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3일 목요일

[펌] Grammar Dimensions 시리즈 분석

CurrentEnglish.com 사이트가 죽었더군요. 검색엔진에 남아있는 캐시를 뒤져서 퍼옵니다. 그 사이트 주인장님이 비상업적인 용도로는 퍼가도 된다고 하셨으니 저작권 문제는 없습니다.

출처:
http://www.currentenglish.com/cgi-bin/CrazyWWWBoard.cgi?mode=read&num=80&db=theory&backdept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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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mmar Dimensions 시리즈 분석

1. 영문법, 한국인의 시시포스의 바위

영문법, 한국의 영어학습자들에게 참 애증이 어린 단어이다.
죽어라고 공부했다는데도 여전히 영어를 못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영문법이며, 배짱으로 안 해도 늘 걱정이 떠나지
않게 만드는 것이 바로 영문법이다.

나는 영문법을 제대로 배우는 것이 한국인들의 영어학습에 아주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중요한 영문법 서적과, 주요 학습서 등을
분석하며 그 장단점을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노력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검증되지 않는
것에 대한 노력의 결과가 부정적 상승 효과를 일으켜 점점 더
많은 이들을 좌절의 끝으로 내몰고 있기 때문이다. 영문법
전문서나 학습서의 발전을 위해서도 이 분야에 대해서 꾸준한
분석과 비판이 필요한 것이다.

2. usage vs. use

영문법 학습서는 많이 나오고 있지만 한국인 영어 학습자들의
입장에서 항상 아쉬운 점이 있었다. 내가 Grammar in Use 
(GIU) 를 비롯한 영문법 전문서나 학습서를 분석하거나 실제로
강의에 사용하면서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문법 내용의
배치나 설명, 편집은 잘 되어 있거나 신선하더라도 학습자들이
실제로 영문법 내용을 잘 소화하고 읽기와 듣기, 그리고
말하기와 쓰기로 연결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특히 영문법을 학습한 후 말하기와 쓰기 능력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항상
회의적인 결과를 낳는 경우가 압도적이었다.

3. 독학 대 공동학습

영문법을 배우는 사람은 두 가지 집단으로 대별할 수 있다.
첫째, 영문법 전문서를 통해 usage를 중점적으로 배우더라도
분석적이고 응용력이 있는 두뇌로 말하기와 쓰기를 자발적으로
이루어내는 이들이 있다. 둘째, 영문법 학습서를 통해서 강의를
통해 배우더라도 말하기와 쓰기 등의 생산적인 영어 능력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첫째 집단은 극소수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영어 학습자들은 둘째 집단에 속한다고 봐야
한다. 이는 하늘이 그렇게 만든 것이니 특히 좋거나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게 현실이니 그 사실을 인정하고 그러한
걸림돌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영문법 전문가들이나
ELT 전문가들이 할 일이다.

위에 구분한 두 집단 중 영문법 학습서를 통해 강사에게서
배우더라도 말하기와 쓰기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는 영문법
학습서 이외의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이 글에서는 영문법
학습서 자체의 문제로 국한해서 언급하고 분석할 것이다. 한국인
영어 학습자들이 접하는 대부분의 영문법 학습서는 영문법만을
분리하는 usage 중심의 논리와 이성에 치우친 것이 많다. GIU
시리즈도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다분히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물론 GIU는 애초부터 그 영문법 지식 습득 이상의 목표를 가지고
만든 학습서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주로 usage만을
나열하는 학습서는 초중급 학습자들에게는 영문법
전문서만큼이나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다.

4. 말을 하는 영문법을 해야

초중급자들이 영문법 학습서로 '영문법만을' 배우는 시절도 이제
지나가야 한다. 아직도 그 이전 세대의 영문법 학습서들은 이런
식이 대세이지만 변화를 추구해야 할 시기가 바야흐로 다가온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의 학습서가 바람직할까? 영문법을
배우는 목적은 문법만을 배워서 머리 속에 담고 있으려고
배워서는 안 된다. 불행하게도 그렇게 되는 이들이 너무 많지만.
영문법은 궁극적으로는 이해한 것을 실생활에서 늘 사용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영문법 학습서로는 사용하는 능력으로 이어지는
게 그렇게 힘들다는 것이다. 문법 지식을 이해시키고 그것을
사용할 줄 알게도 만드는 것은 또 다른 언어 습득 과정에
속한다. 학습자가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말과 글로 스스로
생산해 내는 것은 이렇게 다른 것이다.

그러므로 가장 바람직한 영문법 학습서는 문법 지식만을
나열하는 게 아닌, 이해만으로 끝나지 않는, 오히려 영어로
생각하게 하고, 말을 시키고, 글로도 쓰게 만드는 그런 기능을
포함하는 것이어야 한다. 학습자가 영문법 학습서를 보면서
스스로 자신의 학습이 나가야 할 길을 계획하지 않아도
학습서만으로 말과 글의 사용 능력까지 체계적으로 일궈내 주는,
바로 그러한 학습서가 필요한 것이다.

5. Grammar Dimensions

그러한 취지와 목적을 가지고 나온 영문법 학습서가 Grammar
Dimensions
(GD) 시리즈이다. GD는 영문법 지식만을 따로
분리한 채 학습하는 게 아니라 말을 하고 글을 쓰기 위한
영문법으로 세밀하게 조직된 흐름 속에 잘 통합되어 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서 눈에 띄는 게 책의 여기저기에 보이는
의미 중심의 문법 배열이다. 사람이 회화를 하는 것은 의미
중심이다는 원리에 충실한 노력인 것이다.

GD는 4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GIU 시리즈가 3권인 것에 비하면
양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ssential Grammar in Use 
(EGIU) 가 114 유닛, GIU가 136 유닛, Advanced Grammar in
Use
가 120 유닛인데 비해 GD는 각 권마다 25 유닛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유닛의 수가 GIU에 비해 적은 수
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GD의 각 유닛마다 5개, 6개, 또는
7개 이상의 Focus라는 섹션이 있기 때문이다.

6. GD의 간결한 Explanation

GD는 각 Focus 아래에서 하나의 유닛에 연결된 문법 사항을
표로 보여 주거나 설명한다. 문법을 Example을 통해 보여 주고
Explanation를 통해 설명한다. 표로 두 항목이 연결된 채
수평으로 나뉘어 있어 보기에도 좋다. Explanation은 특히 그
내용을 간결하고 적확하게 기술하려고 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점은 적지 않은 중요성을 지닌다. 영문법 학습서는 기본적으로
문법에 대한 설명과 지식을 보여 주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학습자들 입장에서는 문법 설명은 전체적으로 지치도록 넘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기본 문법 설명은 매우 짧고 필수적인 말만
채워넣으려고 한 것은 아주 좋은 노력이다. 학습자들은 GD의
Example을 먼저 보고 Explanation을 수평으로 연결해 읽으면
이해하기에 쉬울 것이다.

7. 중점 영역 표시

GD의 책 표지에 'Form, Meaning, and Use'라는 부제가 있듯이
이 책은 영문법 지식을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목표가 있다. 그에 발맞춰서 각 Focus 위에는 Form, Meaning,
Use 중에서 각 섹션이 강조하는 목표 능력을 표시하고 있다.
학습자는 그것을 보고 해당 Focus가 어떤 능력을 겨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8. 다양한 검증 학습문제

Focus마다 붙어 있는 Exercise는 파악한 문법 지식을 적절하게
검증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더 중요한 부분은 각 유닛의
마지막에 붙어 있는 Use Your English라는 부분이다. 여러
다양한 Activity를 통해서 speaking, writing, listening 등으로
영어의 능력을 확대하도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GD의 Focus,
Exercise, Activity를 모두 살펴 보면서 가진 느낌은 이 정해진
코스대로만 한다면 매우 정확한, 그리고 생각을 가지고 말하는
영어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9. 같이 배우는 영문법

그러나 이 책은 기본적으로 독습 교재가 아니다. 최소한으로
줄이면 Focus부터 Exercise까지는 대부분 독습도 가능하지만
Use Your English의 Activity 부분은 여러 사람이 같이 하게
만들어져 있다. GD의 Teacher's Edition을 들여다 보아도
이러한 의도는 분명하다. 교실에서 교사의 지도 아래 여러
학생이 함께 영어를 배우는 구도가 설정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점은 GIU도 마찬가지이다. 학생 수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영문법 학습서들은 혼자서는 학습할 수 없는 책이다.

Explanation이나 Exercise의 지시사항 또는 Acitivity의
지시사항은 모두 당연히 영어로만 쓰여 있다. 그래서, 이제 그
문법을 배우고 있다고 가정하는 학습자가 비슷한 수준이거나 그
이상의 영문으로 된 지시어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게 영문법 학습서의 딜레마이고 또 Explanation이
되도록 간단하게 핵심 요점만 설명되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planation을 모두 읽어 보았는데 핵심만 간단하게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결국 가르치는 이가 없으면 초급에서
하중급 학습자가 이러한 책을 스스로 독습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10. 문법 독습은 쉽지 않다

영문법 학습서가 과연 표지에 쓰인 대로 self-study 용이냐 하는
것은 검증이 필요하다. GIU를 가지고 최근에 실제 강의를 통해
검증해 본 결과 혼자 학습한다는 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GIU도 문법 설명은 간단하게 기술되어 있지만
가르치는 이가 쉽게 설명하고 학생들이 이해하는 속도를 혼자
학습하는 경우가 따라갈 수는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그것도 문법의 form만을 분리했을 때 이야기이고,
meaning을 넘어서 use 능력까지 키우는 노력을 요구하는
영문법 학습서를 홀로 내내 독파하고 말과 글로 철저히 실습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상당히 비현실적이긴 하다. 내가 GD를 처음
보았을 때 프로젝트 책임을 맡은 언어학자 Diane Larsen-
Freeman의 이름값을 하듯이 꼼꼼하게 배치했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상적인 목표와는 다르게 개인 독습자에게는 무리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소리가 필요한 회화를
염두에 두고 만든 영문법 학습서인지라 가르치는 사람을 배제한
학습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11. 영문법, 한 단계 낮춰라

이러한 영문법 학습서들이 독습용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또한
상황에 따라 다르다. 난 애초에 중급용인 GIU에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초급용인 EGIU를 권했다. 그게 더 맞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학습하려는 문법의 수준을 자기의
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수준보다 한 단계 낮추면 이해도 빠르고
부담도 적다. 즉 독습의 효과도 높아지는 것이다.

영문법 학습을 하면서 개인의 학습 차이가 드러나는 것은 자신이
속하는 레벨을 높이고 싶은 학습자의 허영도 한 이유가 된다.
그래서 한 단계 낮추는 것이 실력과 문법 학습이 요구하는
실력의 괴리가 크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한
가지 노력일 수 있다. 독습이 가능한가 하는 문제는 이렇게
선택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바이다.

12. 누가 가르칠 것인가

가르치는 사람의 문제는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인
영어교사나 강사 중에는 영어가 유창하지 않은 이들이 여전히
많고, 네이티브 스피커 중에는 영어의 structure를 설명할 수
있는 이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두 그룹의 교집합을 찾으면 그
수는 물론 아주 적다. GD에는 Teacher's Edition이 붙어 있지만
그 책을 봐야 GD를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가르친다면 차라리
안 가르치는 게 낫다. 기본적으로 TE를 활용하는 것은 수업의
원활한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이다. 미리 준비된 수업이어야
시간에 알맞게 철저한 구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르치는 사람은 GD의 효과를 빛나게 만들 수 있는 핵심이다.
그러므로 강의를 하는 사람은 높은 영문법 지식을 갖추고
학생들의 이해를 높일 수 있어야 하고,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면서 수업 자체를 커뮤니케이션 위주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Activity에서 요구하는 speaking은 많은 부분이 단체
활동이다. 학생들이 같이 이야기하고 발표하는 것을 이끄는
역할을 가르치는 이가 주도적으로 해야 하니 문법 이해와 영어
능력은 당연한 조건이다.

GD는 독습을 한다고 할 때 한정적으로 이용하면 GIU 시리즈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혼자 학습하기는 곤란한 Use Your
English 부분을 빼면 말이다. Focus와 Exercise는 문법
면에서는 GIU 시리즈와 비슷하니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13. GIU는 한 권에 포괄적인 집중

GIU는 각 단계의 책이 올라갈수록 수준에 맞는 문법을 더 넓게
다루는 것에 비하면, GD는 말하기와 쓰기를 이루기 위한 문법
학습을 지향하기 때문에 GIU처럼 한 권으로 문법 전반을 볼 수
있는 책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그 성격이 크게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GIU는 중급용 같은 경우는 136 유닛에 걸쳐 상당히
넓은 문법을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문법을 (말하기와
쓰기로 실질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차치하고라도) 전반적으로
다뤄 보고 싶다는 사람에게는 GIU가 독습이나 강좌를 통해 한
권으로 끝내기 편한 시스템인 것이다.

14. GD는 연결과 흐름

그러나 GD는 쓰여진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한 권으로
전반적인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1권부터 4권까지는
조금씩 중복되는 항목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문법 지식을 확장
심화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만드는 전체적인 흐름
속에 있다. GD는 그러한 면에서 1권 ~ 4권 중에서 자기 수준에
맞는 것을 하나씩 선택해도 한 권 기준으로 독립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물론 4권으로 갈수록 수준이 높아지고
요구하는 학습 내용도 높아지니 상대적으로 살펴 보아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2권 수준이 이해하기 힘들고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다면 1권으로 낮추는 식의 조절을 해야 한다.

GD는 1권부터 4권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발전적 흐름을 염두에
두고 치밀하게 연결되도록 제작한 영문법 학습서이기 때문에
1권부터 4권까지 차례차례 강좌를 통해 이수한다면 매우 높은
수준의 정확하고 유창한 영어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15. 문법 학습서의 과정을 존중하라

항상 이게 문제이다. 책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 GIU를
강의하더라도 시간에 쫓기는 강의라면 단순하게 문법 지식만
전달하는 수준에 그치는 게 대부분이다. 여기서 영문법을 그렇게
공부하고도 회화를 못하는 수많은 한국인 영어 학습자들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문법 설명에 딸린 연습문제들은 모두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문법의 이해를 강화하고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서 설정한
장치인지라 반드시 학습 과정에 필요한 것들이다. 가르치는
사람만 되풀이하고 배우는 사람은 직접 해 보지는 않는 바로 그
부분에서 문법은 use로 연결되지 않는다. GIU에서도 드러난
문제이고 GD에서는 더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

교사가 책의 흐름을 존중하며 치밀하게 가르치고 학생들도
그렇게 하면 뛰어난 성과를 거둘 것이다. 책의 학습을 위한
조직과 흐름이 그렇게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존중하지 않으면
책의 일부분을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효과를 미리 예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말이다. 예를 들어,
독습자가 GD의 Use Your English를 그대로 하지 않으면
(실제로 혼자서 하기도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GIU를 학습하는
비슷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만족하게 된다.

바로 이런 문제 때문에 학원 등에서 GIU 속성 강좌니 하면서
커리큘럼을 짜는 것은 GIU의 학습 효과를 반감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부족한 강의 시간에 쫓겨서 학생이 아닌
가르치는 이만 혼자 연습문제까지 다 푸는 상황이라면 그 또한
학습 효과가 반감된 당연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다.

GD는 form, meaning, use를 모두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정교하게 만들어진 책이다. 책의 포맷을 존중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를 예상해야 하는지 알 것이다. 이 책은 철저히 언어 학습의
기본을 존중한 책이다. 그만큼 언어학습은 기본을 무시하면 머지
않아 그 대가를 치르게 만든다.

16. Grammar 3D의 보충

GD는 책에 있는 많은 텍스트 위주의 Exercise와 Activity를
보충하기 위해서 Grammar 3D라는 CD-ROM을 같이 제공한다.
총 500개의 Activity를 34개의 문법 항목에 걸쳐서 담고 있다.
CD-ROM도 설치가 필요하지 않고 넣으면 바로 실행되는
방식이라 쓰기에 편하다. 책으로만 하다가 심심하면 홀로 퀴즈
풀듯이 해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 풀이 화면 속의 설명어의 글자가 너무 작아
보인다. 텍스트의 따분함을 줄이기 위해 멀티미디어적인 요소를
동원한 것인데 이름은 3D이지만 글자 크기는 그에 못 미친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텍스트를 벗어나서 멀티미디어 효과를 주는
CD-ROM을 만들어야 했던 바로 그 이유인데 아쉽게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17. 옥의 티

단점이 나와서 같이 말하지만 교재 4권을 죽 살펴 보는데 제목을
포함해서 간간이 오자가 보였다. 오자는 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니 완벽하게 교정하는 게 좋다. 기껏 힘써서 좋은 책을
만들었는데 이런 어이 없는 오자가 보이면 본질은 아니더라도 그
연구와 노력의 빛이 바래지 않겠는가.

18. 의미 중심 배열

GIU의 문법 설명표의 특성 중 특이한 것이 있다. 예를 들어,
modal을 설명하면서 의미 구분을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form을 설명해도 meaning 중심으로 나누어서 use에 연결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formal/informal의 차이도 보도록
만들었으니 이것은 매우 정교한 작업이다. 물론 잘한 것이다.

19. form의 불균형 섭취

단순한 form 지식만을 가진 이들의 양산으로 귀결된 과거의
영어학습, 특히 문법 학습의 적폐를 넘어서기 위한 노력에서 GD
같은 영문법 학습서가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자주
강조되고 있는 언어 학습의 원리인 The Lexical Approach에
부합하는 면이 있다. 언어를 배울 때 문법이라는 form의 요소
외에도 collocation 같은 어휘 결합의 문제도 매우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인데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이다.

문법을 의미의 영역으로 연결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각 어휘에
담긴 의미와 많은 어휘 결합의 의미를 이해해야 가능하다.
문법은 어휘의 의미와 그 어휘의 문법적 기능 두 가지가
조화되어야 잘 쓸 수 있으니 말이다. 인간이 언어를 기억하고
사용할 때 의미 중심으로 기능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휘 결합이
문맥에 대해 가지는 중요도를 강조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문법 지식은 있는데 회화가 안 되고 영작문이 안 되는 상황은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문법 지식을 갖게 되는 것과 그
문법 지식을 뇌를 통해 실제로 사용하고 발성기관으로 내 보내는
습관화는 다른 과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EFL 환경에서는 이렇게
문법 지식의 습득과 사용 능력이 별개로 분리되는 경우가
흔하다.

20. 말하기 중시

ELT 영영사전 중에서도 Longman Dictionary of
Contemporary English
(LDCE) 는 특히 구어영어에 중점을 둔
사전이다. GD도 말하는 것에 중점을 둔 영문법 학습서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영문법 학습교재들이 단순히 문법 자체를
깨우치게 하는 데 쏠려 있다면 실제로 말하게 하려는 시도에서는
GD가 독보적으로 보인다.

GD는 문법학자가 지원하고 ELT 전문가들이 저술한 학습서이다.
영문법 학습서이면서 말하기와 쓰기, 그리고 듣기까지 함께
통합한 교재이다. 분석을 하느라 교재 여기저기를 샅샅이 보고
나니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FL 학습자가 이 책을
사용하는 방식은 기본적인 표준 과정 외에도 자신의 수준에 따라
여러 선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21. 문법의 집중학습과 보충

GD는 이렇게 form --> use라는 설계도 위에 지어진 건물이다.
GD를 가지고 머리로만 아는 영문법이 아닌 실제로 사용하게
만드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면, Practical English Usage
(PEU) 나 Collins COBUILD English Grammar (CCEG) 같은
문법서는 GD를 이용한 학습을 거친 후에도 여기저기서 종종
망실되고 다시 수선이 필요해진 문법 지식을 찾아서 수시로
자유롭게 보충하는 역할을 제공한다.

22. 말하도록 만드는 GD

가르치는 사람이나 전문가가 아닌 일반 EFL 학습자들은
영문법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할 필요도 없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한 번의 학습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시급하지 않고
우선순위가 뒤지는 문법 사항도 적지 않다. 영문법을 제대로 한
번만 익히면 그 다음부터는 말하고 글을 쓰는 실천만 하면 된다.

일반 EFL 학습자들이 이런저런 영문법 학습서를 뒤지고 다닐
필요도 없다. 기존의 방식대로 하는 문법 학습을 넘어서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영문법 학습을 가능케 하는 길을 찾고 있다면
GD가 바로 그런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지식과 사용을 결합한
영문법 학습서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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