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26일 목요일

도종환 시 - 담쟁이

담쟁이
    

도종환 詩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 할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 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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