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3일 월요일

클래식 음악 공연, 박수는 언제? ②

『경인일보』에 연재중인 글입니다.
원문: http://www.kyeongin.com/news/articleView.html?idxno=666436

이날 연주가 끝나고 누리꾼 사이에 박수 예절을 놓고 논란이 되었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3악장이야 워낙 '뿜빰빰'하고 법석을 피우며 끝나니 박수가 터져 나오는 일은 이제 당연한 일(?)이기도 하며 더군다나 알면서 일부러 박수를 보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4악장은 죽어가듯이 천천히 여리게 끝나기 때문에 여운을 주는 '침묵 악장'이 매우 중요하다. 이날은 잔향이 미처 가시기도 전에 박수가 터져 나오는 '참사'는 일어나지 않아 다행이었으나 잔향이 없어지고 채 5초가 지나지 않아 끝내 성급한 박수가 나왔다. 그때까지 지휘봉을 높이 들고 있던 정명훈은 김 샜다는 듯이 팔을 내리고 말았다. 잔향이 없어지기에 앞서 치는 손뼉을 '안다 박수'라고 하여 비꼬아 말하기도 하는데, 이날 박수는 '안다 박수'는 아니고 '깬다 박수'라고 하더라. 성급한 박수는 여운을 즐기려는 다른 관객에게 피해를 주니 곡이 조용히 끝날수록 조심하자.

제가 몇 해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월간지 『SPO』에 보낸 원고 마지막 단락입니다. 박수 예절과 관련해 중요한 문제를 짧은 글에 잘 나타낸 글이라 생각해 인용해 봤어요.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과 말러 교향곡 9번은 조용히 끝나기 때문에 '안다 박수'가 좋은 분위기를 깰 위험이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지요. 이때 '침묵 악장'은 때때로 1분 가까이, 유럽에서는 드물게 3분 안팎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멋지지 않나요?

오페라 공연에서는 음악이 끝나기에 앞서 막이 내려올 때가 잦아요. 이럴 때에도 음악이 끝나고 잔향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 손뼉을 치면 좋습니다.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 1막처럼 마지막까지 깨알 같은 재미가 있는 작품이라면 더욱 그렇지요.

팔짱 껴, 애기야.
네, 오라버니! (함께 문 쪽으로 걸어간다.)
사랑한다고 말해요…
사랑해요!
(문 밖으로 나간다.) 사랑! 사랑!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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