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 6일 일요일

사람 이름을 잊어버려서 난감했던 기억들

원철이 기억이 좀 휘발성이다. ㅡㅡ;
맘 먹고 기억하려면 또 잘 기억하기는 하는데, 그래도 사람 이름은 정말 잘 잊어버리는 편.



1. 형 이름이 뭐였더라?

대학 신입생 시절, 강원도 산골로 농활을 갔었다.
하루종일 죽도록 일했따. ㅡ_ㅡ;;;;
(팔, 다리, 허리, 목 안 아픈 데가 없었음. 농사꾼들은 진정으로 위대하도다! ㅡ,.ㅡ)

저녁, 둥글게 모여앉아서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돌이켜보고 각자 느낌을 말하는 시간.
(솔직히 그냥 퍼질러 잤으면 좋겠더라. ㅡㅡ;; 근데 밤늦게까지 잠도 안 자고 술 퍼마시던 인간들은 뭔지..)

내 차례가 되어서 뭐라 뭐라 말을 했는데, 옆에 앉아있던 친한 선배를 가리키며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선배 어깨를 툭툭 치다가...

(근데 이 인간 이름이 뭐였더라..ㅡㅡ;)

계속 어깨를 툭툭 침 ㅡ,.ㅡ

(아 증말 생각 안 나네 ㅡㅡ;)

"형, 근데 형 이름이 뭐였죠?"

순간, 일동 뒤집어짐. 우띠, 그럴 수도 있지, 뭐. 아님 말고.

그 사건 이후로 친구들이 나만 보면 한 마디씩 했다.

"원철아, 내 이름이 뭐야?"




2. 고참 이름을 잊어버린 이등병

군대 이등병 시절, 원철이는 한창 어리버리함을 과시하고 있었따. ㅡ,.ㅡ
그래도 시간은 흘러 백일휴가 가던 날, 고참들이 다 똑같은 말을 하던데...

"원철아, 꼭 돌아와라!"

ㅡ_ㅡ;;; 알떠요. 아일 비 배액~~

그래서, 돌아왔다. ㅡㅡ;

휴가복귀 신고를 해야 하는데, 재미난 사실은 고참 하나하나에게 다 신고를 해야 한다는 것. 괜한 악습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야근이 잦은 행정병 내무반에서는 사실 꼭 필요한 일이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무실에 누가 있고 없는지를 전혀 파악 못하게 되니 말이다.

문제는, 내무반에 복귀했을 때 자리에 있던 고참들 이름이 하나도 생각이 안 나더라는 것!

(허걱, x됐다!)

"내무반장님, 이병 김원철 백일 휴가 다녀왔습니다, 충성!"

(아싸, 한 사람 해결~)

그 다음부터는 이름을 불러야 하는데.. ㅠ.ㅠ 내무반에 있는 개인 사물함 겸 옷장으로 쓰는 이른바 '관물대'에 이름표가 하나씩 붙어 있다. 거기를 흘끔흘끔 봤는데, 거 인쇄 상태가 참으로 극악하더라. 뭐라고 쓰여 있는 거야? 문...네...충? 무뇌충? ㅡㅡ; 마따, '무뇌충'이었던 것이 틀림 엄따.

"무뇌충 상병님, 이병 김원철 백일 휴가 다녀왔습니다, 충성!"

(휴, 무뇌충이 맞았군. 거 이름 참 특이하네.)

하여간 이런 식으로 신고를 마쳤다. 신고하면서 버벅거린 것이야 뭐, 나의 어리버리함을 새삼 과시한 것이 지나지 않는.. ㅡㅡ;



3. 에디슨이 된 사나이

고등학생 시절, 다들 열심히 공부만 하느라 주위에 있는 친구들과도 대화가 거의 없었다. 수업시간에는 조느라 ㅡ,.ㅡ; 대화가 없었고, 쉬는 시간에는... 아예 엎어져서 자느라 ㅡ,.ㅡ 그나마도 그 때에는 이름보다는 별명을 즐겨 부르지 않았던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별로 재미는 없다만, 하여간 어쩌다 내 이름을 잊어버린 적이 있었따. ㅡㅡ; 그때 옆에서 그 꼴을 지켜본 친구들이 얼마 안 되어서 다행. 어쨌거나 한동안 친구들이 나를 '에디슨'이라 부르면서 놀려 먹었다. ㅡㅡ;;;


* 김원철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2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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