형식의 틀 안에서 대화를 이어간다면, 2악장에서는 어조가 절박함을 더해간 끝에 절규로 변했다가 탄식과 흐느낌으로 사그라드는 짜임새이다. 3악장에서는 '장엄한'(Maestoso) 독백으로 시작했다가 흥겨운 춤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그러나 이때의 '춤'은 마치 고통을 애써 잊으려는 듯 선언적인 몸짓이며, 그 바탕에는 미처 사라지지 않은 슬픔이 그늘처럼 남아 있는 듯하다.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주'가 작곡된 1914년은 헝가리 제국의 황태자가 사라예보에서 암살됨으로써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해이다. 음악학자 라슬로 외세(László Eősze)는 이 작품의 특히 2악장이 전쟁 발발 직전의 암울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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