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28일 수요일

파즐 사이(Fazıl Say): 게지 파크 II, SES, 나즘, 검은 대지, 사이트 파이크, 니체와 바그너

2015 통영국제음악제 프로그램북에 실린 글입니다. 뒤늦게 생각 나서 올립니다. '파즐 사이'가 더 좋은 외래어 표기이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파질 사이'라고 썼고, 다른 곳에서는 터키어 'ı'를 ☞원칙에 맞게 표기했습니다.


파질 사이: 게지 파크 II (2014) [한국초연]
Fazıl Say: Gezi Park II - Sonata for Piano Op. 52 (2014) [Korean Premiere]

파질 사이: SES (발라드) [한국초연]
Fazıl Say: SES (Ballade) [Korean Premiere]

파질 사이: 나즘 (발라드) [한국초연]
Fazıl Say: Nazım (Ballade) [Korean Premiere]

파질 사이: 검은 대지 (발라드) [한국초연]
Fazıl Say: Black Earth (Ballade) [Korean Premiere]

파질 사이: 사이트 파이크 (발라드) [한국초연]
Fazıl Say: Sait Faik (Ballade) [Korean Premiere]

파질 사이: 니체와 바그너 (2013) [한국초연]
Fazıl Say: Nietzsche und Wagner (2013) [Korean Premiere]


파질 사이: 게지 파크 II (2014)

파질 사이는 11세기 이슬람 풍자 시를 트위터에 올렸다가 신성모독죄로 터키 법정에서 징역 10월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다. 이후 그는 작곡가로서 "센 음악"이라 할 만한 곡을 몇 곡 썼으며, 게지파크 시리즈가 그 좋은 예이다. 파질 사이는 이와 관련해 "나는 더 많은 것을 음악에 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살 수는 없을지라도, 중요한 말이라면 예술이라는 형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악장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이스탄불 거리 시위의 밤
  2. 가스 구름의 고요함
  3. 살해당한 선량한 어린이 베르킨 엘반
  4. 희망은 언제나 우리 가슴 속에 있다

파질 사이: SES (발라드)

2012년, 파질 사이는 베흐체트 아이산, 메틴 알트오크, 그리고 아지즈 네신의 시를 바탕으로 한 성악곡 SES를 발표했다. 그리고 2014년에는 이 작품의 마지막 곡을 피아노 독주곡으로 편곡하여 같은 제목으로 발표했다. 피아노 독주곡 SES는 아지즈 네신의 시 「시바스의 고통」(Sivas acısı)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이 시는 1993년 터키 이슬람교 순니파 무장단체가 알레비파(알라위파) 지식인과 예술가들을 목표로 시바스 시 마드마크 호텔에서 저지른 백색 테러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마드마크 호텔에서는 알레비파 예술가들의 문화행사가 열렸으며, 작가 아지즈 네신 본인이 이 행사에 참가했다가 천행으로 살아남았다.

파질 사이: 나즘 (발라드)

터키를 대표하는 작가 나즘 히크메트의 작품을 바탕으로 하는 오라토리오 《나즘》 가운데 일부를 피아노 독주곡으로 편곡한 작품이다. 사회참여적인 성향을 보였던 나즘 히크메트는 터키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았고, 옥고를 치른 뒤 징집을 거부하다 러시아로 망명해 그곳에서 타계했다. 사후 수십 년이 지난 2009년 터키 국적을 회복했다.

파질 사이: 검은 대지 (발라드)

파질 사이의 본격 출세작으로 터키 음유시인 아시으크 웨이셀(Aşık Veysel)의 대표곡 〈검은 대지〉(Kara Toprak)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 원곡은 어린 시절 천연두로 시력을 잃었던 아시으크 웨이셀이 고향 시바스를 그리는 애수가 담긴 곡이며, 파질 사이의 피아노곡에서는 터키 민속음악과 재즈 등이 교차하며 독특한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파질 사이: 사이트 파이크 (발라드)

사이트 파이크 아바스야느크는 터키 근대문학의 뿌리로 평가받는 작가이다. 파질 사이는 타계 60주년을 맞은 사이트 파이크 아바스야느크의 단편 「스텔야노스 흐리소풀로스호(號)」를 바탕으로 극음악 《사이트 파이크》를 작곡했으며, 이후 같은 제목으로 짧은 피아노 독주곡을 발표했다. 「스텔야노스 흐리소풀로스호(號)」는 바다를 사랑한 소년이 보트를 직접 만들어 할아버지 이름을 붙였으나 마을 소년들이 그 배를 가라앉혀 버린다는 내용이다.

파질 사이: 니체와 바그너

2013년 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바이로이트 시에서 위촉한 작품으로 1악장 니체, 2악장 바그너 두 개 악장으로 되어 있다. 1악장에서는 바그너의 추종자였다가 나중에 애증을 갖게 되었던 니체의 다혈질적인 이미지가 나타나고, 2악장에서는 바그너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주요 음형을 변주하는 명상적이고 즉흥적인 음악이다. 2013년 바이로이트 슈타트할레에서 초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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