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2일 월요일

2016 통영국제음악제, 나에게 맞는 공연은?

『한산신문』에 연재 중인 칼럼입니다.


통영국제음악제가 열릴 때면, 공연이 너무 많아서 어떤 공연에 가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진다는 의견을 얼마 전에 듣게 되었습니다. 그 말씀에 깨닫는 바가 있어서 자신에게 맞는 공연을 찾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생각하게 되었고, 비슷한 글이 전에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시도를 하려면 관객과 작품을 '분류'해야 하므로, 그 과정에서 편견이 섞일 수밖에 없어요. 따라서 이 글은 참고만 하시고 너무 큰 의미를 두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아래 문항을 읽고 자신에게 해당하는 곳에 표시하세요. 그리고 공연마다 해당 사항이 있는지 확인하시면 자신에게 맞는 공연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가.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본 일이 한 번도 없다.
나. 베토벤 교향곡 전집 음반을 2종류 이상 가지고 있다.
다. 독한 대역본을 보면서 독일어 노래 가사를 따라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라. 소나타 형식에 관해 알고 있다.
마. 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 시대 악기 및 연주법이 현대와 어떻게 다른지 알고 있다.
바. 스트라빈스키 발레 음악이 듣기 좋다.
사. 2016 ISCM 세계현대음악제 전 공연 패스를 샀거나 살 예정이다.

  1. 개막공연 - 성 금요일의 마법: 가나라마바사 : 누구나 아무 편견 없이 듣기를 권하는 공연입니다. 프로그램이 낯설더라도 미리 겁내지 마세요.

  2. 오페라 '미녀와 야수': 가나바사 : 편하게 영화 한 편 본다고 생각하세요. 현대음악이라고 겁낼 필요 없어요.

  3. 바흐 콜레기움 재팬 - 마태수난곡: 나다라마 : 애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공연입니다. 그러나 독일어 가사를 번역으로라도 따라가면서 집중해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4. 필립 글래스 - 저녁의 대화: 바사 : 필립 글래스가 누구인지는 알고 오셔야 할 겁니다. 오페라 '미녀와 야수'와는 달라요.

  5. 아시아 작곡가 쇼케이스: 바사 : 통영국제음악제 공연 가운데 가장 '하드코어한' 공연입니다. 그러나 현대음악을 들어보고 싶은 분이라면 누구나 대환영!

  6. 나이트 스튜디오 I - 카잘스 콰르텟: 나라마 : 하이든 시대 악기와 연주법으로 하이든을 연주합니다. 고음악 애호가들의 관심이 몰리는 공연!

  7. 카잘스 콰르텟: 나라마바사 : 베토벤과 베베른의 조합으로 실내악 애호가와 현대음악 애호가 모두 관심 둘 만합니다. 스타 연주자인 카잘스 콰르텟의 첫 번째 내한!

  8. 브릿징 컬러스: 가나라마바사 : 바로크 시대 작곡가 조반니 가브리엘리, 어렵지 않은 곡을 쓴 현대 작곡가 조반니 솔리마, 한국 전통음악, 그리고 윤이상 음악이 춤과 어우러집니다. 그러나 핵심은 음악이 아니라 춤!

  9. 2e2m앙상블: 바사 : 드뷔시와 라벨을 들으러 오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곡들이 은근히 만만치 않아요. 현대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2e2m앙상블 연주를 들으러라도 오셔야 합니다.

  10. 나이트 스튜디오 II - 마리솔 몬탈보: 나다 : 리하르스 슈트라우스 가곡을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합니다. 현대음악 쪽에서 특히 유명한 마리솔 몬탈보는 세계 정상급 소프라노입니다.

  11.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 가나라바 : 설명이 필요 없는 백건우, 그가 연주하는 부조니와 베토벤.

  12. 정가악회 - 코브라 프로젝트: 가사 : '코'리아와 '브라'질의 전통 음악이 만났습니다. 그래서 '코-브라'래요!

  13. 스테이시 켄트 - 체인징 라이트: 가 : 재즈 팬들에게 유명한 가수이지요. 봄밤의 보사노바를 즐기고 싶은 분께 추천.

  14.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입상자 시리즈 - 루크 쉬: 나라사 : 2014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엄청난 연주를 들려주었던 루크 쉬를 통영에서 다시 한 번!

  15. 폐막공연 -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 바사 : 거장 지휘자와 스타 협연자가 출연하지만, 프로그램이 그다지 쉽지는 않아요. 버르토크 정도는 도전해 보겠다는 분, 또는 현대음악을 편견 없이 들어보겠다는 분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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