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중주나 팔중주 등은 본디 디베르티멘토, 즉 파티에서 가볍게 즐기기 위한 음악 형태였다. 슈베르트의 팔중주 또한 일종의 디베르티멘토이다. 슈베르트에게 이 작품을 의뢰한 페르디난트 트로이어 백작은 베토벤의 칠중주 E♭장조와 비슷한 작품을 원했으며, 슈베르트는 베토벤 칠중주와 같은 6악장 구성을 택하고 악기 편성은 베토벤 곡에 바이올린을 하나만 더하는 등으로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실히 반영했다.
또한 이 작품은 악장별 템포 지시, 4악장에 변주곡을 배치한 것, 악장 사이의 조성관계, 악곡의 형식에 대단한 파격이 없는 점 등 여러 면에서 베토벤 칠중주와 닮은꼴이다. 베토벤 칠중주가 해학적인 맥락에서 짧게 단조로 일탈하는 것을 제외하면 음악에 '그늘'이 없다시피 한 것과 달리, 슈베르트 팔중주는 디베르티멘토의 밝음을 유지하면서도 단조로 일탈할 때 조금 더 슈베르트다운 어둠이 스쳐 지나가는 것은 두 작품의 유의미한 차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