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3일 목요일

작곡가 카이야 사리아호 타계, 김남윤 한예종 명예교수 타계,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파리 오페라 음악감독직 사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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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뒷북: 피아니스트 연도 예뇌 (예뇌 얀도) 타계, 향년 71세
The prolific Hungarian pianist and teacher Jenő Jand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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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렌보임 판 '니벨룽의 반지' 음반에서 로게(라인의 황금)와 미메(지크프리트) 역을 맡았던 테너 그레이엄 클라크 타계, 향년 81세
Wagnerian tenor Graham Clark has died at the age of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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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다니엘레 가티,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음악감독 된다... 크리스티안 틸레만 후임이며 2024년 8월부터 임기 시작
The Italian conductor Daniele Gatti, fired by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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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반란을 일으켰던 용병 조직, 바그너 그룹 뉴스가 요즘 국제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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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이쪽 이슈에 입을 다물고 있는 이유.
플로리안 림(Florian Riem)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 사무총장님 말씀:
“러시아가 다시 세계 공동체의 일부가 되고 연맹에 다시 가입하려 한다면 물론 회원 자격을 다시 신청할 수 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제명 결정은 콩쿠르 자체가 아니라 콩쿠르의 정치적 입장에 반대하는 뜻이었다.”
“이 대회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콩쿠르와 참가자는 국가 선전에 이용된다.”
“위대한 문화ㆍ국가의 이미지를 투사하고 옆집의 전쟁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시선을 돌리게 한다.”
“전쟁 중인 나라에 가서 그 나라 정부가 후원하는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각 예술가 양심의 문제다.”
“시간이 말해주겠지만 올해 차이콥스키 콩쿠르의 수상이 이전처럼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참가자들은 모두 자신의 경력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 예술가들이다. 국가 대표가 아닌 개인으로 참가한 이들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가 아니고 모두 다르다. 네트워크 구축, 대중 노출, 다양한 공연 기회 창출 등이 필요하다. 연맹은 모든 면에서 도움을 주려 노력하고 있다.”
플로리안 리임(55)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 사무총장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빠르게 대응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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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들을수록 취향이란 게 없어지는 느낌을 받곤 하지만, 그래도 더 좋고 덜 좋은 것은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오늘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가장 좋았던 곡은, 마지막 앙코르로 연주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 악단의 압도적인 연주력을 가장 강렬하게 느낀 곡 또한 이 곡이고 보면, 고전주의 시대 작품들보다는 이런 게 확실히 제 취향입니다. 구자범 시절 경기필이 연주했던 이 곡이 가슴에 맺힌 것을 통곡으로 쏟아내는 음악이었다면, 오늘 연주는 그런 거 없이 그냥 담담하게 연주하는데도 가슴을 울리네요. 오늘 이 곡을 리허설 포함 세 번 들은 게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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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델리히 연주 듣고 새삼 충격 받은 점: 소토 보체로 연주하는 음들이, 마치 공간을 찢어발기고 귀에 곧바로 꽂히는 듯한 느낌. 뭐야 이거… 이게 왜 진짜임… 만약 실연이 아니라 음반으로 들었다면 믹싱 장난질인 줄 알았을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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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호네크 본좌에게 인터뷰 질문지를 보내면서 한국의 바이올린 전공자를 위해 조언 한 마디 해달랬더니, 평소에 늘 하던 얘기를 짧은 문장에 꼭꼭 눌러 담은 듯한 답변이 와서 흥미롭더군요. 이대로 하면 나도 바이올린 잘할 수 있게 될 것 같은 느낌… (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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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흐빈더 님의 멋있는 말… 메모.
“단발적인 센세이션에 음악 인생을 거는 것은 위험하다. 나의 인생은 천천히 입을 벌리는 크레셴도라 할 수 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변덕스러운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담은 베토벤의 음악을 형식에만 치우쳐 평면적으로 연주하는 건 범죄행위”
 
“단발적인 센세이션에 음악 인생을 거는 것은 위험하다. 나의 인생은 천천히 입을 벌리는 크레셴도라 할 수 있다.”
음악은 물론 인생 어록도 여럿 건진 알찬 한 시간. 얼마나 많은 연주자들이 금세 아가리를 닫는 악센트와 같이 커리어를 끝냈던가.
독일어 통역이 따로 붙었음에도 유난히 긴장해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였다. 소박한 분이셨지만 거장의 아우라가 주는 압박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변덕스러운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담은 베토벤의 음악을 형식에만 치우쳐 평면적으로 연주하는 건 범죄행위”라고 말씀하실 때 바로 어제 들은 미하엘 잔데를링의 롤러코스터같았던 <운명> 교향곡을 떠올린 건 아마 나뿐만이 아니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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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클래식 음악계 대표 사문난적으로 배척받는 모 지휘자의 공연에 대해, 모 협회인지 위원회인지 암튼 뭔가 있어보이는 진골단체의 모 진골님이 오만 억지를 다 부려서 테러리즘 평론을 시전하신 모양인데…
- 이 진골님은 사실 예전에 모 성골님의 이권을 위해 다른 성골님을 테러하신 전력이 있는 분
- 국내 기반이 취약하지만 국제적 명성이 확고한 거장 음악인을 오만 억지로 테러하신 전력도 있는 분
- 국내 기반이 취약하지만 국제적 명성이 확고한 또 다른 거장이, 한국의 성골 진골들한테 예전에 험한 꼴을 당하시고도 정내미 안 떨어지셨는지 다시 한국에서 활동하실 모양이던데… 이분을 싫어하시는 분들이 이 진골님께 달려가실지 안 달려가실지 궁금함.
…이거슨 주어 절대로 없는 얘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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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는, 어떤 면에서 레오니다스 카바코스와 비슷한 느낌이 있습니다. 연주 스타일이 다른데도요. 10수년 전 서울시향과 협연하던 카바코스를 보면서, 저는 어쩌면 거장의 젊은 시절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명실상부한 거장이 된 50대의 카바코스를 올해 통영국제음악제에서 보니까 느낌이 각별하더군요.
어쩌면 지금의 카바코스는 하델리히의 미래의 모습과 닮은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우구스틴 하델리히에게서 받는 느낌이 10수년 전 카바코스의 모습과 겹쳐 보여요.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하델리히가 통영에서도 공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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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조소프라노/소프라노 가브리엘레 슈나우트 타계, 향년 72세. 페터 슈나이더 지휘 로엔그린 음반에서 오르트루트 역을 맡았고, 브륀힐데, 엘렉트라, 투란도트 등 쎈 언니 역할을 주로 맡으셨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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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가천 웡, 할레 오케스트라(맨체스터) 음악감독 된다... 마크 엘더 후임이며 2024/25 시즌부터 임기 시작. 가천 웡은 2020 통영국제음악제 개막공연에서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지휘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페스티벌이 전체 취소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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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뒷북: 지휘자 페트르 포펠카,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된다… 전임 음악감독이었던 안드레스 오로스코-에스트라다는 지난해에 오케스트라 대표와 싸우고 전격 사임. 포펠카의 임기는 내년부터이며 그때까지는 음악감독이 공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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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윤이상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정현은 다양한 소리와 비브라토를 통해 국악의 소리와 한국의 정서를 표현하는 데 관심이 많다."
 
1973년부터 첼로 단원인 마사 밥코크(75) 이래 50년만에 보스턴 심포니에 입단한 여성 첼로단원 이정현(크리스틴 J. 리)을 만났습니다.
최종 4차 오디션에서 안드리스 넬손스가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을 너무나 느리게 지휘해 애먹었다고 하네요. 오케스트라 엑섭을 익히며 교향곡과 관현악곡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했습니다.
8월 보스턴 심포니의 유럽 투어부터 합류합니다. 이달에는 교향악축제 데이비드 이 지휘 서울시향 공연과 플레트뇨프 지휘 서울시향 공연에 첼로 수석으로 참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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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빅토리아 뮬로바가 은행으로부터 받은 어이없는 편지와 그에 대한 답장.
금융제재 심사 대상이라며 은행 직원이 "Bach, 6 Solo Sonatas Partitas"가 뭐냐고 캐물으면서 만약 "Bach"가 인물이면 법률상 정식 성명과 생년월일과 거주 국가를 밝히고 만약 "Bach"가 사업체와 관련 있으면 등록된 공식 명칭과 주소와 현재 유효한 웹사이트와 견적서를 보내라고 마구 추궁하면서, 정보 제공을 하지 않으면 이 금융거래 이체를 차단하겠다고 함.
뮬로바는 참을성 있게 상세히 답장을 써서 보내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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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공유 후 감상. '타르'는 봤는데 '헤어질 결심'을 아직 못 봤음;
영화 속 말러 교향곡 5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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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말러 교향곡 5번
[BY 서울시립교향악단] 사랑하고 갈망하고 끝끝내 영화 <헤어질 결심>과 <타르>는 말러 교향곡 5번을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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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2위 미국의 재스민 화이트는 두터운 목소리의 다크호스였습니다. 그런데 결선 첫날 1번타자라 긴장을 많이 했는지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3위 러시아/독일의 율리아 무치첸코는 '라 트라비아타' 중 '언제나 자유롭게'를 마지막 곡으로 삼아 아름다운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심었지만 자신의 본령인 러시아 곡에서는 기대만큼은 아니었습니다.
1위 김태한은 모든 곡에서 과부족 없는, 뒷맛이 깔끔하고 균형 잡힌 노래를 들려줬습니다. 인터뷰를 해보니 딕션에 엄청나게 신경을 썼더군요. 22세의 영리하고 주도면밀한 바리톤,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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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반 클라이번 콩쿠르 실황 음반이 나왔다네요. 아직 애플뮤직에 올라오진 않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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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안드레스 오로스코-에스트라다, 이탈리아 RAI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자 된다… 현재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 지휘자이며 겸직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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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올 8월을 끝으로 파리 오페라 음악감독직 사임. 연출가이자 총감독인 알렉산드르 네예프랑 사이가 안 좋다는 소문. 지휘자와 연출가가 싸우는 일은 흔하지요.
Breaking: Dudamel quits Paris in massive personal failure - Slippedisc
SLIPPEDISC.COM
Breaking: Dudamel quits Paris in massive personal failure - Slippedisc
Rumours have been rustling for some time 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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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공연에서 가장 멋졌던 순간은, 베토벤 교향곡 3번 4악장 중 푸가토 시작 부분부터… (드물지 않게 혼돈의 대환장 파티가 되곤 하는) 푸가토 후반부까지. 이런 거야말로 헤레베헤 본좌의 장점이겠죠. 어째서인지 '글로리아! 쿰 상토 스피리투~' 하는 가사가 들려올 것만 같았던...
🌟샹젤리제 오케스트라 with 필리프 헤레베허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와 함께 낭만적인 시간 되셨나요?😉
오늘의 현장, 사진으로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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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종식된 것처럼 보인다.
사실 이 질병은 종식되기는커녕 나 포함 인류 대부분의 몸에 남아 전해지며 최소 인류가 존속하는 동안은 영생을 얻게 된 셈이 됐다. 생물학적인 존속뿐만 아니라 IMF가 국제통화기금이 아닌 당시 세대의 경제적 충격과 고통의 현상으로서 자주 호명되어 존재하듯이 코로나는 팬데믹 때 인간이 보인 사회문화적 행태들의 대명사로서 많은 이들의 기억에 오래도록 생존할 것이다. 아직도 확진자가 2만명에 이르고 안타까운 희생자들이 나오고 있지만 강제적인 방역 조치들이 사라지면서 마치 종식된 것처럼은 보이고 있다.
지난 3년. 마스크로 얼굴은 모두 반쯤 가리게 됐는데 한국 사회는 숨겨온 맨 얼굴을 드러낸 것 같았다. 마스크를 똑바로 올려 쓰라고 노인에게 화풀이하듯 호통치는 버스기사, 지침대로의 방역계획을 제출해도 이 시기에 꼭 공연을 해야 하냐며 으름장을 놓는 공무원들, 한 출연자가 검사지를 정해준 기한을 넘겨 제출했다며 공연을 취소해버리겠다는 어떤 극장 무대감독이 휘두르던 작고 가여운 완장들을 떠올려본다. 전시에 완장을 차더니 돌변하던 이웃에 대한 생존자의 슬픈 증언을 읽었던 것이 떠올랐다.
큰 완장들이라고 다를 것 없었다. 정부는 버스기사처럼 방역 지침을 지킬 것을 호통쳤고 한국의 공연예술은 황급히 마스크를 고쳐 쓰는 노인 같았다. 이미 통계로 전파력이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증명된 공연장에 경직되고 일괄적인 방역 지침이 적용되면서 공연계와 관련 업계는 차례로 무너져갔다. 아니, 일괄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다시 식당은 붐비고 열차가 사람들로 꽉 채워져 달릴 때 공연 프로덕션에서 한 명의 전파자가 나왔다고 몇 달간 코를 찔러가며 준비한 공연들이 무더기로 취소됐다.
공연을 못 하게 된 것은 예술가 뿐만이 아니었다. 대형 장비가 많은 공연업계 특성상 창고 임대가 필수적인데 일을 하지 못하는 동안 창고 임대료를 내기 위해 창고 안의 장비들을 팔다가 결국 빈 창고를 마주했다는 업체들의 사례는 과장이 아니었다.
나는 한 코로나 토론회에서 예술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방역지침은 안 그래도 기반이 취약한 예술 현장을 빠르게 붕괴시킬 것이고 회복되려면 사람들이 돌아오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그 청구서는 국가가 아닌 예술가들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발언한 적이 있다. (물론 정책 결정권자들에게는 조금도 전해지지 않은 것 같다.) 이제 생존한 포스트 팬데믹의 예술가들은 감소한 스태프 업체와 생존을 위해 다른 일터로 떠나간 크루들의 빈자리로 인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무언가를 만들려면 고물가와 함께 더욱 높아진 제작 비용을 감내해야만 하게 됐다.
평상시에도 늘 줄일 수 있는 낭비 예산 취급하기 때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이제 겨우 기틀이 잡힌 행사와 축제의 예산부터 없애고 봤던 여러 지자체들의 행보에는 놀랄 겨를도 없었다. 당시 작은 축제를 책임지고 있던 나는 개최가 며칠 남든 말든, 방역 계획에 트집 잡을 것이 없으니 말도 안 되는 이유로(부지 훼손 예상이었나) 협의된 행사 부지 임차를 일방적으로 취소해버리는 지자체의 결정에 대안의 행사 부지를 마련하고자 동분서주 뛰어다녀야 했다. 결국 사유지에 임대료를 지불해 겨우 마련한 부지에서 우여곡절 끝에 개최되긴 했는데 스태프 포함 100명 집합이 가능한 건지 관객만 100명 집합이 가능한 건지 어디에서도 명확한 대답을 해주지 않아서 저 드넓은 자연에서 몇 십 평짜리 지정된 관람 구역을 만들고 100 빼기 스태프수 만큼의 소중한 관객을 위해, 그리고 축제 구성원들의 생존을 위해 이 악물고 공연을 진행했던 기억이 난다.
질병과 행정. 눈에 보이지 않는 두 주연이 빚어내는 촌극들. 헬스장에 템포 몇 이상의 음악을 틀지 말라는 지침이 나왔던 마당에 그 기억들은 차라리 아름다운 것이었나 싶기도 하다.
여기까지는 촌극 치부할 수 있다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던 것은 아주 큰 완장을 찬 이가 드러내는 맨 얼굴이었다. 팬데믹의 한 가운데 예술가들의 생존과 창작을 이어나가기 위한 추가 예산을 편성하는 간담회 자리에 참여했던 가까운 이들의 전언에 의하면 당시 문화예술 행정의 수장이라는 사람은 본 사업이 민간의 대형 기획사들과 손을 잡고 대대적으로 국정 홍보의 역할을 하는,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는 대국민 힐링 관제 사업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내며 그 예시로 국풍 81을 거론했다. 국풍 81. 국풍 81이라니.
예술가들을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같은 율동을 추는 힐링 전도사로 타자화하는 것이야 그러려니 한숨 푹 쉬고 넘어간다고 해도 민주세력을 표방하는 정권의 문화예술 행정의 수장이 거론한 예시가 국풍 81이라니. 아직도 망언을 쏟아내는 다른 쪽은 거론할 필요도 없다 쳐도 차마 입으로 옮기기 싫은 빈곤한 예술관과 역사의식을 가진 기회주의자들이 정치를 하는 동안 공연계는 공연을 취소하거나 공연을 해도 되는지 눈치를 보며 마스크를 고쳐 써 온 셈이었다.
코로나가 가장 극심하던 시기에 많은 것을 감수하고 P.N.O 리서치를 하러 뉴욕에 갔었다. 아내와 미리 예약했던 뉴욕 필하모닉의 연례 공연인 헨델의 ‘메시아’를 관람했다. 전 세계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던 미국이지만 공연장 분위기는 예상외로 자유롭고 활기찼다. 게다가 뉴욕 필하모닉은 코로나 시기에 상주 공연장 공사로 공연장이 없는 상태였지만 큰 성당을 빌려서라도 연말에 늘 해오던 공연을 했다. 공연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공연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 울고 있는 사람들, 집중해서 공연을 관람하며 정신의 양식을 섭취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2부의 그 유명한 합창, 관객들도 다 같이 일어나서 ‘할렐루야’를 부르는 전통도 당연히 그대로 진행됐다. 한 칸 띄어앉혀 환호성을 금지하고 있는 고국이 떠올랐다. (최근 나의 고국은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이 종교편향적이라며 공연을 금지한 바도 있다.)
아무리 질병이 창궐해도 예술은 늘 해오던 것을 한다는 것. 그렇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으로 사람들이 기댈 수 있게 해준다는 것. 그렇게 멈추지 않고 달려온 예술은 무척 강하다는 것을 공연은 보여주었다. 진정한 힐링의 시간이었다.
마스크 없이 기차를 타고 광주에 가고 있다. 짧지 않았던 팬데믹으로 잃었던 것들과 그래도 이 악물고 진행했던, 비 사이를 피하듯 운 좋게, 동료들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올릴 수 있었던 공연들을 떠올린다.
긴 팬데믹을 지나 다시 오게 된 오월의 광주에서 나는 다시 무엇을 만들고 이야기해야 할까 생각해 본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어떤 껍데기들이 찬 완장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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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잉그리드 헤블러 타계, 향년 93세
Great pianist dies, 93 - Slippedi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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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pianist dies, 93 - Slippedisc
The Salzburger Nachrichten has reported the death yester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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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갈 것도 없이 통영국제음악당은 서울에서부터 5시간이라는 이동 거리를 감수해서라도 찾고 싶은 극장으로 자리매김했고, 통영시에 대한 호감도와 가치 평가가 높아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문화가 만들어낸 힘이다. 극장은 건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이유 있는 활동이 위용과 정체성을 만든다."
 
한국일보 클래식노트.
부천아트센터 극장 정말 좋았다. 교통도 좋고, 주변 인프라도 좋고, 여기에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대감도 있는데, 한국의 많은 지자체 극장들은 건물 만들어놓으면 그걸로 성과라고 생각하는거 같다. 건물이 있으니 다 됐다고, 알아서 굴러가는 줄 안다.
부천아트센터 극장 너무 좋고, 오케스트라 리허설룸 훌륭한건 기절. 이곳에서 근사한 빛을 발할 컨텐츠들이 잘 조율된다면 참 좋겠다. 부천아트센터에 대한 기대감 반, 통영국제음악당에 대한 찬사 이빠이. 몸 담았던, 한 때 최고의 컨텐츠 소개한다고 칭찬 받았던 성남아트센터에 대한 아쉬움 때문. 제발 부천시 공무원들, 스텝들이 끝까지, 오래오래 잘해줬으면.
간담회 끝나고 나카지마씨랑 잠깐 얘기했던거 첨부해서 한줄 끼워넣음. 엘프필하모니를 모델로 극장 짓고 싶다는 서울시장의 바람이 ‘관광상품’에 그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세종문화회관의 계단-극장 프로젝트 예산 깎였다는 소문이 거짓이기를. 제발 서울 중심에 1천석 슈박스 극장 하나만 제대로 만들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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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피두 센터가 2025년부터 5년간 리노베이션 들어간다네요. 그런데 전자음악의 성지인 이르캄이 그 기간에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우려가… 창립자인 피에르 불레즈는 세상에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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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이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칼 세이건 드립을 쳤다고 해서, 제가 예전에 칼 세이건의 그 말을 번역했던 게 생각나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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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조소프라노 그레이스 범브리 타계, 향년 86세. 흑인 최초로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 출연했으며 자발리슈 지휘 '탄호이저'에서 베누스 역을 맡으셨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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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 이정현,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 된다...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1위 입상자였던 분
Boston Symphony hires 3 cellists - Slippedi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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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ton Symphony hires 3 cellists - Slippedisc
Two East Coasters and a Korean have pa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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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베토벤의 '합창'이 종교곡인지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졌는데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가 무척 궁금했습니다. 우선 그렇게 판단할 수 있는 근거였는데 행정안전부의 자치법규정보시스템(www.elis.go.kr)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구광역시의 시립예술단 설치조례에 따르면 종교화합 자문위원회를 둘 수 있는데 특히 '종교 중립성'과 관련된 안건은 '출석한 종교계 자문위원의 전원 찬성이 있어야 한다'는 구절에 눈길이 갔습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행정은 최소주의보다 최대주의를 지향할 때 그만큼 자기 함정에 빠지기도 쉽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또 하나는 '합창'의 작품 성격이었는데 이정희 충북대 교수님의 논문 '고난을 돌파한 예술가의 혼'이 톡톡히 도움이 됐습니다. 결정적 구절을 꼽으면 바로 이 대목입니다.
"쉴러에게서 신은 기독교의 유일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오히려 그는 교회를 정신적 독재를 자행하는 단체로 본다. 또한 그는 인간의 감관으로 신을 느낄 수 없다고 해서 신을 부인하는 냉소주의자들도 경멸한다. '철학적 편지'에서 "우주 안의 완벽한 것들이 모두 하나로 통합된 신"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쉴러의 신관에서는 기독교적 전통과 고대 신화의 전통, 범신론적 전통이 섞여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에게서 신은 만물을 생성시키는 원천이자, 인간이 모방하려고 애쓰는 이상을 구현하고 있는 존재이며, 인간의 상처와 고통을 어루만지면서 인간의 노력에 대해 보상을 해주는 존재이다." (이정희 '고난을 돌파한 예술가의 혼')
​앞으로 종교화합 자문위에서도 꼭 참고했으면 하는 구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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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슨 클래식 음악 떡밥: 요즘 크레딧 스위스가 유동성 문제로 난리인데, 파산을 막기 위한 인수자 물색 결과 UBS로 결정됐다는 모양. 그런데 크레딧 스위스는 루체른 페스티벌의 중요한 후원사이고, UBS는 베르비에 페스티벌의 중요한 후원사. 스위스를 대표하는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 두 곳에 대한 UBS의 후원정책의 향방이 주목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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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윤 한예종 명예교수 지병으로 타계, 향년 74세
‘바이올린 대모’ 김남윤 교수 별세
N.NEWS.NAVER.COM
‘바이올린 대모’ 김남윤 교수 별세
‘한국 바이올린 대모(代母)’ 김남윤(74)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가 12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경희대·서울대 교수를 지냈고 1993년 한예종 음악원 개원과 함께 창설 멤버로 들어가서 40여 년간 후학 양성에 힘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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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뮤직 클래시컬이 3월 28일 출시된다네요. 처음에 얼핏 보고는 뭔 새로운 걸 구독해야 한다는 건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기존 애플뮤직 구독자가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단지 전용 앱이 따로 나온다는 모양. 장점은 클래식 음악에 특화된 메타데이터인 듯(즉 현재의 구린 검색 결과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됨). 다만 애플 서비스가 항상 그렇듯이, 현재로서는 한중일 대만 러시아는 서비스 국가에서 제외(애플 계정의 국가 설정을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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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대니얼 하딩, 산타 체칠리아 국립 아카데미아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된다... 안토니아 파파노 후임이며 2024년 10월부터 임기 시작. 하딩은 현재 스웨덴 방송교향악단 지휘자이며 2025년을 끝으로 계약 연장하지 않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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